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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영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홍콩에서 만난 영화인들 가운데 많은 이들, 특히 평론가나 학계쪽 인사가 빌 콩을 바람직한 역할 모델로 거론했다. 좋은 영화를 알아보는 눈이 있으며 할리우드 시스템의 장점과 약점을 체득해 국제적이고 미래적 비전을 갖고 있다는 이유다. 에드코필름의 대표인 빌콩은 <와호장룡> 프로듀서로 일약 세계적 인물이 됐고, 장이모의 <영웅> 1, 2편 제작에 이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감독 곽재용, 출연 전지현·장혁)에 전액 투자하면서 국내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의 인물이 됐다. 빌콩은 10개의 멀티플렉스와 브로드웨이 시네마테크를 비롯해 제작과 배급까지 영화의 모든 분야에 관여하면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그가 취하는 노선은 한국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도전적인 동시에 모범적이다. 홍콩의 최고층 빌딩 IFC(국제무역중심, 88층) 안에는 그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가운데 하나인 ‘팰리스극장’이 있다
홍콩에 대륙의 바람이 분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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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 더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태극기 휘날리며>
지난 1월에 허리우드극장에서 있었던 한국영화 50년 회고전에서는 김수용 감독의 1981년작 <만추>를 상영했다. 김수용 감독은 상영 뒤에 있었던 Q&A에서도 참가했었는데, 아마 지금은 사라진 이만희 감독의 원작에 대한 기억과 리메이크 버전의 해석 차이에 대해 듣고 싶었던 사람들은 구체적인 정보없이 막연한 일반론으로 채워진 답변에 실망했을 것이다.
<만추>에 대한 답변보다 더 재미있는 말은 그뒤에 나왔다. 이야기를 맺으면서 김수용 감독이 미리 본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한 열광적인 찬사를 늘어놓았던 것이다. 영화가 주는 감동에서 시작해 할리우드에 대한 장엄한 선전포고와도 같은 선언으로 끝나는 이 노감독의 연설을 들었던 관객은 아마 대부분 두 가지로 갈렸을 것이다. 하나. <태극기 휘날리며>가 정말 괜찮게 나왔나보구나. 둘. 거
강제규의 할리우드 콤플렉스, <태극기 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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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간도> 시리즈로 돈과 명성을 동시에 얻은 홍콩의 메이저 ‘미디어아시아’의 야심찬 신작은 자동차 경주를 소재로 한 액션물이다.
▲ 미디어아시아의 배급·판매 책임자 제프린 첸은 아직은 미성숙한 중국시장에 서둘러 진출하기보다 시간과 돈을 더 들이더라도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드는 쪽으로 올해 사업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그는 “향후 10년 안에 (중국이란) 큰 시장이 생길 것이지만 나쁜 영화의 미래는 없다”며 좋은 영화 만들기를 강조했다. 시나리오 없이 트리트먼트 몇장만 쥐고 촬영에 들어가는 등 기획단계와 포스트 프로덕션의 구분이 애매하기 일쑤인 홍콩의 날림공사 관행은 과연 사라질까? 홍콩에는 평균 제작비라는 게 없다. 5억원이든 50억원이든 책정된 제작비에 맞추어 찍을 뿐이다. 사석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한달 동안 30회 촬영을 나간 홍콩영화가 제작비를 6억원에 맞추는 걸 봤다. 열흘 만에 한편을 뚝딱 만들기도 한다. 퀄리티야 어찌됐든 영화
홍콩에 대륙의 바람이 분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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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 특집이었던 ‘아시아 네트워크’ 후속으로 홍콩 영화산업과 홍콩 시네마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특집을 마련했다. 예측했던 대로 홍콩 영화계는 올해 중국과의 무역장벽이 사라지면서 ‘대륙으로, 대륙으로’를 외치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수십년 동안 할리우드 메이저의 아시아 프로덕션을 대행해온 살롱 필름즈는 한국 영화계에 의미심장한 제안을 우회적으로 건네왔으며, <와호장룡> 이후 ‘아시아 영화계의 파워맨’으로 부상한 에드코필름의 빌 콩은 아시아 영화인의 역할 모델로 모자람 없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영화라는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서는 홍콩국제영화제와 홍콩필름아카이브의 실무자가 97년 이후의 홍콩영화를 개괄해주었고, 주목할 만한 신예 감독들을 선별하고 소개해주는 작업은 홍콩에 거주하는 미국 평론가가 ‘제3자’의 입장에서 해주었다.
"중국은 나의 조국, 나의 시장"
홍콩영화계, 중국과 경제 파트너십 협정 맺고 시장 잡기 혈투
CEPA 체결 - 중국 시장이 온다!
설 직후
홍콩에 대륙의 바람이 분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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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러브레터>의 제작사인 후지 텔레비전은 20일 `영화배우 차태현, 김선아씨 주연의 한국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가 무단으로 <러브레터> 장면을 인용했다'며 K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법에 냈다.
후지 텔레비전은 소장에서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영화에 <러브레터>의 몇몇 장면이 나오도록 하면 안되겠느냐는 요청이 왔길래 `러브 스토리'와 `코미디'라는 장르의 차이 때문에 거절했지만 이를 어기고 상영까지 했다"며 "더욱이 이 영화를
비디오, DVD로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어서 저작권 침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해피에로 크리스마스> 복제금지 가처분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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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추억에 대한 반복되는 오해거짓 기억과 거짓 치유유운성/ 영화평론가 akeldama@netian.com최근의 한국영화가 역사와 기억, 혹은 노스탤지어의 문제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하는 건 벌써부터 진부하게 들린다. 아니, 그게 얼마나 되었다고? 게다가 이를 주제로 삼은 비평적 분석들도 이미 꽤 되는 것 같다. 이런 글들은 대부분 동시대의 과거지향적 한국영화들에 나타난 미숙하고 퇴행적인 징후들을 지적한다. 동시대 한국영화들이 어떤 식으로든 과거재현의 문제에 매달리고 있으며 스크린은 점점 그 재현된 과거와 대중의 욕망이 한데 만나 얽히고 융합되고 때로는 충돌하는 경합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뿐인가? 영화적으로 재현된 과거와 대중의 욕망이 뒤섞이는 저 스크린은 과거의 영화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절대적이고 숭고한 만신전이 아니다. 매끈한 육체를 지닌 스타급 남자배우들의 육체가 단련되기도 하고 상처입기도 함으로써 매혹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이 스크린,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의 불안과 강박 [5] - 유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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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목소리로 울리는 남성들의 나르시시즘남성 노스탤지어 영화들의 강박관념을 보다심영섭/ 영화평론가 chinablue9@hanmail.net상담을 하다보면 가끔 내담자의 목소리가 아주 졸아붙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큰 목소리로 상담자에게 대들고, 화를 내다가도 대개는 자신의 맨 밑바닥에 숨겨진 뜨거운 용암 한줌을 맨손으로 꺼내는 순간 발생하는 불가해한 고해성사의 저음현상. 이때 내뱉은 몇 마디에는 자신의 문제에 대한 통찰을 담은 짧은 이해나 진정성을 곁들인 자기 고백이 불쑥 손을 내밀게 마련이다.1970년대 후반기부터 80년대 초반기의 학생 문화를 담은 <친구>와 <말죽거리 잔혹사>를 다시 보면서 나는 어떤 전류에 감전된 것처럼 그런 순간을 맞닥뜨릴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건 권상우가 쌍절곤으로 ‘대한민국 학교 다 X까라 그래’라고 일갈한 사자후라든가 <친구>에서 장동건이 권상우와 똑같이 곤봉으로 학교 창문을 다 깨버린 뒤 ‘길거리에서 나 만나도 다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의 불안과 강박 [4] - 심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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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이 되었을까90년대 이후 한국 남성 멜로드라마의 궤적정한석/ mapping@hani.co.kr주인공들은 모두 이렇게 탄식하는 듯하다.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이 되었을까.’ 이 상상 가능한 회한의 문장이 노스탤지어로 홀려들어가는 한국 ‘남성 멜로드라마’- 린다 윌리엄스는 고통받는 희생자의 미덕에 연민을 느끼도록 초대하고, 순수의 회복과 상연이 이루어지는 면을 멜로드라마적인 특징으로 소개한다. 한편, 줄리안 스트링어는 남성 멜로드라마의 특징을 고통받으면서도, 행하는 남성 주체의 서사로 설명한다. 어쨌거나 이 용어는 여기에 빚지고 있다- 의 서사화를 매듭짓는 처음과 끝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동시에, <말죽거리 잔혹사>가 갑자기 세상에 나온 영화가 아니라고도 여긴다. 이 한편의 영화를 이리저리 뜯어보는 것보다 그것이 놓여 있는 자리가 지금 어디인지 찾아 헤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낀다. 엉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 시작은 바로 ‘한국적 누아르’이다.순수에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의 불안과 강박 [3] - 정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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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들의 잔혹사는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남성 추억담의 입체적 판타지이동진/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djlee@chosun.com<말죽거리 잔혹사>새해 한국영화는 온통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하지만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공적인 과거’인 ‘역사’를 다루는 데 비해 <말죽거리 잔혹사>는 ‘사적인 과거’인 ‘추억’을 다루고 있다. 지금 관객은 온통 ‘스펙터클한 역사의 잔상’에 열광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난 ‘화석이 된 추억의 이명(耳鳴)’에 더 관심이 있다. 완성도 높은 대중영화들로, 개별 에피소드까지 상당히 겹치는 이 셋은 농담 삼아 말하자면, ‘오빠는 고등학교 때 이랬단다 3부작’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근친관계에 있다.하지만 정체성을 만드는 것은 언제나 공통점이 아니라 차이점이다. 나는 세 영화가 과거를 강렬히 환기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과거를 대하는 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차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의 불안과 강박 [2] - 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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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품행제로>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는 4인4색요즘 한국영화는 남자들의 세계, 혹은 판타지의 열풍이다. <친구>가 한국영화 최고흥행 기록을 세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실미도>가 1천만 관객을 앞둔 것도 마찬가지다. 여성 관객이 주도한다던 한국의 극장가는, 언젠가부터 남자들의 향기로 가득해졌다. <친구> <품행제로> <말죽거리 잔혹사>로 이어지는 ‘청춘’영화 회고담과 함께 남성들의 현대사를 재구성하는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는 일종의 신드롬으로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다. 장동건, 권상우, 원빈 등이 얼굴과 육체로 여성을 사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남성들의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면서 남성들의 동감까지 자아냈다. 그렇다면 이 남성 판타지의 향기가 모두 과거의 무덤에서 흘러나온다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이 영화들이 대체 무엇을 그리고 있기에, 어떤 판타지를 창조했기에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의 불안과 강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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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없다고? 좀 늦었지만 이렇게 왔는걸!
<비포 선셋>의 에단 호크 "<비포 선라이즈>의 장면 하나하나에는 돈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바로 그 점이 자랑스럽다."
<비포 선셋>의 줄리 델피 "나이를 먹으면서 로맨스를 냉소적으로 보게 됐다. 그 대신 현실적이 되었고."
<실종>의 케이트 블란쳇 임신한 몸으로 당도한 케이트 블란쳇은 <실종>이 아니라 임신에 관한 질문만을 받고 돌아갔다.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 "사람들은 내가 못생기게 보이도록 분장을 했다고 해서 아카데미를 받을 거라고들 한다.
<빨간 불빛>의 캐롤 부케 "영어를 할 줄 알지만, 내가 출연하고 싶은 영화는 프랑스영화다. 나는 프랑스어를 사랑한다."
<콜드 마운틴>의 주드 로 - 역시 늦게 도착한 개막작 <콜드 마운틴>의 스타
<콜드 마운틴>의
단조로운 베를린, 금곰의 운명이 궁금해 [4] - 베를린을 찾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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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그마 선언의 마지막 목소리
- <당신의 손 안에> Forbrydelser
감독 아네트 K. 올레슨
출연 앤 엘레노라 요르겐센, 트리네 다이홀름
"우리는 삶의 매순간을 통제받고,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삶이란 사람들의 손에 맡겨야만 하는 것이다." - 아네트 K. 올레슨
여성 교도소 사제로 막 부임한 안나는 죄수 중 한명인 케이트가 신비한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안나는 그 소문을 믿지 않지만, 케이트가 “당신, 임신했군요”라고 말하던 날, 불임이던 자신이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아이는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죽은 채 태어나게 될 운명. 안나는 흔들리는 믿음을 가지고 케이트를 찾아가지만, 불신이 믿음을 물리치면서, 고통과 비극이 찾아온다. 아네트 K. 올레슨은 덴마크 영화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첫 번째 장편을 만들기 전까지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로 경력을 쌓아왔다. “가능하다면
단조로운 베를린, 금곰의 운명이 궁금해 [2] 화제작 여섯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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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메인상영관인 베를리날레 팔라스트는 좀처럼 문이 닫히지 않는다. 경쟁부문 시사회에 참석한 기자들이 쉴새없이 밖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유럽영화의 거장 에릭 로메르와 켄 로치, 테오 앙겔로풀로스가 아직 시사회를 갖지 않았다고는 해도, 올해 베를린영화제는 대체로 고요한 편이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 디이터 코슬릭은 공식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베를린의 주말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떤 영화가 금곰상 트로피를 가져갈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기자와 관객들은 코슬릭과는 다른 이유로 금곰상 트로피의 주인이 누구일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단조로운 베를린에서도 드물게 진심어린 박수가 터져나오는 순간은 있다. 2월10일 상영된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셋>은 우박이 떨어지는 날씨에도 어느 60대 관객이 바람을 맞으며 표 가진 사람을 찾고 있던 기대작이었고, 그 기대 이상으로 웃음과 탄성을 이끌어낸 첫 번째 영화였다. 패티 젠킨스
단조로운 베를린, 금곰의 운명이 궁금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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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의 월드스타 성룡(成龍)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기 위해 22일 내한한다. 영화홍보사 영화인은 성룡이 <태극기 휘날리며> 관련 뉴스를 접한 뒤 영화 관람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제작사 강제규필름에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성룡은 지난 3일 <태극기 휘날리며>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에 초청받았으나 중국의 영화제 일정 때문에 불참했다.
성룡은 22일 오후 2시 3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2관에서 영문자막 처리가 된 <태극기 휘날리며>를 강제규 감독과 출연배우들과 함께 관람할 예정이다. 성룡의 요청에 따라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도 참석해 영화가 끝난 뒤 이야기를 나눈다.
성룡은 이날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아시아 퓨전음식 프랜차이저 `재키스 키친'의 자선파티도 개최해 수익금 일부를 한국전쟁 유해발굴 단체에 금일봉으로 기탁할 계획이다.(서울=연합뉴스)
성룡, <태극기 휘날리며> 관람 위해 22일 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