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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이야기를 전치시켜 새로운 의미를 덧입히는 홍상수 감독의 연출이 어떤 경지에 이르렀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인트로덕션>은 러닝타임 66분, 장편영화로서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세번에 걸쳐 새로운 이야기로 변모하는 작품이다.
<인트로덕션>은 1~3부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1부는 부자의 만남, 2부는 연인의 만남, 3부는 선후배의 만남으로 요약된다. 1부에서 배우 지망생 영호(신석호)는 한의사 아버지(김영호)를 만나러 가지만, 아버지는 어쩐 일인지 아들에게 기다리라고 말할 뿐 만남을 망설인다. 2부는 독일 베를린으로 유학을 떠난 영호의 연인 주원(박미소)의 시점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로, 자신을 만나러 베를린에 온 영호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3부에서 영호는 한국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소개로 대배우(기주봉)를 만나 술잔을 기울인다.
세번의 새로운 시작, 세번의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는 <인트로덕션>은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공개 당시 “효율성 높
[리뷰] '인트로덕션' 세번의 새로운 시작, 세번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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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밤까지 새까만 연기로 하늘이 뒤덮인 굴뚝마을에 외톨이 굴뚝청소부 루비치(아시다 마나)가 살고 있다. 밤하늘의 별을 믿지 않는 마을 사람들과 달리 루비치는 별의 존재를 믿고 있다. 사람들에게 거짓말쟁이 취급을 당하던 아빠 브루노가 루비치에게 별의 존재를 알려주었던 것. 아빠는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버렸지만, 루비치는 별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다.
한편 핼러윈데이에 쓰레기 더미에서 태어난 ‘쓰레기 사람’ 푸펠(쿠보타 마사타카)이 사람들에게 쫓기다 루비치를 만나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된다. 우여곡절 끝에 끈끈한 우정을 쌓은 루비치와 푸펠은 마침내 마을을 뒤덮고 있는 연기 너머 하늘을 향한 모험에 나선다. 마을의 진실을 밝혀내고, 밤하늘의 별을 만나기 위한 두 사람의 노력은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까.
히로타 유스케 감독의 <굴뚝마을의 푸펠>은 연기로 뒤덮인 굴뚝마을에서 별의 존재를 믿는 루비치와 푸펠이 진실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어드
[리뷰] '굴뚝마을의 푸펠' 밤하늘의 별을 만나기 위한 루비치와 푸펠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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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은둔생활을 즐기고 있는 도미닉(빈 디젤)에게 또 다른 적이 나타난다. 미스터 노바디(커트 러셀)가 실종되면서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쫓아가던 돔 패밀리 앞에 돔의 친동생 제이콥(존 시나)이 나타나 비밀이 담긴 박스를 탈취해간 것이다. 제이콥이 테러리스트 사이퍼(샤를리즈 테론)를 이용해 전세계를 위험에 빠트릴 계획을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된 도미닉은 동생의 폭주를 막고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일어선다. 돌아온 오리지널 멤버 한(성 강) 등과 함께 다시 부활한 돔 패밀리의 반격의 막이 오른다.
벌써 아홉 번째를 맞이한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최신판. 3편부터 6편까지 메가폰을 잡았던 저스틴 린 감독이 귀환한 이번 영화는 스트리트 레이싱 장르였던 시리즈가 액션 블록버스터로 도약했던 지점부터 다시 출발한다. 한마디로 더 크고, 더 과하고, 더 황당무계한 액션들을 전시하는 데 열중하는 것.
본질적으로 어른아이들의 비싼 장난감 놀이나 다름없는데, 거기에 리얼리티
[리뷰]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최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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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국 상업영화의 대표 장르로 자리 잡은, 또 한편의 하이스트 영화. 이번엔 대범하게도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도유 범죄를 다룬다. 송유관이 터지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드릴에 힘을 줘야 하는지 정확히 계산하는 최고의 기술자 핀돌이(서인국)는 고급 양복에 향수를 뿌리고 다니며 멋을 놓지 않는다.
여기에 핀돌이의 기술을 카피해 사기를 치고 다니는 접새(음문석), 전직 공무원 출신으로 땅밑 설계도를 전부 꿰고 있는 나과장(유승목), 원양어선을 오래 타면서 남다른 괴력을 갖게 된 큰삽(태항호)까지 모여 정유 회사 후계자 건우(이수혁)가 제안한 위험한 작전에 함께하게 된다. 이들이 은밀하게 작업을 할 장소로 낙점된 허름한 호텔의 의문스러운 카운터(배다빈)는 핀돌이 일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수년 전 핀돌이에게 수갑을 채웠던 형사 만식(배유람)도 이들이 수상하다고 느낀다.
호텔 지하 벽 너머에서 대부분의 주요 사건이 벌어지는 <파이프라인>은 규모보다
[리뷰] '파이프라인'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도유 범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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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가까운 미래. 단기 기억상실증이 감기처럼 퍼지자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까맣게 잊어버린다. 운전을 하다 말고 차에서 내린 남자가 종전까지 자신이 타고 있던 차도 알아보지 못하고 자기 존재를 황망해하며 길바닥에 주저앉는 식이다. 주인공 알리스(아리스 세르베탈리스) 또한 얼마 못 가 병증에 시달린다. 기억을 잃어버린 그는 이름도 집 주소도 알지 못한 채 거리를 배회하다가 병원에 수용된다. 소지품도 없어 신원을 알아볼 수 없는 기억상실증 환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그들을 찾는 가족이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알리스에게는 한참이 지나도록 찾아오는 이가 없고, 그는 자신이 사과의 맛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만을 오롯이 감각하며 침상에서 시간을 보낸다. <애플>은 기억을 잃고 의미 없는 존재가 된 무연고 환자들이 ‘인생 배우기’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설정을 통해 정체성의 본질과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영화다.
인생 배우기 프로
[리뷰] '애플' 두명의 기억상실증 환자와 이들을 지켜보는 병원 시스템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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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여름 시즌이 시작되기 전 상반기 가장 큰 성수기라 할 노동절 연휴 5일 동안 중국 극장에는 총 4420만명의 관객이 몰려 16억7천만위안의 박스오피스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노동절 연휴에 맞춰 선보인 자국영화는 9편에 달했고 그중에서 두편의 영화가 연휴 기간 전체 매출의 60%을 가져갔다. 장이머우 감독의 첫 첩보물이라 할 <현애지상>과 <너의 결혼식>으로, 각각 5억500만위안, 5억1200만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너의 결혼식>은 동명의 한국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드라마 <상견니>로 대륙의 라이징 스타로 거듭난 쉬광한과 떠오르는 신예배우 장뤄난이 주연을 맡았고 개봉 4주차에 접어들며 박스오피스 7억8천만위안의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 <너의 결혼식>의 여주인공 장뤄난이 주연한 또 다른 영화 <Too Beautiful To Lie>도 김하늘, 강동원 주연의 한국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
[베이징] 한국영화 리메이크작 '너의 결혼식', 중국에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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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작지만 알찬 영화제도 없다. (웃음)” 인터뷰 시작 전부터 이원석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이혁상 디아스포라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해 9회를 맞이한 디아스포라영화제는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CGV인천연수점에서 개최된다. 30개국 58편이 상영되며 이중 18편은 여성영화 전문 OTT 플랫폼 퍼플레이에서도 볼 수 있다.
올해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에 새로 취임한 이원석 감독은 “난민, 외국인, 성소수자의 이야기에 주목한다는 방향성을 잃지 않고 영화제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이혁상 프로그래머는 “보다 많은 관객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철저하게 방역을 준비 중”이라고 영화제 개최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영화제 개막이 코앞이다.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
이혁상 모두 임시사무국으로 이사해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에 훈련이 되어 있어서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원석 감독은 올해 인천영상위원회 운
이원석 인천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이혁상 디아스포라영화제 프로그래머 - 경계를 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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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였던 이은혁(이도현)과 이은유(고민시)를 인상 깊게 본 팬들이, 배우들이 커플로 만난 <오월의 청춘>을 두고 은혁과 은유의 전생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여기에 과몰입해 의견을 보태본다. <스위트홈> 2회에는 머리 단면이 보이는 ‘연근 괴물’이 된 회사원이 등장한 바 있고, <오월의 청춘> 맞선 장면에서 이도현이 매고 있던 넥타이에도 연밥 그림이 그려져 있다. 넥타이는 연근 괴물의 전생일까?
<드라마 스페셜-아득히 먼 춤>
KBS, 왓챠
<오월의 청춘>을 보면서 누가 이렇게 한숨이 나올 만큼 잘 쓰나? 했는데 단막극을 인상 깊게 봤던 이강 작가였다. 연극연출가 신파랑(구교환)의 돌연한 죽음 이후, 주변인들의 무신경한 말이 떠돌고, 애도할 마음도 준비되지 않은 극작가 최현(이상희)은 파랑이 남겼던 말과 납득하지 못한 연극의 결말을 다시 더듬
[HOME CINEMA] LINK - '스위트홈'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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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고민시)는 광주 시내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나주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꾸려왔다. 간절하게 기다리던 독일 대학 입학 허가서가 나왔는데 장학금을 받으려면 한달 후인 5월에 출국해야 한다. 명희가 전화로 유학 소식을 알리자, 나주의 엄마는 참말로 잘됐다고 하면서도 목소리는 근심을 숨기지 못한다.
마당 평상에서 딸기를 맛나게 드시던 할머니는 멀찍이 떨어져 통화 중인 며느리가 수화기 선을 손가락에 감아 비틀고 있는 모습에 정신을 놓고 절규한다. “우리 아는 아무 죄도 없어라우! 시방 또 누굴 잡으려고!” 요즘이야 딸기 제철이 겨울이지만, 예전엔 딸기가 봄에 났다. 내가 서너살 코흘리개 시절에 딸기 향에 홀려 과일 리어카를 따라갔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면 아마도 1980년 즈음의 봄이었을 테다.
그 무렵 광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역 바깥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몰랐다. KBS2 <오월의 청춘>은 그때의 이야기다. 군부독재로 아물지 못한 상처를 가진 이가 있었고 각자 감당
[HOME CINEMA] 드라마 ‘오월의 청춘', 그 오월의 광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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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루프탑>은 옥탑방을 배경으로 한 퀴어 로맨스 영화다. 취준생 하늘(이홍내)은 연인과 헤어진 후 살 곳이 마땅치 않다. 하늘은 절친한 친구의 옥탑방에 잠시 머무르면서 전 연인 정민(강정우)과 화해를 시도하지만, 두 사람은 계속해서 어긋나기만 한다. BJ(개인방송 진행자)이자 옥탑방 주인인 봉식(정휘)은 민호(곽민규)라는 매력적인 인물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받으나 선뜻 사랑을 시작하지 못한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친구사이?>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연출하고 <조선명탐정> 시리즈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을 제작한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연출한 작품이다. EBS <자이언트 펭TV>의 메인 작가인 염문경 작가가 각본을 썼으며,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서 악귀로 열연한 배우 이홍내와 뮤지컬 배우 정휘가 출연한다. <
[Coming soon] '메이드 인 루프탑' 옥탑방을 배경으로 한 퀴어 로맨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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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HBO Max의 <프렌즈: 더 리유니언>에 BTS가 특별 출연한다.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시트콤 <프렌즈>의 특별판인 <프렌즈: 더 리유니언>을 위해 제니퍼 애니스턴, 데이비드 슈위머 등 원년 출연진이 모두 모였다. BTS 외에도 데이비드 베컴,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코미디언 제임스 코든 등 여러 게스트가 함께 특별출연한다.
이성재
배우 이성재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카터>에 출연한다. <악녀>(2017)의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카터>는 기억을 잃고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요원이 도망치며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다. 미스터리한 인물 김종혁 역에 캐스팅된 이성재는 기억을 잃은 요원 카터로 분하는 배우 주원과 호흡을 맡출 예정이다.
김병우 감독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의 김병우 감독이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g
HBO Max의 '프렌즈: 더 리유니언'에 BTS가 특별 출연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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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6월 17일,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지난 5월 20일,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방송인 타일러 라쉬의 사회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문성근 이사장, 방은진 집행위원장, 김형석·최은영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영화제에 관해 소개했다.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은 ‘새로운 희망’으로 철저한 방역 아래 오프라인으로만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안재훈 감독의 <무녀도>이며 이를 포함해 26개국 78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문성근 이사장은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라며 관객의 많은 방문을 바란다고 밝혔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6월 17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알펜시아 일원에서 열린다.
한중 합작영화 <캣맨>, 온라인 상영 2시간 만에 돌연 공개 취소
한중 합작영화 <캣맨>이 4년 만에 중국의 온라인 플랫폼 아이치이를 통해 공개됐으나 2시간 만에 돌연 공개가 중단됐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6월 17일, 오프라인으로 개최된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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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이하 <분노의 질주>)가 코로나19를 뚫고 질주했다. 개봉 첫날인 5월 19일 40만 관객을 불러모은 것.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보기 어려웠던 놀라운 스코어다. 5월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분노의 질주>는 공휴일인 부처님오신날에 개봉해 40만312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분노의 질주>로 인해 박스오피스 일일 총관객수도 48만2588명으로 뛰었다. 일일 관객수가 40만명을 돌파한 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해 10월 2일 이후 7개월 만이다. 당시 박스오피스 1위였던 <담보>의 일일 관객수는 17만명으로, 함께 극장에 걸린 <국제수사> <테넷>의 관객수를 합해 40만명이란 성적이 가능했다면, <분노의 질주>발 관객수 증가는 사실상 <분노의 질주> 홀로 견인한 성적이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도라에몽: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개봉 첫날 관객 40만명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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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25번째 영화 <인트로덕션>은 담담한 마음으로 관람하다가 어퍼컷을 세게 얻어맞은 기분으로 극장을 나서게 되는 작품이다. 송경원 기자는 이번호 기획 기사에서 “시작의 지점 바로 앞, 문 앞에 선 존재들의 시간을 그러모은 영화”라는 감상을 덧붙였는데, 그의 표현처럼 무언가 시작되기 직전의 전조감으로 가득했던 영화는 마지막 장에 이르러 다가오는 것들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주인공 영호(신석호)의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만나려던 아버지를 만나지 못하고, 선택하고 싶었던 직업을 택하지 못하고, 지키려던 사랑을 지키지 못한 그는 겨울 바다에 몸을 담근다. 감기 걸리겠다며 걱정하는 친구를 뒤로하고 조금만 바닷속에서 버텨보겠다던 청년은 파도에 휩쓸리고 물을 먹고 추위를 이기지 못해 다시 뭍으로 나온다. 이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움직임이 <인트로덕션>의 마법 같은 클라이맥스를 만들어낸다.
시린 겨울 바다의 촉감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짐작하는 것은 결코 같
[장영엽 편집장] 인트로덕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