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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영화배우 하지원’이라고 부르자 하지원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응답했다. “‘영화배우’는 정말 멋있는 말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그런 말을 들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주인공을 하고 연말 연기대상에 최우수상 후보로 오르는 것이 아직도 꿈 같아요. 제 주위 분이 예전에 그런 말도 하셨어요. 넌 스타성이 없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앉자마자 웃으면서 “이거 드실래요?” 하며 주머니에서 과자를 꺼내드는 그에게는 살갑고 평범한 인상이 지배적이다. “아직 내 연기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고백도 솔직한 만큼 수긍되는 부분이 있다. 사실 <폰>과 <색즉시공>의 흥행은 주연배우 하지원의 몫이라고 보기 어렵고, 지금 수준의 관심과 주목은 드라마 <다모>가 만들어낸 것이다.
<다모>의 ‘채옥’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남자 주인을 모시는 몸종 채옥은 연인의 사랑에 기대기보다 혼자 땅을 딛고 서겠다는 의지를 지닌 여성이었고
강단있고 솔직하게 현재를 직시하다, <다모>의 하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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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잠재력을 자랑하는 중국 영화시장을 놓고 다국적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6일 현지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미디어 그룹인 AOL 타임워너는 최근 광저우(廣州)시 연출영화공사와 합자 영화관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화남지역에만 8-10개의 영화관을 세우기로 했다. ‘정자(正佳) 시네마타운’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8월에 개장하는 이 합자 영화관은 객석 1천600석 규모에 8개 스크린을 갖춘 대형 공간이다. 타임워너측이 51% 지분을 가지며 경영관리도 담당한다.앞서 타임워너는 지난해 중국 최대도시 상하이(上海) 중심가인 시자후이(徐家匯)에 자리잡은 대형 시네마몰에 49%의 지분을 확보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홍콩업계의 발걸움도 빨라지고 있다. 유니버스 인터내셔날은 광둥성 영화공사와 오는 10월1일 국경절 이전 개장을 목표로 합자영화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청룽(成龍) 영화제작사로 유명한 골든하베스트사도 중국의 화룬(華潤)그룹을 우선협력 대상자로 선정하고 올
中 영화시장놓고 다국적 기업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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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야기>, <꽃제비> 영화도 제작중"활동이 왕성하다고요? 직업이니까요."신상옥 (78)감독이 부인 최은희씨와 함께 동아방송대학교의 석좌교수로 강단에 선다. 영화 감독으로 석좌교수가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신 감독은 올해 봄 학기부터 연극영화계열 학생들에게 영화 연출론을 가르친다.신 감독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영화 학교는 하드웨어는 많은데 소프트웨어가 없다"며 "50여년 영화 인생의 연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장과 하나되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가 석좌교수직을 수락한 것은 지난해 개원한 신필름예술센터의 운영 취지와 같다. 바로 "교육현장과 제작현장은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후학양성에 대한 신 감독의 노력은 안양영화예술학교를 개교한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감독은 이같은 취지를 바탕으로 최은희씨와 함께 안양영화예술학교는 설립했다. 이 학교는 78년 납북 때까지 운영됐으며 지금은 안양예술고등학교가 맥을 잇고 있다. "안
[인터뷰] 석좌교수된 신상옥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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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인 트랜슬레이션>(Lost in translation)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여류감독 소피아 코폴라(32) 등 5명이 미국 영화감독조합(DGA)이 선정하는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영화감독조합은 6일 지난달 이미 뉴욕 영화비평가협회가 최우수 감독으로 뽑은 코폴라와 함께 최근 3주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질주한 <반지의 제왕> 제3탄 <왕의 귀환>(Lord of the Rings: The Return of the King)의 피터 잭슨(사진)(42), <미스틱 리버>의 크린트 이스트우드(73), 1930년대 대공황기 경주마에 얽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비스킷> 감독 개리 로스(47), <마스터 앤 커맨더>의 피터 위어(59)를 올해 가장 뛰어난 성과를 올린 감독 후보로 뽑았다.지난 1972년과 1974년 <대부>(The Godfather) 시리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프랜시스 포드 코
코폴라 등 미국영화감독조합 감독상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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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부터 전국에 영화를 가르치는 시범학교가 생겨난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영화 시범학교 운영계획을 마련하고 교육인적자원부에 지난 5일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영화를 선택교과과정이나 재량활동과정으로 신설하는 초-중-고교는 시도 교육청별로 최소한 7개교씩 전국에 112개 이상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해 문화부는 올해 15억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며 한국영화학회와 함께 기자재 지원, 교사 인력풀 운영, 교사 연수 등의 계획을 세워놓았다. 학습에 쓰일 영화 교재도 2월 초 출간을 앞두고 있다.영화는 연극ㆍ무용과 함께 제7차 교육과정에 포함돼 2002학년도부터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채택할 수 있고 초-중교에서도 재량활동과정이나 특별활동과정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돼 있지만 지금까지 전문인력과 기자재 등이 준비되지 않아 일선학교 현장에서 실제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그러나 지난해 초 교직과목을 이수한 영화 전공자 20여명이 배출된 데 이어 올해도 30여명이 가세했으며, 두
새 학기부터 ‘영화’ 시범과목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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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3> 세계 박스오피스 정상
호빗들이 전세계 크리스마스 극장가를 접수했다.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북미와 38개국에서 2003년 12월29일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총 1억4921만달러로 집계됐다. 북미와 영국 박스오피스에서 2주 연속 정상을 지킨 것은 물론이다. 배급사인 뉴라인시네마는 <…왕의 귀환>의 최종성적이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 영화관람료 인상
뉴욕의 영화관람료가 10달러를 넘어섰다. 뉴욕의 두 극장 체인인 로이스 시네플렉스와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유니온 스퀘어 멀티플렉스는 새해부터 극장 입장료를 성인 10달러25센트로 올려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결정은 지난해 전반적인 박스오피스의 부진으로 인한 극장쪽의 수익 감소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화관람료의 심리적 한계선인 10달러를 무너뜨린 데 대해 로이스쪽은 “우리가 제공하는 양질의 서비스에 매긴 가격은 합리적이다”라고 밝혔다.
◆베
[해외단신] <반지의 제왕3> 세계 박스오피스 정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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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독립영화인에 활력소 14인
2003년 ‘올해의 독립영화’로 김동원 감독의 <송환>(사진)이, ‘독립영화인’으로는 최소원, 김완 등 14인의 활력연구소 운영진이 뽑혔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송환>은 비전향 장기수들과 보낸 10년의 시간을 진심어린 시선으로 성찰한 작품”이며 얼마 전 폐관된 활력연구소 운영진은 “서울시의 문화행정 개혁을 요구하는 등 문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애썼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출품작 공모
5월6일부터 10일까지 경성대에서 열리는 2004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가 경쟁부문 작품을 공모한다. 접수 마감은 2월23일까지이며 본선 상영작은 3월30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영화제 공식 트레일러도 공모하는데 마감은 3월10일까지다. 올해부터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의 경쟁부문은 아시아 지역의 작품까지 포괄하게 되며 애니메이션과 단편영화까지도 포함하게 된다(문의: 051-742-9600, www.basff.org).
[국내단신] 2003 독립영화인에 활력소 14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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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리 형제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힘든 분장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킹핀>의 우디 해럴슨은 한쪽에 의수를 달았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의 기네스 팰트로는 몸무게 300파운드인 여자가 되었다. 그 때문에 특수 메이크업 분장사 토드 가드너는 오랫동안 패럴리 형제와 함께 일해왔다. 그런 가드너조차 <붙어야 산다>는 가장 난이도가 높은 영화였다고 말한다. 두 배우를 하나로 묶으면서도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했기 때문이다.밥(맷 데이먼)과 월터(그렉 키니어)는 엉덩이가 붙어 있는 채 태어난 쌍둥이다. 밥이 간 하나의 90%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월터는 밥보다 빨리 늙어간다. 하나보다는 둘이 나아서, 형제는 야구와 풋볼, 테니스, 하키 경기장을 휩쓸고 마을에서 가장 인기있는 패스트푸드 식당도 운영한다. 손 네개로 3분 안에 햄버거를 내놓는 이들을 누가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평화로운 생활은 32년 동안만 지속된다. 배우가 되고
우리는 이심동체, <붙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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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 다들 눈감아! 이렇게 떠들면 촬영을 어떻게 해, 응? 거기 빨간 모자! 누가 눈 뜨랬어!” 대략 300여명으로 꽉 차버린 초등학교 소강당 내. 무대 위의 한 남자가 확성기에 대고 외친다. 운동회나 발표회를 앞둔 연습시간 때 좋아라 떠드는 아이들을 혼내는 선생님의 모습 같다. 디지털 장편 <철수와 영희>를 연출하는 황규덕 감독은 대전 대덕초등학교 4, 5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를 엑스트라로 모아놓고 통제가 되지 않아 열심히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의 1회 집중력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감독이 확성기를 내리고 스탭들에게 몇 가지 지시를 하는 동안 분위기는 금세 흐트러진다.<철수와 영희>는 초등학교 4학년 철수와 영희의 풋풋한 로맨스이자 이를 통해 아이들의 소박한 꿈을 이뤄주려는 따뜻한 영화다. 교내음악경연대회날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선 4학년3반 아이들이 Donna Donna의 연주를 무사히 마쳐갈 무렵, 영희가 객석 끝을 응시한 채 꼼짝도 않는다
꼬맹이들의 꿈, <철수와 영희>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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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사무라이>를 보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임오군란을 겪는 이야기 같다”고 한다면, 엉뚱하긴 해도 얼토당토않은 강변은 아니다. 미국의 네이든 알그렌(톰 크루즈) 대위는 1876년의 일본이라는 이상한 나라에 갑자기 뛰어들어 예기치 못한 모험을 겪는 ‘앨리스’다. 그리고 ‘앨리스’를 좌충우돌하게 만드는 일본의 정치적 상황은 구한말 임오군란과 닮은꼴이다. 구한말 찬밥신세로 떠밀리는 구식군대와 그들의 정치적 지도자는 개화파와 일본의 파트너십이 주도하는 정국에 반기를 들었다가 결정타를 맞고 소멸해간다. 메이지 천황의 배후에서 실세 노릇을 하는 개화파에 반기를 든 ‘라스트 사무라이들’의 운명이 딱 그 신세다. 알그렌 대위가 앨리스와 결별하는 지점은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칼잡이들에게 감화감복돼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맞이하고 새로운 인생을 찾는다는 거다. 그가 겪는, 목숨을 아끼지 않는 모험은 자기 의지로 가속화된다.
알그렌은 어른이고 군인이며 알코올에 찌든 남자다. 그는 폐부 깊
생존의 스타일화, <라스트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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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The Graduate)(사진)으로 아카데미영화상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마이크 니콜스(72) 감독이 미국 영화감독조합(DGA)이 선정한 평생공로상을 수상한다. 미국 영화감독조합은 5일 니콜스 감독이 올해 최고의 영예 수상자로 결정됐다고밝히고 "영화업계의 가장 뛰어난 전문가중 하나"라고 평가했다.지난 1967년 더스틴 호프먼, 앤 밴크로프트, 캐서린 로스를 출연시켜 <졸업>으로 명성을 얻은 '명장' 니콜스 감독에 대한 시상은 오는 2월7일 제56회 DGA영화상시상식장에서 열린다. 니콜스 감독은 <졸업>외에도 <실크우드>(Silkwood), <워킹 걸>(Walking Girl),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로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영화감독조합 평생공로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에는 마틴 스콜세지, 스티븐 스틸버그,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스탠
<졸업>의 감독 ‘마이크 니콜스’ 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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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걸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사람들은 재미있는 걸 내버려두고 시시한 것에 매달려서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강우석의 <실미도>는 나에게 시시한 영화였다. 냉전 이데올로기적인 ‘남성’ 괴물을 만들어내고, 그 괴물과 함께 모든 남자들이 좀비가 되어 일제히 함께 자폭하겠다고 매달리는 이 기괴한 남성집단의 역사극에 여자들마저 눈물을 흘리는 것은 한국사회가 얼마나 남자들의 우정이라는 전염병에 시달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끔찍한 마초사회의 증후이다. 혹은 왜 사람들은 진짜를 외면하고 가짜에 홀리는 것일까 너무나도 컴퓨터로 덧칠을 해서 도무지 원본을 알아볼 길이 없는 지경이 된 화면과 시종일관 시끄러운 사운드로 요란을 떠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은 원작의 상상력을 게임 스크린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그런 시시한 영화들에 비하면 자카리아스 쿠눅의 <아타나주아>는 정말 보는 사람을 움직인다. 무려 2시간 48분이나 되는 비경제적이고 비합리
[비평릴레이] <아타나주아>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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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갈까요 가겠습니다. 슈웃!”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도원초등학교 운동장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촬영장. 홍상수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지태가 홍 감독의 말투를 흉내내며 스탭들과 웃는다. 햇빛이 화사한 이날은 춥지 않았지만, 운동장에 인조 눈을 깔아놓은 탓에 겨울 냄새가 물씬 풍겼다. 홍상수의 5번째 영화 <여자는…>은 이날까지 합해 6회차 촬영만 남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유지태 20㎏ 찌우기, 김태우 8㎏ 찌웠다가 14㎏ 빼기
현장에서 만난 유지태는 몸집이 불어서 뒤뚱 뒤뚱하며 팔자걸음을 걷고 있었다. <올드 보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한껏 자랑하고 나자마자 이번 영화를 위해 20㎏을 늘렸기 때문이다. 얼굴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섹스신에서 드러나는 배가 장난이 아니라고 옆에서 전했다. 홍상수 감독은 <생활의 발견> 때 김상경에게 그랬듯, 이번에도 몸매 좋은 남자를 ‘돼지’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거인 같
[촬영현장]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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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아니라 그냥 영화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김상경의 능청스런 대사 'Can you speak English?', 예지원의 흐드러지듯한 살사춤. 홍상수 감독의 전작 <생활의 발견>은 일상의 사소한 디테일의 날카로운 발견인 동시에 배우 김상경 그리고 배우 예지원의 발견이었다. 부천에서 막바지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홍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발견의 대상이 될 배우는 유지태와 김태우, 그리고 다소 의외의 인물인 성현아(28)다. 주로 브라운관을 통해 활동하던 성현아에게 <여자는…>는 <할렐루야>, <보스상륙작전> 이후 세 번째 영화. 4일 오후 영화의 촬영이 진행중인 경기도 부천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성현아를 만났다.
▲세 번의 인터뷰, 한 번의 캐스팅 = 성현아는 <여자는…>까지 세 차례 홍 감독과 배역과 관련된 인터뷰를 했다. '오!수정'과 '생활의 발견' 이후 세 번째 시도에서 홍 감독의 영
[인터뷰]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성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