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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위치한 미혼모 보호시설 ‘애서원’. 그곳에서 한 여자가 원장과 상담 중이다. 그녀는 이 영화의 감독인 선희 엥겔스토프다. 그녀는 이곳에서 덴마크로 입양된 해외 입양인이다. 그녀가 이곳에 온 이유는 친모를 찾기 위해서다. 하지만 감독은 친모를 찾는 것보다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애서원에 더 관심을 보인다.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는 자신을 입양 보내야만 했던 어머니를 이해해보려는 감독의 사적인 동기로 출발해 미혼모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애서원에서 생활하는 미혼모들을 기록한다. 입소, 상담, 출산, 입양 그리고 퇴소까지. 전 과정 중에서 상담 과정이 인상적이다. 미혼모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쌓이고 쌓여 최종 결정으로 향한다. 영화는 아이를 기를지 아니면 입양 보낼지 두 가지 선택지에서 확답을 내리지 않는다. 그 중간에서 잘 모르겠다는 미혼모들의 상황을 영화는 고스란히 담는다. 그것이 감독이 자신의 생모가 겪었을 심정이라고
[리뷰] '포겟 미 낫-엄마에게 쓰는 편지' 미혼모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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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으로 가득한 콘서트 현장. 분주한 스탭들 가운데 한 밴드가 대기 중이다. 영화는 이들의 공연을 보여준 뒤 공연 이전으로 이동한다. 보컬 유키나(아이바 아이나)는 ‘퓨처 월드 페스티벌’에 출전하기 위해 멤버를 모은다. 그렇게 모인 5명. 밴드명은 ‘로젤리아’. 이들은 노력과 달리 출전권을 얻지 못한다. 운이 좋게 한 공연 관계자의 제안으로 카페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는다. 하지만 로젤리아는 관객의 싸늘한 반응을 맞이한다. 이 일로 팀은 와해될 위기에 놓인다.
<뱅드림! 로젤리아 에피소드1: 약속>은 5인조 밴드 로젤리아의 탄생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영화다.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개성 있는 캐릭터에 있다. 로젤리아의 다섯 멤버 전부 다른 성격 탓에 갈등은 이미 정해진 수순처럼 진행된다. 유키나는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강경한 태도로 팀을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이 과정에서 팀 내 불화가 발생하고 린코(시자키 카논)는 연습실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이후 멤버들은 개인
[리뷰] '뱅드림! 로젤리아 에피소드1: 약속' 5인조 밴드 로젤리아의 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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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홍수가 끊이지 않는 기상이변에도 무분별한 벌목은 멈추지 않고, 지구의 산소 농도는 급감한다. 식량 공급 과잉이 가져온 식물의 멸종은 지구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간다. 크로니코프는 전세계에 호흡 가능한 공기를 제공하는 과학 기술 연구소다. 이곳에는 수년 이내에 산소병으로 멸종할 위기에 처한 인간을 구할 수 있는, 시간 여행이 가능한 크로니컬이 있다. 인터넷 통신 접속을 확인하듯 반대편으로 보낸 전파가 407년 뒤 미래에서 온 메시지로 돌아오면서 연구자들은 시간 여행의 가능성을 읽는다.
“에단 와이트를 보내라.” 여덟살 무렵 유서를 쓰고 죽은 아빠에 대한 원망을 품고 살아가는 에단 와이트(코디 스밋 맥피)에게는 산소병으로 죽어가는 아픈 아내가 있다. 에단은 자신이 왜 선택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가 일했던 바로 그 연구소에서 인류를 구하고 무엇보다 아내를 살리기 위해 미래로 가기로 결심한다.
2067년과 그로부터 407년 뒤인 2474년 미래가 배경이지만 <2
[리뷰] '2067' 407년 뒤 미래에 뚝 떨어진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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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정석(강찬희)은 주급 200만원 아르바이트를 제의받고 외딴 산골 저택으로 향한다. 아르바이트는 혼수상태에 빠진 의문의 회장(장광)을 간호하는 일. 저택에서 먼저 일하던 이빨(김강현)이 정석을 반갑게 맞이한다. 쉬는 시간을 틈타 이빨은 정석에게 엽기적인 ‘썰’(이야기)을 푸는데 정석은 이를 반신반의하면서도 흥미로워한다.
어느새 이빨의 지인 세나(김소라)까지 합류해 이야기판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 의식을 되찾은 회장이 갑자기 이들을 공격하고 몸싸움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회장의 숨이 끊어지고 만다. 졸지에 살인을 저지른 세 사람. 상황을 CCTV로 감시하던 충무(조재윤)가 저택을 방문해 뒷수습을 지휘한다. 각자의 꿍꿍이를 감춘 네 인물 뒤로 또 다른 미궁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실내극은 배경이 단조로운 탓에 연기자의 역량이 크게 요구된다. <썰>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맹활약하는 김강현과 조재윤을 적재적소에 기용해 영화의 무게추를 맞춘
[리뷰] '썰' 졸지에 살인을 저지른 세 사람의 실내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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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과 숀 펜이 교수와 광인으로 만났다. <프로페서 앤 매드맨>은 빅토리아 시대 영국, 옥스퍼드 사전 편찬에 큰 힘을 보탠 두 인물의 실화를 그린다. 1857년 옥스퍼드 사전 편찬 프로젝트가 시작되지만 20년이 지나도록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 라틴어, 그리스어, 아랍어 등 수십 가지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언어학자 제임스 머리(멜 깁슨)가 사전 편찬 프로젝트의 책임자가 된다. 머리는 사전에 들어갈 단어를 정하고 어원을 정리하고 예문을 모으는 일에 영어를 사용하는 모든 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공개적으로 단어와 예문을 수집하기 시작한다.
이 프로젝트에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윌리엄 마이너(숀 펜)도 동참한다. 미국 육군 군의관 출신의 마이너는 정신이상 증세를 겪다 살인을 저지르고 정신병원에 수감돼 치료를 받는 중이다. 그는 고전을 풍부하게 인용한 수백개의 예문을 적어 사전 편찬 출판국에 편지를 보내고, 마이너의 참여로 사전 편찬 작업에 속도가 붙기 시
[리뷰] '프로페서 앤 매드맨' 멜 깁슨과 숀 펜이 교수와 광인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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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원래 후회 같은 거 안 하는데요.” 신명고 야구부의 에이스 광호(정재광)는 자신이 프로야구 드래프트 선발전에 떨어질 거라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광호의 이름은 불리지 않고, 야구를 계속하고 싶은 간절함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계획에 없던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면서 광호는 지망 대학이 같은 동료들과 갈등을 빚는다. 광호의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여력이 없고 광호는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광호가 택한 일은 친구 민철(이규성)이 있는 가짜 휘발유 판매장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 하지만 당장 목돈이 필요해지면서 광호는 갈등한다.
<낫아웃>이 묘사하는 광호의 세계는 오직 야구로 가득하다. 그 순수하고 올곧은 애정이 어떻게 무모한 선택으로 이어지는지 카메라는 광호의 뒤를 바짝 쫓으며 담아낸다. 꿈을 위해서라면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는 광호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관객이 그의 심정을 십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건 배우 정재광의 힘
[리뷰] '낫아웃' 오직 야구로 가득한 광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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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어린이의 60%는 부모의 제재 없이 인터넷을 사용하며 그중 41%는 타인에게 포르노 영상을 받는다. 온라인 아동성학대 가해자들은 웹에서 만난 아이와 관심사를 주제로 우선 대화를 나눈 뒤 사진을 받고 나면 가족이나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아이를 착취한다. 체코에서 온라인 아동성학대는 한국처럼 사회적 이슈다.
다큐멘터리스트 바르보라 차르포바와 비트 클루삭은 온라인 성학대를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실시간으로 범죄가 일어나는 현장에 잠입할 계획을 세운다. 세트장을 10대 소녀의 방처럼 꾸민 뒤 12살로 보이는 성인 배우 세명을 캐스팅해 랜덤 채팅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만든 것. 촬영 기간은 단 열흘, 이 기간 동안 세 배우는 총 2458명의 남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성기 사진을 수도 없이 전달받았으며, 화상 통화 시 집요하게 옷을 벗으라는 강요를 받고, 오프라인 만남을 요구받는다. 카메라는 아동을 향한 온라인 성학대가 얼마나 악랄한지 폭로하는 동시에 가해자들의
[리뷰] '#위왓치유' 체코판 n번방을 조명한 뜨거운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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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은 화이트, 반은 블랙인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강렬한 레드 립. 디즈니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한 크루엘라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어렵다. 특유의 신경질적인 태도와 집착은 크루엘라의 강렬한 인상에 두려움과 반감을 얹는다. 한편 의문도 든다. 어떤 과거를 보냈기에 저런 광기를 지니게 된 것일까. 원작에선 크루엘라의 전사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 <크루엘라>는 빈칸으로 존재하던 크루엘라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크루엘라(엠마 스톤)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건 영화 중반부에 이르러서다. 그전까진 어머니의 부탁으로 상대적으로 평범한 ‘에스텔라’로 살아간다. 에스텔라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의 독특한 스타일이 오히려 학교 친구들과 잘 섞이지 못하는 걸림돌이 된다. 에스텔라의 어머니는 에스텔라가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런던으로 이주한다. 사고로
[리뷰] '크루엘라'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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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이라고, 저희 회사 신인이에요. 독일에서 태어났고 뉴욕에서 배우로 활동하다가….”
배우 고현정이 영화 <여배우들>에서 소개하는 유태오는 이 영화가 한국에서의 데뷔작이었다. 영화 속 설정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였지만 촬영은 2009년 6월 25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날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2분 남짓의 짧은 분량이었지만 현재 ‘유태오앓이’ 중인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엔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을까.
[ARCHIVE] 유태오의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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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은 언제나 ‘그렇다고 치고’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한다. 어떤 장르든 그렇다. 이른바 문단문학이 현실에 있음직한 인물과 이야기로 개연성을 따진다면, 장르문학은 ‘작품 속 세계관 설정상 충돌은 없는지’의 방식으로 개연성을 따진다. 용이 있는 세계, 인류가 화성에 사는 세계, 중세풍 복식을 한 북부대공이 회귀한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세계는 그래서 ‘말이 된다’.
일본의 신본격 미스터리는 천재적인 동시에 일상적 소통능력이 부족한 캐릭터를 도무지 있을 법하지 않은 복잡하고도 복잡한 밀실 사건 해결에 투입하곤 하는데, 순수한 퍼즐풀이의 재미와 그로 인한 현실감 부족은 신본격의 장점이자 단점인 셈. 1980~90년대를 풍미한 신본격 미스터리가 다시 부활한 것일까.
<마안갑의 살인>은 ‘2018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18 본격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2017 <주간 분슌> 미스터리 베스트10’ 1위, ‘제18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마안갑의 살인>, 가는 곳마다 사건이 생기는 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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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가 제작하는 8부작 시리즈 <파친코>(감독 코고나다, 저스틴 전)에 한국계 작가진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는 한국인 이민 가족을 그려낸 이야기다. <파친코>는 배우 윤여정의 차기작이자 이민호, 김민하, 안나 사와이, 소지 아라이, 가호 미나미 등 한국 및 일본의 배우들이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었다.
<파친코>의 쇼러너 허수진 작가에 따르면 <파친코> 작가진은 다양한 인종, 경제적·역사적 배경을 가진 작가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이 경험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를 포함한 작가 7명 중에서 4명이 한국계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파친코>의 한국계 작가 중 한 명인 정한솔 작가 또한 “나이지리안 아메리칸 작가가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단독] 애플 TV+ 창립작 ‘파친코’ 허수진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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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파수꾼> 윤성현 감독이 미국에서 드라마 파일럿 에피소드를 연출한다.
<씨네21> 1308호 특집 '할리우드의 한국계 시나리오작가 5인을 만나다'에 따르면 현재 파라마운트 TV 스튜디오가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윤성현 감독이 참여해 파일럿 에피소드를 연출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 시리즈 <스노우폴>의 쇼러너 레너드 창 작가의 차기작이기며, 레너드 창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지난 12월 윤성현 감독은 <씨네21>을 통해 할리우드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차기작 개발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한바 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진행된다고 얘기하긴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영국과 미국 배경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며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 이후 넷플릭스를 통해 다른 에이전시의 연락을 더 받았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윤성현 감독은 “신생 제작사는 물론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 작업한 프로듀서나 &l
[단독] '사냥의 시간' 윤성현 감독, 미국 드라마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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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이탈리아 전 지역의 영화관이 활동을 재개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위험도가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상관없이 5월부터 모든 지역의 영화관과 박물관, 공연장을 재개한다는 법령을 발표했다. 통행금지령이 있는 밤 11시 이전까지는 영화 상영이 가능하며 상영관의 50%에 한해 좌석을 개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영화관은 오후 3시 첫 상영을 시작으로 오후 8시 마지막 상영이 가능해졌다.
후속 조치로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탈리아영화는 영화관 개봉일로부터 30일 후에 스트리밍이나 TV로 방영할 수 있도록 영화 관련 특별 법령을 추가로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 출발을 위해, 이탈리아영화가 불이익을 받지 않으면서 재개할 수 있도록 재조정이 필수적이라며 올해 12월 말까지 이 특별 법령이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영화인협회(ANEC)의 마리오 로리니 회장은 영화 특별 법령은 현실을 무시한 법령이라며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로마] 특별법? 코로나 지원금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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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4: 목소리>
왓챠
“누군가 강한 애착을 품고 있으면 귀신도 목소리를 가질 수 있어.” 하지만 그에게 잊힌다면 목소리도 사라진다. 공포영화인 동시에 슬픈 멜로영화이자 퀴어 로맨스를 담고 있는 이 작품에서 김서형은 여고생들의 사랑과 질투에 휩쓸리는 음악 교사로 등장한다. 그가 주연을 맡은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6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니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나 혼자 간다, 女행–여배우 특집편>
왓챠
2017년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됐던 여행 프로그램으로 배우 김서형, 전소민, 윤진서가 각각 2회씩 출연했다. 이탈리아를 여행한 김서형이 <로마의 휴일> <인생은 아름다워>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등의 배경이 된 지역을 구경하고 맛있는 파스타를 먹으며 어깨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으니 뒤늦게 김서형에게 빠진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디 액트>
감독 로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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