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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리코리쉬 피자>
남녀주인공의 치기어린 투닥거림이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 여자주인공과 똑 닮은 실제 자매들이 나온다는 점과 유명 배우들이 카메오로 등장하는 걸 보는 것도 흥미롭다.
<아직 멀었다는 말>
어렵지 않지만 담담하게 마음을 울리는 문체로 쓰여 있다. 쓸쓸한 삶의 단면들을 보여주지만 다 읽고 나면 이상하게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김사월
김사월님의 노래는 한번 들으면 계속 귀에 맴도는 어렵지 않은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가 어우러져 마치 어른을 위한 동화를 읽는 것 같다.
<퀸스 갬빗>
체스를 몰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 영상미도 훌륭하고 주인공 안야 테일러조이의 매력적인 비주얼과 연기가 인상적이다.
<나의 문어 선생님>
문어와 인간의 교감이 가능하
[LIST] 배우 하윤경의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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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로투스>
웨이브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하와이 고급 리조트 화이트 로투스의 내부는 실상 개판 오분 전이다. 임신 사실을 숨기고 취업한 수습 직원은 사무실에서 출산을 하고 시한폭탄 같은 리조트의 하루하루에 지친 매니저 아먼드는 술과 약에 의존한다. 실의에 빠져 리조트를 찾은 타냐는 스파숍 직원 벨린다와 사업을 도모하지만 둘의 이상은 조금씩 어긋나고, 신혼여행 중인 레이철은 완고한 남편 셰인을 보며 앞으로의 결혼 생활에 불안을 느낀다. <화이트 로투스>는 다양한 사람이 모일 수밖에 없는 리조트의 속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인간 군상의 실체를 풍자하며 계급 갈등, 인종차별, 여성 혐오, 세대 담론 등 동시대 미국 사회에 산재한 사회문제를 첨예하게 드러낸다. 제74회 에미상에서 10관왕을 차지했다.
<돕식: 약물의 늪>
디즈니+
1996년 제약회사 퍼듀 파마는 마약성 진통제인 옥시콘틴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산재가 많은 1차 산업
[리뷰 스트리밍] '화이트 로투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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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딱 반한 캐릭터를 만나면 어떻게 구상이 시작되었을까 상상한다. tvN <작은 아씨들>에서 경영관리 업무가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는 세상을 미리 준비하던 오키드 건설 14층 경리팀장 진화영(추자현)의 시작점은 ‘경리업무 확 줄이는~’ 광고가 나오던 컴컴한 극장 안이 아니었을까. 보통은 경리직의 고용불안을 잠깐 떠올려도 영화 시작하면서 싹 잊을 텐데, 정서경 작가는 ‘미래에서 온 경리’로 구체화하고 있었을지도!
화영은 13층 왕따 오인주(김고은)가 “숫자가 하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경리”가 되도록 뭐든 가르쳐줬다. 자살로 처리된 화영은 뉴스에서 ‘자존감이 상당히 낮았던 사람’으로 추정되는데, 근거는 쇼핑과 성형이었다. 인주네 막내 인혜(박지후)는 친구의 귀족적인 콧대가 성형이란 걸 알아도 여전히 그 코를 닮고 싶다. 유사한 행위인데 왜 경멸과 선망으로 갈릴까? 둘째 인경(남지현)이 풀고 싶은 숙제는 “왜 어떤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데도 가난하고 어떤 사람들은 쉽게 부자일까
[유선주의 드라마톡] '작은 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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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 극본 크리스 와이츠, 로버트 저메키스 / 출연 톰 행크스, 벤저민 에번 에인즈워스, 조셉 고든 레빗, 신시아 어리보, 키안 라마야 / 플레이지수 ▶▶
<피노키오>는 1940년에 제작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자사 실사화 리메이크작이다. 이 실사화 프로젝트가 일찍이 주목받은 이유는 리메이크의 연출을 맡은 감독이 다수의 흥행작을 만든 로버트 저메키스라는 점과 <포레스트 검프>부터 이어진 로버트 저메키스와 톰 행크스의 네 번째 협업이라는 점이었다. 아쉽게도 <피노키오>는 세간의 기대만큼 만족감을 주지 못한다. <피노키오>의 가장 큰 문제는 연출이 영상화 이상의 영화화를 위한 수고를 감행하지 않는 데 있다. 우선 실사 촬영과 컴퓨터그래픽의 결합이 눈에 띄게 어색해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에 녹아들지 못한다.
제페토 역의 톰 행크스는 배역의 특성인 부성과 자애를 어떻게든 스크린에 현현하지만 그의 연기는 내
[리뷰 스트리밍]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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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Q&A’를 통해 개봉작 배우들을 만나 수다를 나눕니다. 트위터 블루룸은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영상 라이브 방송입니다. 생방송이 끝난 뒤에도 <씨네21> 트위터 계정(@cine21_editor)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완벽히 닮지 않아도 괜찮아
내 직장에 귀신이 산다. 귀신 보는 능력이 있는 신입 홈쇼핑 FD 변태민(정진운)은 스튜디오에 사는 붙박이 귀신 콩이(안서현)와 아웅다웅하며 주변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일을 해결해나간다. 블루룸을 찾은 <오! 마이 고스트>의 정진운, 안서현, 이주연 배우는 캐릭터 토크 코너에서 자신의 성격과 캐릭터의 성격이 얼마나 같고 다른지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안서현 배우는 친화력 좋고 명랑한 콩이와 자신이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할까. “솔직하다는 점 빼고는 정반대예요. 사람 곁을 맴도는 콩이와 달리 저는 혼자 시간 보내는 걸 더
[트위터 스페이스] '오! 마이 고스트' 트위터 블루룸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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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씨네21>은 2022년부터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영화와 시리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https://twitter.com/i/spaces/1PlKQpvqOWyxE?s=20)
김소미 @see_imos 먼저 김혜정 왓챠 이사님께 <시맨틱 에러>가 어떻게 극장판까지 나오게 됐는지 듣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김혜정 @watcha_kr 우선 드라마 팬분들께서 <시맨틱 에러>를 더 큰 화면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을 SNS뿐만 아니라 손 편지로까지 저희쪽으로 보내주셨어요. 또 오늘 모인 감독님들을 포함한 드라마 제작진들께서 영화 작업에도 흔쾌히 참여해주시겠다고 해 극장판으로 만들 용기를 냈습니다.
김소미 @see_imos 김수정 감독님께서 극장판에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김수정 @smtkimcl
[트위터 스페이스] <시맨틱에러: 더 무비> 김수정 감독, 안겸서 촬영감독, 조은영 음악감독, 김혜정 왓챠 이사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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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네덜란드에서 9월마다 열리는 ‘IBC(국제방송회의) 2022’에 다녀왔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회의라 낯선 분위기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화두는 방송 기술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였다. 3년 전 IBC에서는 모든 회사들이 구독형 OTT를 외쳤고, 유료방송 사업자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3년 만에 IBC 콘퍼런스에서 알게 된 구독형 OTT의 현 상황은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분기 미국 OTT 서비스의 성장률은 1%를 넘지 않았으며 심지어 넷플릭스, HBO 맥스의 구독자 수는 줄어들기까지 했다. 훌루, 디즈니+의 성장률도 0.1% 미만이며 컴캐스트의 피콕은 0%대에 머물렀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미국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비는 끝도 없이 상승 중이다. 구독 해지를 막기 위해 OTT 기업은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모두가 독점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전체의 15%만이 독점 콘텐츠에 해당하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래는 FAST 플랫폼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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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시즌2로 다시 돌아오겠다.”(황동혁 감독) 지난 9월12일(미국 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미국 TV 시상식의 역사를 바꿔놓았다.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비롯해 에미상 총 13개 부문, 14개 후보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한국은 물론 비영어권 작품 최초로 팡파르를 터뜨려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앞서 9월4일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을 거쳐 <오징어 게임>이 획득한 트로피는 총 6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 드라마 시리즈 부문 여우게스트상(이유미), 내러티브 컨템포러리 프로그램 부문 프로덕션 디자인상(채경선 외), 스턴트 퍼포먼스상(임태훈 외), 싱글 에피소드 부문 특수시각효과상(정재훈 외)이다.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박해수, 오영수), 여우조연상(정호연) 수상은
'오징어 게임', 새로운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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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3일, 누벨바그의 거장 장뤽 고다르가 91살로 별세했다. 복합적인 병리 문제로 의료진의 조력을 받아서, 그는 합법적인 죽음을 스스로 결정했다. 2014년 스위스 공영방송 <RTS>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내가 너무 아픈 상황이라면, 수레에 끌려다니고 싶지는 않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고다르는 고통 없이 삶이 진행될 수 있다고 믿는 낙관론자가 아니었다. 밤의 끝을 여행하는 과정에서도 끝까지 그는 스스로의 삶에 개입했다.
고다르가 30살에 만든 <네 멋대로 해라>(1960)는 세계 영화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필름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배우, 소재, 주제 면에서 완벽하게 ‘미국의 필름누아르’를 차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완성됐다. 시간의 흐름을 끊는 편집 기법과 전통적 내러티브의 연결을 거부한 화법으로, 그는 ‘젊음의 이미지’를 신선하게 드러냈다. 기존 영화계가 선호하지 않은 ‘젊음’이라는 주제
[obituary] 누벨바그의 거장, 별이 되다 - 장뤽 고다르, 향년 91살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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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직한 소식이 연이어 들이닥친 한주였다. 먼저 9월12일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가 TV 드라마 부문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기쁜 소식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날아들었다. 앞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에서 여우게스트, 특수시각효과, 스턴트 퍼포먼스, 프로덕션 디자인상까지 수상해 총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콘텐츠로서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가며 아카데미 시상식보다 더한 ‘로컬’ 파티의 주인공이 되었다. 시상식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이정재의 이름이 호명되던 순간이다. 올해 초 미국배우조합상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때만 해도 이정재는 조금도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본인의 이름이 불리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반면 에미상에선 한층 여유롭게 미소 지으며 무대에 올라 영어와 한국어로 수상 소감을 전했다. <석세션>에서 경영권
[이주현 편집장] 에미상을 축하하며, 고다르를 애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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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전에서 열린 작은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여름이 한창이라 햇살이 뜨거웠고, 전날에는 비까지 왔다고 하던데. 그늘도 없는 잔디밭에는 어제 내린 비에 물기가 촉촉했고, 쨍한 햇살 때문에 뭐랄까 찜통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리허설하는 내내 해가 길게 늘어져서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마치고 무대를 내려오자 티셔츠가 온통 땀으로 젖어 있었다. 야외 공연도 꽤나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좀 쉽지 않겠군’ 했는데 막상 저녁이 되자 거짓말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날 밤은 참 좋았었다. 잔디밭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음식도 먹고 음악도 들으며 여름밤을 누리고 있었다. 분위기 때문인지 연주를 하면서도 즐거웠다. 한겨울에 온천욕을 하면서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찬바람을 즐기는 것이 각별하다던데, 이날의 분위기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머리 위로 가을의 바람을 느끼는 기분이었다. 이제 와 생각해보면 가을은 그때 이미 한발 다가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영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햇살이 따뜻해도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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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나는 외계인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곤 한다. 어릴 적부터 귀신의 존재는 죽어도 안 믿었지만(제사를 없애자!), 외계인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굳게 믿어왔다. UFO 한번만 볼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늘에 작은 점 하나만 보여도 혹시 UFO가 아닐까 뚫어져라 노려보곤 했다.
그러다보니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를 감상할 때면 몰입감이 남다르다. <컨저링>을 볼 땐 무덤덤한 표정으로 극장을 빠져나왔는데 <클로버필드 10번지>는 상영시간 내내 오들오들 떨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여보님이 “왁!” 하는 소리에 자지러져 놀림을 받기까지 했다. KBS 토요명화로 <에이리언>을 처음 봤을 땐 정말 숨 쉬기가 힘들 정도로 무서웠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엑스파일> 에피소드는 부모님과 함께 시청하거나, 혹은 비디오로 녹화해서 낮에 봤다. 어휴, 살짝 과장을 섞긴 했지만 무서운 건 정말이다. 엄살이 아니다.
지난 연재에서 곽재식 작가님이 <V
[이경희의 오늘은 SF] 결국 우리는 닮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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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에 등장하는 최악의 인간은 일단 두 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율리에(르나트 라인제브), 다른 하나는 에이빈드(할버트 노르드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최악이 되는 사정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에이빈드의 경우, 그 사정은 이 영화의 한국어 제목에 꼭 들어맞아 보인다. 그는 파티에서 율리에를 마주치고, 사랑에 빠진다. 영화의 6장(‘핀마르크 고원’)에서 쓰인 3인칭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에 따르면, 에이빈드는 사랑에 빠진 것이 애인인 수니바(마리아 그라지아 디 메오)를 배신하는 일이지만, 그래서 자신이 최악의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르웨이어 원제인 <Verdens verste menneske>, 즉 ‘세상에서 제일 나쁜 사람’을 뜻하는 이 말에는 사랑과 관련한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 테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의도한 최악의 인간은 다른 누구보다도 율리에이기
소은성 평론가의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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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히토 슈타이얼-데이터의 바다>전에서 단채널비디오 <소셜심>(2020)이 소개됐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지점은 ‘지난 이야기’라는 말의 끊임없는 반복이다. 18분 남짓의 영상이니 ‘지난 이야기’라고 언급할 만한 내용은 사실상 없다. ‘지난 이야기’의 반복은 실체 혹은 실효성이 없는 지칭의 반복이자 일종의 챕터로 기능한다. 이는 실제 시리즈 영화를 인식하는 방식에 영감을 주었다. 시리즈 영화의 핵심은 ‘지난 이야기’를 정리하고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고하는 부록처럼 보이는 부분에 있지 않을까. 시리즈 없이 시리즈를 구축하는 <소셜심>은 시리즈 영화가 우리를 매혹하는 지점이 다름 아닌 연속된다는 환상에 있음을 가정하게 만든다. 물론 이러한 반복은 ‘루프’로 순환하는 미술관의 영사 방식과 어울려 미술관 속 영상 상영에 관한 자기 반영적 코멘트로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공개된 요아킴 트리에의 <사랑할 땐 누구나
김소희 평론가의 챕터 혹은 디지털에서 발견한 필름의 흔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