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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를 연출한 이미영 감독은 제작자로 오래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만든 고 이춘연 대표의 영화사 씨네2000에 오래 몸담으면서 <여고괴담> 1편과 4편에 참여했고 <거북이 달린다>까지 제작한 뒤 독립해 영화사 거미를 차렸다. 이후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를 제작했고,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로 감독 데뷔했다.
<여고괴담> 3편이 개봉할 땐 출산으로 병원에 있었는데, 영화가 개봉하는 날 아이도 태어났다. 마치 <여고괴담> 시리즈가 이미영 감독의 어깨에 유령처럼 들러붙어 있는 느낌이 든다고 하자 그는 “하필 저의 데뷔작이 이춘연 사장님의 유작이 됐으니 더욱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이미영 감독은 지난 5월 세상을 뜬 이춘연 대표의 얘기를 자주 꺼냈다. “<여고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이미영 감독…김서형 배우와의 운명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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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 넘게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여고괴담>. 5편이 개봉하고 12년 만에 나온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가 6월 17일 개봉했다. 6편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은희(김서형)가 교감 선생님이 되어 모교로 돌아와, 학교에서 겉도는 학생 하영(김현수)을 만나 소녀의 아픔을 보듬고 자신의 과거와도 대면하는 이야기다.
<여고괴담>의 제작사 씨네2000에서 일하며 1편과 4편에 참여한 이미영 제작자가 이번엔 감독이 되어 6편을 연출했다. 이미영 감독을 만나 오랜만에 만들어진 6편과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추억을 두루 들었다. 이전 시리즈를 빠르게 복기할 수 있도록 1편부터 5편까지의 내용도 정리했다.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 슬픈 공포의 역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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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영화 상영을 앞둔 스크린 하단에 진한 고딕체의 문구가 박혔다.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영화 <그레타 툰베리> 언론배급 시사회 현장에서였다. 주인공 이름 뒤에 과감한 동사를 붙이고 등장한 이들은 한국의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활동가들. 연설이 시작되자 툰베리와 더불어 환경 운동에 목소리를 보태겠다는 뜻인 줄 알았던 문장이 품은 다른 맥락이 전해졌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한명의 아이콘이 아닌 정부, 나아가 정치권 전체의 노력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유엔 산하 정부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권고하는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7년 배출량 대비 70% 이상 감축할 것 등이 그들이 국가에 원하는 바이다. 2022년 대통령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의 줌터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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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영화 상영을 앞둔 스크린 하단에 진한 고딕체의 문구가 박혔다.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영화 <그레타 툰베리> 언론배급 시사회 현장에서였다. 주인공 이름 뒤에 과감한 동사를 붙이고 등장한 이들은 한국의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활동가들. 연설이 시작되자 툰베리와 더불어 환경 운동에 목소리를 보태겠다는 뜻인 줄 알았던 문장이 품은 다른 맥락이 전해졌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한명의 아이콘이 아닌 정부, 나아가 정치권 전체의 노력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유엔 산하 정부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권고하는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7년 배출량 대비 70% 이상 감축할 것 등이 그들이 국가에 원하는 바이다. 2022년 대통령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의 줌터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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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백설공주> 실사 영화에 레이첼 지글러가 캐스팅됐다. <데드라인>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샤잠! 2>에 출연하는 레이첼 지글러가 <백설공주>의 주인공을 연기한다. 마크 웹이 감독을 맡고, 마크 플랫이 제작하며 2022년 프로덕션이 시작될 예정이다. 또한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디어 에번 핸슨>의 벤자민 파섹과 저스틴 폴이 <백설공주>의 신곡을 작곡한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마크 웹 감독은 "레이첼의 뛰어난 보컬 능력은 그의 재능의 시작에 불과하다. 그의 힘, 지성, 낙관주의는 이 고전 디즈니 동화에서 기쁨을 재발견하는데 필수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레이첼 지글러의 오디션 그리고 오는 12월 개봉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초반 푸티지 영상이 이번 캐스팅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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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백설공주’ 실사 영화에 배우 레이첼 지글러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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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아신전>의 2차 티저 예고편이 공개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티저 예고편과 포스터보다 본편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에 그간 미궁에 쌓여있던 <킹덤: 아신전>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추측이 가능해졌다. 예고편을 보고 유추할 수 있는 여섯 가지 정보를 정리해 보았다.
1. 타임라인 상으로 <킹덤> 시즌1보다 먼저다.
<킹덤: 아신전>의 시대 배경은 조선 중기 정유재란 즈음에 가깝지만, 가상의 시대이기에 실제 역사 기록과 정확히 매치되진 않는다. <킹덤> 시즌1과 시즌2가 세자가 동래로 내려갔다가 문경새재,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였다면 <킹덤: 아신전>은 만포인근 폐사군 지역, 즉 압록강 일대를 무대로 한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가 차가운 성질을 가진 풀이다 보니 폐사군, 개마고원 등 조선의 북방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며 이 배경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2. 생사초의 기원을
‘킹덤: 아신전’ 예고편을 보면 알 수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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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미지에 처음으로 매혹된 순간을 기억한다. 1995년, 한국에 처음으로 패션잡지 <보그 코리아>와 <하퍼스 바자 코리아>가 창간되었고, 당시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으며, 그 광고는 디올의 향수 돌체 비타였다. 광고 속에는 한 여성이 있다. 짧은 곱슬머리의 그는 고개를 까딱 기울이고 부드러운 웃음을 지으며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두손에 긴 진주 목걸이가 있었다. 목에는 이미 화려한 목걸이가 걸려 있는데 말이다.
그 모습이 마치 ‘나는 지금 멋지고 행복하지만, 더 많은 행복을 움켜쥘 거야. 그리고 그 행복은 작고 소중한 것이 아닌, 크고 넘쳐나는 행복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사진은 흑백이었지만 디올의 로고와 향수병은 선명한 노랑이었다. 동그란 향수병은 완벽한 행복과 환희를 상징하는 것 같았고 그 안의 황금빛 액체는 날 어딘가로 데려가줄 것 같았다. 잡지에는 샘플 향수가 붙어 있었다. 처음으로 맡아보는 고급 향수의 냄새였다. 외국이다. 파
[오지은의 마음이 하는 일] 소비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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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SF영화에 화려한 CG가 필수라는 인식이 생겨버린 것 같다. 아마도 1990년대 초에 개봉한 <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과 <쥬라기 공원>이 그 인식의 시작이 아니었을까. 이러한 흐름은 점점 가속되어 1999년 <매트릭스>에서 그 정점에 달한 듯싶다. 그 흐름을 이어받은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새로운 세기의 문을 CG로 활짝 열었고. 아날로그 특수효과의 전설인 <스타워즈>를 어설픈 CG 범벅으로 덧칠해버린 스페셜 에디션도 그런 흐름을 증거하는 좋은 예시다. 2000년대 이후로 이제 블록버스터 SF와 CG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화려한 CG로 채워진 대예산 영화들을 볼 때면 한계를 모르는 아름다움에 감탄하다가도 가끔은 아쉬워진다. 실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한 그래픽 효과를 구현하는 게 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중요해진 거지? 한때 우리는 누가 봐도 손으로 그린 배경 그림과 인위적인 티가 팍팍 나는 소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날것 같은 특수효과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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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을 1세대부터 4세대까지 구분하는 것처럼, ‘연기돌’도 어느덧 계보를 정리할 수 있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뉴페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임시완, 배수지, 도경수 등의 뒤를 이어 청년기 특유의 매력으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다양성을 책임질 든든한 유망주가 됐다. 특히 <연애혁명>의 박지훈, <경이로운 소문>의 김세정, <악마판사>의 진영, <첫사랑은 처음이라서>의 정채연,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로운, <이태원 클라쓰>의 권나라, <인생은 아름다워>의 옹성우를 꼽아보는 것은 이들이 ‘아이돌 출신’이란 조건을 지워도 신인 배우로서 분명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함께 작업했던 관계자들에게 차세대 ‘연기돌’ 7인이 가진 경쟁력을 물었다.
박지훈
누구?: 윙크 하나로 팬덤이 생긴 <프로듀스 101 시즌2> ‘윙긩’. 한동안 배우들이 영화 홍
박지훈부터 옹성우까지, ‘연기돌’ 7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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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감독은 단편에서부터 반짝반짝 빛난다. 20년간의 한국 단편영화 궤적을 총망라한 이번 미쟝센단편영화제에는 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비교하거나 혹은 고유의 인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재기 넘치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은 한때 웃음기 없는 단편을 만들었다.
<감상과 이해, 청산별곡>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선생님과 계속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학생의 대화를 담다가 막판에 서늘한 반전을 제시하는 사회 드라마다. <살아남은 아이>의 신동석 감독이 연출했던 단편 역시 장편과 소재가 사뭇 다르다.
<가희와 BH>의 BH는 고시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며 최근 헤어진 여자 친구를 찾아서 몇년 전에 줬던 물건을 돌려달라고 다짜고짜 신경질을 내고 집 안 곳곳을 헤집는다. <한공주> <우상>의 이수진 감독은 ‘웃픈’ 블랙코미디를 만든 적이 있다.
<적의 사과>는 노동자(간호조무사였음이 밝혀
'단편영화가 발굴한 감독들' 될성부른 감독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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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창작자들의 개성과 의욕이 집약된 단편영화는 그만큼 배우에 대해서도 많은 실험을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단편영화만큼 새로운 배우의 재능을 발견하는 데 탁월한 매체가 없다.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임필성 감독의 <모빌>에서 “비누 냄새 풍기며” 섬뜩한 짓을 저지르는 독보적 캐릭터를 보여줬던 신인 시절 박해일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한예리는 이번에 <기린과 아프리카> <백년해로외전> <달세계 여행> 등 무려 세편으로 관객을 만난다. 배우를 계속할지 아직 확신은 없었다는,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학생들이 가장 탐내는 배우였던 한국무용 전공자 ‘김예리’ 시절은 정형화되지 않으면서 안정적이고 별나지만 유연하고 보편적이다.
<목격자의 밤>(감독 박근범)의 변요한이 보여줬던 편의점 세대의 고난함과 작품에 깊이를 만드는 페이소스를 두루 갖춘 탁월한 마스크는 지금 봐도 신선하다.
박혁권은 <쌍둥이들>(
'단편영화의 얼굴들' 한예종 학생들이 가장 탐냈던 그 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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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국 단편영화 20년, 미쟝센단편영화제의 20년을 돌아보다 ①> 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20여년간 단편영화제는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특히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재능 있는 감독과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올해 20회를 맞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경쟁부문 공모를 하지 않는 대신 한국 단편영화 2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상영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동안 미쟝센단편영화제 본선에 오른 경쟁부문 상영작 1171편 중 역대 심사위원 감독 25인이 최종 선정한 20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Inside The 20’, 지금까지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은 없지만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작품의 우수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평가되는 20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Outside The 20’,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단편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 섹션 ‘봉준호 감독 단편 특별전’이다.
이번에 상영되는 44편의 작품
한국 단편영화 20년, 미쟝센단편영화제의 20년을 돌아보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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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여년간 단편영화제는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특히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재능 있는 감독과 신인배우들의 등용문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올해 20회를 맞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경쟁부문 공모를 하지 않는 대신 한국 단편영화 2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상영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동안 미쟝센단편영화제 본선에 오른 경쟁부문 상영작 1171편 중 역대 심사위원 감독 25인이 최종 선정한 20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Inside The 20’, 지금까지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상영된 적은 없지만 국내외 영화제를 통해 작품의 우수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평가되는 20편의 영화를 상영하는 ‘Outside The 20’,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단편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 섹션 ‘봉준호 감독 단편 특별전’이다.
이번에 상영되는 44편의 작품 중 눈여겨볼 만한 10편을 골라 소개한다. 그리고 미쟝센단편영화제가 발굴했던 배우와 감독의 면면을 재확인할 수
한국 단편영화 20년, 미쟝센단편영화제의 20년을 돌아보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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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죽었다. 직업 군인 마르쿠스(매즈 미켈슨)는 훈련을 마치고 기지로 돌아온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한 군인의 표정과 걸음걸이만 보고도 그 사실을 직감한다. 이는 수년간 타지에서 가족과 떨어진 상태로 단체 생활을 했던 그가 보고 들은 수많은 사례를 통해 얻게 된 능력일 것이다. 그러나 ‘나의 아내’가 죽었다는 사실은 마르쿠스가 처음 겪는 일이다. 결과를 인정할 수 없는 마르쿠스는 영화 초반부 아내에게 ‘일 때문에 갈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을 어기고 아내에게로 향하고, 그렇게 아내의 손을 만져보고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한 뒤에야 그 사실을 받아들인다.
같은 이야기를 겪고 있는 두 번째 시선이 있다. 그 시선은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된다. 아빠와 통화하고 있는 엄마의 표정만 보고도 아빠가 집에 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마틸드(안드레아 하이크 가데버그)는 아빠와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사고를 겪은 마틸드 역시 마르쿠스처럼 주어진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
'라이더스 오브 저스티스'가 보여준 명확한 오프닝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