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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밴드 크랜베리스(Cranberries)가 5집을 내놓았다. 크랜베리스는 스미스(The Smiths)로 대표되는 1980년대 인디 기타팝을 자양분으로 하여 드림팝, 포크, 켈트음악, 팝을 뒤섞은 독특한 음악세계를 펼쳐온 모던 록밴드다. 멜로디가 돋보이는 서정적이고 경쾌한 음악을 단아하게 갈무리해왔다는 설명이 불충분하다면, 록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팝의 친화력을 보여왔다는 간편한 표현도 가능하다.무엇보다 크랜베리스의 트레이드마크는 돌로레스 오리어던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꺾기 창법이다. 제목은 잘 몰라도 들어보면 단번에 ‘아, 이 노래’ 하게 될 <Dreams>, <Ode To My Family>, <Zombie> 등의 히트곡 탄생의 팔할은 그녀의 유니크한 보컬 덕이다. 이들은 1993년과 이듬해 내놓은 1, 2집의 엄청난 성공으로 국제적 스타의 지위에 올랐고, 세계적으로 총 3천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그 여파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변증법의 여정을 거쳐, 고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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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 팸플릿이 왔을 때 ‘최치숙’은 내게 모르는 이름이었다.내가 미술판과 친하게 지낸 지 근 20년이니 모르는 사람이 보내는 팸플릿은, 그 많은 ‘택배’ 시집(죄송. 나도 많이 냈지만. 하지만 나는 아는 사람한테도 만날 기회가 있으면 전달하지, 우편으로 부쳐주고 시침떼지는 않는다)만큼이나, 신기하다기보다는 귀찮은 편이다.봉투를 뜯고 사진부터 힐끗 들여다보았다. 수덥지분한데, 역시, 나와 낯익은 나이는 되겠지만, 낯익은 얼굴은 아니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겨 맨 뒷장을 펴던 그 순식간에 그녀의 작품들이 내 눈에 잔상을 남겨놓았다. 그림이 요란해서가 아니다. 대저 크기와 색갈이 요란굉장(하기만)한 그림들은 눈을 밀어낼 뿐 망막에 감동의 흔적을 남기지 못한다.전시회 제목이 그렇듯 ‘일상’을 주제로 한 그녀의 판화들은 모두 섬세하고 섬세함이 은은하게 깊다. 특히 목판화는 놀랄 정도로. <새벽>은 판화에서 보기드문 회화성(picturesque)을 구도와 색채 양면에서 발하고
뭉개짐의 선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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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방>은 실내의 영화이면서 길의 영화이다. 이 영화가 비추는 ‘실내’는 담담하고 리얼하며 과장된 것이 없다. 지나치게 ‘실내’여서 그것은 겸손하기까지 하다. 영화는 길에서 시작되지만(조깅), 이내 실내로 잠입한다. 그러고나서 다시 실내에서 빠져나와 길을 거쳐 바다에 이르는 마음의 움직임을 그려내고 있는데, 음악 역시 그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사실 음악도 이렇다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이렇다할 것이 없음’을 보여주고자 하는 영화이다. ‘이렇다할 것이 없음’ 내부에는 일상의 광기가 있다. 반면에 아들의 죽음이 불러오는 광기의 파장 안에는 또 ‘이렇다할 것이 없음’이 있다. 이렇다할 것이 없음과 광기의 안팎 엮임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담담함이 의도하고 있는 바다. 음악은 그 ‘이렇다할 것이 없음’을 알려주는 선에서 역할을 자제하고 있다.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독특한 전통 속에 있는 영화라는 걸 어렴풋이 감지한다. <아들의 방>에서 이탈리아 네오
`이렇다할 것 없음`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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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한국판 제목은 만화라는 매체의 진보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 스콧 맥클루드가 만화의 내적 형식에 대한 빼어난 저작인 <만화의 이해>(시공사 출간)의 저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책(만화)도 내가 만화에 대해 알고 있는 두세 가지 것들에 알아야 하는 두세 가지 것들을 더한 ‘새로운’ 만화의 진보를 경험하는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고 생각했다. 스콧 맥클루드가 자신의 웹사이트(http://www.scottmccloud.com)에서 보여준 다양한 탐색의 종이 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나의 소박하며 단순한 기대를 짓밟았다. 이 책은 읽는 내내 나를 불안하게 했으며, 불편하게 했다. 애써 외면하고 잊어버리는 조악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의 그림은 페이지와 칸을 통해 나의 영혼을 잠식했다.<만화의 미래>라고 번역된 <Reinventing Comics>는 엄격한 의미에서 ‘만화의 미래’에 대한 다채로운 예측이 아니라 ‘만화
변화의 강가에 서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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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은 3년간 매년 개최되다가 1999년부터 격년제로 운영되었다. 그런데 지난 11월18일 (사)SICAF조직위원회는 결과보고를 통해 SICAF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만화 및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보여질 콘텐츠의 양도 늘어나 매년 개최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SICAF 2001에서 조사한 관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람객의 56%가 매년 개최를 지지했으며, 격년제 개최를 요구한 관람객은 10%에 불과했다. 사단법인 SICAF 조직위에서는 SICAF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국제영화제와 SPP를 좀더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의 허브형 페스티벌을 정착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SICAF조직위에 참여한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5개 단체(사단법인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사단법인 한국만화가협회, 사단법인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 사단법인 우리만화발전을위한연대모임,
만화애니메이션진흥위원회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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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봐도 위인전을 재미있게 읽은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성웅 이순신이나 헬렌 켈러를 읽으면서 경외감을 품기는 했지만 엄격히 말해 재미있었던 건 아니다. 자칫 딱딱하고 뻔하게 느껴질 수 있는 위인전은 그래서 애니메이션으로도 부담스러운 장르인 게 사실이다. 그런데 한혜진·안재훈 감독이 지휘하는 신작 한편이 있으니, 바로 플래시애니메이션 <바다의 전설 장보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해상왕 장보고를 주인공으로 하는 이 작품은 여러모로 보기 드문 프로젝트다.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이른바 동시다발적인 프로젝트라는 것. 서울무비에서 진행중인 <바다의 전설 장보고>는 TV 시리즈와 플래시로 함께 진행되고 있다. 제목이 같은 두 시리즈는 그러나 전혀 다른 컨셉으로 펼쳐진다. TV 시리즈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SF 스타일이라면, 플래시는 공식에 충실한 위인전. 그런데 고리타분하기 쉬운 후자가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것은 웬일일까. 플래시 <바다의
고리타분한 위인전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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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간단한 퀴즈 하나로 시작하자. 오늘의 문제는 ‘나는 누구일까요?’다. 저는 1886년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던 미국의 존 펨블튼 박사가 소화제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그러다 엄청난 잠재력을 예감한 챈들러라는 사업가가 그 제조법을 사들여 1893년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의 상품으로 만들어 내놓음으로써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요. 그뒤로 저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상품 중 하나가 되어 명성을 날리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저의 주성분은 물과 설탕으로, 전체의 약 99.5%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언젠가 미국 의회가 나머지 0.5%의 성분을 밝히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지요. 물론 저를 만드는 회사는 그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그 베일에 가려진 0.5% 때문에 제가 100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사랑이 어느 정도냐면 전 미국 사람들이 최소한 하루에 1번 이상은 저를 소비한다는 통계가 나왔을 정도
설탕물에 빠진 마법사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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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나 비행기, 오토바이와는 달리 잠수함 시뮬레이션 게임은 흔하게 나오는 게임이 아니다. 그런데 한번 잠수함 시뮬레이션에 맛들이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다른 게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 있다.잠수함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잠망경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물론 잠수함 시뮬 게임에서도 잠망경은 극히 제한적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 잠망경을 쓰려면 일정 깊이 이상으로 올라와야 하는데, 대부분의 게임 진행은 훨씬 더 아래쪽에서 이루어진다. 섣불리 잠망경을 올렸다가는 물이 들어온다는 부하들의 비명을 듣게 될 뿐이다. 게임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물 속을 유유히 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3D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설명서에 대문짝만하게 써 있다. “3D 화면은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집어넣은 것이다. 사실적인 게임을 위해선 끄고 플레이해라.”시키는 대로 3D 화면을 끄면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검고 차가운 물 속에서 시각을 봉쇄당한다. 대신 주어지는 게 ‘소리’다
눈 감으면 보이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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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마리이야기>가 극장 개봉에 앞서 일찌감치 홈페이지의 문을 열었다. 우리의 상상력이 과소평가되었는지 아닌지는 나중에 스크린으로 확인할 일이지만, 일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일순간 호흡을 멈추게 된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인물 캐릭터, 그리고 그와 맞닿아 있는 상상 속의 자연이 과거의 기억들과 데자뷰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Story, Director, Character, Cast, Gallery, Multimedia, Board, Data Room 등으로 꾸며진 메뉴는 모두 음악과 함께 조용히 펼쳐지는데, 무엇보다 Character 코너의 느낌이 특별하다. 동네 어귀에 자리잡은 윤희네 문방구를 배경으로 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나타나는 캐릭터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보는 듯하다. <마리이야기>를 미리 예감하고 싶다면 멀티미디아 코너에 준비된 제작다큐와 하이라이트, 티저 예고편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것도 좋
<마리이야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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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시리즈 등 주로 B급영화를 만든 척 러셀이 연출했다. 증인보호 프로그램 전문가인 존의 임무는 국가 기밀과 관련된 증인들을 보호하는 거다. 존은 리 컬른이라는 인물을 보호하게 되는데 리 컬른은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한다. 그녀가 가진 정보가 유출되면 세계적으로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는 것. 위기에 처한 리 컬른은 존에게 도움을 청한다. 화려한 액션장면들이 볼 만하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연했다.
TV영화... <이레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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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해방 뒤 여순반란사건이 일어난다. 주민들을 살상한 염상진은 산으로 몸을 피신하고 우익세력이 된 염상구는 빨치산 가족들을 잡아들인다. 김범우는 좌우익의 대립을 막아보려고 애쓰지만 오히려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고초를 겪는다. 그는 이데올로기의 광기에 희생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결말이 너무 안이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임권택 감독의 인본주의적 시선은 도저하다.
TV영화... <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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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의 주윤발의 할리우드 진출작. 오우삼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존 리는 프로 킬러다. 그는 동생과 어머니의 안전을 위해 임무를 맡게 된다. LA 지하조직을 이끄는 웨이가 자신의 복수를 위해 강력계 경찰 스탄의 아들을 죽이라고 명한 것. 존은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다른 킬러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최근 <트레이닝 데이>를 만들었으며 MTV 스타일의 화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미라 소비노 출연.
TV영화...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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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모 삼형제>를 만든 김화랑 감독작. 전형적인 최루성 멜로드라마다. 애인 태현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성실. 그녀는 윤 사장에게 태현을 소개시키고 윤 사장은 그가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한편 태현은 윤 사장과 성실 사이를 오해한 뒤 사장의 딸인 옥경과 결혼하기로 한다. 그리고 유학길을 떠난다. 성실은 사랑하는 남자의 행복을 기원하며 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본다. 엄앵란, 황정순, 황해 등 스타급 연기자들이 다수 출연하고 있다.
TV영화... <울려고 내가 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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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Sonata 1977년, 감독 잉마르 베리만 출연 잉그리드 버그만<EBS> 11월24일(토) 밤 10시한 모녀가 피아노 앞에 다정히 앉아 있다. 딸은 쇼팽의 피아노곡을 치고 어머니는 조용히 그녀의 연주를 감상한다. 그런데 딸은 어머니의 살가운 반응이 익숙지 않다. “뭔가 평가를 해주면 좋겠어요”라며 머뭇거리며 말한다. 처음엔 거절하던 어머니는 딸과 자리를 바꾼 뒤 피아노를 연주한다.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이 곱고 영롱하다. 프로의 솜씨다. “쇼팽의 곡은 열정과 절제, 그리고 남성미가 함께 들어 있는 거다.” 어머니 연주를 듣는 딸의 표정은 복잡하기 그지없다. 그녀에 대한 미움과 경외감, 그리고 동경의 마음이 얽히고 설켜 있는 것.<가을 소나타>의 이 장면은 영화 속 모녀관계를 간략하게 해설한다. 배우들이 자리만 옮긴 채 같은 위치에서 클로즈업으로 촬영한 이 장면은 몇년 만에 만난 모녀가 서로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들춰낸다. <가을 소나타&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