-
12월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조제>의 제작보고회가 11월17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열렸다. 현장에는 김종관 감독과 배우 한지민, 남주혁이 참석했다. <미쓰백> 이후 2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 한지민은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최근 <보건교사 안은영> <스타트업>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남주혁은 "또 다른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돼 떨리고 기대된다"고 전했다.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은 "<조제>에서는 안개 같은 삶 속에서 서로를 껴안는 연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관객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이 되면 좋겠다"며 감회를 말했다.
<조제>는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영화는 불편한 몸 때문에 외부와 단절된 채 책으로 세
한지민, 남주혁이 눈시울 붉힌 사연은? <조제> 제작보고회에서 오간 말
-
비교적 저예산인 독립영화에 (구)SM 아이돌이 주연으로 캐스팅되었다면 감독이 덕후였을 거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영화 중반, 배우가 싫어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오이를 김밥에서 빼주는 장면이 무심하게 나오면 더욱 그렇다. 여기에 시간을 빼앗기는 건 의미없는 일이다. 그럴싸하다고 다 그렇다는 법도 없고 맞다고 해서 별 의미는 없다. 어차피 우리에겐 당시 상황과 관련된 정보가 다 있지도 않다.
그래도 생각해보게 된다. 아이돌 활동 중에 생성된 팬덤에 속한 사람들이 영화감독을 시작해 이들을 캐스팅한다면 그 아이돌의 배우 경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 그 아이돌이 얼마 전까지 배우들에게 아주 최선의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회사 소속이었을 경우에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익숙한 갈등과 소동을 벗어나
어디로건 빠질 수 있는 일반론은 멀리 치우고 최하나 감독의 <애비규환>과 주연배우 정수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해보기로 하자.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정
'애비규환'은 어떻게 악역과 갈등 없이 이야기를 봉합했나
-
<조디악>(2007), <소셜 네트워크>(2010), <나를 찾아줘>(2014)를 연출한 미국 감독 데이비드 핀처의 신작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맹크>가 언론에 공개됐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반드시 흑백으로 찍어야 한다고 했던 영화, 그의 아버지 잭 핀처 각본으로, 그가 늘 함께 작업했던 제작진을 다시 한번 모아 만든 <맹크>는 오손 웰스의 <시민케인> 각본을 완성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맹키위츠의 이야기다. 신랄한 사회 비평가이자 알코올중독에 빠진 그의 시선으로 재평가되는 1930년대 할리우드를 다룬 영화. <맹크>가 공개되자 외신에서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앞다투어 첫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할지도 모른다고 점치고 있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찬사로 이뤄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맹크>, 대체 어떤 영화인지 <씨네21> 기자들이 먼저 보고 시사평을 남
넷플릭스 영화 <맹크> 국내 첫 반응
-
모두의 공감과 공분을 동시에 일으킬 드라마가 탄생할까. 11월 21일(토), 오전 10시에 첫 공개될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가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배우들과 감독이 직접 비대면 발표회장에 나와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수신지 작가의 인기 동명 인스타툰을 원작으로 하는 <며느라기>는 신혼부부 민사린과 무구영이 겪게 되는 너무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욱 고통스럽기도 한 시집살이의 일상을 다룬 드라마다.
17일 오후에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이광영 감독은 <며느라기>를 “나의 이야기와 너무 닮아 있어서 즐겁지만은 않은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원작이 다루는 소재는 평범한 한국의 신혼부부가 명절과 제사 등을 전쟁처럼 치러내야 하는 시집살이다. 사린은 누구보다 구영을 사랑하지만 구영이 나고 자란 시댁에서는 사린의 사랑과 배려와 희생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수많은 현실 속의 고부 갈등을 그대로 옮겨 놓은 이 작품에 대해 박하선은 “과하지
우리 결혼생활을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특별한 시집살이 다루는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
-
-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이 <추억의 검정고무신>으로 돌아왔다. TV와 영화를 모두 감독한 송정율 감독은 추억의 TV만화를 다수 만든 원로 애니메이션 감독. 송정율 감독을 전화로 만나, <검정고무신>과 ‘옛날 옛적’ 얘기를 들었다.
라떼는… 고무줄놀이, 딱지치기, 비석치기, 술래잡기가 흔하디흔한 일상의 놀이였다. 신발 멀리 던지기를 할 땐 헐렁한 아빠의 검정 고무신만 한 게 없었다. 비 오는 날에도 척. 신고 벗기도 척척인 고무신. 고무신에 얽힌 추억 하나쯤 있다면 <추억의 검정고무신> 속 에피소드들이 정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추억의 검정고무신>은 ‘라떼의 추억’을 눈치 보지 않고 꺼낼 수 있게 해준다.
2000년부터 KBS에서 방송됐던 인기 TV애니메이션 시리즈 <검정고무신>이 <추억의 검정고무신>으로 극장에서 처음 공개된다. 원작은 1992년 <소년챔프>에
'추억의 검정고무신'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송정율 감독의 '라떼는 말이야' 스토리
-
사장님 인스타그램에 채용 공고가 떴다. 야근 중에 본 야경과 아침 러닝 인증 숏, 에스프레소만 고집하는 취향도 종종 업로드된다. ‘#슈트가 #잘어울린다고하네요 #맞습니까?’라고 묻는 그는 바로 부하 직원 하리와 선을 보게 된 <사내맞선>의 남자주인공, 성운기업 강태무(@taemu.k) 사장.
가상인물의 SNS 계정까지 개설하는 ‘깨알 같은’ 컨셉으로 팬층을 단단히 하고 있는 <사내맞선>은 2017년 8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로 출발해 같은 플랫폼에서 웹툰으로 재탄생했으며, 제작사 크로스픽쳐스에 의해 드라마화도 결정되었다. 소설과 만화를 본 독자가 도합 267만여명에 달하는 IP의 시작점에는 2012년부터 줄곧 로맨스 소설을 집필해온 해화 작가가 있다. 좋아하는 단어 ‘해’에, 이야기(話), 그림(畵), 꽃(花)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한자어 ‘화’를 붙여 필명을 만들었다는 해화 작가가 <사내맞선>과 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스페셜③] 웹소설 '사내맞선' 해화 작가 “젠더 이슈와 관련된 부분을 실시간으로 수정해왔다”
-
“게임에서나 현실에서나 ‘템빨’이 진리 아닌가?” <템빨>이란 소설의 제목만큼이나 명료한 박새날 작가의 답변이다. <템빨>은 하루 평균 14시간을 가상현실게임 ‘Satisfy’에 투자해온 주인공 신영우가, 초월적인 힘을 가진 게임 속 직업인 ‘파그마의 후예’로 전직할 수 있는 아이템 ‘레전드리 전직서’를 찾게 되면서 온오프라인에서의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4년 12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웹소설 <템빨>은 인기에 힘입어 이후 조아라, 네이버 시리즈, 리디북스 등에서 동시 연재됐다. 카카오페이지에서만 249만명이 선택했으며 지난 4월 1일 연재를 시작한 동명의 웹툰도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118만명이 구독 중이다. 누적 조회수 5억8천회, 누적 매출액 100억원 이상으로 가공할 만한 기록을 세운 <템빨>은,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국내 게임소설 중 하나다.
박새날 작가는 “어려서부터 독서와 게임을 좋아했고 중
[스페셜②] 웹소설 '템빨' 박새날 작가 “게임은 내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더없이 멋진 수단”
-
이탈리아영화 <마틴 에덴>은 경계에 선 자의 씁쓸한 몰락기다. 나폴리의 거친 선원 마틴 에덴은 우연한 계기로 만난 상류층 여성 엘레나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아득한 계급 차를 느낀다. 고급 어휘를 구사하고, 문화적 소양도 풍부한 엘레나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마틴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기 시작한다. 마틴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지적 욕구와 호기심이 내재된 인물이었다. 글을 쓰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까지 더해지며 그는 외적으로도 다른 사람으로 진화하지만, 동시에 상류층 집단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모순적 상황에 처한다. 한편 그가 속한 노동자계급은 사회주의에 눈떠 조합을 만들고, 마틴 개인은 허버트 스펜서의 진화론적 자유주의에 매료된다. 계급 상승의 욕망은 소속 집단의 목소리를 배반할 수 있고, 조합이 가진 전체주의적 위험을 맹렬히 지적하는 자유주의자는 양쪽 계급 모두에 환영받지 못한다.
20세기는 개인주의적 사회주의, 자유주의적 사회주의, 사회주의적 아카니즘과 같이 사상
'마틴 에덴'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 인터뷰, "시네마는 일종의 발명이다"
-
텅 빈 학교, 몰래 나눠 듣던 이어폰, 여름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달리던 축구화, 갑작스레 사라진 친구, 저녁노을을 향해 끝없이 밟는 자전거 페달. 하나같이 언제고 영롱하게 빛날 아름다운 청춘의 클리셰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 번째 미니앨범 《minisode1: Blue Hour》는 누구나 가슴 한구석 어렴풋이 품고 있는, 보는 것만으로 코끝에 푸른 바람이 불어올 것 같은 이 익숙하고 생명력 넘치는 이미지를 정성스럽게 담고 있다. 전작 《꿈의 장: ETERNITY》로 데뷔 서사인 ‘꿈의 장’을 마무리한 이들은 시리즈물의 작은 에피소드를 뜻하는 ‘미니소드’(minisode) 형식을 통해 거대한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은 청춘의 조각들을 가볍게 꺼내놓을 기회를 잡았다.
첫곡 <Ghosting>은 도입부에서 곡 전개, 보컬, 사운드 운용까지 K팝보다는 슈게이징이나 드림팝에서 영향을 받은 인디팝 카테고리에 넣는 편이 옳은, 눈에 띄게 매력적인 트랙이다. 노래에 실려 우리가 기억하
[Music] 어린 시절이 절로 떠올라서 - 투모로우바이투게더 《minisode1: Blue Hour》
-
<며느라기>의 한 장면. 시댁에서 아내 사린(박하선)이 사과를 깎을 때 구영은 아버지, 작은 아버지와 함께 담소 나누기 바쁘다. 아내 옆에 가서 함께 과일을 깎거나, 자신이 직접 칼을들 만한 센스가 안타깝게도 그에겐 아직 없다. 무구영을 연기한 권율은 “특히 여성 시청자들이 <며느라기>를 보고 나서 구영에게 ‘남편이 저렇게 눈치가 없어서야’라고 핀잔을 주면 성공한 작업”이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보이스3> <해치> 등 최근 장르 시리즈에서 특화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그에게 이번 시리즈는 “가장 일상적인 면모를 드러낸 작업”이었다고 한다.
-원작 웹툰을 처음 읽었을 때 어땠나.
=구영은 눈치가 없지 않나. 언젠가 결혼하면 아내와 어머니의 관계에서 구영보다는 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눈치가 없지만 악의 또한 없는 것이 구영의 특성이다.
=여러 상황에서 센스가 부족해 답답한 면모가 있는데 그렇다고 악의나 편협함이 있는
'며느라기' 권율 - 눈치 없다고 혼나야 성공입니다
-
사춘기, 갱년기처럼 며느리가 되면 겪게 되는 시기. 남편의 가족들에게 마냥 잘 보이고 싶은 시기. 평균 지속 기간은 2년 안팎이나 사람에 따라 10년도, 평생도 걸린다는 무시무시한 시기. 수신지 작가는 SNS에 연재한 만화 <며느라기>에 이와 같은 한때를 ‘며느라기(期)’로 명명했다. 11월부터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 DJ로,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둥이맘’ 은정 역으로 활약하며 카카오TV 드라마 <며느라기> 방영을 앞둔 배우 박하선은 이제 그 시절에서 벗어나 “웃으며 할 말 다 하는” 며느리가 되었다. 자신이 주인공 민사린 같았던 때를 떠올리며 연기했다는 그는 “기혼자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드라마 <며느라기>를 소개했다.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고.
=지금 <산후조리원>이라는 드라마에도 출연 중인데, 실제로 출산 후 산후조리원 동기들이 알려줘서 처음 보기 시작했
'며느라기' 박하선 - 결혼 이후의 삶과 연기
-
대학 동기 민사린(박하선)과 무구영(권율)이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왔다. 11월 21일 카카오TV로 시청자를 초대한다는 이들은 2017년 수신지 작가가 인스타그램에 연재한 웹툰 <며느라기>로 세상에 나와 3년여 만에 드라마화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런데 결혼에 골인한 두 캐릭터가 보내온 청첩장이 뭔가 이상하다.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부부로서 잘 살아보겠다는 다짐 끝에 점 세개와 물음표가 웬 말인가.
물론 원작 독자들에게는 이 문장부호가 당연하게 느껴질 테다. <며느라기>는 난생처음 며느리라는 호칭을 받아든 사린에게 펼쳐지는 탄식과 의문의 시간을 들여다보는, 본격 ‘시월드 격공일기’이기 때문이다. 대학에선 과 대표였고, 직장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사린은 왜 시댁에만 가면 작아지고, 그 쪼그라든 마음으로 자꾸 부엌으로 기어들어갈까.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건 사린의 남편 구영도 마찬가지다. 아내가 우리 가족에게 잘했으면 좋겠는데, 그럴수록 부부 사이가
인스타툰 원작의 웹드라마 '며느라기' 박하선·권율 - 행복하게 잘살겠습니다…?
-
부모가 병석에 있는 사람이, 부모의 병세를 기록한 책을 꺼내 드는 것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일이다. 처음부터 울 준비를 하고 (코를 아무리 풀어도 살이 짓무르지 않는 보드라운 각 티슈 상비) 독서를 시작했다. <엄마의 마지막 말들>은 말기암 판정 후 1년간 와병 생활을 한 어머니의 마지막을 인문학자 아들이 기록한 책이다.
말기암과 알츠하이머성 인지저하증을 진단받은 저자의 어머니는 호스피스 병동 여러 곳을 전전했고, 저자는 1년 동안 휴업하고 간병인이자 관찰자로서 어머니의 ‘말’들을 채집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받고 정신이 맑지 않았던 어머니의 말들은 대부분 혼몽하고 정체가 불명하다. 짤막한 한두줄에 그치는 어머니의 발화를 아들이 길게 풀어서 해석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병석에서 툭툭 하는 어머니의 말들은 맥락은 없지만 의미가 없는 말은 아니다. 그것을 어머니의 생과 결부하여 독해하면 된다. 환자를 간병해본 사람은 환자의 말
씨네21 추천도서 <엄마의 마지막 말들>
-
역 앞 선술집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두명의 피해자는 서로 접점이 없어 보이는 수의사와 폐기물 처리업자. 범인이 어설픈 영어로 “머니, 머니”를 외쳤다는 목격자 증언에 따라 이 사건은 외국인에 의한 강도 살인으로 단정되어 초동수사가 진행되고 이내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주위로부터 탐문 수사, 신변 조사의 달인, 사냥개 같은 형사라는 평가를 받는 경시청 수사1과 다가와에게 이 사건이 재배속된다. 수사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형사지만 승진하기보다는 현장에 남아 미해결 사건을 전담하는 계속수사반에서 일하는 다가와는 늘 하던 대로 상점가를 발로 뛰며 탐문 수사에 임한다. 한편 지방 상권을 잠식하고 정재계를 이용해 몸집을 불려 경제 생태계를 망가트리는 대형 쇼핑몰 옥스마트의 비리를 조사하는 쓰루타 기자의 에피소드 역시 살인 사건과는 다른 방면에서 전개된다.
이렇게 형사의 살인 사건, 기자의 산업 비리라는 서로 다른 사건이 별도의 것처럼 전개되지만 ‘소’라는 접점을 만나며 두 이야기는 새
씨네21 추천도서 <비틀거리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