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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예술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영화는 그 탄생부터 기술의 예술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창작자와 그 시대의 새로운 기술이 결정적 도약의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음악은 어떨까. 145년의 오디오 역사를 다룬 기디언 슈워츠의 <Hi-Fi 오디오·라이프·디자인>에서 1950년대 재즈 신을 말하는 대목을 보자. “1950년대는 재즈 신이 절정에 달했던 시절이다. 당시 재즈 아티스트들의 재능은 깜짝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이 재즈 천재들은 높은 수준의 공학 기술이 담긴 45회전 LP음반이 없었다면 이내 잊혔을 것이다.” 이 시대 최고의 레코딩 기술자 중 한 사람인 루디 반 겔더가 만든 음색은 ‘반 겔더 사운드’ , (유명한 재즈 레이블 이름을 딴) ‘블루 노트 사운드’라 불리며 명성을 떨쳤다. 존 콜트레인의 《블루 트레인》과 《러브 슈프림》, 마일스 데이비스의 《마일즈》, 텔로니어스 멍크의 《멍크》 등이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1950년대의 오디오가 하이엔드 절대 왕정이었
<씨네21> 추천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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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도 끝났고 입춘도 지났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기지개를 켜는 시점. 독서 목록에 추가할 6권의 책을 여기 소개한다.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2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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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가 2월10일부터 열흘 동안 엄격한 방역수칙하에 오프라인으로 막을 열었다. 카를로 카트리안 집행위원장은 1월19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베를린영화제의 오프라인 강행에 대해 “온라인 영화 문화에 반대하며 오프라인 영화 상영을 고집하는 게 아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 영화관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선보이는 작품은 경쟁부문 18편을 포함한 총 256편으로 예년에 비해 작품 수가 거의 반으로 줄었다.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소설가의 영화>, 파노라마 부문에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포럼부문에 박송열 감독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단편부문에 정유미 감독의 <존재의 집>,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에 이지은 감독의 <비밀의 언덕> 등 총 5편이 올랐다.
개막작은 록다운 기간에도 영화 제작의 가능성을 보여준 실내극 <페터 폰 칸트>
[베를린] 개막작 프랑수아 오종의 '페터 폰 칸트'로 문 연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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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돌한 눈매로 돈과 힘을 가진 이들의 세계에 파문을 일으키는 젊은 여성 캐릭터가 극중 사망할 때마다 마음 한 귀퉁이가 무너진다. 그들의 죽음을 말해야만 가능한 이야기가 있음을 인정하고 죽음의 맥락과 징조들을 찬찬히 되짚어보다가도 결국 고개를 가로젓는다. 논리적인 이해를 거쳐도 살았으면, 살렸으면 하는 바람은 별개로 생생하다. tvN <비밀의 숲>의 영은수(신혜선)를 시작으로 최근엔 JTBC <공작도시>의 김이설(이이담)의 사망으로 끙끙 앓던 중에 2021년 미국 <CBS> 드라마로 리부트한 <이퀄라이저>를 보다 뜻밖의 위안을 얻었다. 1980년대 원작에서 백인 노년 남성, 2014년 영화판에서 흑인 중년 남성이었던 비밀요원 출신 자경단원 로버트 맥콜은 흑인 중년 여성 싱글맘 로빈 맥콜(퀸 라티파)이 되어 당대의 사회문제를 조망한다. 기울어진 정의의 균형을 맞추는 히어로가 새삼스럽지 않지만, 당당한 풍채의 퀸 라티파가 곤경에 처한 이 곁에서
말하는 대로, '이퀄라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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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업체들이 연이어 2022년 전략을 내놓고 있다. 먼저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선언한 웨이브는 지난 2월16일 주요 라인업을 발표했다. 웨이브는 영화, 드라마, 예능 등 3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예고했다. 자체 기획·개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웨이브가 올해 첫 작품 <트레이서> 시즌1, 2 전 회차를 공개한 데 이어 드라마 <위기의 X>도 여름에 공개된다.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과 <데드맨>도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웹툰 원작의 성장 드라마 <약한영웅>과 판타지 드라마 <귀왕>, 영화 <미션 파서블> 이후를 다룬 드라마 <미션 투 파서블>도 대기하고 있다.
같은 날 티빙은 글로벌 미디어그룹 바이아컴CBS(ViacomCBS)의 투자 소식을 전했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드라마 <욘더>에 바이아컴CBS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 30여편 공개 예정… 티빙, 바이아컴CBS 투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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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세컨드>를 ‘장이머우의 <시네마 천국>’쯤으로 생각한다면 아쉬운 일이다. 오랜 시간 필름으로 작업해온 장이머우가 필름과 영화를 소재로 작품을 만든 이유를 생각해봤다.
오지 혹은 고립된 공간에 대한 장이머우 감독의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는 공간 속에 운명처럼 갇힌 인간에게 극단의 정서를 입혀놓는다. 그들은 고립돼 외로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건강하고 질기다. 장이머우의 카메라는 오지의 정서를 깊이 있게 표현해내기로 유명한데, 내가 기억하는 가장 오랜 지점은 그가 카메라맨으로 참여한 천카이거의 <황토지>(1984)다. 영화의 엔딩에서 황하의 누런 격류가 도저하게 흐른다. 격류는 (믿음을 저버린) 팔로군 병사에 대한 그리움을 하얗게 태운 시골 소녀의 슬픔을 대신 품는다. 다시 오지로 카메라를 들이댄 <원 세컨드>의 주인공은 정치·사회적인 이유로 오지의 삶에 내몰린 자들이다. 문화대혁명 시기를 다루는 태도는 별반다르지 않지만,
'원 세컨드', 필름의 의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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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평론가의 프런트 라인]
관계의 내용으로 본다면 희박해 보이지만, 사랑이라는 인식을 가능케 한 것들에 관해 생각했다.
<리코리쉬 피자>의 오프닝숏은 거울 이미지다. 거울에 비친 이미지는 그 자체로 특별하다고 할 수 없으나, 오프닝숏에서 인물이 내내 거울 속에서만 등장하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앨범 촬영을 앞두고 학교 화장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매만지며 단장하는 개리(쿠퍼 호프먼)와 친구들이 보이는데, 카메라는 아이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위치에서 거울 속 이미지만을 보여줄 뿐, 그 뒤에 놓인 실제의 몸은 철저히 배제한다. 누군가의 장난으로 바닥에서 물이 마구 솟구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아이들이 모두 사라질 때까지도 아이들의 실제 몸은 카메라 위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소년들이 특정 조건에서만 보이는 신기루나 유령일 수 있다는 과장된 상상을 하게 된다. 그들이 마침내 거울 오른편으로 비치는 문 뒤로 사라질 때, 그들은 마치 거울 속으로 들어가버린
'리코리쉬 피자' 속 사물과 시청각적 사랑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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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를 보다가 밴드 ‘EX’의 2005년 MBC 대학가요제 무대 영상을 보게 되었다. 생방송으로 보았던 무대를 다시 보니 그때 생각이 나서 기분이 묘했다. 반가운 마음에 댓글도 달았다. 댓글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 그때 연주를 실제로 보고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쪽과 예전에 이렇게 매력적인 곡과 무대가 있었던 것을 처음 알고 흥미로워하는 쪽이다. 물론 나는 그 시절을 떠올리는 쪽이었는데, 그것은 2005년 대학가요제에 브로콜리너마저가 지원했다가 탈락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당시에 예선 탈락자로서 팔짱을 끼고 ‘어디 얼마나 잘하는 사람들이 올라왔나 보자’라는 심정으로 대학가요제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 무대가 준 충격이 더욱 컸다.
EX는 마지막 순서로 등장해 <잘 부탁드립니다>로 대상을 거머쥐었다. 아마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첫 소절이 나오는 순간, ‘안녕하세요’ 하고 보컬 이상미씨가 노래를 시작하는 그때, 이들이 대상을 받겠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더 잘할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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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만들어진 <황혼의 사무라이>를 보았다. ‘황혼’의 의미는 ‘해가 지면 집으로 퇴근하는 사무라이’라는 의미다. 막부 말기, 일본의 봉건제가 무너지면서 무사들이 장부도 정리하고 회계도 하는 사무직으로 밥값하던 시절의 일이다. 어느 날 어린 딸이 사무라이인 아버지에게 묻는다.
“아버지, 제가 바느질을 열심히 배우면 나중에 옷을 지어 입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글공부를 하면 나중에 뭘 할 수 있죠?”
아버지는 자기가 <논어>를 읽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이렇게 대답한다.
“바느질처럼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글공부를 하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단다. 생각하는 힘이 생기지. 세상이 변한다 해도 생각하는 힘이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거다. 그건 여자든 남자든 마찬가지야.”
영화는 이렇게 <논어>도 보고, 글공부도 한 가난했던 딸이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닭도 치고, 물고기도 잡고, 가사도 돕던 사무라이 아버지의 짧았던 생을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마초 자본주의, 일본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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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임기 내 대선을 맞는 기분이 묘하다. 벌써부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3월9일의 상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게 된다. 개표가 한창일 시점은 기자들의 마감 스트레스가 최고치를 찍을 때인데, 투표 결과를 주시하느라 저하된 집중력이 기사의 질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새 정권에서 영화산업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끝말잇기 같은 걱정의 연속이다. 당장은 이번주 대선 후보들의 문화예술 정책을 살펴보는 인터뷰에서 왜 기호 1번과 2번의 이름은 보이지 않냐며, 정치적 편파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이다.
우선 대선 후보 문화예술 정책 인터뷰는 2주에 걸쳐 나뉘어 실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인터뷰는 한주 뒤인 1345호에 실리니 일주일 더 기다려주시기 바란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씨네21>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주요 네 후보의 문화예술 관련 정책과 철학을 한눈에 비교하는 기회가 될 거라 기대했는데, 윤 후보의 인터뷰 불발은
[이주현 편집장] 심상정의 '세자매', 안철수의 '오징어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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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8일 밤 11시,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씨네21> 공식 트위터(@cine21_editor)에 등장했다. 차기작 <길복순> 현장에 있다며 인사를 건네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자 화면 곳곳에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과 100점 이모티콘이 떠올랐다.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서비스 ‘스페이스’를 통해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한 것이다. <씨네21>과 트위터코리아(@TwitterKorea)는 올해부터 스페이스는 물론 트위터의 영상 라이브 서비스 ‘블루룸’ 등을 활용해 영화 및 시리즈와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에 <씨네21>은 1월29일 기자들의 설 연휴 추천작을 스페이스로 소개한 데 이어 변성현 감독을 초청했다. 변 감독은 김성훈, 송경원, 배동미, 남선우 기자와 함께 약 1시간10분간 트위터에서 해시태그(#CINE21Spaces)로 받은 관객의 사전 질문에 응답했다.
<킹메이커>는 김대중 전
[씨네21 트위터 스페이스] '킹메이커' 변성현 감독과의 대화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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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이 신작 <소설가의 영화>로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기대하지 않아 놀랐다”며 소감을 밝힌 홍 감독은 앞선 기자회견에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기보다는 큰 요소로 작동하는 작은 디테일을 보는 것을 좋아할 뿐”이라며 연출의 변을 전했다. 이는 홍상수 감독 작품의 네 번째 은곰상이자 3년 연속 수상이다. 홍상수 감독은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2020년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바 있다. 2017년에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배우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가져갔다.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는 지난 해 3월부터 2주간 한국에서 촬영한 흑백 영화다. 전작 <당신얼굴 앞에서>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혜영이 또 다시 주연을 맡았으며, 배우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조윤희, 기주봉, 박미소, 하성국 등이 참여했다. 극중 소설
홍상수 감독 <소설가의 영화>로 베를린 은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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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쇠고 돌아와 덕담 이야기. 여느 일터와 마찬가지로 출판업계 역시 새해나 명절이 되면 다정한 덕담을 주고받곤 한다. 심지어 아리따운 엽서에 정성스러운 손글씨로 귀한 진심을 전하는 작가님이나 편집자님도 종종 계신다.
내가 소속된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에서는 매년 익명으로 덕담 엽서를 교환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SF 작가들이 전하는 덕담이라고 딱히 특별할 것은 없다. 물론 37세기까지 장수하거나 우주 정복에 성공하길 기원하는 멘트도 간간이 눈에 띄지만, 역시나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덕담은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글 노동자에게 운동 부족은 책에 붙은 띠지 같은 것이니까. 그다음은 꾸준히 쓰자는 이야기. 여러 사정으로 글쓰기를 포기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올해도 함께 생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마지막으로 자주 듣는 덕담은 금전 운을 비는 것이다. 그 스케일은 ‘10쇄’부터 ‘만쇄’까지 다양한데, 최근에는 좋은 계약을 기원한다는 메시지도 자주 보인다.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넷플릭스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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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신선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는 작품과의 만남은 분명 반가운 경험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학교는>은 그 즐거움을 오래 이어가지 못한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의 4부쯤을 보며 생각했다. ‘꼭 12부작이어야 했을까?’ 그 후 같은 의문이 수차례 떠올랐다. ‘진정 12부작이어야만 했나?’ 그리고 11부가 끝나는 순간 외칠 수밖에 없었다. “아직도 한 시간이나 남았다고?” 물론 60분물 16부작 ‘미니시리즈’에 단련된 한국인에게 709분의 러닝타임이 절대적으로 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우학>은 질주하는 좀비 떼의 속도와 별도로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유독 강한 인내심이 필요한 시리즈다. <씨네21> 송경원 기자는 1342호에서 “이 빤한 시리즈의 속도는 약간 이상하다”라고 지적하며 “의도와 달리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빠르다는 인상을 받지 못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에피소드들이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이 원작 웹툰에서 버리고 취한 것들이 만든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