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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냥,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하나의 매듭을 짓고 돌아설 때마다 불현듯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12년의 성장을 담아낸 영화 <보이후드>에서 엄마 올리비아(퍼트리샤 아켓)는 아들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 기숙사로 떠나기 전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린다. 올리비아는 아들이 사진을 배우기 시작할 때 처음 찍은 사진을 보관 중이다. 엄마는 아들에게 사진을 가져가길 권하지만 이미 다가올 미래에 시선을 빼앗긴 아들은 굳이 뭐 하러 가져가냐고 무신경하게 내뱉는다. 이윽고 카메라는 몇 걸음 물러나 아들이 남겨두고 가겠다는 것들의 풍경을 가만히 비춘다. 올리비아의 종착역이자 아들의 출발점이기도 한 이 장면에는 각각 과거와 미래로 시선을 건네는 현재의 두 얼굴이 겹쳐 있다.
(올리비아의 시점에서) 일견 서글프고 허무하게 느껴진 이 장면의 진가는 내용이 아니라 편집 태도에 있다. 어머니의 슬픔을 앞에 둔 아들은 어떤 리액션도 없다. 아마도 뭔가 말을 건넸을 테지만 영화는 이를
'신 에반게리온 극장판'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실패에 머물지 않은 힘과 끝내 버릴 수 없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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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점에 우리는 ‘탑’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화면을 채운 모습을 보게 된다. ㅌ, ㅏ, ㅂ이 결합한 글자는 마치 상형문자처럼 보인다. 글자 ‘탑’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3층 정도 높이의 건축물과 닮았다. 이것은 같은 발음을 가진 영문자(TOP)로 풀어 적을 때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세르게이 예이젠시테인은 논문 ‘영화의 원리와 표의문자’(1929)에서 한자어의 축약성에 특히 주목한다. 그는 이미지를 추상화한 상형문자, 두개의 문자를 결합해 다른 의미로 나아가는 표의문자에서 숏과 숏을 결합해 제삼의 지대에 다가가는 영화 몽타주 개념의 실체를 본다. 홍상수의 영화를 표의문자에 빗대면 그 문자는 서로 다른 이미지를 부딪치기보다는 비슷한 이미지를 부딪쳐 미궁을 짓는 편에 속한다. 감독의 영화 사상 최초의 한 글자 영화인 <탑>은 이러한 경향의 정점에 있다.
한층에 하나씩
영화는 화면 바깥에서 음악이 개입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총 4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다. 내용에 따라
[비평] ‘탑’, 영화의 건축술과 배우의 변신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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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제 청소년기에서 성인으로 조금씩 다가서는 나에게는 아주 진지하게 해답을 구해야 할 질문이다. 인간은 누구나나 자유를 꿈꾼다. 자유가 없으면 죽음을 달라는 선인들의 명언이 회자될 정도로 자유는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람의 기본 바탕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과연 자유만이 최고의 가치일까? 자유만 자신에게 주어진다면 인간은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일까? 나에게 그 질문에 답을 준 영화가 바로 있다. 그 영화가 바로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1994년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l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고등부 대상작 홍성준 학생의 ‘쇼생크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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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미나리를 처음 본 날은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을 보고 며칠 뒤였다. 한창 한국 영화붐이 일어날 때쯤 골든 글로브 외국어 상을 받았다고 뉴스에 한창 시끌시끌해 아무 생각 없이 저녁 시간대로 미나리라는 영화를 예매했다. 특이했던 이름에 난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팔짱을 끼고는 비교적 비판적인 태도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날 때쯤, 내 눈에는 눈물이 흘러있었다. 나는 평소에 영화를 보며 잘 울지 않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영화 미나리는 나에게 친숙하고도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여운을 잊지 못한 채 나는 집으로 가 평론가들의 평론과 다른 사람들의 감상평을 넘기며 헤어 나오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중등부 대상작 양지훈 학생의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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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v, U+tv, Wavve와 함께하는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의 수상작을 소개한다. 이번 백일장은 2022 영화 온라인 합법유통 촉진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 합법유통플랫폼 Btv, U+tv, Wavve가 후원한 행사로, 전국의 초중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다.
영화 <원더우먼>을 봤으면서 <원더>는 보지 않았다고? 그렇다면 <원더우먼>을 보고 나서 놀라지 못했던 서운함을 <원더>를 보고 달래보자. <원더>(Wonder)는 제목 그대로 놀라움을 준다.
주인공 이름은 ‘어기’다. 어기가 분만실에서 막 태어나는 순간, 이 감격스러운 장면을 찍고 있던 아빠는 카메라를 놓치고 만다. 놀랐기 때문이다. 시작이 이래서 원더(Wonder)는 아니다. 진짜 원더는 그다음부터다. 어기는 안면장애를 갖고 태어났고, 30번 가까운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다음주면 어기가 처음으로 학교에 가
[무비히어로 영화감상문 백일장] 초등부 대상작 오유성 학생의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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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의 여자 소은(김하늘)과 2000년의 남자 인(유지태). 개기월식이 일어난 밤 우연히 무선 통신이 연결된 두 사람이 시공을 초월해 마법 같은 사랑을 하게 되는 영화 <동감>. 20여년 만에 리메이크되어 관객과 접속을 시도 중인 2022년판 <동감>도 기대된다.
[ARCHIVE] 아, 아, 제 목소리 들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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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마음은 종종 쓸쓸함을 겪는다. 나의 헤아림과 타인의 헤아림이 크기 면에서도 강도 면에서도 일치하지 않는 순간이 너무 잦아서다. <근육의 모양>의 은영은 회사원으로 살다가 직장 상사와의 갈등으로 일을 그만둔 뒤 필라테스 강사가 되었다. 회사 생활을 하던 때 동기 예은은 “마음을 너무 붙이네요, 은영씨는”이라고 말했다. 예은은 서브텍스트가 없는 사람. 있는 그대로 말하고 말하지 않은 것을 알아달라고 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좋았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지금의 은영은 외로워진다. “예은에게서 온 짧은 메시지를 은영은 여러 번 읽었다. 어쩐지 낯선 느낌이 들어 체한 듯 가슴을 쓸어보았다. 그러나 그 문자들 어디에도 힌트는 없었다. 그저 짧은 말들의 나열일 뿐이었다. (중략) 안부에서 대화로 들어가지 못했다.” <근육의 모양>은 필라테스 강사 은영과 수강생 재인의 이야기를 번갈아 들려준다. 김화진은 수업 중에 스치는 두 사람 각자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 보인다. 생
씨네21 추천도서 - <나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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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싶을 때, <헤어질 결심 각본집>의 온라인 서점 링크에 달린 댓글들을 보곤 한다.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 자)들이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해 경쟁적으로 남겨둔 댓글이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각본집 사기를 중단합니까?” “나왔구나, 마침내.” “해준씨, 그 각본집 장바구니에 넣어요.” “통장 잔고가 각본집 사는 일을 방해할 수는 없습니다” 등등. 물론 스토리보드북이라고 다르지 않다. 각본집에 이어 스토리보드북까지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는 드물다.
해당 영화의 팬들이 구매할 수 있게 특별 판매용 굿즈로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서로 출간되어 각본집이 전체 도서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르는 경우는 더욱 이례적이다. 영화 <헤어질 결심>이 시각화되는 과정을 짚어가면 영상 전에 스토리보드가 있고 그 이전이 각본이다. 영화가 끝난 후 서래의 해변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관객이 더듬더듬 영화의 출발이 된 각본집을 찾아 읽고 그 설계도인 스토리
씨네21 추천도서 - <헤어질 결심 스토리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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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참혹함 앞에서 글자는 눈앞에서 허물어내리고 시조차도 다 무슨 의미인가 싶을 때, 시집을 닫으며 마지막 문장을 어루만진다. “저는 이것을 시로 쓸 수 없었습니다, 라고 시가 써질 때 이해가 넘쳐흐르고 있다 당신과 내 인생 바깥으로.”(조용우, <어려운 시>)
문학과지성사가 해마다 젊은 시인들의 시를 묶어 내는 <시 보다> 시리즈의 2022년 출간작에는 신이인, 임유영, 안태운, 임지은, 윤은성, 조용우, 윤혜지 7명 시인의 시가 실렸다. 이 시들은 2021년 문지문학상 시 부문의 후보작들이었고 <시 보다 2022>에는 기존 발표작 4편과 함께 신작 시 2편, 시인들의 산문이 수록되었다. 젊은 시인들의 최근작을 읽으며 이들이 보는 현재의 세상을 더불어 본다. 시인의 눈에 세계는, 지금은, 한국은 밤을 헤매듯 가혹하고 조금은 다정하고 얼마쯤은 서글프다. 연약한 마음을 가진 내가 그보다 더 약한 사람들과 어깨를 기대고 함께 걷고, 술을 마시고 외로
씨네21 추천도서 - <시 보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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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의 원작 소설 <굿바이, 욘더>의 개정판이 출간됐다. <굿바이, 욘더>의 줄거리는 그리스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아내 에우리디케가 우연히 독사에 물려 죽자, 오르페우스는 괴로워하다 직접 지하 세계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굿바이, 욘더> 또한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이후를 그리워하는 남자 김홀이 주인공이다. 죽은 아내가 꿈에서라도 잠깐 함께 있어준다면 뭐든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아내가 돌아온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가 죽기 전 아내의 기억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인공지능 아바타가 홀에게 연락한 것이다. 가상현실용 고글을 쓰고 아바타의 세계로 입장하면, 아내와 똑같은 아바타와 대화하고 추억을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아바타의 세계 너머에 뭔가 엄청난 세계가 있는 것 같다. 불멸을 향한 인류의 새로운 꿈이 투영된 세계가 있다는 추측 속에, 홀은 진짜 아내를 만나
씨네21 추천도서 - <굿바이, 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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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일기’는 단구나 동요 같은 간결한 형식에 계절의 변화와 감미를 담은 기록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계절 순서에 따라 배치되어 있으나 순서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읽어달라는 안내에 따라, 북쪽 찬 공기가 불쑥 내려오곤 하는 요즘의 쌀쌀함에 어울리게 4부 가을 일기로 가본다. “매미 소리 잦아들고/ 귀뚜라미 울면” (<입추>)을 읽으며 맞아, 가을이 시작하면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가 달라지지, 라고 고개를 끄덕여본다. 또 공기도 어느새 습기 없이 차갑다. “빨래가 잘 마른다… 바구니 속에/ 웅크린 고양이/ 코끝이 차다.”(<처서>) <가을볕>이라는 제목의 시는 창문으로 햇빛이 따뜻하게 떨어지는 바닥 공간을 찾아 잠든 고양이 그림과 함께 “고양이는 신통해/ 따뜻한 이부자리를/ 잘도 찾아낸다” 하고 다정하게 읊조린다. 홍옥, 가을장마, 도토리, 솔방울 같은 가을의 단어들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곧 다가올 겨울맞이를 위해 1부 겨울 일기로 가면, “군고구마
씨네21 추천도서 - <서릿길을 셔벗셔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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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릿길을 셔벗셔벗_싱고 지음
굿바이, 욘더_김장환 지음
시 보다 2022_신이인, 안태운, 윤은성, 윤혜지, 임유영, 임지은, 조용우 지음
헤어질 결심 스토리보드북_이윤호, 박찬욱 지음
나주에 대하여_김화진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11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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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결혼전야>와 <복길잡화점>
우리가 흔히 듣고 볼 수 있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 다. 어찌 보면 뻔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 삶의 뿌리가 되는 가족의 소중 함을 느낄 수 있다. 너무 재밌게 본 작품들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영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아들의 순수함을 지켜 주려는 부성애가 돋보이고, 긍정적인 태도와 유머가 어떻게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지 잘 드러나 있다. 깊은 울림을 주는 따뜻한 영화다.
우효의 <민들레>
요즘 자주 듣는 곡이다. 사랑의 여러 형태에 관해 논한 곡인데 가사와 멜로디가 마치 민들레처럼 살포시 와닿는 느낌이라 편안하고 좋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
자매애가 강한 여성 캐릭터들이 작품 전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전개가 매력적이다.
드라마 <슈룹>
유쾌함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모성애를 풀어내는 점이
[LIST] 배우 진선규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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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 쉘터>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빙
지금이야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중 한명으로 우뚝 섰지만 한동안 무명으로 지냈던 제시카 채스테인은 2011년부터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테런스 맬릭의 <트리 오브 라이프>로 관객의 호기심을 산 그는 같은 해 제프 니콜스의 <테이크 쉘터>에서 커티스(마이클 섀넌)의 아내 사만다로 등장해 또 한번 선연한 존재감을 알렸다. 커티스는 성실한 노동자이자 책임감 강한 가장이다. 가족을 지극히 아끼는 그는 어느 날부터 폭풍이 닥치는 불길한 악몽에 시달리고, 점차 극도의 불안감에 잠식된다. 급기야 폭풍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해줄 방공호를 짓겠다며 무리한 일을 벌이는 커티스. 그는 과연 창세기의 노아일까, 아니면 묵시록 속 스러져가는 조촐한 개인에 불과할까. 영화는 불분명하게 배치된 현실과 환상을 통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노련하게 조작한다.
<투 러버스>
시리즈온, 왓챠, 웨이브, 티
[OTT 추천작] ‘테이크 쉘터’ ‘투 러버스’ ‘언커플드’ ‘더 브릿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