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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촉망받는 격투기 선수였던 마이크(스콧 애드킨스)는 어느새 후임들에게 치여 한편으로 내몰린 노장이 됐다. 결국 링에 오르길 포기한 마이크는 곧 허물어질 캐슬 하이츠 병원을 정리하는 일용직 노동자로 일한다. 건물 내부의 짐을 옮기던 중 그는 300만달러를 발견한다. 이를 어떻게 빼돌릴지 고민하던 마이크 곁에 교도관 에릭슨(돌프 룬드그렌)이 모습을 드러낸다. 쌓여만가는 딸의 수술비를 걱정하던 에릭슨이 300만달러에 관한 정보를 입수하고 캐슬 하이츠 병원으로 달려온 것이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돈을 노린 범죄 조직원이 합세하면서 마이크와 에릭슨은 곤경에 빠진다.
<캐슬 폴스: 머니 게임>은 <아쿠아맨> <익스펜더블> 등에 출연한 돌프 룬드그렌이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을 연기한 돌프 룬드그렌과 스콧 애드킨스는 시간 내에 돈을 들고 건물 밖으로 탈출해야 한다는 임무를 충실히 이행한다. 또한 다수의 액션영화에 참여한 배우 출신의 감독답게 돌프 룬드그
[리뷰] 연출가이자 주연배우 돌프 룬드그렌의 '캐슬 폴스: 머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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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화련에 위치한 작은 시골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부임한 싱즈위안(부맹백)은 타고난 음색을 지닌 리동숴(이슨 시에)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가수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한다. 두 사람은 마침 화련에서 피아노 강사로 일하기 시작한 젊은 피아니스트 위징(커자옌)을 만나 레슨팀을 결성하게 된다. 리동숴가 대도시에서 열리는 대만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까지, 두 선생은 학생을 둘러 싼 삼각관계를 서서히 펼쳐낸다.
<유어 러브 송>은 음악, 그리고 삼각관계 로맨스의 컨셉을 빌려 달콤한 청춘 서사를 지향하는 듯 보이지만, 마냥 낭만에 몰두하기보다는 진지하고 속깊은 드라마에 힘을 싣는다. 세 사람의 엇갈리는 감정은 적당한 긴장 구도를 형성하다가 이내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는 우정과 화합의 형태로 무게중심을 옮겨간다. 대만 로맨스 장르 특유의 화사한 분위기를 차출하되, 서사적으로는 얄팍한 전형에 매몰되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음악영화라기엔 음악이
[리뷰] 음악, 삼각관계 로맨스, 그리고 속깊은 드라마 '유어 러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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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원 고르스키 중사(루비 로즈)는 루마니아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중 테러 공격을 받는다. 필사의 노력에도 보호하던 모녀가 즉사하고 자신도 다치게 되면서 그녀는 큰 트라우마를 입는다. 사고 후 뉴욕으로 돌아간 그녀에게 삼촌 펫은 고급 아파트 도어맨 자리를 제안한다. 아파트 10층에는 죽은 언니의 조카 둘과 약간 사이가 껄끄러운 형부가 살고 있다. 한편 고미술 수집상 빅터(장 르노)는 고가의 그림을 회수하기 위해 무장 용병과 함께 아파트로 향한다. 거기서 30여년 전 동독에서 함께 고미술을 취급하던 버나드를 만나고 고문을 통해 그림이 10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하필 이때 언니 유가족의 부활절 파티에 초대된 고르스키는 앞으로 벌어질 일은 짐작조차 못한 채 엘리베이터 10층 버튼을 누른다.
<존 윅: 리로드>에서 악당 산티노의 오른팔 아레스로 나와 시종일관 강력한 카리스마로 인상을 남겼던 배우 루비 로즈가 주인공이다. 영화에서 카리스마를 더한 요소가 수어였다는 점을
[리뷰] 액션 히어로 루비 로즈의 카리스마 '도어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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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 영국 왕가는 사흘간 성탄을 축하하기 위해 저택에 모인다. 왕세자비 다이애나(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아무런 경호도 없이 홀로 운전하던 중 길을 잃는다. 항상 남들보다 조금 늦는 그는 이번에도 모두를 기다리게 만든 뒤 가까스로 도착한다. 무언의 압박에 시달리는 다이애나는 새로 영입된 그레고리 소령(티머시 스폴)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신경 쓰이고, 정갈하게 준비된 식사도 삼킬 수가 없다. 그나마 유일하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이는 드레서 매기(샐리 호킨스)뿐. 다이애나는 엄마의 연약함을 매만져주는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에게 의지한 채 고역스러운 휴가를 보낸다.
전기영화에 몰두해온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스펜서>는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관한 이야기다. 감각적인 장면과 다층적인 서사로 <재키>와 <네루다>를 근사하게 연출했던 그는 이번에는 다이애나의 연약한 내면을 침투하듯 살핀다. 대중적 아이콘으로서의 모습이나 불행한 죽음을 둘러싼 일화가 아
[리뷰]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관한 이야기 '스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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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을 앞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하나둘 바삐 떠나가는 주민들과 달리 오랜 기간 아파트 단지에 터를 잡고 살아온 ‘또 다른 주민’ 길고양이들은 여전히 그곳에 머무르고 있다. 고양이들을 두고 떠나가야 하는 이들의 걱정과 고양이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이들의 마음이 모여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 모임 ‘둔촌냥이’가 결성된다. 활동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들을 절충하고 조율하며 고양이들의 이주를 준비한다. 250여 마리의 고양이들을 옮기는 고단한 여정 속에서 이들은 개개인의 온정과 연민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현실의 벽을 마주한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사람들이 떠나간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들을 이주시키기 위한 활동가들의 노력과 고민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고양이를 부탁해>(2001), <말하는 건축가>(2011) 등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정재은 감독의 네 번째 장편다큐멘터리로, 정 감독은 둔촌주공
[리뷰] 길고양이 다큐멘터리 '고양이들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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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살의 시청 공무원 아카네(요시오카 리호)와 고등학생 아오이(와카 야마 시온) 자매에게 신노/신노스케(요시자와 료)는 중요한 인물이 다. 뮤지션인 신노는 고교 시절 아카네의 연인이었고, 아오이를 베이스 기타로 인도한 사람이다. 그러나 현재 신노는 그들 곁에 없다. 아카네와 같이 도쿄로 떠날 생각이었지만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아카네는 동생을 두고 고향을 떠날 수 없었다. 13년이 지난 어느 날 신당에서 기타 연습을 하던 아오이는 갑자기 나타난 고교 시절의 신노와 조우한다. 또 시청에서 주최하는 ‘음악의 날 고장’ 축제를 준비하던 아카네는 초대 가수로 섭외한 엔카 가수를 보조하는 백 밴드 멤버 가운데에서 현재의 신노스케를 발견한다.
영화에서, 과거에서 온 신노는 현재의 신노스케가 남긴 생령으로 묘사된다. 아카네를 두고 떠날 수밖에 없었던 신노스케의 미련과 아쉬움이 인간으로 형상화된 것이다. 생령의 본질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왜 현재의 아카네와 아오이, 그리고 신노스케 앞에 신노
[리뷰] 타임슬립과 평행우주 애니메이션 '하늘의 푸르름을 아는 사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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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성이 배우에게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면, 채정안에게도 그런 시간이 있었다. <무정>을 부르는 테크노 여전사에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전설적인 ‘구여친’으로 탈바꿈하고, 2000년대 트렌디 드라마에 ‘차도녀’라는 새 전형을 심기까지 채정안이라는 고유명사는 자주 아이콘으로만 풀이됐다. 그 매력은 지금도 여전해서 채정안은 이제 ‘채소’라 불리는 구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유튜브 채널 <채정안 TV>의 주인으로 뉴미디어 플랫폼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씨네21>이 배우 채정안을 다시 만나기까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티빙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이자 채정안의 첫 OTT 주연작인 <돼지의 왕>은 그런 의미에서 산뜻하다. 부스스한 중단발에 낡은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강력 범죄 현장에서 안광을 빛내는 형사 강진아(채정안)는 모로 보아도 처음 만나는 채정안임이 분명하다. 흥미로운 점은 그 모습이 파격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친근하
'돼지의 왕' 채정안, 준비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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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은 대체로 법과 제도권에서 벗어나 있다. <범죄도시>의 행동대장 양태에서 <악인전>의 연쇄살인마 K까지, 야생의 눈빛으로 작품에 뜨거운 온도를 더하던 그가 <돼지의 왕>에서 이전에 연기했던 인물들을 쫓는 정반대의 역할을 맡았다. 정종석은 뛰어난 실력으로 젊은 나이에 차기 광역수사대 팀장직을 예정할 만큼 유능한 형사다. 20년 동안 만난 적 없는 중학생 시절 친구 경민(김동욱)이 남긴 메시지를 보고 또 다른 살인을 막기 위해 분투하는 그에게도 사실 숨겨진 과거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던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많진 않았다”는 부담감도 물론 있었지만, 평소 생각이 많은 배우답게 정종석의 소우주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단다. 그에게 <돼지의 왕>은 “작품은 물론 배우라는 일 자체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현장이었지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드러나는 종석의 다면성은 김성규 본연의 에너지와 만나
'돼지의 왕' 김성규, 선택의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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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석아 오랜만이다. 나 황경민이야. 잘 지내지?’ ‘그때 그날, 기억나? 너도 함께해야지.’ 피로 새긴 듯한 붉은 글씨가 살인 현장을 찾은 형사와 경찰들을 맞는다. 경민(김동욱)이 말하는 ‘그날’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경민은 종석(김성규)이 자신과 함께하길 바라는 것일까.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은 20여년 전 발생한 학교 폭력의 잔해가 현재의 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들여다보는 추적 스릴러 드라마다. 배우 김동욱은 우연히 중학교 시절의 과거를 마주한 뒤로 연쇄살인을 벌이기 시작하는 황경민을 연기한다. “<돼지의 왕>은 지금까지의 출연작 중 피를 가장 많이 묻히고 나온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얼굴 한켠에 잔뜩 피를 묻힌 채 싸늘한 눈빛을 보내는 경민을 보며, 최근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너는 나의 봄>을 포함해 퇴마 스릴러 <손 the guest>에서도 보지 못한 김동욱의 새로운 얼굴을
'돼지의 왕' 김동욱, 몰입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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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돼지의 왕>이 오는 3월18일 첫 공개된다. <돼지의 왕>은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원작인 드라마로, 황경민(김동욱)이 살인 사건 현장에 남긴 의문의 메시지와 함께 추격의 서막을 알린다. ‘종석아 오랜만이다. 나 황경민이야. 잘 지내지?’라는 메시지와 함께 경민이 호출한 종석(김성규)은 중학교 시절 경민과 같은 반 친구로, 현재 베테랑 형사로 활약 중이다. 강진아 형사(채정안)는 종석과 함께 사건 현장을 예리하게 탐색하는 인물이다. 살인마와 형사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어떻게 그려질까. 작품이 공개되기 전 배우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과 함께 <돼지의 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돼지의 왕' 김동욱, 김성규, 채정안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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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영화의 배급 및 유통 과정의 순서와 기일을 규제하는 ‘미디어 크로놀로지’는 1982년 당시 극장 영화의 성역을 침범하기 시작한 비디오 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당시 문화부 장관 자크 랑이 시행한 법안이다. 그간 이 법안은 인터넷, 유료 채널, VOD 서비스의 등장으로 수차례 개정되었지만 프랑스는 장편영화의 경우 극장 개봉 후 36개월이 지나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비교적 엄격한 기준을 유지해왔다. 이 법안의 만기일을 15일 남짓 남긴 지난 1월24일, 문화부 장관 로즐린 바슐로는 영화, 텔레비전, 스트리밍 산업 대표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크로놀로지’를 체결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프랑스 방송 <카날플뤼스>는 개봉 6개월 후부터 장편영화를 방영할 수 있고, 넷플릭스는 15개월 후, 디즈니+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17개월 후, 여타 프랑스 텔레비전 채널은 22개월 이후부터 방영할 수 있다. 대신에 외국계 스트리밍 기업은 프랑스에서 달성한 매출의 20~
[파리] 새로운 미디어 크로놀로지 법안 합의에 엇갈리는 외국계 스트리밍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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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초등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13살 소년이 경찰에 자수한다. 그러나 촉법소년, 만 10살 이상~14살 미만으로 형벌을 받을 범법 행위를 한 형사미성년자는 형사처분 대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게 되어 있다. 대중의 분노가 끓어오른다. 소년범을 혐오해 소년부 판사를 택했다는 심은석(김혜수)이라면 ‘사이다’ 판결을 내려주지 않을까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엄중한 판결로 악명 높은 ‘심판’이 처분에 앞서 하는 일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다. 심은석의 활약으로 공범이자 진범이 드러난 뒤에도 정의 구현의 쾌감 같은 건 없다. “소년사건은 해도 해도 적응이 안돼. 늘 찝찝하지”라는 그의 말은 우리가 소년범죄를 바라볼 때 당연히 느껴야 할 감정에 관한 이야기처럼도 들린다. 전국의 판사 3300여명 중 소년부 판사는 20여명, 이들이 매년 만나는 소년범은 3만여명, 일주일에 80건, 한달이면 300건의 사건을 다루어야 한다. 판사는 물론 보호관찰관 수도 시설도 부족하다.
[홈시네마] 우리 마을의 책임에 관하여 '소년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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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상냥한 웃음소리 같고, 표지는 파스텔 톤의 명랑만화를 떠올리게 한다. 세계 여성의 날이었던 지난 3월8일 밤 11시, 윤가은 감독이 영화 대신 산문집 <호호호>를 들고 <씨네21> 트위터 스페이스에 입장했다. ‘나를 웃게 했던 것들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은 윤가은 감독이 마음을 다해 아껴온 보물들을 하나하나 쓰다듬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가 영화만큼 좋아한 드라마, 만화, 음식, 공간 그리고 사람들이 <호호호> 안에서 먼지를 털고 윤기를 낸다. 그는 그 대상들만큼이나 그 대상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있었다. “GV, 북 토크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무대를 내려오며 그는 말했다. “기자들의 목소리는 들리는데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겠어서 듣고 계신 분들의 프로필 사진을 계속 봤어요. 여러분의 반응을 상상하며 이야기했습니다.” 독자들도 그의 음성을 상상하며 우리가 나눈 애호의 기록을 읽어주길 바란다.
디스토피아로
[씨네21 트위터 스페이스] 산문집 '호호호' 출간한 윤가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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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 에러>로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3월7일 밤 11시, 왓챠 오리지널이자 BL(Boy’s Love) 드라마 <시맨틱 에러> 주연배우 박서함, 박재찬과 연출을 맡은 김수정 감독이 <씨네21> 트위터(@cine21_editor)가 연 ‘스페이스’에 참석해 이처럼 말했다. <시맨틱 에러>를 계기로 두 배우가 표지를 장식한 <씨네21> 1346호는 잡지가 발간되자마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물론 인터넷 서점 알라딘, YES24에서 전량 품절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스페이스 열기도 그에 못지않았다.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으로, <씨네21>은 2022년부터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매주 1~2회씩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영화와 시리즈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매주 목요일이 정기 방송일이며 실시간 대화가 끝난 후에는 다시 들을 수 있다. 늦은 밤임에도 최고
[씨네21 트위터 스페이스] '시맨틱 에러' 김수정 감독·배우 박서함, 박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