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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영화는 모닥불이 만든 그림자였을 것이다. 흔들리는 불과 그 불이 만드는 흔들리는 그림자는 인류 최초의 동영상이 되었다. 선사시대 사람들은 그 그림자를 보면서 이야기를 상상했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더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서 이야기를 설명했다.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곳은 흙으로 된 땅바닥이었다. 그런데 비가 오면 땅에 그려놓은 그림이 지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당시에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인공적으로 불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은 횃불로 어디든 밝힐 수 있었다. 동굴은 자연이 만든 실내공간이지만 햇볕이 안 들고 어두워서 음파로 공간을 파악하는 박쥐 외에는 사용하는 동물이 없었다. 박쥐 외에 최초로 인간은 횃불을 이용해서 동굴을 밝히고 사용하기 시작했다. 동굴의 벽과 천장에 그림을 그리면 비가 와도 그림이 지워지지 않고 유지되었고 사람들은 횃불을 들고 와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횃불을 비추며 걸어 들어가면서 보는
메타버스와 영화 속 공간, '트론' '매트릭스' '레디 플레이어 원'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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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메타버스 사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LED 벽면으로 둘러싸인 버추얼 스튜디오다. 그린스크린에 컴퓨터그래픽을 입히는 기존의 크로마 월 방식에 비해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배경을 구현하므로 제작 과정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는 장점이 있다. 비브스튜디오스는 한국과 아시아 최초로 LED 버추얼 촬영에 필요한 자체 통합 솔루션을 개발해 비트(VIT, ViveStudios Immersive Technology)라 이름 붙인 회사다. 지난 7월 유네스코 전시에서 선보인 단편영화 <더 브레이브 뉴 월드>, 선댄스영화제 VR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던 <볼트>, 방송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브스튜디오스의 김세규 대표를 만났다.
-LED 벽면으로 이루어진 버추얼 스튜디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카메라와 빠르게 연동 가능한 언리얼 엔진 기술이 현재 어느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궁금하다.
=LED 버추얼 스튜디오의 원리는 배경
비브스튜디오스 김세규 대표, 한국이 아카데미에서 특수효과상도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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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게임 CG와 시각효과(VFX), 콘텐츠 사업과 버추얼 스튜디오 운영에 이르기까지 위지윅스튜디오는 지금 메타버스의 미래를 아우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18년 5월 국내 최초로 디즈니 공식 협력사로 선정돼 <캡틴 마블> <앤트맨과 와스프>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작업한 데 이어 올해 손자회사인 메리크리스마스의 배급작 <승리호>(감독 조성희)가 넷플릭스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드라마 제작사, 장르물 출판사, XR 스튜디오 등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 행보를 통해 기술과 콘텐츠 확보에 나선 위지윅스튜디오는 다가올 메타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독보적인 원천 콘텐츠(IP)에 있다고 믿는다. <구미호>(1994), <은행나무 침대>(1996) 등에 참여한 한국 VFX 1세대에서 메타버스 사업의 선두주자로 나선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를 만났다.
-메타버스 사업의 원천 기술과 다방
위지윅스튜디오 박관우 대표, 메타버스의 핵심은 결국 I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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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상영회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이지안 부천영화제측에서 메일로 메타버스 상영회 때 상영하겠냐고 물어왔다. 메타버스가 무엇인지 몰라 ‘심야버스처럼 버스에서 소규모로 관객을 모아 상영하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웃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메타버스에서 영화를 튼다면 재밌을 것 같았다. 곧바로 한다고 답했다.
김승민 웨이브를 통해 온라인 상영하듯이 메타버스 상영회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됐다.
-OTT 플랫폼인 웨이브 온라인 상영과 더불어 한번에 결정된 건가.
김승민 OTT 상영과 메타버스 상영회에 각각 따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지안 웨이브 온라인 상영과 비슷한 시기에 메타버스 상영 여부도 결정했다. 온라인 상영을 위해 웨이브에 제출한 영상과 같은 버전을 메타버스 상영회 때 틀었다.
-메타버스에서 이뤄진 GV는 기존 GV와 어떻게 달랐나.
김승민 관객이 질문할 때 오프라인 GV보다 어떤 면에서는 유용하고 편리해 보였다. 혹은 더 거리낌없이 질문할
'딩크족' 김승민, '안아줘, 독바로 안아줘!' 이지안…메타버스 참여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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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질> < 싱크홀> < 모가디슈> 한국 영화 세 편이 주말 양일 동안 관객 수 80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했다. 8월 18일 개봉한 < 인질>(감독 필감성)은 주말 동안 37만명을 기록하며 개봉 첫 주 63만8천여 명을 불러모았다. 개봉 2주 차째인 < 싱크홀>은 165만여 명을 기록했다. 개봉 3주 차째임에도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 모가디슈>는 278만여 명을 동원해 300만 고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올해 최다 관객 수를 기록한 < 블랙 위도우>의 294만여 명을 경신하는 건 어렵지 않아보인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 담당은 “코로나 4단계가 이어지며 사회 전반 분위기 어수선하지만, 극장가는 신작의 지속적 등장으로 상대적으로 선전을 이어가는 듯하다”며 “오랜만에 색채가 다른 한국 영화 3편이 나란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시장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극장에
<인질> <싱크홀> <모가디슈>, 주말 동안 80만 관객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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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7월 6일, 김영덕·남종석·모은영·박진형 프로그래머를 만나 인터뷰했다. 유혈이 낭자하는 장르영화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에 한참 동안 빠졌던 우리는 영화제와 영화잡지의 안녕을 기하는 덕담까지 주고받은 뒤 자리를 파했다. 영화제를 앞두고 바쁜 프로그래머들은 인터뷰 장소인 카페를 먼저 빠져나갔고, 나는 노트북을 챙기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내내 진지했던 남종석 프로그래머가 못다 한 말이 있는 듯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그는 불쑥 메타버스 이야기를 꺼냈다. “영화제가 온라인으로도 열리니까 오프라인 분위기를 만들려고 게더타운이라는 버추얼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재밌어요. 들어와보세요.” 게더타운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유명한 버추얼 플랫폼이다. 가상공간을 한국의 ‘제페토’나 ‘이프랜드’처럼 3D로 구현한 건 아니고 2D 가상공간인데, 도트로 표현된 작고 귀여운 아바타를 움직여 사람들끼리 만나고 소통할 수 있다.
최근 선
메타버스 심야상영회 참관기, 현실 같다가 완전히 낯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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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메타버스 이야기다. 메타버스와 미래를 쉽게 연결 짓는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불과 얼마 전 모든 매체와 스피커의 관심사를 비트코인이 집어삼켰을 때가 떠오른다. 비트코인이 처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때만 해도 미지와 불안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비트코인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조차 비트코인을 한다. 정확히는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기술적 메커니즘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적 현상으로 우리 주변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무슨 이유로 메타버스에 포위당했나.
메타버스, 가상을 초월하기 위한 조건들
당연한 말이지만 메타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탄생한 발명품이 아니다. 차라리 오래된 미래에 가깝다. 1980년대 SF 콘텐츠에서 쏟아져 나온 상상력들이 있다. 가상공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창조된 또 하나의 세상에 대한 가능성과 우려들이다. 메타버스는 초월(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다. 사전적으로는 현실과 가상공간의
메타버스와 영화, 상상력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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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온다. 지난해부터 거의 모든 업계를 지배하고 있는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메타버스다. 하지만 영화는 이미 오래전에 이미 현실을 초월한 또 하나의 현실을 예견한 바 있다. 예컨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은 메타버스에 대한 친절하고 적절한 시각 교재다. 기계 장치의 도움을 받아 사실적인 가상공간에서 또 하나의 자아로 활동하는 행위는 현실 속에 또 다른 우주를 창조하는 것과 진배없다. 요약하면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우주라고 해도 좋겠다. 그런 메타버스에 관한 상상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는 지금, 영화는 이 새로운 우주 앞에서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이에 <씨네21>에서는 영화산업에서 메타버스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현재 상황을 진단해보았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한국영상자료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함께 손잡고 진행한 심야상영회 소식을
영화, 메타버스에 접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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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속 사람들 마음을 캐내겠다는 당찬 포부를 품고 나서 알게 된 것은 똑같은 일을 해본 이들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해야 할 일은 다른 분야에서 공부한 분들께 여쭈는 것뿐이라 여러분을 귀찮게 해온 지도 근 20년이 되었다. 그만큼 많은 연을 이었다면 당연히 작은 도움이라도 드려 은혜의 일부라도 갚아야 하기에 항상 어딘가에 가야만 하는 일로 일정이 채워졌다. 짬을 내어 쉬기 어려웠던 시간을 꽤 오래 가진 후, 최근 바이러스가 강제 휴가를 선사해주었다. 미리 예약한 호텔은 거리두기를 위해 취소하고 집 안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냈다. 한가롭기만 할 줄 알았지만 놀랍게도 기술의 발전으로 짧은 시간 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것을 보았다.
시작은 여행 유튜버들의 모험이 담겨진 클립들이었다. 그들의 온갖 고생은 나의 근육의 수고로움 없이도 이국적 풍광을 눈앞에 펼쳐주었다. 그곳에서 살아간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공상을 하다 정보를 더 얻기 위해 현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
[송길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무한반복 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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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이 달라지고 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 스튜디오가 만드는 첫 번째 아시안 슈퍼히어로의 단독 주연작이다. 아시안 히어로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이름을 제목에 내건 단독 주연작은 없었다. 단지 슈퍼히어로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전체로 시선을 넓혀도 상당히 드문 시도다.
심지어 먼저 개봉한 <블랙 위도우>와 함께 샹치가 MCU의 새로운 시대, 즉 페이즈4 이후 어떤 활약을 펼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그 의미는 꽤나 확장될 것 같다. 이건 어디까지나 영화를 보기 전의 예측에 불과하다. 과연 마블은 아시안 히어로 영화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걸까. 공개된 예고편과 원작 코믹스의 정보를 바탕으로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서는 어떤 비전을 펼쳐 보일지 예측해봤다. 국내에서 곧 출간될 그래픽노블에 대한 소식도 전한다.
KEYWORD 1. 세계 최강 범죄자의 아들
샹치가 누구인
마블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 숨겨놓은 5가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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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한 단발에 시원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던 배우 계륜미를 촬영한 그날 오후, 큰 창을 통해 들이치던 겨울 햇살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조용히 집중한, 우아한 그녀 덕에 촬영은 경쾌하게 진행됐고 순식간에 끝났다. <여친남친> 개봉을 앞둔 2013년 1월 중순. 개봉 하루 전에 입국해 저녁 일정으로 관객과의 대화까지 마친 그녀는 그때가 첫 내한이었지만 이미 <말할 수 없는 비밀>(2007)로 생긴 수많은 국내 팬들의 환호를 무척이나 반가워했다.
계륜미의 영화 데뷔작인 <남색대문>이 19년 만에 국내에서 정식 개봉했다. 영원한 첫사랑의 아이콘인 계륜미의 풋풋한 연기를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다시 없는 기회가 아닐지. 첫사랑도 한번, 데뷔작도 딱 한번뿐이니 말이다.
[ARCHIVE] 첫사랑의 아이콘, 계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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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식당의 메뉴판을 뒤에서부터 앞으로 넘긴다. 잡지도 그렇게 본다고 한다. 본인의 말에 따르면 ‘왼손잡이라서’라는데 충분한 이유인지는 모르겠다(일본은 오른손잡이도 왼쪽으로 책을 넘긴다). 하지만 놀란의 영화를 봐온 사람으로서는 “아, 그래서인가!” 싶어질지도 모른다. <메멘토> <인터스텔라> <테넷>을 비롯한 그의 영화들에서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혹은 순행하지 않는) 감각이 흔한 이유는 어쩌면 그래서가 아닐까? 뉴욕대학교에서 영화사를 가르치며 영화 관련 글을 쓰는 톰 숀이 놀란과의 오랜 인연과 폭넓은 취재, 자료조사와 영화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쓴 <크리스토퍼 놀란: 첫 작품부터 현재까지, 놀란 감독의 영화와 비밀>에 나오는 에피소드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놀란의 모든 영화에 대한 상세한 주석이다. <배트맨 비긴즈> 이후 모든 놀란의 연출작에 출연하는 마이클 케인을 처음 캐스팅했을 때 놀란은
도서 <크리스토퍼 놀란: 첫 작품부터 현재까지, 놀란 감독의 영화와 비밀>, 크리스토퍼 놀란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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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개봉을 미뤘던 주요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극장행을 선택하면서, 영국 극장가에도 청색 신호등이 켜졌다. 모든 봉쇄령이 해제된 7월 19일 이후 극장을 찾은 관객 숫자는 계속 늘었는데,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정글 크루즈> 등이 개봉한 8월 초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첫 봉쇄령이 내려졌던 2020년 2월의 8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영화관 운영사인 AMC가 소유한 오데온극장측은 “8월 초 극장을 찾은 관객의 3분의 1이 가족 관객이었으며, 전체 관객수로는 지난 5월 극장을 재개관한 이래 최고였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극장 체인인 Vue의 CEO 팀 리처드도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회복세”라고 전했다.
장기간 이어진 봉쇄령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방식이 극장 관람에서 홈 스트리밍으로 바뀔 것이라는 우려 역시 다소 사라진 분위기다. 영국영화협회 최고 경영자인 필 클랩은
[런던] 영국 극장가,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정글 크루즈' 개봉하며 관객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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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로부터 비밀 지령을 받고 수행하는 첩보 요원 카림(모하메드 조우아오위). 지난 작전의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와 그를 덮치고 불안하게 만든다. 그럴수록 그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물건을 가지런히 놓는 등 강박 증세를 보인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향한다. 그의 임무는 하산(파비오 풀코)이 보스로 있는 이탈리아 최대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것. 카림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조직원으로 잠입한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카림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다른 조직원들은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코드 카림>은 첩보 요원 카림이 이탈리아 최대 범죄 조직에 잠입하여 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을 그린 첩보 액션 영화다. 영화는 첩보 액션 장르를 다루긴 하지만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다루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 카림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그의 마비된 손을 통해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표현하는 배
[리뷰] '코드 카림' 이탈리아 최대 범죄 조직에 잠입한 첩보 요원 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