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개의 단락으로 구성된 홍상수의 <인트로덕션>에서 가장 짧은 분량을 차지하는 1부에는 유독 ‘기다림’을 가리키는 대사와 상황이 자주 나온다. 첫 장면에 책상에 앉아 기도하는 영호 아버지(김영호)의 모습을 시작으로, 아버지가 불러 한의원을 찾은 영호(신석호)는 동행한 여자친구 주원(박미소)에게 밖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한다. 한의원 안에서 영호는 오랜만에 재회한 간호사 누나(예지원)와 진료 중인 아버지에게 번갈아 가며 기다리라는 말을 듣는다. 그보다 더 안쪽의 진료실에선 먼저 치료를 받던 여자 손님과 이곳에 예기치 않게 방문한 연극배우(기주봉)가 커튼으로 가려진 침대에 누워 영호의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러는 동안 아버지는 계단을 올라와 다시 책상에 앉으며 영화의 첫 장면에서 보인 자세를 되풀이한다. 영화는 바깥에서 안으로, 문밖에서 진료실 내부로, 다시 그 안의 작은 침대로 영화는 크기를 좁혀가며 인물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붙잡아둔다. 하나의 공간 너머에 작은 공간이 있다.
'인트로덕션'의 수많은 기다림이 의미하는 것
-
<수절>
제작 화천공사 / 감독 하길종 / 상영시간 93분 / 제작연도 1973년
하길종은 영화 세계에 대한 평가를 떠나 197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임에 분명하다. 1972년 <화분>으로 충무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유신 정권의 혹독한 검열을 몸소 겪었고 1979년 <병태와 영자>를 유작으로 남긴 채 38살에 요절했다. 그는 1970년대에 모두 7편의 상업영화를 연출했지만 결국 이 시기를 버텨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그의 상업영화 필모그래피는 유신체제 기간과 겹친다.
196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UCLA 대학원 영화과에서 공부하며 뉴 할리우드의 세례를 받았던 하길종은 1970년 7년간의 유학 생활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과 동시에 바로 영화계에 데뷔할 수 있으리라 자신에 차 있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대학 때 친구 김지하와 같이 개발했던 시나리오 <태인전쟁>을 첫 장편영화 연출작으로 모색했지만 뜻대로 되지
[정종화의 충무로 클래식] 유신의 심장을 베다
-
고양이들이 저녁에 눕는 자리를 옮겼다. 얼마 전까지 담요를 씌운 작은 의자를 쓰던 첫째는 캣타워 높은 곳, 에어컨 바람이 잘 드는 칸에 누웠다. 지난달까지 폭신폭신한 해먹에 몸을 말고 자던 둘째는 이제 베란다 타일 위에 철퍼덕 누워 머리만 집 안으로 내밀고 있다. 장판보다는 타일이 시원할 터다.
고양이들과 함께 산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2013년 가리봉동에서 태어난 첫째, 커크는 어느새 여덟살이다. 사람이라면 지천명일 나이다. 원래도 똑똑했는데, 요즘은 정말로 세상사를 좀 아는 표정을 짓곤 한다. 2017년 연남동에서 태어난 둘째, 스팍도 어느새 네살이다. 고양이가 네살이면 어느 모로 보아도 다 자란 나이인 데다 몸집도 크지만 하는 행동은 아직 새끼 고양이 같다. 아침마다 오빠(동거인)의 뱃살에 열심히 꾹꾹이를 하고, 사료통 여는 소리에 겅중겅중 뛰어온다.
커크를 처음 데려왔을 때, 나와 동거인은 이 암컷 고양이의 언니와 오빠가 되기로 했다. 인간을 동물의 엄마, 아빠
[정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사랑해, 우리랑 살아줘서 고마워”
-
“난 독립하고 제일 먼저 비스포크를 샀다.” 세상을 향해 첫걸음을 뗀 해양정화활동가 소미(김향기)가 이사 중에 어린 가리비와 우연히 조우하게 되고, 삶의 중요한 변화의 순간마다 함께하게 된다는 귀엽고 독창적인 이야기를 지닌 단편영화 <너를 위해 문을 열어놓을게>는 <메기>의 이옥섭 감독이 삼성 비스포크와 협업해 만든 영화다.
삼성코리아 유튜브 채널(https://youtu.be/8h8cBaJOJbU)에서 만나볼 수 있는 5분여의 짧은 영화 속에는 길 잃은 가리비를 바다로 보내주려던 소미가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를 보고 당황한 나머지 집으로 데리고 와 비스포크 냉장고에 집을 마련해주면서 벌어지는 소미와 가리비의 기묘한 동거가 담겨 있다. 두 캐릭터가 삶의 중요한 변곡점을 지날 때마다 좌충우돌 변화를 겪으며 성장하는 과정이 압축적으로 묘사되며, 다양한 변주가 가능한 비스포크 냉장고의 특징도 감각적으로 묘사된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다양한 모듈 추가와 컬러 교
비스포크 썸머 무비 '너를 위해 문을 열어놓을게'의 이옥섭 감독을 만나다
-
-
유월의 이른 더위 속에 약속 시간에 맞춰 배우 혼자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땀을 훔치며 늦지 않으려고 뛰어왔다는 강길우는 평소에도 입는 듯한 셔츠에 운동화, 뿔테 안경을 쓴 채로 분장 없는 민낯을 드러냈다. <식물카페, 온정>에서 식물들로 가득찬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오고가는 손님들의 일상다반사를 묵묵히 들어주는 남자 현재(강길우)가 셔터만 급히 내리고 달려온 모양새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한때 종군 사진기자였던 캐릭터가 갖고 있던 몸의 흉터들이 깨끗이 지워진 대신, 그 자리에 ‘자연스러운 연기’의 의미를 짚어나가는 배우 강길우의 세심함과 조심성이 자리 잡았다. 강길우는 올해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극장가에서 독립영화계의 준비된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말 먼 곳> <더스트맨> <식물카페, 온정>이 3개월 새 차례로 개봉한 덕분이다. 박근영 감독의 <한강에게>(2018)로 첫 장편 데뷔를 마친 뒤 2년여 동안 눈
배우 강길우…"느긋한 열정"
-
“이번 여름이 극장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하하필름스 이하영 대표) 백신 1차 접종 1300만명 달성에 성공하며 일상 회복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시기,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연이어 여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침체됐던 극장가 분위기 반전에 도전하고 있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크루엘라> 등 외화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7월 7일 개봉하는 <블랙 위도우>가 숨통을 트여준다면, 그 뒤에 이어지는 라인업이 추석까지 화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나홍진 감독이 제작하고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하는 한국‧태국 합작 영화 <랑종>은 7월 14일 개봉을 잠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7월 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기자들에게 영화가 처음 공개된 후 7월 8일부터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돼 관객을 먼저 만난다. 조수빈 쇼박스 홍보팀장은 “시기적으로는 약간 더울 때 공포 장르 영화가 개
'모가디슈'와 '랑종'은 극장을 살릴 수 있을까
-
한껏 치켜세운 파마머리에 선글라스와 붉은색 피케 티셔츠. 어리둥절해하는 친구 하늘(이홍내) 앞에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나타난 봉식은 덥다며 슈퍼의 아이스크림 판매대에 머리를 쑥 집어넣는다. 엉뚱한 매력을 지닌 봉식에게 하이 텐션으로 끝없이 말을 쏟아내야 하는 BJ는 의심할 여지없이 천직이다. “하지만 그렇게 밝은 면이 내면의 아픔을 감추기 위함이란 걸 알게 되면서 봉식에게 더 마음이 갔다.”
봉식을 연기한 정휘는 2013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베어 더 뮤지컬>, 연극 <에쿠우스> 등에 출연했다. 무대에서의 모습이 더 익숙한 그에게 <메이드 인 루프탑>은 “운명처럼 찾아온” 첫 장편 주연작이다. 평소 가명이냐는 오해를 많이 받지만 자신은 ‘진짜 휘’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정휘는 시종 유쾌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매 순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변을 내놓았지만, 그 속에 녹아든 고
'메이드 인 루프탑' 정휘, 하이 텐션 극과 극
-
“나름의 귀여운 매력이 있다.” <메이드 인 루프탑>의 하늘과 자신의 공통점을 꼽으며 이홍내가 씩 웃는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악역 지청신을 맡았을 때와 달리, 어깨에 힘을 빼고 대화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전과 다른 여유가 느껴진다. 배우 이홍내가 연기한 하늘은 남자 친구 정민(강정우)에 대한 애정을 투명하게 드러낸다. 특유의 사랑스러움 외에도 취준생으로서 불안정한 현실을 버티는 하늘을 보며 이홍내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경찰, 보디가드, 근위대 부대장 등 강렬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이홍내는 자신에게서 하늘이 잘 연상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용기 내 김조광수 감독을 찾아갔다. 김조광수 감독은 그에게서 하늘과 같은 “소년미”를 발견했고, 이홍내의 바람대로 <메이드 인 루프탑>은 그의 첫 주연작이 되었다.
-올해 초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어릴 때 보던 잡지에 내가 나온다니”라며 감격했는데, 반년 만에 표지를 찍게 됐다.
'메이드 인 루프탑' 이홍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
“어, 이거 의상이 완전 (김조광수) 감독님 스타일인데?” 하와이안 셔츠를 나란히 입고 촬영장에 나타난 이홍내, 정휘 배우가 서로를 보며 웃는다.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다가도 중간중간 농담을 건네며 장난치는 모습이 영락없는 하늘과 봉식이다.
<메이드 인 루프탑>은 김조광수 감독의 8년 만의 신작으로, 하늘(이홍내)이 친구 봉식(정휘)의 옥탑방에서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퀴어 로맨스다. 영화는 하늘을 통해 이별한 연인의 깊은 감정을, 봉식을 통해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설렘을 그린다. 성소수자로서 마주한 고민들뿐만 아니라 취준생 하늘과 BJ로 활동하는 봉식의 개인적인 삶까지 면밀히 들여다본 작품이다.
“지는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촬영하다 말고 다같이 옥탑방에서 하늘을 바라보곤 했다. 확실히 옥탑방엔 감독님이 말씀하신 낭만이 있는 것 같다.”(정휘) 옥탑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들의 이야기엔 과연 어떤 낭만이 담겨 있을까. 이홍내, 정휘 배우와 함께 &l
'메이드 인 루프탑' 이홍내,정휘…Summer Romance
-
소가 무네미츠(니시다 도시유키)는 중국의 한 왕조 후기부터 삼국시대까지를 주로 연구하는 역사학자다. 그는 <삼국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위촉오 중 촉나라의 유비(오이즈미 요)가 이 이야기의 중심 인물이다. 성인군자라 알려진 유비는 실상 매사에 뺀질거리기 일쑤다. 장비(다카하시 쓰토무)와 관우(하시모토 사토시)는 유비를 억지로 데리고 도원결의를 맺는다. 그것도 벚나무 아래서 말이다. 이 3명의 의형제는 조조군과 연합하여 동탁을 무찌르려고 한다. 유비는 절세미인을 섭외하여 동탁을 유혹하자고 제안한다.
<신해석 삼국지>는 삼국지를 B급 감성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코미디영화다. 영화의 재미는 인물들의 티키타카다. 등장인물 사이에 진중한 대화가 오가며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음악이 흐른다. 이렇게 뜸을 들인 후, 맥이 빠지는 말 한마디로 웃음을 만들어낸다. 일본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법한 이 패턴은 TV 작가로도 일했던 감독 후쿠다
[리뷰] '신해석 삼국지' 삼국지를 B급 감성으로 재해석한 코미디 영화
-
이탈리아 리비에라의 해변 마을. 마을 사람들 사이엔 인근에 바다괴물이 산다는 전설이 떠돈다. 실제로 바다에는 루카(제이콥 트렘블레이)를 비롯한 바다괴물 가족들이 산다. 루카의 부모는 “호기심 많은 물고기는 육지괴물에 잡힌다”라며 루카에게 바다 밖을 경계하라 이르지만, 루카는 기어이 바다 밖 세상으로 향한다. 루카는 육지에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지만 물에 닿으면 바다괴물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바다괴물 친구이자 육지 생활 선배인 알베르토(잭 딜런 그레이저)는 루카에게 두 다리로 걷는 법부터 자유와 일탈의 짜릿함까지 맛보게 한다. 급기야 인간 마을로 들어간 둘은 줄리아(엠마 버만)와 친구가 돼 함께 수영, 사이클, 파스타 빨리 먹기 3종 대회에 참가한다. 수영이 특기지만 정체가 탄로날 수 있어 사이클과 파스타 빨리 먹는 법을 연마하는 루카와 알베르토는 우승 상금으로 스쿠터 베스파를 사서 자유롭게 멀리 떠날 꿈을 꾼다.
디즈니·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루카>는 <소
[리뷰] '루카' 인간 마을로 들어간 바다괴물, 루카
-
세계적인 지휘자 에두아르트(페터 지모니셰크)는 평화 콘서트를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연주자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를 창단한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연주자들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오랫동안 이어져온 분쟁으로 인한 긴장과 갈등은 쉬이 해소되지 못한다. 오케스트라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에두아르트는 연주가들이 서로에 대한 편견과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 응어리진 마음을 풀고 조금씩 화합되어가던 오케스트라는 공연을 앞두고 일어난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혼란에 빠진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감독 드로 자하비의 <크레센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음악가들이 갈등과 반목을 이겨내고 화합의 선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영화다. 유대인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팔레스타인 출신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젊은 연주가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던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
[리뷰] '크레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음악가들이 만들어내는 화합의 선율
-
작은 공간에 식물, 차, 그리고 대화만이 조용히 머문다. <식물카페, 온정>은 식물이 있는 공간과 인물들의 대화라는 최소한의 요건만 고집하며 방황하는 청춘들의 에피소드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영화다. 종군 사진기자였던 주인공 현재(강길우)는 파키스탄 전쟁의 트라우마로 카메라를 내려놓은 아픔이 있다. 그는 할아버지의 수목원에 대한 유년기의 기억을 떠올리며 식물들로부터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영화는 식물카페를 차린 현재에게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손님들이 반려 식물을 들고 찾아오면서 생기는 만남과 사소한 대화들을 느린 호흡으로 쌓아나간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공무원 시험을 포기한 여자,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젊은 커플, 출산을 앞두고 퇴사한 임신부가 차례로 나타나 방백하듯 비밀을 발설하는데, 현재는 침착한 경청의 태도로 진심을 전한다. 대구 로컬 시네마의 뿌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최창환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로, <내가 사는 세상> <파도를 걷는 소
[리뷰] '식물카페, 온정' 슬로시네마의 치유적인 매력
-
“똑같지 뭐…. 학교 갔다 집에 오고 밥 먹고….” 한달 만에 집에 돌아온 아빠가 딸에게 안부를 묻자 초등학생인 수민(문승아)은 이렇게 대답한다. 노인처럼 단념한 얼굴로 한숨 쉬는 어린 딸은 별거를 준비하는 부모의 영향 아래에서 근심 중이다. <흩어진 밤>은 수민과 진호(최준우) 남매가 가정의 와해 속에서 겪는 성장의 첫 관문을 담고 있다.
서사의 쟁점은 흩어져야 하는 부모와 자녀 두명이 서로 어떻게 짝을 지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눈앞의 일상다반사로 무거운 눈꺼풀을 끔뻑이는 어른들이 두 남매에게 무심히 선택권을 쥐어준 사이, 홀로 감정을 추스르며 집 바깥을 떠도는 아이들의 세계가 표표히 아로새겨진다.
영화는 구성원 중 최연소자인 ‘수민의 선택’을 중심으로 남매의 방황을 좇으면서도 이혼 가정의 현실을 과장하거나 비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가족 해체의 풍경은 한국 독립영화가 자주 그려온 익숙한 세계지만, 상처받은 유년 시절을 바라보는 연출자의 태도에서 침착함과 자연
[리뷰] '흩어진 밤' 가정의 와해 속에서 겪는 남매의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