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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가문은 알고 보면 한 통속이고 결국 이 두 사람이 9.11 테러의 주범이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마이클 무어가 17일 낮(현지시각) 공식 기자회견에 얼굴을 드러냈다. 신작 <화씨 9/11>(Fahrenheit 9/11)은 부시 대통령과 오사마 빈 라덴 일가를 포함한 사우디 명사들의 관계를 파헤쳐 9.11 전후 부시 대통령의 행동을 신랄하게 비판한 영화.마이클 무어는 <볼링 포 콜럼바인>에서 보여준 특유의 ‘깐죽거림’과 함께 언뜻 터무니없어 보이는 음모론을 꽤나 설득력 있게 추적한다. 영화의 시작은 지난 2000년의 말 많았던 대선. 이후 감독은 석유 재벌인 아버지 부시 대통령과 아들 부시 대통령 그리고 오사마 빈 라덴 집안의 유착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영화는 사진을 통해 30여년 전 과거에 두 집안이 함께 어울렸던 모습을 보여주고 음모론을 쫒다가 9.11테러의 참상과 이라크 전쟁의 폐허를 번갈아 보여
[칸 2004] 칸의 이슈 메이커, 마이클 무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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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레멘타인>의 제작사인 펄스타픽쳐스(대표 이동준)는 당초 18일로 예정됐던 할리우드 액션스타 스티븐 시걸의 내한 계획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펄스타픽쳐스는 <클레멘타인>에 조연으로 출연한 스티븐 시걸이 3박4일의 일정으로 내한해 영화 홍보와 불우어린이돕기 행사 등에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태국에서 진행중인 영화 촬영일정에 차질이 생겨 부득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스티븐 시걸이 <클레멘타인> 출연으로 받은 개런티는 총제작비 38억원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100만 달러. 스티븐 시걸은 내한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흥행수익에 따라 받기로 한 러닝개런티 전액을 태권도 발전기금으로 희사하기로 했다.
이동준과 스티븐 시걸, 아역배우 은서우 등이 출연한 <클레멘타인>은 이종격투기를 소재로 한 가족 멜로물로 21일 개봉된다.(서울=연합뉴스)
<클레멘타인> 출연 배우 스티븐 시걸 내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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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일본 프로그램명 `겨울 소나타')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잡고있다. 지난해 4월 NHK 위성방송으로 처음 방영된 이후 여성팬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겨울 연가는 재방송을 거쳐 최근 다시 지상파에서 방영됨으로써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겨울 연가의 촬영지는 일본인 관광객의 인기 코스가 됐으며 일본에서 한국어 학습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겨울연가>에 대한 일본 팬들의 찬사는 한결같다. 한 여성 팬은 "남녀 주인공의 연기가 너무 좋다. 그들의 절제된 사랑 표현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다른 팬들은 "오로지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일본 드라마와는 달리 <겨울연가>는 자연스러운 전개가 돋보인다" "한국에 그처럼 아름다운 풍경과 음악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지난 해 11월 <겨울연가> 촬영지를 여행하고 돌아온 50대에서 70대의 여성 팬들
일본의 <겨울연가> 인기는 ‘사회적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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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기자회견에서 쏟아진 질문들의 대부분은 심사위원장인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를 향한 것이었다. 특유의 정신없는 말투로 답변을 하는 그에게서는 가벼운 흥분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런 기분 탓인지 논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거리낌없이 수다로 풀어가다가 심사위원 중 한명인 영국 배우 틸다 스윈튼과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칸영화제는 당신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타란티노) 영화를 사랑하는 시네필들에게 칸영화제는 그야말로 천국이다. 나의 첫 번째 꿈은 데뷔작을 가지고 칸에 오는 것이었는데 결국 <저수지의 개들>로 그 꿈을 이루었다. 두 번째 꿈은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이었고 결국 그 꿈도 <펄프 픽션>으로 이루었다. 그리고 세 번째 꿈은 심사위원장이 되는 것이었는데. 결국 그 꿈도 이루어버렸다!(제리 샤츠버그) 음식, 술, 그리고 여자! 영화 관계자에게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틸다 스윈튼) 천국? 천국보다 더 나은 장소다. 영화를 사랑하는
[칸 2004] 정치, 취향은 No! 영화만이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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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아이들의 삶과 에너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무도 모른다>의 기자회견은 열띤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주연인 5명의 아역배우들에게 집중적으로 사진세례가 쏟아지기도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도 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이름을 소개하자 박수가 터져나왔던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본 기자들이 절반 가까이 기자회견 장소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배우들이 즉흥적이고 자발적으로 연기를 해낸 것 같다. 비전문 배우들과의 작업이 어려웠는가.
보람있고 훌륭한 시간들이었다. 시나리오는 준비되어 있었지만 로케이션 장소에 도착해서 연기해야 할 상황을 글로써가 아니라 말을 통해 설명해주었다. 그 상황을 여러 번 반복시키는 과정에서 배우들의 자발성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현실과 픽션이 잘 구별되지 않는 경우들도 있었다. 시게루(작은아들)가 집에서 도망가는 장면을 찍고 난 뒤 둘은 정말로 화가 났다. 히에이(작은아들 역)는 유야(큰아들 역)와 차를 같이 타지도
[칸 2004]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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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장르적 세공력을 뽐내다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이 칸에서 처음 공개됐다. 개막 이틀째인 5월13일 열린 마켓 시사는 미처 자리를 못 잡은 바이어들로 다소 어수선한 와중에 시작됐다. 보통 초반 20분 안에 구매 가능성을 판단하는 마켓 시사의 관례에 비추어보면, 2시간 가까운 상영 동안 중간에 자리를 뜬 바이어가 서너명에 불과했다는 것이 <거미숲>의 흡입력을 방증해주었다. 데뷔작 <꽃섬>으로 예술영화에 대한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냈던 송일곤 감독은 미스터리드라마 <거미숲>에서 예상치 못했던 장르적 세공력을 뽐냈다.
짙은 어둠이 드리운 숲속, 덩그러니 놓인 별장으로 민(감우성)이 다가간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끔찍한 광경이 펼쳐진다. 중년의 남자가 반라 상태로 난자당해 숨져 있고 젊은 여인이 피를 흘리며 가쁘게 숨을 내쉰다. “무서워!… 미안해, 정말 미안해. 저기 거미가….” 이해할 수 없는 짧은 말을 끝으로 그녀는 숨을 거둔다
[칸 2004] 마켓에서 첫 상영된 <거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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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르 쿠스투리차는 제목 그대로 삶이 기적이기를 바라는 판타지를 예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풀어간다. 신나게 쿵짝거리는 음악에도 불구하고 따분함이 느껴진다면 그건 소재나 캐릭터가 익숙하게 재연되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움은 보스니아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장면을 가미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펼친다는 점이다. 그 비극을 과감한 해피엔딩으로 돌려놓은 자신감이 놀랍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를 넘나드는 철도를 연결하는 것이 꿈인 루카. 신경질적인 뮤지컬 배우 아내와 축구선수가 꿈인 장성한 아들과 함께 사는 철로변의 아름다운 집에 갑작스럽게 전쟁이 다가온다. 떠나버린 아내와 징집된 아들을 기다리면서 살아가는 그에게 이슬람 간호사가 잡혀오고 운명처럼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위기는 아내가 돌아오면서 다시 시작된다.
영화 속의 정치학에 대해서 묻고 싶다. <언더그라운드>는 논란이 됐던 영화인데….
누가 논란이 된 영화라고 말했나?
어떤 평론가들이.
아하. 어떤(비웃듯이) 평론가들이? 영화는
[칸 2004] <삶은 기적이다>의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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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5월이면 칸의 리비에라 해안과 크로와젯 거리는 더할 나위 없이 밝고 강렬한 햇살로 반짝거리게 마련이다. 올해로 57회를 맞는 칸영화제는 짙은 먹구름과 함께 시작됐다. 개막 일주일 전부터 파리의 하늘은 차갑게 뿌려대는 빗줄기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개막날인 5월12일, 그 겨울빛 먹구름은 칸으로 이어졌고, 거꾸로 파리는 화창하게 갰다. 칸에 드리운 그림자는 날씨뿐이 아니었다. 개막 전날 <리베라시옹> 1면 톱 제목은 ‘비정규직, 기수를 칸으로’, 소제목은 ‘칸영화제, 황색 신호등 켜지다’였다. 지난해 아비뇽연극제 개최를 무산시켰고, 지난 4월에는 몰리에르시상식을 무산시켰던 공연예술 분야 비정규직 노조가 일찌감치 칸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칸영화제 점령위원회 창립 선언문’까지 내놨다.
비정규직 노조와 함께 개막식을 열다
개막식에서 공연예술분야 비정규직 대표들이 등에 ‘협상’이라는 글자를 붙이고 시위입장하고 있다.
“문화, 건강, 교육 등 공적 재산을 축소
[칸 2004 ] 아버지를 거부하는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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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을 성공적으로 활용한 애니메이션 <벨빌의 자매들>
이른바 “외국영화”라는 것이 “자막의 한계”라는 저주를 벗어날 수 있을까? 마임으로는 불가능하겠지만 소리를 통해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이러한 “미키마우스적”, 혹은 “자크 타티적” 정신이 프랑스-벨기에-캐나다 공동제작 애니메이션 <벨빌의 자매들>(Belleville Rendez-vous)과 헝가리 특산 애니메이션 <허키>를 통해 되살아나고 있다. 눈부시도록 독특한 데뷔 장편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작품은 모두 풍성한 음향적 표현을 통해 대사를 배제한 채 성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니모를 찾아서>나 <루니 툰: 백 인 액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의 가장 독창적이고 탁월한 장편애니메이션은 실벵 쇼메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그는 한때 만화작가였다) 영광스러운 복고풍의 애니메이션 <벨빌의 자매들>이 아닌가 한다. 할리우드산 애니메이션 중에서
자막의 한계를 넘은 ‘소리의 예술’, <벨빌의 자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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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무라 쇼헤이의 새로운 화두
이마무라 쇼헤이는 오즈 야스지로가 지은 천상의 정신세계를 등지고 떠나와, 마다할 수 없는 육신의 늪에 뛰어들면서 거장이 된 감독이다. 그의 날인이 되어 장애와 억압을 거침없이 뚫어버리는 리비도의 분출은 그 욕망의 태동을 피와 살의 섞임으로 갈파하면서 또는 성교와 살인과 복수로 점철하면서 좌충우돌 한 세기를 건너왔다. 하지만, 요상한 것은 오즈를 떠나온 이마무라 역시 세계가 웅크리고 있는 집이 다를 뿐, 오즈만큼이나 강박적으로 같은 이야기에 집착해왔다는 사실이다. 2001년 제작되었으나, 국내에서는 최근 개봉된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도 그 반복의 연장선상에서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그의 영화세계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 생명의 원천으로서의 여성 욕망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이 점에 국한된 내용은 450호 <붉은 다리 아래 따뜻한 물> 프리뷰에 썼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지나가는
이마무라 쇼헤이, 불쾌의 미학에서 치유의 화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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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이후 한국 문화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21.1%로 평균 경제성장률 6.1%에 비해 3.5배의 고도성장을 나타냈다. 같은 시기 세계 문화산업의 연평균 성장률 7.2%에 비해도 그 속도가 두드러진다. 2003년 한국 문화산업의 시장규모는 39조2천억원인데, 출판과 방송의 비중이 가장 크고 광고, 게임, 캐릭터, 영화가 그뒤를 따른다. 영화는 1조2천억원의 시장으로 5조원의 경제효과를 발생시켜 규모에 비해 윈도효과가 탁월하다. 참고로 세계 문화시장의 규모는 1150조원 수준.
[그래픽뉴스] 한국 산업의 미래는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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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벤디 유니버설과 NBC가 지난 5월12일 장기간 끌어온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2003년 10월 합의된 조건에 따라 NBC의 모회사 제너럴 일렉트릭(이하 GE)은 비벤디 유니버설에 현금 34억달러를 지급하고 비벤디의 부채 17억달러도 떠맡았다. 합작 그룹 지분의 20%는 비벤디가 나머지는 GE가 소유한다. 이번 합병으로 비벤디는 유니버설 인수 이후 시달려온 부채 부담을 덜고, 메이저 방송사 중 유일하게 제작사를 거느린 미디어 그룹 멤버가 아니었던 NBC는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얻었다.
디즈니와 바이어콤의 합병과 유사한 이번 합작으로 탄생한 시장 5위 규모의 미디어 그룹 안에는, 유니버설 영화 및 TV 스튜디오, NBC, 텔레문도 네트워크와 CNBC, USA 네트워크, Sci Fi 채널, 브라보, 유니버설 테마파크의 일부 지분이 포함된다. 그룹의 CEO로 NBC 회장이자 GE의 부사장인 로버트 라이트가 임명된 가운데, 비벤디 출신의 유일한 간부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사장 론 메이어는
비벤디 유니버설과 NBC, 지난 12일 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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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대회에서 자국 선수를 편든 미국쪽 농간으로 부당하게 승리를 강탈당한 승현(이동준)은 아내마저 잃는 비운을 겪는다. 7년 뒤, 사랑하는 딸 사랑(은서우)과 알콩달콩 살며 형사가 된 승현. 하지만 주먹이 앞서는 성격 탓에 직장마저 잃고 불법격투도박사 황종철의 싸움개로 전락한다. 그 와중에 사랑과 친해진 여검사 민서(김혜리)는 승현과의 엇갈린 과거를 확인하던 차, 황종철은 챔피언 잭 밀러(스티브 시걸)와 승현을 대결시키고자 사랑을 납치한다. 어쩔 수 없이 승현은 미국행을 택하고, 민서도 뒤따른다.
오노 사건 때처럼 승리를 내줬다가 되찾는 구조의 <클레멘타인>은 시작과 끝을 국위선양 및 민족자존심 회복에 맞춘 근래 보기 드문 영화다. 그 안쪽엔 비정한 조직과 불같은 경찰에 강인한 여검찰이 제법 그럴싸하게 포진하고 있다. 그리고 한가운데는 엉뚱하게도 더없는 부성(父性)과 비밀스런 가족사가 애절하게 자리한다. 3분의 1은 액션, 3분의 1은 조폭·형사, 3분의 1은 멜로
구닥다리 드라마와 신파조의 고함, <클레멘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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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기에는 도시가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한 여피 부부, 쿠퍼와 리아는 시골로 이사온다. 19세기 소설에서 막 튀어나온 듯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콜드 크릭 저택은 꿈에 그리던 스위트 홈을 실현시켜줄 것 같았다. 하지만 저택의 전 소유주인 매시 일가에 관한 어두운 흔적들이 저택 이곳저곳에서 출현하고, 다큐멘터리 감독인 쿠퍼는 직업적 호기심으로 저택의 내력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순간 막 출옥하여 저택으로 돌아온 매시 일가의 아들, 데일이 등장하는 순간 그는 치명적인 위협의 존재로 다가온다. 이제 ‘누구보다 이 집을 잘 알고 있는’ 데일과 ‘뉴욕에서 시골까지 내려온 낯선 이방인’ 쿠퍼 사이의 전쟁이 시작된다.
줄거리만 듣더라도 <콜드 크릭>은 유명한 레퍼런스 목록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케이프 피어>(줄리엣 루이스가 이번에는 ‘범죄자’의 애인 역이다)부터 <패닉 룸>(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시 한번 위협당하는 소녀로 등장한다), 혹은
호러와 스릴러 사이의 어정쩡한 범작, <콜드 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