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씨네21>은 2022년부터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매주 목요일 또는 금요일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영화와 시리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김혜리 @imagolog 오늘 다룰 <우연과 상상>은 감독의 전작이자 생년이 같은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와 친족 관계에 있어요. 알다시피 <드라이브 마이 카>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각색한 것인데, 하마구치가 무라카미로부터 원작 사용을 허락받기 위해 요청하고 답신을 기다리는 동안 <우연과 상상>이라는 단편 모음을 만든 거예요.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부지런함인데, 하마구치 감독은 이런 방법론 자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드라이브 마이 카>의 주제를 비롯해 영화적 모티브들을 <우연과 상상> 속 세 단
[트위터 스페이스] 김혜리의 랑데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우연과 상상'
-
5월7일, 강수연 배우가 눈을 감았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다는 비보를 접한 지 사흘 만에 들려온 돌이킬 수 없는 부고였다. 장례식장에서 영정 사진 속 그의 고요한 얼굴에 눈을 맞추자니, 이것이 영화 속 연출된 한 장면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하러 온 영화인들의 마음도 그러했을 것이다. 강수연 배우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때부터 발인까지 계속해서 곁을 지킨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사장)을 비롯해 <씨받이> <아제 아제 바라아제> 등을 함께한 임권택 감독, 고인의 유작이 된 영화 <정이>를 만든 연상호 감독, 후배 설경구와 문소리 배우는 5월11일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애통하고 애틋한 작별 인사를 전했다. 갑작스러운 이별이 믿기지 않는다. 여전히 그리고 도무지.
배우 강수연의 과거 기사들을 들춰보았다. 1995년 늦가을에 발행된 <씨네21> 28호의 특집 기사 주인공은
[이주현 편집장] 우리 기억 속의 강수연
-
당차다, 여장부다, 올곧다 같은 표현만으로는 배우 강수연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그는 현장에서는 스탭과 배우들의 든든한 동료였고,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시절에는 정권의 외압에 맞선 든든한 방파제였다. 준비되지 않은 이별을 맞아 충격에 휩싸인 많은 동료 영화인들은 “배우로서 더 보여줄 게 많은데…”라며 침통해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미안한 마음밖에 없다. 그를 부산국제영화제로 모셔온 사람이고, 떠밀다시피 집행위원장을 맡겼으니까. 미안함과 고마움이 크다. 곧 만나자는 말을 주고받았었는데…. 그럴 시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진짜 보고 싶다.
박중훈 배우
35년 된 동갑내기 오랜 내 친구 강수연 배우가 세상을 떠나서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 아직 할 일이 많은 나이인데…. 이 친구와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를 즐겁게 촬영하고 개봉해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고 기뻐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20대를 함께 신나게 보냈었다. 선후배 동료에겐 한
[추모] 동료 영화인들의 추모 메세지: 당신을 오랫동안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
“항상 똑같다 그러는데 그건 제가 여러분과 계속 가까이 있었기 때문일 거예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계속 드라마하고 영화하고 그랬잖아요.” 4살 때부터 관객의 곁에서 연기해온 강수연은 ‘독종’, ‘깡수연’으로 불렸지만, 누구보다 다정했고 동료와 스탭을 든든하게 북돋웠다. “우리 영화인이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에서 강수연 배우가 실제로 한 말을 명대사로 옮겼다. 영화인이 “다 같이 대접받는” 길을 닦기 위해 앞장섰던 그녀의 어록을 모았다.
"여배우지만 여배우를 너무 좋아해요. 가장 큰 경쟁 상대는 제 자신이죠.” _1996년 6월15일, 영화 <지독한 사랑> 개봉 직후 출연한 KBS <이문세쇼>
“부산국제영화제는 거의 매년 참석했고. 제가 되게 게을러요. 그래도 그런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큰 상을 받는 데도 참석해야 하지만 축하를 해주기 위해서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가 없는
[추모] 시대를 대변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던 강수연의 어록
-
-
어떤 영화는 특정 시간을 그대로 복제해 간직한다. 예전과 다른 거리 풍경, 지금은 쓰지 않는 통신기기들, 그리고 이젠 곁에 없는 사람까지. 강수연의 필모그래피를 시간 순으로 정리하면서 그가 영화사에 남긴 의미를 조각 모으듯 하나씩 맞춰봤다. 그를 간직하고 있는 영화들의 이야기.
<똘똘이의 모험>(1971)
강수연은 동양방송(TBC) 전속 연기자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똘똘이의 모험>은 1946년에 제작된 동명의 작품을 새롭게 각색한 드라마로, 본격적인 어린이 드라마 시대를 열었다. 모험심 많은 어린이들이 힘을 합쳐 새총으로 악당을 혼내주는 권선징악형 이야기. 그중 이쁜이 역을 맡은 강수연의 명랑한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다.
<W의 비극>(1985)
아역배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선택한 강수연의 성인 데뷔작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W의 비극’이라는 연극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혜미는 연습 중 상우와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추모] 1969년부터 2022년까지, 강수연이 걸어온 길
-
“21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월드 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당신은 참으로 힘들게 살아왔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스타답게 잘 버티고 견뎠다.”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1980년대부터 전세계에 아시아영화의 위상을 알린 입지전적 배우 강수연이 지난 5월7일 오후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로 병원에 이송된 지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55살. 평소 국화를 싫어했다고 알려진 고인을 기리며 영화인장 장례위원회는 장미와 수국, 호접란으로 화려하게 수놓아진 영정 제단을 마련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로 인연을 맺은 구본창 사진작가가 2004년 촬영한 화보 사진 속에서 고인은 끝까지 특유의 고아하고 당당한 자태로 영면을 알렸다. 그의 곁을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 영화인들이 내내 지켰다.
5월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강수연 배우의 영결식이 열렸다. 고인은 지난 5월5일 오전부터 자택에서 극심한 두통을 호소
[추모] 지상의 별에서 천상의 별로, 강수연 1966.08.18 ~ 2022.05.07
-
‘환상특급’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 공중파 텔레비전에서는 외화라는 이름으로 외국 텔레비전 시리즈를 무척 많이 방영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한국 TV 프로그램 못지않게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화제가 되는 외국 TV 프로그램도 있었다. 그 시절 인기를 끌었던 <6백만불의 사나이>나 <맥가이버>는 지금도 한국 TV 프로그램에 그 흔적을 남기고 있을 정도다. 누군가 괴력을 발휘하는 장면에서 <6백만불의 사나이> 효과음이 나오는 장면이나, 무엇인가를 멋지게 만드는 장면에서 <맥가이버> 주제곡이 배경에 흘러나오는 연출은 여전히 가끔씩 볼 수 있다.
<환상특급>은 그 정도로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 강렬한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이 적었다고 할 수도 없다. 원래는 미국에서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에 인기를 끌었던 TV시리즈 중에 <The Twilight Zo
[곽재식의 오늘은 SF] '환상특급'의 시대
-
초심에 관해 생각해볼 때가 있다. 창작자로서 20년째 살아가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그런 순간은 분명히 찾아온다. 책상 앞에서 빈 메모장을 켜놓고 진척 없이 몇 시간째 멍때리는 날이 될 수도 있고 인터뷰에서 기습적으로 받은 질문에 괜히 진지하게 대답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그렇다. 인터뷰어의 ‘힙합이 무엇인가요?’ 같은 질문은 대개 상투적이고 가벼운 의도를 품지만 같은 온도로 응한다면 나는 집에 돌아와서 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책하고 말 것이다. 왠지 모르게 초심을 외면해버리는 징그러운 기분이 들어서일 수도 있다.
사실 나는 꽤 자주 초심을 생각한다. 거울 앞에서 물리적인 변화를 마주할 때가 그렇고 십수년 전 레코딩된 앳된 목소리에서, 만원짜리 한장 들고 홍대 공연장으로 향하던 시절의 내 가사 속에서도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때와 지금의 내가 얼마나 다른지 저울질해보는 시간은 어쨌든 마음속에 묘한 균형을 찾아준다. 우리는 최근 재오픈한 싸이월드 사진첩을 들춰보며 전 국민 초
[딥플로우의 딥포커스] 당신은 언제 힙합과 사랑에 빠졌나요?
-
중요한 건 도식성이 아니라 그를 통해 표현되는 삶의 무게와 다양성이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생방송 5분 전, 방송국 간판 앵커 세라(천우희)는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 하고 있다는 제보 전화를 받는다. 장난전화로 여기고 무시하려 했지만 찜찜함을 거둘 수 없었던 세라는 이것이 너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엄마 소정의 말을 듣고 제보자의 집으로 간다. 그리고 제보자와 어린 딸의 시체를 발견한다.
이 정도면 정지연 감독의 <앵커>가 하려는 이야기의 방향성이 그려진다. 살인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추리물이 될 것이고, 아나운서뿐만 아니라 기자로도 인정받으려는 세라의 야심은 오히려 이 추적에 방해가 될 것이고, 범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것이고, 클라이맥스는 방송국의 생방송 현장에서 벌어질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서 이 모든 일들은 일어난다. 단지 우리가 예상했던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영화의 예고편이 나오는 순간부터 허물어진다
듀나 평론가의 '앵커', 우린 아직 이 이야기에 지칠 권리가 없다
-
[송형국 평론가의 프런트 라인]
최근 학교 폭력 콘텐츠들에서 어떤 경향이 엿보인다. 약속을 어기는 법을 가르치는 어른들이 괴물을 키우며 또한 소비하고 있다.
서울 목동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문성윤 변호사는 경력 20년의 형사법 전문변호사다. 그간 상당수의 소년범 사건을 맡아왔다. 한번은 ‘10호’ 처분(소년원 2년 이내 송치)이 충분히 예상되는 사건을 수임한 적이 있다. 힘껏 변호해 ‘8호’ 처분(소년원 1개월)을 이끌어냈다. 처분받은 소년이 법정 문을 나서기 무섭게 내뱉은 말은 이랬다. “오 예! 8호!” 소년의 쾌재에는 일말의 반성도 들어 있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가 겪고 있을 고통은 말할 것 없고 선처를 호소하며 써내려간 반성문 한줄까지 모두를 없던 일로 만들어버리는 듯했다. 문 변호사는 생각했다. ‘이건 실패한 변론이다.’
“깨닫는 처분이 아니라 원하는 처분을 받게 했으니 잘못한 변론이죠. 소년범을 대하는 변호사는 당사자가 좋아할 처분을 받게
송형국 평론가의 한국 드라마·영화에 범죄 소년이 잇따라 출현하는 이유
-
2002년 5월3일 샘 레이미 감독은 <스파이더맨>으로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그리고 20년 뒤인 2022년 5월4일, 샘 레이미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복귀작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올 때마다 기대감과 성취는 높아지지만 그 완성도마저도 당연해져가는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 수 있을지 전세계의 기대가 모아진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샘 레이미 감독과 마이클 월드론 각본가를 일대일 인터뷰와 기자회견으로 만났다.
- <스파이더맨> 삼부작 이후 MCU로 돌아온 건 15년 만이다. 어떤 이유에서 <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감독 자리를 수락했나.
샘 레이미 보스턴에서 영화를 제작하던 중에 에이전트로부터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과 마블이 <닥터 스트레인지> 속편 감독을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샘 레이미&마이클 월드론 인터뷰
-
멀티버스는 독이 든 성배다. 또 다른 평행우주를 넘나드는 모험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안겨준다. 동시에 멀티버스는 하나의 선 위에 존재하는 이야기 세계를 파괴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기대와 우려를 한몸에 받은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이하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드디어 공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 난장판을 벌인 것치고는 꽤 준수하게, (‘광기’라는 제목과 달리 이성적으로) 정리해냈다. 무엇보다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이제까지 나온 마블 유니버스와는 확실히 다른 색깔을 선보인다. 대부분은 감독인 샘 레이미의 영향이다. 샘 레이미는 호러와 코믹을 섞는 자신의 장기를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했고, 마블의 운명을 쥔 거대 프로젝트에 의도된 엉성함과 농담 같은 상황들을 부여했다. 이 대담한 능청 덕분에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하향 평준화의 길을 걷던 마블 유니버스 영화 사이에서 확실한 개성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호러와 코미디의 조합이 어떻게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었나
-
글을 쓸 때 어린 시절의 기억을 꺼내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일상의 경험을 풍부한 언어로 다루고 적재적소에 비범한 시각을 드러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글을 써야지.’ 쓰기 전엔 항상 이런 결심을 하는데 정신 차려보면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라는 문장이 첫줄에 있다. 한동안 과거를 들먹이지 않고 글을 써보는 연습도 했는데 꼭 인터넷 번역기를 돌린 것 같은 어색한 문장들이 알 수 없는 주장을 하고 있었다. 글을 잘 쓰는 이들은 아마 그 어려움을 이겨내고 작가로서 성장하겠지만 나는 그냥 거기서 멈춘다. 내 말과 글은 언제나 해결되지 못한 어린 시절의 기억에 머물고 그 궤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자취를 감춘다.
힘을 컨트롤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들의 애교와 엉뚱함이 수만개의 클립으로 가공되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동안 시청자 게시판엔 ‘아이들이 우는 소리는 제발 편집해주시길 바란다’는 건의가 쇄도한다. 작고, 연약
칼럼니스트 복길이 말하는 오은영의 방송: 오은영이 대신하는 목소리
-
명의를 향한 선망은 시대를 초월한다. 입시 커트라인까지 상향시켰던 <허준>의 인기가, 아덴만의 영웅이 된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를 둘러싼 현상이, 웬만하면 흥행에 실패하지 않는 의학 드라마의 시청률이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지금 현대인들은 오은영 박사를 정신적 화타로 여긴다. 30여년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연구 논문을 쓰고, 환자들을 진료하고, 방송과 일간지 칼럼을 통해 정신건강 문제를 분석하고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온 오은영 박사는 시대적 흐름과 순행하며 활동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뇌과학과 정신의학이 우리에게 알려준 것은 마음의 병은 과학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회의 부속품이 아닌 독립된 유기체로서 개인을 조명하는 사회 분위기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게끔 이끌었다. 오은영을 통해 훈육법을 배우던 부모를 넘어서서 이제는 아이를 키우지 않는 이들도 오은영의 진단을 기다린다. 오은영의원 소아청소년클리닉, 오은영 아카데미, 오은영 지능개발연구소를 이끌
심리 상담 방송의 인기 이끄는 오은영 박사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