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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LA 지역의 현금 수송을 담당하는 한 민간 업체에서 신입 H(제이슨 스타뎀)가 일을 시작한다. 얼마 전 한 ‘캐시트럭’이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아 직원 둘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회사의 분위기는 뒤숭숭한 상태다. 그래서인지 기존 직원들은 H를 더욱 거칠게 대하지만 계속해서 무덤덤한 태도로 일관하는 H에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어느 날 H가 탄 차가 실제로 무장 강도의 습격을 받고, H가 놀라운 솜씨로 혼자서 상황을 정리해버리는 일이 벌어지면서 H의 ‘위장 취업’에 관한 사연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곧이어 영화는 5개월 전으로 시간을 돌리고, H가 영화의 원제(<Wrath of Man>)처럼 분노에 가득 찬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보여준다.
가이 리치 감독과 제이슨 스타뎀의 만남. 전세계 영화 팬들에게 <캐시트럭>에 대해 설명할 때 이 한마디 외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캐시트럭>은 최근작 <
[리뷰] '캐시트럭' 그가 분노에 가득 찬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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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예술가를 꿈꿨으나 평범한 직장인이 된 프레드릭(딜런 오브라이언)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출근길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어를 나열하는 낯선 남자를 마주한 뒤, 프레드릭은 그간 잊고 살았던 고등학생 시절의 첫사랑 신디(마이카 먼로)를 떠올린다. 신디의 흔적을 찾아 나선 그는 신디가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앞두고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신디가 사라지던 즈음 교내에 금지된 약 ‘머큐리’가 돌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낸 프레드릭은 그 약이 신디의 실종과 관련돼 있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옛 친구들을 만나며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볼수록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경계를 잃고 기이하게 뒤얽히며 프레드릭을 혼란에 빠뜨린다.
크리스토퍼 맥브라이드 감독의 <플래시백>은 과거, 현재, 미래를 초월하는 약 머큐리를 삼켰던 주인공 프레드릭이 조각난 기억을 그러모아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과정을 그려내는 스릴러영화다. 영화는 기억을 떠올리고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나갈수록 복
[리뷰] '플래시백' 시공간을 초월하는 약과 조각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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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의 어느 금요일, 스웨덴의 15살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 위기 관련 법안 마련을 촉구하며 의회 앞에서 ‘결석 시위’를 시작한다. 이같은 툰베리의 용기 있는 행동은 언론과 SNS 등을 통해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내며 700만명 이상이 동참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시위’로 확대된다. 국제적 명성을 얻은 툰베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 등을 만나 기후 위기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등 환경운동의 글로벌 아이콘이 된다.
나탄 그로스만 감독의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1년여간의 여정을 따라가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애초 감독은 1인 시위를 하는 툰베리를 알게 된 후 단편영화나 청소년 운동가들을 엮은 시리즈를 만들 생각으로 촬영을 시작했으나 툰베리의 시위가 스웨덴과 북유럽을 넘어 서유럽과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됐고, 이후 1년 동안의 역사적인 순간
[리뷰] '그레타 툰베리' 15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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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도에 따라 조금씩 다른 인상을 남기는 배우.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김도완의 얼굴은 웹드라마 <열일곱> <옐로우>와 같은 하이틴 로맨스물부터 <스타트업>과 같은 성장 드라마, 형사물 <걸캅스>, 그리고 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 어려운 다양한 역할을 본래 제 것인 듯 소화한다.
현재 방영 중인 tvN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김도완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재진을 연기한다. 재진을 “순하고 순박하며 순수한 사람”이라 말하는 김도완은 “드라마 속 주요 등장인물 4명 중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선한 재진을 어떻게 연기하면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밝은 성격의 인물이다 보니 촬영 현장에서 항상 텐션을 유지하려 노력했고, 그래서 “카메라 앞에 서기 전에 일부러 차 안에서 신나는 음악을 듣고, 스탭이나 동료 배우들과 장난치면서 역할에 집중했다”고.
어릴 때 콤플렉스였
남친짤 생성기부터 MBTI까지, <간 떨어지는 동거> 김도완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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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피아노 연주곡이 흐르고, 어머니의 양수 속에 자리한 것처럼 보이는 태아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이윽고 한밤중에 깬 세현이 가쁜숨을 몰아쉬는데, 아이는 그녀에게 낯선 꿈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꿈을 꿨어. 양평에서 자기 어머니가 날 간병해주셨는데 차 사고가 나서 내가 의식이 없었나봐. 근데 나 임신 중이었어.” 세현은 연인에게 간밤의 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미래의 시어머니, 석달 전 있었던 차 사고, 임신, 세 가지 키워드는 세현의 불안을 자극하는 존재들이다.
짧은 머리에 다부진 몸을 한 세현은 클라이밍 선수다. 세현은 세계대회 출전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급기야 평행세계 속 자신과 연결된다. 매개는 차 사고로 깨진 줄 알았던 휴대전화. 버려진 줄 알았던 휴대전화가 서랍 속에서 울리자 세현이 놀라며 전화를 받는다. 가뿐한 몸으로 운동에 매진 중인 자신과 달리 평행세계 속 자신은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자신을 찾아오지 않는 연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
3D애니메이션
[리뷰] '클라이밍' 임신한 여성이 느끼는 불안을 증폭시킨 공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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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도착한 묵직한 10대 성장담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젊은 감독들이 만들어가는 동시대 중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엿보기 좋은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중국판 <러브레터>에 등장했던 중국영화계의 루키 등은희가 주연을 맡았다. 14살 생일을 앞둔 소녀 자허(등은희)의 삶은 3년 전 자허의 엄마가 살해당한 후 엉망이 돼버렸다. 레슬링 선수였던 자허의 아빠는 생계를 위해 배달과 도축업에 뛰어들면서 밤마다 술을 찾고, 동급생들은 “악취가 난다”며 자허를 따돌린다.
어느 여름날, 엄마를 죽인 소년범 유레이(이감)가 조기 석방된 사실을 알게 된 자허는 의도적으로 그에게 접근하면서 사적 복수의 기회를 엿본다. 증오와 복수심에 압도당한 소녀가 뜻밖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해방감을 얻기까지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사춘기 소녀의 내면이 고통스럽게 재편되는 과정을 유려한 시선으로 스케치해나간다.
청소년 범죄 사건을 중심에 두고 미성년의 치열한
[리뷰]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중국에서 도착한 묵직한 10대 성장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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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시리즈가 12년 만에 부활했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여고괴담>은 2009년 <여고괴담5: 동반자살>을 마지막으로 10년이 넘게 잠들어 있었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는 다시금 학교를 아픔, 슬픔, 공포가 산재하는 공간으로 불러낸다.
고교 시절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은희(김서형)는 자신의 모교인 광주 새빛여고에 교감으로 부임한다. 아이들의 상담교사가 되길 자처하는 따뜻하고 적극적인 은희의 시선에 유독 하영(김현수)이라는 학생이 들어온다. 하영은 ‘고스트 스폿’이라 불리는 학교의 버려진 창고에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 교감 은희 역시 과거에는 화장실로 쓰였으나 현재는 방치된 이 공간에서 귀신을 본다.
한편 은희는 하영이 방황하는 이유를 알게 되고 교내 성폭행 문제를 해결하려 나선다. 하지만 “시끄럽게 문제 삼지 말라”는 교장의 입장 앞에 무력함을 느낀다. 그사이 은희의 환영과 환청은 심해져가고, 잃어버렸던
[리뷰]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12년 만에 부활한 <여고괴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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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아침 시간, 발신 제한으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이 전화 한 통으로 출근 중이던 PB 센터장 성규(조우진)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발신제한>은 의문의 전화 한 통으로 인해 평범한 한 가족이 예측 불허의 상황에 놓이는 과정을 그린 도심 추격 스릴러다. <마녀> <안시성> <명량> <설국열차> 등에 참여한 베테랑 편집감독 출신인 김창주 감독의 데뷔작으로, 배우 조우진이 생애 첫 단독 주연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한 손으로 휴대폰을 붙잡은 채 부산의 도심 속을 운전해야 하는 카 체이싱 원맨 액션에 도전했다. 그동안 <내부자들> <국가부도의 날> 등에서 선보인 냉철한 모습과 달리, 조우진은 차에 갇힌 채 공포 섞인 폭주를 이어간다.
“왜 저인가요?” 조우진이 캐스팅의 이유를 묻자 김창주 감독은 “짙은 농도의, 때로는 적확한 밀도를 지닌 감정과 연기를 보여줘야 해서” 찾아왔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조우진
조우진이 말하는 생애 첫 단독 주연작, ‘발신제한’은 어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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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록적인 장마와 함께 시작된 끈적한 여름의 기운이 올해도 이어지나 싶다. 코로나19 여파까지 더해진 올여름의 시작 앞에 10여년이 훌쩍 지난 영화 <그해 여름>의 현장 사진 한장이 시원하게 들어왔다. 그 뜨거웠던 여름이 한창인 현장엔 시원한 빗줄기와 수박 그리고 더 시원한 이병헌과 수애의 미소가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날숨 한번 시원하게 뱉을 수 있게 코로나19와 더위가 손잡고 지나가기를 바라본다
[ARCHIVE] 여름날의 추억 '그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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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더카머는 근대 초기 유럽의 지배층과 학자들이 자신의 저택에 온갖 진귀한 사물들을 수집하여 진열한 실내 공간을 지칭한다.” 분더카머는 16세기부터 18세기 중엽까지 성행했는데, 먼 거리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멀리 있는 사람과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는 통신기술이 발전하기 전이었으므로, 분더카머는 필연적으로 이미지의 방이 될 수밖에 없었다. 낯선 나라의 글씨 역시 이미지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맥시멀리즘의 원칙을 따라 (거의) 빈 공간 없이 들어서 있다. 범주를 나누고 분류한 듯 보이지만 ‘야릇한 무계통의 혼돈’이 가득하다. “사실 모든 것이 잡동사니다.”
윤경희의 책 <분더카머>는 놀랍게도, 저 설명대로 낯설고도 복잡한 책으로, 사물과 이미지, 텍스트를 포괄해 사유하는 자가 얻을 수 있는 경이의 감각을 선물한다. 글에 매혹된 이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집과 분류의 열망이 책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 <분더카머>다. 해석은 번쩍이며 지나
<분더카머> 호기심의 시간, 머릿속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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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이하 베를린영화제) 서머 스페셜이 6월 9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 영화 관계자, 기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만 열렸지만, 이번엔 레드 카펫을 비롯해 참가 영화팀, 일반 관객을 위한 행사가 오프라인으로 마련된다. 한편 이번 여름판 베를린영화제가 성사되기까지 조마조마한 날들이 이어졌다. 당시 독일 내 하루 확진자 수가 1만명을 육박해 식료품점을 제외한 식당, 카페, 상점이 문을 닫고 야간 외출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오랜 기간 엄격한 봉쇄의 효과였는지 다행히 5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감소해 5월 말엔 봉쇄가 풀렸다. 하지만 베를린영화제는 영화관 대신 야외 상영을 택했다. 상영 장소도 16군데로, 베를린 전 지역에 걸쳐 여기저기 떨어뜨려놓았다. 영화도 기존엔 400편이 넘었지만 이번엔 126편만 상영한다. 30만장에 달했던 티켓도 6만장으로 줄였다. 또 영화를 보려면 코로나 테스트 음성 확인증이
[베를린] 여름밤 유적지에서 즐기는 베를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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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단맛 같은 영화제가 돌아온다.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이하 평창영화제)가 6월 17일부터 22일까지 엿새간 강원도 평창군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인 안재훈 감독의 장편애니메이션 <무녀도>를 시작으로 26개국 78편의 영화가 대관령 횡계리와 알펜시아 일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완판된 <2×9 이옥섭 구교환 스페셜북>처럼 올해는 안재훈 감독을 주인공으로 한 스페셜북 <연필로 명상하기-애니메이션 by 안재훈>이 발행되며, 전시 공간 포테이토클럽하우스에서는 ‘연필로 명상하기 안재훈 감독전’도 열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선수들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공간이었던 올림픽메달플라자, 서늘한 감자창고였던 감자창고 시네마, 기암괴석을 테마로 한 평창바위공원 등이 평창영화제만을 위한 상영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1회 때부터 영화제를 이끌어온 김형석 프로그래머와 최은영 프로그래머를 만나 평창영화제의 이모저모에 대해 물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김형석, 최은영 프로그래머 “영화제는 에디팅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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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밀수>가 크랭크인 했다. <베테랑> <군함도>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올여름 신작 <모가디슈>의 개봉을 확정한 뒤, 곧바로 <밀수> 촬영 작업에 착수했다. <밀수>는 1970년대 한 바닷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두 여주인공이 밀수를 벌이는 상황을 그린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김종수 등의 캐스팅 소식만으로 촬영 전부터 크게 주목받은 작품이다.
<밀수>는 그간 한국 상업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여성 배우의 투톱 영화란 점, <국가부도의 날> <내가 죽던 날>의 김혜수, <완벽한 타인> <시동>,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염정아가 이끄는 범죄 활극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안시성> <더 킹>의 배우 조인성은 <모가디슈>에 연이어 류승완 감독 작
김혜수x염정아의 범죄 활극, <밀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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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땐뽀걸즈>
왓챠
“팬이 있냐, 프로팀이 있냐?” 해강은 배드민턴 같은 걸 누가 알아주냐며 쏘아붙인다. 하지만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세계가 있다.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 <땐뽀걸즈>는 조선업이 쇠락해가는 도시 거제에서 댄스스포츠에 빠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어른도감>
티빙
해남제일여중 배드민턴부 에이스, 자타공인 전국 ‘1짱’ 한세윤(이재인)을 겁나게 응원하게 되었다면 이 차돌처럼 야무진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놓치지 말자. 열네살 경언(이재인)이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처음 만난 삼촌 재민(엄태구)과 부녀지간으로 가장해 어설픈 사기극을 벌이는 가족 코미디다.
<이 구역의 미친 X>
감독 이태곤 / 카카오TV, 넷플릭스
한때 형사였지만 어떤 사건을 계기로 분노조절장애를 얻은 휘오(정우)와 남자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낙인에 심한 폭력까지 당하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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