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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는 올림픽 경기장을 방불케 한다. 날마다 새로운 흥행기록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록경주를 하고 있는 두 선수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과 <실미도>. 두 영화는 각각 사전 최대 예매량, 개봉 첫주 흥행기록, 최단기간 200만 돌파, 300만 돌파, 400만 돌파 등 아침에 눈뜨면 새로운 기록을 만들 만큼 높은 흥행성적으로 보이고 있다.
일단 지난 12월 17일 먼저 개봉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이 개봉 22일만에 전국 관객 500만명 고지에 올라 최단기간 500만명 돌파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 기록도 얼마나 고수될 지는 알 수 없다. <실미도>가 개봉15일만에 전국 400만명을 돌파해 ‘절대반지’가 세운 최단기간 400만명 동원기록을 하루 앞당겼기 때문이다. 특히 1월초부터 <실미도>는 예매량에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앞지르기 시작해 이제 관심거리는 <실미도&g
[주말 극장가] ‘반지…’와 ‘실미도’ 틈새, 톰 크루즈 빠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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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한 왕자·속물 신데렐라 ‘허걱~’
고3이지만 입시지옥과는 무관하게 ‘맑고 밝은’ 생활을 하는 하영(하지원)은 연하의 ‘남친’에게 만난지 100일날 채인다. 화풀이로 걷어찬 맥주캔이 무개차를 운전하던 왕자님 대학생 형준(김재원)의 얼굴에 날아가자 차는 벽을 향해 돌진한다. 흉터가 생긴 범퍼 수리비를 미끼로 형준은 하영에게 ‘노비문서’를 던진다.
<동갑내기 과외하기>에 이어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내사랑 싸가지>는 백일동안 노비생활하다가 왕자님과 사랑에 빠져 공주로 신분상승하는 여고생 신데렐라 이야기다. 남자대학생과 여고생의 로맨스라는 얼개는 다르지만 부잣집 남자와 평범한 여자의 사랑이라는 점은 <동갑내기…>와 비슷하다. 어떤 논리적 전개나 귀결에서도 자유로운 ‘요즘 아이들’의 어법에 충실하다는 점도.
김재원·하지원 ‘동갑내기’흉내, 밋밋한 캐릭터·겉도는 웃음
그런데 <내사랑 싸가지>에는 <동갑내기…>가
[새 영화] 느끼한 왕자·속물 신데렐라 <내사랑 싸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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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 박스세트
감독 찰리 채플린/출연 찰리 채플린, 파울레트 고다드, 클레어 브룸/화면비율 4:3(스탠다드 버전)/오디오 DD 5.1
<모던 타임즈>(1936), <위대한 독재자>(1940), <황금광 시대>(1942), <라임라이트>(1952) 등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4편을 5.1채널로 디지털 리마스터링해 깨끗한 음질로 복원해서 묶은 박스 세트. 각각의 작품이 두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으며, 두번째 디스크에는 다양한 서플먼트가 들어있어 소장가치를 높였다. 눈길을 모으는 스페셜 피처로는 <위대한 독재자>에 수록된, 영화사 학자 케빈 브라운로와 마이클 클로포트가 공동제작한 터너 클래식 무비 다큐멘터리, 채플린의 블랙 코미디 <무슈 베르두>(1947)로부터 발췌한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모습, <라임라이트>에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감독한 MK2TV 회고전 다큐멘터리, <모던 타임즈>에 숨겨
[새 DVD] <찰리 채플리>박스세트, <아이덴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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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의 두 주인공 안성기, 설경구가 12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MBC `도올특강-우리는 누구인가'에 출연한다.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는 "<실미도>가 근래에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라며 두 배우를 녹화장인 MBC 스튜디오로 7일 오후 초청했다.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김 교수는 두 배우를 강단으로 불러 청중과 시청자에게 소개했다.
김 교수는 "실미도에 실존했던 684부대처럼 우리 현대사에 있었던 엄연한 사실이지만 정치적으로 감춰진 민감한 소재를 영화같은 대중적인 장르로 재조명하게 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안성기는 "소재도 무겁고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지만 영화의 의미와 매력에 대해 관객들이 좋게 봐 주시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약간은 투박하고 거친 <실미도>와 같은 류의 한국영화가 우리영화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개방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
<실미도>의 안성기와 설경구, ‘도올특강’에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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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유지태가 오는 4월 연극무대에 선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 출연중인 유지태는 4월 말부터 무대에 올려지는 2인극 <해일>로 연극 연기에 도전한다. '해일'은 <라이어>로 알려진 '파파 프로덕션'이 창작지원활성화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네 번째 작품. 6.25전쟁중 인민군이 국군에 쫓겨 북상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시골 마을에 남겨진 두 인민군 병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지태의 상대역으로는 <올드보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오달수가 출연할 예정. 이해제씨가 극본과 연출을 맡은 <해일>은 4월 말부터 서울 대학로의 행복한 극장에서 공연된다.
영화배우 유지태, 연극무대 첫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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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은 더이상 입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는데,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한 번만 더 하기로 했지요. 제 자랑 같아 쑥스럽지만 제가 나온 영화를 보고 이번처럼 흡족한 적은 없었습니다. 안 했다면 후회할 뻔했어요."
<화산고>, <일단 뛰어>,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고등학교 교복 차림으로 잇따라 스크린에 등장해온 권상우가 16일 개봉될 <말죽거리 잔혹사>(제작 싸이더스)에서도 교복 연기를 펼쳤다.
자신의 약속을 두 번씩이나 어기지 않는다면 이번이 진짜 `고교 졸업작품'인 셈이다. 그의 나이도 우리 식으로 따져 올해로 스물아홉이 됐으니 이제는 하고 싶어도 기회를 좀처럼 얻기 어렵게 됐다.
시인감독 유하가 메가폰을 잡은 '말죽거리 잔혹사'는 유신 말기인 1978년 서울 강남의 신설 고등학교를 무대로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권상우는 강북에서 전학온 현수 역을 맡아 우식 역의 이정진과 우정을 나누면서 그와 쉽사리 사랑에 빠진
[인터뷰]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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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보그다노비치의 <이주의 영화>는 클래식영화에의 여행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가벼운 필치로 써내려간 일종의 클래식영화 소개서이다. 이 책에서 보그다노비치는 독자를 대신해 매주 어떤 영화를 볼 것인지 1년간의 스케줄을 짜놨다. 그럼 대략 현재 시점에 해당하는 3주째에는 과연 어떤 영화가 선정되어 있을까? 보그다노비치는 1월15일경부터 시작되는 그주의 영화로 레오 매커리의 <놀라운 진실>을 골랐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썼다. 1월16일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남자배우 가운데 하나인 캐리 그랜트가 태어난 날이니 그로 하여금 영화스타로 태어나게 한 영화를 보며 그날을 축하해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지금 이 자리에서 하필이면 캐리 그랜트라는 ‘옛날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앞에서 드러났듯이 곧 그의 생일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의 1월16일은 특별하게도 100번째 맞이하는 그의 탄생일이다. 그러니 보그다노비치가 했던 말을 조금 바꿔서,
매혹과 모순의 ‘젠틀맨’, 캐리 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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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시 열풍을 피하여 할리우드를 떠나 유럽을 전전하던 줄스 다신의 그리스영화 <일요일은 참으세요>는 여러모로 <리피피>로 재기에 성공한 감독의 여유로움이 묻어 있다. 필름누아르 위주의 전작과는 달리 <일요일은…>은 뮤지컬적 요소가 가미된 코미디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배신했던 동료 영화인들도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때문인데, <리피피>에서 감독이 동료를 밀고한 배신자로 직접 출연하여 가차없이 처단된다면 <일요일은…>에서는 만인의 적 ‘노 페이스’의 사주를 받은 것이 발각되지만 용서받는 미국인 호머로 등장한다.다개국어에 능통하고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메데아>를 15번 보며 그리스 비극을 희극으로 각색하길 좋아하는 일리아는 돈을 받고 사랑을 파는 거리의 여인이지만 사랑을 나눌 상대는 자신이 선택한다. 일리아 역의 멜리나 메르쿠리는 이듬해 <버터필드8>에서 또 한명의 창녀를 연기한 리즈 테일러에게 오스카를 양보하지
뮤지컬적 요소가 가미된 코메디, <일요일은 참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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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을 통해 다른 이로부터 내 글을 지킨다. 물론, 글이 지워지거나 옮겨지기도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회원가입 과정에서 내가 그/그녀의 전능함을 인정해준 관리자에 의한 것일 뿐, 원칙적으로는 누구도 감히 내 글에 손을 댈 수 없는 것이 보편적인 게시판 법칙이다. 그런데, 1994년 워드 커닝햄이란 프로그래머에 의해 제안된 ‘위키위키’엔 로그인이 없다. 익명 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이에게는 똑같은 권리가 주어진다. 심지어 첫 페이지를 수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누구나 다른 이의 글을 수정하고, 내용을 덧붙이고, 삭제할 수 있다. 물론, 상대의 사전 양해를 구할 필요없이.안전장치야 마련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다수 사람들의 양식에 기대어 운영되는 곳, ‘마이 프레셔스’(골룸처럼 읽어주시라)를 내던지는 대신, 모든 이의 지식과 의견을 머금은 결과물을 함께 완성해가는 기쁨이 있는 곳이 바로 위키위키다.<프리필>은 2002년 3월 개설된 <은미닷컴>을 토대로 만들
텍스트는 진화한다, <프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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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 할 유명 코스를 실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니터 속에 정확히 재현하고, 마우스 조작만으로 정교한 골프 스윙의 느낌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게임 시스템을 갖춘 <링스> 시리즈는 플로피 디스크 시절부터 13년이란 세월 동안 정상의 골프 게임으로 인정받아왔다. <링스 2004>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족용 게임기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인지 PC 플랫폼을 떠나 Xbox 전용으로 출시된, <링스> 시리즈의 최신작이다.<링스 2004>의 가장 돋보이는 기능은 Xbox 라이브를 통한 온라인 멀티플레이다. 이를 이용하면 게이머는 단순한 대전 상대 검색을 넘어 많은 이를 대상으로 한 토너먼트에도 참가할 수 있다(골프는 다른 스포츠 게임에 비해 인터넷 회선 상태에 덜 민감하므로, 외국 게이머와도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패드의 두 스틱으로 샷의 비거리와 스핀의 방향을 조절하는 스윙 시스템은 PC 시절보다 쉬워졌으
오~나이스 샷! <링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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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히틀러가 부활해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면, 만약 빙하가 녹아내려 지구의 땅덩이 대부분이 가라앉아버린다면, 만약 군국주의로 무장한 일본이 제2의 진주만 침공을 감행한다면…. 픽션은 ‘만약’을 사랑한다. 그리고 ‘더 큰 만약’일수록 더 강렬하게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가와구치 가이지의 <태양의 묵시록>(대원씨아이 펴냄)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만약’에 속하는 이야기다.2002년 8월10일 오전 10시20분. 강도 8.8의 대지진이 일본 열도를 엄습한다. 곧이어 후지산이 분화를 일으키고, 동쪽, 동남쪽, 남쪽에서 연이어 일어난 거대 지진과 해일이 최악의 재난을 만들어낸다. 급기야 교토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열도의 한가운데가 갈라져 이 나라는 완전히 두 조각으로 분단되는 지경에 이른다. 애초에 섬나라였는데, 섬이 하나 늘어났다는 게 무슨 문제겠는가? 그러나 파국의 상황을 전혀 감당할 수 없는 일본이 미국과 중국에 원조를 요청하고, 재해 복구를 빙자하여 열도에 들어선 두 강국이
일본 분단, 지도를 새로 그려라, <태양의 묵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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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 전에 사운드트랙만으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경우가 있다. 엘튼 존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The Heart Of Every Girl부터 메이시 그레이의 솔풀한 영감이 가득한 매혹적인 목소리로 듣는 섹시한 캐럴 Santa Baby, 리사 스탠스필드의 재지한 넘버 I’ve Got the World on a String 등 수록곡들의 리스트와 아티스트 이름만으로 가슴이 뛰는 사운드트랙.
이름만으로 가슴이 뛰는 <모나리자 스마일>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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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솔로몬은 악령들을 모두 불러모아 놓고, 그들의 목에 반지로 인장을 찍어 자신의 노예임을 표시했다. 한번은 그가 요르단에서 목욕을 하던 중 그 반지를 잃어버렸는데, 그것은 어느 어부가 잡은 물고기의 뱃속에서 발견되었다. 그런데 어부가 그 반지를 찾아 솔로몬에게 돌려주기 전까지 솔로몬은 그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잃어버렸다고 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반지의 제왕>이 하루아침에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서양 문명에서 양지에 해당하는 기독교나 헬레니즘 전통과는 다른 음지의 전통, 바로 비학(秘學: 오컬티즘)을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하는 책이다. 비학은 문자 그대로 신비 혹은 초자연적 현상을 탐구, 활용하는 것으로, 마법, 연금술, 점성학, 강신술, 관상학, 수비학(數秘學), 유대교 신비주의(카발라) 등을 모두 포괄한다. 기독교 전통에 의해 이단시되었던 것은 당연한 일. 때문에 그 자세한 전모를 가늠하기도 힘들다.그 생애 자체가 미스터리라는 저자는 19세
사슴을 새로 변하게 하려면? <마법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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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이 열렸을 때, 이 도시를 찾은 외국인들은 서울의 건물과 집들이 대부분 지은 지 30년 안팎의 젊은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는 사실이 참 이채롭다고 했다. 그들이 그렇게 말하고 보니 사실 그런 사실이 참 이채로운 것이로구나 새삼 의식하게 되고, 그러고 보니 세계의 유구한 역사의 도시들은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고 해야 할 만큼 굳건한 역사를 지닌 건축물들로 가득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역사가 또 쓰여지고 있지 않은가.인류사에 남을 위대한 건축물들은 차치하고서라도, 프랑스의 어느 도시에서는 100년이 넘은 빵가게에서 오늘도 아침마다 신선한 빵을 구워내는가 하면, 일본의 어느 초밥집에서는 4대째 같은 집에서 같은 맛의 초밥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100년이 넘은 집에서 100년이 넘게 집주인이 대물림되는 집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에서 4대째 초밥집을 하고 있으면 그것은 한 집안의 자랑스러운 역사요 나아가 일본
[김형태의 생각도감] 집6 - [가설도시 假設都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