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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이 인디펜던트 필름메이커 프로젝트(IFP)가 주관하는 고담 어워즈에서 한국 작품으로는 최초로 시리즈 부문 작품상을 수상했다.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는 수상 소감에서 “너무나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중 최고의 기적은 한국어로 된 작은 쇼에 전세계가 보내준 성원이었다”라며 소감을 전했고 황동혁 감독은 “12년 전에 구상했으나 모두가 제작을 만류했던 이야기가 12년이 지나 완성됐고 공개된 지 12일이 지나자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본 작품이 됐다”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 고담 어워즈 시리즈 부문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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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6년 만에 중국에서 개봉한다. 정세교 감독, 나문희·이희준 주연의 <오! 문희>가 12월3일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다. 지난 11월30일 중국 국가영화국의 심의를 통과한 <오! 문희>는 중국 개봉관의 0.1%에 달하는 정도로 개봉할 예정이며, 개봉 규모 면에서는 전체 상영작 중 20위권 정도에 머물러 있다.
최근 한국영화는 중국에서 일체 개봉할 수 없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인해 중국 정부가 한국 콘텐츠의 수입 및 교류를 불허하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발동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의 중국 개봉은 <암살>(2015)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한동안 얼어붙었던 한국영화의 중국 극장가 진출이 <오! 문희>의 개봉을 시작으로 다시 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 담당은 “<오! 문희>는 국내 개봉 시기도 꽤 지났고 블록버스터급 영화도 아니기에 아직 (
한한령 걷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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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배우 출신 감독들의 영화를 연달아 만나볼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 지난 11월17일 개봉한 조은지 감독의 <장르만 로맨스>를 시작으로 유태오 감독의 <로그 인 벨지움>(12월1일 극장 개봉), 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 감독의 <언프레임드>(12월8일 OTT 플랫폼 왓챠 공개)가 관객을 만난다. 이 세편의 영화는 배우 출신 감독들의 영화가 단 한번의 반짝 이벤트나 외유가 아님을 알리는 준수한 사례다. 1331호 조은지 감독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이번호에서는 <로그 인 벨지움>을, 다음호에서는 <언프레임드>를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지면을 마련할 예정이다.
픽션과 리얼리티가 섞인 유태오 감독의 다큐멘터리 <로그 인 벨지움>을 보면 배우들이 왜 연출에 매혹되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벨기에 앤트워프의 어느 호텔에 갇힌 그의 공간에는 늘 이동식 삼각대와 조명, 배터
[장영엽 편집장] 배우, 감독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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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과 온라인 플랫폼 그리고 경기도가 다양성영화 개봉을 위해 힘을 모았다. 지난 8월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이 CJ CGV·KT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행한 사업인 ‘2021년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이 결실을 내놓았다. ‘2021년 경기인디시네마 CGV·KT 상영 연계지원’은 제작비 10억원 이하의 장편 다양성영화를 대상으로 전국 CJ CGV 30개관에서 상영하고, 일주일 뒤 KT의 IPTV인 olleh tv에 상위 노출해 극장과 안방에서 관객을 만나게 하는 사업이다.
영화를 잘 만들어도 관객에게 알리고 또 관객을 만나기 힘든 게 다양성영화의 어려운 현실이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다양성영화가 예전보다 충분한 상영 기회를 보장받기 힘들어진 산업 전반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영향력 있는 온오프라인 플랫폼과 관이 힘을 합쳐 다양성영화의 개봉을 지원한 건 의미가 크다.
<좋은 사람> <종착역> <십개월의 미래> 등 총
다양성영화의 상영 기회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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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싱픽처스: 아버지가 사라졌다> 이명세 감독편을 제작한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궁금해하는 한국 관객이 많아졌다. 어떻게 시작한 프로젝트인가.
= 출발은 다큐멘터리였다. 9편 정도를 시리즈로 구상하고 있었는데 준비 과정에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감독들의 미완성작을 기존 다큐멘터리 방식으로는 보여줄 방도가 요원했다. 그러면서 VR에 관심을 두게 됐고 기존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매체와 경쟁을 벌이듯 VR을 택한 것은 아니다.
- 에이블 페라라, 차이밍량 감독, 현재 제작 중인 이명세 감독과 가와세 나오미 감독편 등 라인업 구성이 흥미롭다. 이들을 어떻게 섭외하게 되었나.
= 많은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보냈지만 주제 자체가 성공 스토리가 아니다 보니 많은 분들이 거절했다. 작품 경력이 많은 감독들이 우선 섭외 대상이었고 현대 영화 역사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감독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1980년대 미국 독립영화
영화와는 다른 방식으로 감독들의 작품 세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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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주한 프랑스 대사관, 플랫폼엘이 공동 주관한 ‘디지털 노벰버’ 전시가 서울 학동에 위치한 플랫폼엘 전시장에서 11월19일부터 12월2일까지 열렸다. 4편의 VR 콘텐츠를 대중에 무료로 공개했는데,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 제작한 작품을 비롯해 VR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최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행사에서 공개된 VR 콘텐츠에 대한 소개와 함께 세계적인 VR 프로젝트인 <미싱 픽처스> 시리즈를 제작 총괄한 클레멍 드뇌 감독과의 인터뷰도 덧붙인다.
영화가 영화적일 수 있는 이유는 사각의 스크린이라는 제한적인 틀을 이용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신비를 들여다보는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와는 사뭇 다른 형식을 지닌, 가상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VR 콘텐츠 혹은 VR 영화는 영화적인 형식이 주는 전통적인 감동을 뛰어넘거나 대안이 되어줄 수 있을까. 프랑스의 VR 제작 스튜디오 아틀라스파이브가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에게 ‘감독이 되어서도 만들
존재하지 않는 영화 세계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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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극장 개봉한 영화 <라스트 나잇 인 소호>를 연출한 에드거 라이트 감독은 시네필로도 유명하다. 영화를 만들지 않는 동안엔 사놓은 블루레이 타이틀을 몰아보고, 보고 싶은 타이틀을 장바구니에 채워넣는 게 그의 취미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 <가디언> <엠파이어> 등 영화 잡지나 지면에 영화 칼럼을 기고하기도 하고, 팟캐스트에 출연해 영화에 대해 수다를 떨거나 고전 영화 블루레이 타이틀에 수록되는 음성 코멘터리 녹음도 즐겨한다. 특히 한국영화에 대한 그의 애정은 무척 깊다.
12월4일 발행되는 <씨네21> 1334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은 최근 인상적으로 봤던 한국영화 세 편을 언급했다. 그 세 편은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와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여자친구와 함께 <악마를 보았다>를 봤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에드거 라이트 감독이 최근 인상 깊게 본 한국영화 세 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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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드라이버>(2017) 이후 4년 만의 컴백이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뜨거운 녀석들>(2007), <스콧 필그림 vs. 더 월드>(2010), <베이비 드라이버> 등 재기 넘치는 장르영화를 연출해온 영국 감독 에드거 라이트의 신작 <라스트 나잇 인 소호>는 각기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펼쳐낸 호러영화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대도시 런던에 온 엘리(토마신 맥켄지)는 매일밤 꿈속에서 1960년대 소호에서 활동하는 가수 샌디(애니아 테일러조이)를 만난다. 샌디처럼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아가려는 엘리의 의욕은 샌디가 누군가로부터 죽임을 당하면서 무너진다. 에드거 라이트 감독의 근사하면서도 어두운 이 영화는 화려하지만 어두운 맨살을 드러내는 1960년대 소호에 바치는 애가이자 런던에 처음 당도해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다가 샌디의 당당한 삶을 동경하는 여성 엘리의 성장담이
“과거를 낭만적으로만 포장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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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수상 레이스가 시작되는 걸까. 11월 29일 (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1 고담 어워즈에서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시리즈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까지 하는 영예를 안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미국의 독립 영화 회원 단체인 인디펜던트 필름메이커 프로젝트(IFP)가 주관하는 고담 어워즈에서 시리즈 부문 작품상(BREAKTHROUGH SERIES - LONG FORM)을 수상했다.
수상 발표와 함께 황동혁 감독과 제작사 싸이런픽처스 김지연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먼저 김지연 대표는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이후 너무나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그 중 최고의 기적은 한국어로 된 작은 쇼에 전세계에서 보내주신 성원이었다. 이보다 더 감사할 수는 없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감사인사를 보낸다. 황동혁 감독님 정말 천재인 것 같다. 함께 했던 배우들과 제작진은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주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오징어 게임' 한국 최초 ‘고담 어워즈’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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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화제작 <티탄><드라이브 마이 카>를 극장에서 볼 기회다. 12월 2일(목)부터 12월 8일(수)까지 씨네큐브에서 열리는 ‘2021 씨네큐브 예술영화 프리미어 페스티벌’에서 해외 영화제가 주목한 미개봉 영화 9편을 미리 선보인다. ‘거장의 오늘’, ‘뉴 마스터피스’, ‘명배우의 초상’ 등 3개 섹션에서 총 9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예모 감독 <원 세컨드>
매즈 미켈슨 주연 <어나더 라운드>
브루노 뒤몽 감독, 레아 세이두 주연 <프랑스>
‘거장의 오늘’ 섹션에서는 장예모 감독의 신작으로 노동개혁 농장에서 탈출한 ‘장구성’이 외딴 사막 마을로 찾아가 딸의 모습이 담긴 영화 필름 조각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영화 <원 세컨드>가 소개된다. <더 헌트> 토마스 빈터베르크 감독과 배우 매즈 미켈슨이 다시 만나 협업한 <어나더 라운드>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
해외 영화제 화제작 <티탄> <드라이브 마이 카> 극장에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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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버호벤 감독은 베네데타를 <원초적 본능>(1992), <쇼걸>(1995), <블랙북>(2006) 그리고 <엘르>(2016) 속 여자주인공의 먼 친척쯤으로 봐도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버호벤이 비춘 여성 캐릭터들은 예로부터 대담했는데, 섹슈얼리티를 드러내 목적을 달성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는 점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그들은 오래도록 성적인 폭력에도 노출돼왔다. 그럼에도 짚어야 할 맥락은 버호벤 영화의 여성들이 결코 나약하게 감내하는 전개에 갇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험악한 세계에서 살아남기라는 폴 버호벤의 유구한 테마를 육화한 존재로, 자신을 찌른 칼을 다시 뽑아 들어 휘둘러보려는 개인이자 성적 주체로서 전진했다.
아마도 버호벤은 매춘으로 생계를 잇던 <캐티 티펠>(1975), 가슴을 내놓고 춤추는 <쇼걸>도 “원래 사는 게 거지 같다”는 노미(<쇼걸>)의 지각을 내면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폴 버호벤의 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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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훌쩍 넘은 폴 버호벤 감독에게는 필생의 프로젝트가 남아 있다. 마흔 이후로, 그는 예수에 대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일념하에 성경은 물론 예수에 관한 어떤 서적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고 한다. 1986년부터는 역사적 실존 인물로서 예수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예수 세미나’에 참여해 공부했으며, 20년간 세미나에서 활동하면서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예수의 역사적 초상>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그는 권두에 자신은 “신학자도 아니고, 기독교 신자도 아닌 영화감독”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비종교적이거나 과학적으로 복음서에 접근했다”고 밝힌다. 성경 속 장면이 “특수효과를 사용해야만 찍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단언하면서. 현재 버호벤은 이 저서를 원작으로 예수의 역사적 발자취를 좇는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나는 예수의 신성함을 믿을 수 없다”는 버호벤의 선언이 따끔하고 파격적인
다음 주인공은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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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가장 큰 적이야.” <베네데타>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은 영화 초반 슬며시 고개를 든다. 수녀원에 갓 입성한 어린 베네데타(엘레나 플론카)가 유니폼의 불편한 옷감을 지적하자 수녀원장 펠리시타(샬럿 램플링)가 건네는, 옷을 편히 입으려 하지 말라는 충고와 더불어 말이다. 하나 어른이 된 베네데타(비르지니 에피라)의 몸에는 무시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그의 몸에 동료 수녀와의 사랑은 쾌락을, 예수님의 환영은 고통을 새긴다. 몸은 그 자체로 신성과 악마성의 증거가 된다. 17세기에 실존한 한 수녀의 삶은 역사학자 주디스 C. 브라운의 책 <수녀원 스캔들: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한 레즈비언 수녀의 삶>으로 알려져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로 재탄생했다. 책이 100쪽에 가까운 주해와 증언들을 첨부해가며 당대 가톨릭 사회의 시스템과 동성애 인식을 해부해 베네데타를 기록했다면, 영화는 성녀이자 레즈비언이었던 베네데타의 다중성을 골고루 묘사하는 작업에
예수를 꿈꿨던 성녀, 혹은 협잡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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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미드나잇>은 어느 순간 환상이 현실에 힘이 되어줄지 확신하며 환상을 작동시키는, 용기 있는 영화다.
소박하고도 강인한 영화를 만났다. 어느 순간에 환상성을 불어넣어야 할지 확신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가르는 영화, 그 경계 사이로 감정이 흘러갈 수 있도록 고무하는 영화, <아워 미드나잇>은 건강해서 아름답고 유연해서 강하다. 어떤 영화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건 영화의 미학적 형식을 상찬하는 표현으로, 강인하다는 건 인물들과 서사를 다루는 영화의 태도에 대해 이르는 표현으로 읽히기 쉽지만, 사실 둘을 분리하는 작업은 어렵고 대체로 무용하다. 형식과 태도는 하나다. 허울만 좋은 이미지 안에서 인물들이 생생히 살아나기는 어렵고, 주제에 몰입하는 서사는 영화가 지닌 환영성의 가치를 종종 무시한다. 영화의 환상성을 사랑하되, 현실의 무게를 저버리지 않는 임정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 <아워 미드나잇>은 단출하지만 강력한 형식을 구사하며 특별해진다. 그
코끼리 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