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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감각으로 오는 것 같다. 짜릿한 해방감. 원래의 나에서 벗어나는 듯한 기분. 매혹과 구원. 그렇게 술에 빠지고 또 마약에 빠진다. 그런데 중독은 왜 시작되는 걸까? 심각한 알코올중독 상태였다가 서서히 중독에서 벗어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쓴 저자 레슬리 제이미슨은 여러 갈래를 살펴나간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 학창 시절 잘난 친구들에게 무시당한 경험이나 아버지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기억들이 원인일 수 있다. 글쓰기에 탐닉한 저자처럼 예술가 범주에 속한 경우에는, 알코올중독 자체가 창조의 원동력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레이먼드 카버나 존 치버 같은 영문학의 신화가 이를 부채질한다. 술에 취해 땅에 구르고 유치장에 갇힐지언정 근사한 작품을 써낸 작가들처럼 술을 통해 예술가로 거듭나리라는 소망.
하지만 이 신화가 여성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저자는 놓치지 않는다. 술에 취한 여성은 ‘돌봄’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시 술에 취해 살았
씨네21 추천도서 <리커버링: 중독에서 회복까지 그 여정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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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념 특대호와 블록버스터영화, 영화제를 중심으로 셈하는 <씨네21>의 5월은 분주합니다. 4권 동안 쉬지 않고 만든 창간 기념 특대호 마지막 권은 <미나리>의 윤여정 배우 스페셜과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이라는 반가운 소식으로 마무리됐고, 전주국제영화제도 새로운 영화들을 우리 앞에 부지런히 소개했습니다.
여름 블록버스터와 칸국제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앞두고 한숨 돌리는 5월 말의 책읽기는 그래서 때로 가볍고 때로 묵직합니다. 한권씩 만나보세요.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5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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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백신 공급과 함께 한동안 안정화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던 인도가 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한 가운데 지방선거가 열렸고, 철저한 록다운 시행이 인도 서민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장기간 지속된 경기 악화에 대한 부담 속에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한 정부는 보다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펴지 못했고, 쿰브 멜라 축제와 선거 유세 등으로 인파가 몰리며 집단 감염을 부추기고 말았다.
코로나19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으로 의료 시설의 한계선이 무너지며 의료용 산소 부족 사태까지 겪었는데, 생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장소인 성지 바라나시의 화장터는 물론, 도시 곳곳이 감염 사망자의 화장터로 변하며 통곡의 아우성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그간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으나, 지역 감염 확산도 우려되는 불안한 상황으로 섣불리 경계를 풀고 선거에 매달린 정치권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 허브인 인도의 위기로 전세계 백신
[델리]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인도 극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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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쁜 연애는 있다
유튜브 <딩동댕대학교>
<딩동댕대학교>의 또 다른 수업 ‘EBS 연애톡강’에서는 낄희 교수님의 아성을 위협할 만한 인기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특강을 진행한다. 활짝 웃으며 “반성도 구체적으로 하지 않으면 막연하게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나의 내적 갈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잘못된 연애를 반복한다” 등 뼈 때리는 조언을 들려주는 ‘요정님’의 카리스마에 절로 무릎을 꿇게 된다.
중2병 세게 왔을 때 졸업사진 찍은 사람 찾아감 ㅋㅋㅋ
유튜브 <문명특급>
‘짤방’ 추적과 해독의 명가 <문명특급>에서는 최근 이른바 ‘중2병’ 흑역사 짤로 알려진 졸업사진의 주인공을 찾아갔다. 언뜻 보면 그냥 웃긴 사진 같지만, 당사자인 정애린씨가 당시 따돌림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며 “세상을 보기 싫어한” 결과였음을 알게 되는 과정이 안타까운 한편 가슴 뭉클하다. 유쾌하면서도 세심한 태도로 인물에 접근하는
[HOME CINEMA] LINK - '세상에 나쁜 연애는 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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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딩동>과 암욜, 아니 < U R Man >을 이을 만한 수능 금지곡이 세상에 나왔다. “낄희 교수님의 교오양 강좌~ 좋↗아↘ 좋↗아↘ 좋↗아↘ 좋↗아↘ 낄희 교수님을 사아랑해요~ 좋↗아↘ 좋↗아↘ 좋↗아↘ 좋↗아↘.” 보라색 코끼리 인형이 제자들과 화기애애하게 차 마시는 영상과 함께 울려 퍼지는 화려한 합창에는 은은하게 광기 어린 중독성이 있다. 그러나 다행히 EBS <딩동댕대학교>에서는 수능과 무관하게 누구든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중 ‘낄희 교수님의 교양 수업’은 왠지 KBS <아침마당>을 보는 듯 다정한 목소리의 ‘낄희’ 교수, 늘 한숨도 못 잔 듯한 눈을 한 대학원생 부엉이 조교 ‘붱철’이 진행하는 짤방 탐구 토크쇼다.
출발은 짤방이지만 이 시대의 ‘어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가벼운 형식에 담아 어떻게든 전달하고야 말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 첫 수업 ‘대머리의 사랑법’에서는 일찍 탈모가 진행되어 괴로움을 겪었던
[HOME CINEMA] 유튜브 '딩동댕대학교', 현대인을 위한 기초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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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금고 대신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원의 기름을 훔치는 도둑들의 리그가 열린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쌍화점> 등의 유하 감독이 <강남 1970>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파이프라인> 이야기다.
영화에는 기름과 인생 역전이라는 목표는 동일하나 숨겨진 계획은 제각각인 6명의 도유꾼들이 나온다. 이들 각자의 음모가 얽히고설키면서 하이스트 무비의 장르적 몰입도를 높여갈 예정이다. 작전의 주도자는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는 천공기술자 핀돌이(서인국)와 대기업 후계자 건우(이수혁). 여기에 프로 용접공, 땅굴 설계자, 인간 굴착기, 감시자 등이 합류해 전문 기술을 선보인다.
도유 범죄라는 신선한 컨셉과 프로덕션이 관전 포인트로 좁고 긴 공간감을 사실감 있게 구현한 지하 땅굴 세트, 대규모 가스 폭발 신 등에서 새로운 스펙터클을 마주할지 기대된다. 배우 서인국과 이수혁이 8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해
[Coming soon]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이 <강남 1970>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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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김혜수
<내가 죽던 날>(2020)에서 호흡을 맞춘 이정은, 김혜수 배우가 넷플릭스의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다시 만난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한 판사가 지방법원 소년부에 새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휴먼 법정 드라마다. 이정은 배우는 소년부 부장판사 나근희 역, 김혜수 배우는 새롭게 법원에 부임한 엘리트 판사 심은석 역에 캐스팅됐다.
데이브 바티스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드랙스 역으로 친숙한 데이브 바티스타가 <나이브스 아웃> 속편에 합류한다. <나이브스 아웃>은 탐정 브누아 블랑의 활약을 그린 영화로 1편에서는 85살 생일에 숨진 채 발견된 베스트셀러 작가의 사인을 밝혀내는 과정을 그렸다. 넷플릭스는 4억5천만달러를 투입하여 <나이브스 아웃> 3편까지 제작을 확정지었다.
헨리 골딩
헨리 골딩이 넷플릭스에서 제작하는 <설득>에서 다코타
이정은, 김혜수 배우가 넷플릭스의 새로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에서 다시 만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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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차차기작은 애니메이션
봉준호 감독이 한국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얽혀 있는 드라마이며, 한국 시각특수효과(VFX) 전문 회사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가 제작과 VFX 작업을 맡아 풀 CG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봉준호 감독은 이 작품을 2018년부터 구상하고 준비해 지난 1월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봉준호 감독은 현재 영어 실사 작품이 될 미국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SGK, 김정석 영진위 사무국장 임명 건에 대해 입장 밝혀
김정석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사무국장 임명 건에 대해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이하 SGK)이 입장을 밝혔다. 5월 10일 SGK는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 임명에 큰 문제가 없다는 영진위의 사실관계 확인 보고서의 대전제에 심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협회 공금의 70%를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으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업무활동비로 인정하게 된 근거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김정석 신임 사무국장이 영진위 9
봉준호 감독의 차차기작은 애니메이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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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관객 가뭄에 극장이 확성기를 들었다. 지난 5월 12일, 한국상영관협회를 비롯해 한국예술영화관협회, 멀티플렉스 4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Q), 각 멀티플렉스 위탁사업주 대표 등이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관 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로 인한 극장 업계의 타격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이창무 한국상영관협회 회장은 호소문을 낭독하며 배급사의 영화 개봉을 독려하기 위한 개봉 지원금, 관객의 영화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입장료 할인권 지원금을 요청했다. 극장의 2021년 영화발전기금 납부를 전면적으로 면제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띄어 앉기 및 상영시간대 제약으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은 극장들을 위한 금융 지원에 정부가 나서달라고도 호소했다. 영화관에서 2차 감염 사례가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을 기피 시설로 오인하게 하는” 상영관 내 음식물 취식 제한 또한 언급되었다. 이창무 회장은 방역 지침에 따라 음
‘영화관 업계 정상화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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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동료 제작자들이 저에게 이렇게 물어보더군요. 씨네2000은 씨네21 자회사냐고요. 아마 두 회사가 같은 해(1995년)에 생긴 데다 이름도 비슷해서 그런 질문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좋으나 싫으나 함께 가야 할 운명인가 봅니다. 앞으로도 잘해봅시다.”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씨네21>의 창간 15주년을 기념하는 사진전에 참석한 영화 제작사 씨네2000 이춘연 대표의 말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기획한 눈 밝은 제작자이자, 한국영화계의 큰 어른으로서 수많은 영화계 행사의 연사를 맡았던 그는 언제 어디에서든 좌중을 웃음 짓게 하고 귀 기울이게 하는 진귀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씨네21>과 오래오래 함께하자던 이춘연 대표가 지난 5월 11일, 71살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 얼마 전 막을 내린 전주국제영화제부터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의 시사회, 지난 3월 후원이 중단됐음을 알린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의 앞날을 모색
[장영엽 편집장] 함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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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한국 애니메이션을 준비한다.
한국 VFX전문 회사인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4th CREATIVE PARTY)가 제작과 VFX작업을 맡을 예정인 이 작품은, 순수 한국 프로젝트다.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얽혀 있는 드라마를 다루는 CG애니메이션으로, 봉준호 감독은 2018년부터 이야기를 구상했고 지난 1월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다. 다만, 이 애니메이션은 <기생충> 이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는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은 아니다. 이 작품은 동시에 준비 중인 미국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다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은 그 외에도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한다. 2021년 9월에 열리는 7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미국 방송사 <HBO>가 기획하는 <기생충> TV 시리즈의 제작자로 참여한다. <빅쇼트>의 애덤 맥케이 감독이 합류하는 이 시리즈는 5~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제작 스케줄 및 방영 시기
봉준호 감독, 애니메이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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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화인들의 대부 역할을 하던 그가 돌연 세상을 떠난 건 영화계로서 큰 손실이다.”(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좌중을 휘어잡는 ‘큰 형님’의 입담은 언제나 영화계를 한데 묶는 구심점이었다. 1990년대 말 신철, 심재명, 차승재 등과 함께 기획 영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프로듀서이자 영화계의 대소사를 손수 챙겼던 ‘큰 바위 얼굴’ 이춘연 씨네2000 대표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살. 영화계의 말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이춘연 대표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회의를 마치고 서울시 방배동 자택으로 들어가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진 채 발견돼 서울 보라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사망 전날까지 차기작을 준비하고,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시사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하게 일을 한 까닭에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영화계에 큰 안타까움과 충격을 남기고 있다.
영화 제작에도 스크린쿼터 연대 운동 등 현안에도 앞장서
1950년 전라남도 신안에서
[추모] 이춘연 씨네2000 대표를 떠나보내며. 김동호, 안성기, 이명세, 박찬욱, 류승완, 김병우 등 영화인들이 기억하는 이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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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연 씨네2000 대표 겸 영화인회의 이사장이 5월 11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1951년 전라남도 신안에서 태어난 이춘연 대표는 1980년대에 충무로에 들어와 수많은 한국영화의 제작을 맡아 성공시켰으며, 영화인회의 이사장, 한국영화단체연대회의 대표 등을 역임하며 스크린 쿼터, 독과점 이슈 등 영화계 내 각종 이슈의 해결사로도 나서 왔던 입지 전적의 인물이다.
이춘연 대표는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연극영화학과 졸업 후에 1970년대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가 1983년부터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 이장호 감독의 <과부춤>을 시작으로 김유진 감독의 <영웅연가>(1986), 박철수 감독의 <접시꽃 당신>(1988), 강우석 감독의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 등의 영화 기획에 참여하며 경력을 이어갔다.
그는 1993년에 성연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스릴러 장르인 <손톱>을 흥행시킨 이후, 1995년에
한국 영화계의 큰 형,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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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영화를 만들어온 이들의 목소리는 학술적으로만 접근했을 때 간과할 수 있는 지점을 보완하며 연구의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4월 13일 오후 8시(미국 현지시간)부터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박은경 더램프 대표, 임순례·민규동 감독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창작자 입장에서 학회에 공유한 한국 영화산업의 현황을 이슈별로 정리해보았다.
-전세계에서 소구하는 한국영화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원동연 한국 영화산업이 발전한 것은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관객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에 투자자부터 배우까지 굉장히 많은 필터링을 거쳐야 한다. 지금 한국 영화시장에 예전의 스크린쿼터 같은 보호 장치가 없다는 것도 역설적으로 한국영화의 퀄리티를 높였다. 필름메이커들이 관객과 직접 소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부터 더 절박해졌다. 감독들이 오리지널 시나리오만 쓰던 시절에도 경쟁력이 있었는데 지금 한국에선 일종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
라운드 테이블 -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박은경 더램프 대표, 임순례·민규동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