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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비밀의 언덕>이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김세인 감독의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의 장편과정 졸업 작품으로,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작품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가는 것은 2016년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공동제작) 이후 6년 만이다. 이지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 <비밀의 언덕>은 어린이·청소년 부문에 초청받았다. <비밀의 언덕>은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에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 '비밀의 언덕'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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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화예술 분야 6대 공약을 발표했다. 지난 1월20일 이재명 후보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문화예술 공약 발표 및 문화예술인과의 만남을 가졌다.
“문화의 힘으로 한류 코리아 프리미엄을 창출하겠다”고 운을 뗀 그는 문화 예산을 2.5%까지 확대하고,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지급, 국민 창작 플랫폼 운영, 문화마을 조성, 청년 문화예술인 ‘1만 시간 지원 프로젝트’를 비롯해 문화 외교 강화, 콘텐츠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을 6대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인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강화하겠다며 “문화예술인에게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공공임대주택 보급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후보가 분야별 기본소득 공약을 공식화한 첫 사례다. 이재명 후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받고 계신 문화예술인들의 피해 치유를 위해서 더 노력하겠다”라고도 덧붙였
이재명 후보, 문화예술 분야 6대 공약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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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마음으로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신의 손>을 보았다. 축구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시시껄렁한 태도로 <신의 손>을 볼 순 없다!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인 파올로 소렌티노의 자전적 이야기이며, 축구선수 마라도나가 나폴리에서 활약하던 때가 시대적 배경’이라는 기본 정보만으로도 느슨하게 휜 척추를 바로 세우기에 충분했다. 세상의 기이한 아름다움을 탐지하고 수집하는 데 특별한 재주가 있는 소렌티노의 영화적 시선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알려주는 이 영화에서 내 심장을 세차게 고동치게 한 장면은 주인공 파비에토(필리포 스코티)의 부모가 별장에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을 고요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사의 전환점이 되는 이 장면에서 나는 벽난로에서 새어나오는 일산화탄소의 냄새를 미리 감지하곤 여러 번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 나폴리 근처엔 가본 적도 없으면서, 나폴리 앞바다의 파도처럼 철썩대는 감정을 가누어야 했던 스펙터클한 체험을 하고 난 뒤, ‘신의 손’이
[이주현 편집장] 각자의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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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중이었던 KT&G상상마당 홍대 시네마(이하 상상마당)가 단장을 마치고 1월25일 재개관한다. 지난 2020년 8월29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휴관에 들어간 지 515일 만의 일이다. KT&G 사회공헌실은 10년 넘게 상상마당의 운영대행을 맡아온 컴퍼니에스에스와 계약을 해지하고, 콘텐츠 디스커버리 플랫폼 키노라이츠를 새로운 대행사로 선정했다. 키노라이츠는 기존 상상마당의 유산을 이어가되 독립영화를 배급하던 역할에서는 잠정적으로 손을 뗄 계획이다. 앞으로의 상상마당은 어떤 모습일까. 키노라이츠가 제시한 청사진과 함께, 상상마당이 문을 닫는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정리했다.
KT&G 사회공헌실과 키노라이츠는 상상마당의 새 출발에 앞서 1월18일 운영 방향 계획을 설명하는 재개관식을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심영아 KT&G 사회공헌실장은 “새로운 상상마당 시네마는 대단한단편영화제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영화인을 위한 VIP 상영관 무료 대관이나
KT&G상상마당 홍대 시네마, 1월25일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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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영화 각본집이 한국에서 출간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해당 국가에서 각본집이 출간된 경우여야 번역본을 출간하기 용이한데 출간 사례는 드문 편이고, 해외영화 각본집은 한국영화 각본집처럼 콘티, 감독 인터뷰를 포함해 다양한 부가 자료를 추가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플레인 아카이브에서는 <캐롤>을 필두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 각본집을 펴냈다. <캐롤>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각본집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간되었다. 두 영화 모두 한국에서 팬층이 두터웠는데, <캐롤>은 한영 각본집으로, 각본가 필리스 나지의 최종 버전 시나리오와 제작자 엘리자베스 칼슨의 서문이 실렸다.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한불 각본집은 예약 판매 형식으로만 판매되었기 때문에 현재 중고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중이다.
해외영화 각본집: 그들이 서로 마주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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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세대를 사로잡은 인기 드라마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드라마 대본집 신간 목록을 보라. 최근 한국 드라마 대본집 출간은 인기작 여부를 입증하는 트렌드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붐이다. 이나은 작가의 <그 해 우리는> 대본집이 출간 전부터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비롯해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함께 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각본집>, 한희정 작가의 <연모> 대본집,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 대본집, 김지혜 작가의 <인간실격> 대본집 등이 최근 연이어 출간되었거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작가의 말, 용어정리, 등장인물 등 드라마 홈페이지에 실리는 간략한 부가 자료가 함께 실리는 일이 통상적이다.
연상호 감독과 최규석 작가가 원작 만화부터 각본까지 함께 작업한 <지옥 각본집>은 2월 출간예정으로, <지옥>의 6회차 각본과 연상호 감독 인터뷰, 팀 그리어슨 LA비평가협회 부회장의 리뷰가 실렸다. 지옥의 사자들
시리즈 '지옥', 드라마 '스토브리그' 각본집과 ‘김수현 드라마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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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할 때 서사 너머의 형식이 중요한 것처럼 책으로 새로 탄생한 각본집 또한 물성이 있는 출판물로서 구성의 새로운 미학을 갖는다. 이를테면 도서출판 아를에서 펴낸 <시>를 열면 시나리오 본문을 만나기 전에 ‘아녜스의 노래’를 먼저 읊조리듯 읽어야 한다는 것. 책의 초입에서 어느 가만한 음성을 복기하고 나면, 이어지는 <시>의 대사들에서 모두 양미자(윤정희)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시 수업 학생들이 ‘내 인생의 아름다웠던 순간’을 고백하는 희곡적 독백은 활자로 읽을 때 새삼 도드라지는 문학성이 반갑고, 손자와 배드민턴을 치던 중 셔틀콕이 나무에 걸려 미자가 쩔쩔매는 동안 경찰이 손자를 연행하는 장면은 시나리오의 섬세한 묘사와 더불어 콘티까지 함께 만날 수 있어 명장면의 비밀을 엿볼 수 있다. 영화의 극장 상영용 프린트에 맞추어 일부 대사와 지문을 수정한 최종본 시나리오가 반영된 <시>는 그 덕분인지, 장면 하나하나를 생생히 복기하게 만드는 힘을
'시' '버닝' '윤희에게' '미쓰 홍당무' '남매의 여름밤' '세 자매 이야기' 그리고 '고양이를 부탁해' 각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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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글에서 시작한다. 로그라인, 시놉시스, 시나리오. 대사 없이 영상으로만 진행되는 장면도 글로 지시되고 상상된다. 최근 영화와 드라마 시나리오가 출간 붐을 이루고 있는데, 이는 작품 팬덤의 규모와 지속성이 작품이 종영하거나 상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증명이다. 영상화되어 공개된 최종 버전에서 삭제된 신이나 배우들의 행동, 장면 설정을 꼼꼼히 지시하는 지문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대본집을 읽는 큰 즐거움이다. 최근 연달아 출간된 이창동 감독의 <버닝> <시> 각본집, 출간을 앞둔 <고양이를 부탁해> 각본집, <남매의 여름밤> <윤희에게> 각본집을 비롯해 에릭 로메르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주요 작품들의 각본집부터 한정판으로 판매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각본집 등을 소개한다. 시리즈 <지옥>, 드라마 <스토브리그> 각본집과 ‘김수현 드라마 전집’은, 같은 영상 매체라 하더라도 영화와
국내외 영화 각본집과 드라마 대본집 출간 붐… 주요 출간작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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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얼굴>은 펍지유니버스 단편영화 프로젝트의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태이고의 진실’을 전하는 2부작 단편 Part1 <그라운드 제로>, Part2 <방관자들>이 사건을 직접 보여준다면 <붉은 얼굴>은 그 잔혹한 폭력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1997년 태이고시에서 일어난 삼포조선 사택 참사의 유일한 생존자인 오준서(육준서)는 화가가 되어 그날의 트라우마를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화가 오준서의 회고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붉은 얼굴>은 독특한 모큐멘터리다.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를 통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아티스트 육준서가 주연을 맡은 이번 작품은 한편의 단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오준서라는 캐릭터 자체가 아티스트 육준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일종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출발하여 미디어 전반으로 확장 중인 펍지유니버스 세계관에 이렇게 어울리는 프로젝트도 없을
'붉은 얼굴'로 처음 연기에 도전한 아티스트 육준서, "아트 컬래버적인 요소를 살려 그림도 직접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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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2015)를 각색하고, <더 킥>(2011), <협상>(2018) 등을 연출한 이종석 감독에게 단편 <방관자들>은 “새로운 도전이자 좋은 공부”였다. 100명이 훌쩍 넘는 스탭들을 이끌고 단 2회차 만에 찍어야 하는 현장 상황에서 이종석 감독은 노련하고 또 침착했다.
- 연출 제안을 어떻게 받았나.
= 펍지유니버스는 게임에서 출발한 세계관인데 단순히 게임 정보가 아닌 세계관을 하나둘씩 구축하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태이고시 호산 교도소 폭동 사건을 그렸던 유니버스의 전작 <그라운드 제로>도 재미있게 봤다. 제안을 받자마자 참여하겠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 <그라운드 제로>는 어떤 점에서 흥미로웠나.
= 단순히 게임 광고가 아닌 내러티브를 갖춘 세계관을 구축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시대인 것 같다. <그라운드 제로>는 펍지유니버스에 대한 정보를 하나도 모른 채 봤다. 보는 내내 ‘대체 이게
'방관자들' 이종석 감독, "세계관을 구축하는 작업이 시대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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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총 2회차로 진행된 이 영화는 90여명의 보조 출연자를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게 관건이었다. 김태진 프로듀서는 “짧은 회차에 많은 분량의 컷을 소화해야 하는 프로젝트라 청문회장, 복도, 화장실 등 이야기 속 주요 공간을 한 군데 모아 찍는 게 필요했다”라며 “장소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이곳이 로케이션 촬영 장소로 적합했다”고 말했다.)
인적이 드문 숲길을 얼마나 달렸을까. 건물을 비추는 조명탑차의 환한 빛이 눈에 들어온다. 혹여 동시녹음에 방해가 될까봐 까치발을 하고 오픈 세트 안으로 들어가자 QR 코드와 열체크 기계가 기자를 반갑게 맞는다. 옆에 있던 김태진 프로듀서는 “보조 출연자만 90여명이 넘는다. 방역 지침에 따라 배우도 제작진도 촬영 전 PCR 검사를 받았다”고 귀띔해주었다. 해가 바뀌기 전인 2021년 12월2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유네스코 평화센터의 한 건물에서 단편 <방관자들>의 1회차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긴 복도를 지나 사람들의 목
펍지유니버스 단편 '방관자들' 촬영 현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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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김낙수 의원(이희준)이 태이고시의 의혹과 관련된 진통제 용기를 들고 정익제에게 질의한다. 검은색 정장 차림인 국회의원, 기자와 달리 김낙수, 정익제 두 사람은 의상 색감이 브라운 톤으로 설계됐다. 이종석 감독은 “검은색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모두 이 의혹의 방관자들이고, 김낙수, 정익제 두 사람은 서로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의상 색감을 따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나. 살아남기 위해 이토록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전세계 10억 유저가 즐기는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PlayerUnkown’ s BattleGround)에는 한 가지 숙제가 있었다. ‘외딴섬에 모인 100인의 플레이어가 다양한 무기와 전략을 이용해 라이벌들을 없애고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설정은 흥미롭지만 싸움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왜 싸워야 하는지를 궁금해할 수밖에 없었다. 2019년 첫 시네마틱 트레일러 <에란겔의 첫 생
'배틀그라운드'의 탄생 배경과 비밀을 담은 펍지유니버스 신작 단편영화 '방관자들 촬영현장과 '붉은 얼굴' 주연배우 육준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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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을 향한 기대감이 심상치 않다. 1월14일 메인 예고편 공개 이후 <지금 우리 학교는>은 역대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 중 가장 빠른 조회수 상승 추이를 보이며 ‘K좀비’의 글로벌한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 처음 기획됐던 것은 아직 <부산행>과 <킹덤>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이었다. 드라마를 제작한 박철수 필름몬스터 대표는 “지금처럼 좀비물이 대세가 되기 전에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도시락 싸갖고 다니면서 말리려 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에서 학원물과 좀비물을 결합한 시리즈가 탄생하기까지 제작진은 다양한 층위의 고민을 거치며 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시리즈의 쇼러너와 연출을 맡은 이재규 감독에게 <지금 우리 학교는>의 제작 과정 및 이들이 구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성공한 웹툰 원작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 딱 7년 전이
이재규 감독이 말하는 화제의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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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메이커>의 김운범, 서창대에 비친 김대중과 엄창록은 각각 ‘도덕적인 원칙론자’, ‘수단을 가리지 않는 지략가’이다. 하지만 영화 속 서창대는 ‘김대중과 달랐던 엄창록’이 아니라 김대중의 지략을 응집한 존재로 이해해야 한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이 말에 김대중보다 더 어울리는 한국 정치가는 없다.
김대중의 첫 선거는 1954년 전남 목포 국회의원 선거다. 노동조합의 지지를 받는 무소속 후보로 나서 10명 중 5위로 낙선했고 그 뒤 한국노동문제연구소를 열었다. 그즈음의 김대중은 전형적인 ‘진보 정치인’이었다. 소련식 사회주의를 단호히 배척하면서도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노동자 복리를 지향하는 ‘반공 좌파’였다. 한동안 죽산 조봉암과 어울리기도 했고, 제3당 노선의 공화당에서 대변인도 지냈다. 하지만 그는 독재 정권과 그에 맞서는 야권 결집이 양당제를 강제하던 현실을 꿰뚫어보았다. 그는 제2당인 민주당에 가입하고, 당내에서 상대적으로나마 개혁 성향인
'킹메이커'가 모델로 삼은 실존 인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선거 귀재 엄창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