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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오종은 작가로서의 야심을 숨기려 하다가 얕은 속을 스스로 드러내는 새침데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현재 프랑스 작가영화의 하부구조 혹은 그것과 대중영화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대의 누군가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을 보는 건 항상 흥미로운 일이다. 당연히 그에게서 선배작가들이 도달했던 영역을 기대하긴 아직 이르다. 전작 <바다를 보라>와 <사랑의 추억>에서 다뤘던 ‘낯선 자의 방문과 실종의 미스터리’를 반복한 작품 <스위밍 풀>은 의미있는 질문보다는 단순한 미스터리의 주변에서 맴돌 뿐이다.<스위밍 풀>과 그보다 1년 먼저 칸영화제에 도착했던 린 램지의 <모번 켈러>를 비교해보면 오종의 빈 공간이 더 드러난다. 전자가 ‘남의 삶을 소재로 글을 쓰는 여자’의 한낮의 꿈을 그렸다면, 후자는 ‘남의 글로 자신의 삶을 사는 여자’의 거친 꿈을 다룬다(두 영화의 배우와 극중 이름
문제적 감독의 작품, 무삭제로 보는 즐거움, <스위밍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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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본명보다도, 시트콤 <프렌즈>의 조이 트리비아니로 훨씬 익숙한 매트 르 블랑에게 새로 생긴 ‘프렌즈’ 마리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 마리나는 지난 2월8일 태어난 그의 첫 아이로 지난 5월에 결혼한 멜리사와의 사이에서 생긴 딸이다. <프렌즈>에서의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출연한 영화마다 유난히 코믹해 보였던 매트 르 블랑은 <프렌즈>가 끝난 뒤 자신의 캐릭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후속 시트콤 <조이>에 출연할 예정이다. 귀여운 바람둥이, 조이를 아빠로 둔 기분은 어떨지 마리나에게 물어볼 일이다.
<프렌즈>의 조이, 매르 르 블랑 득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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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엔 숙맥인 학구파 최지우가 자유분방한 김효진과 함께 완벽남 이병헌을 사랑하게 됐다. 장현수 감독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 모두 함께 캐스팅된 것. 영화는 한 남자가 세 자매와 사랑을 나누는 내용이다. <천국의 계단>으로 ‘드라마 불패신화’를 다시 한번 확인한 최지우는 <아름다운 날들>에서도 이병헌과 함께 출연하여 강렬한 사랑의 주인공을 연기한 바 있다. 한편 일본 NHK는 ‘겨울소나타의 최지우와 함께’란 제목의 90분물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3월27일에 지상파로 방송할 예정이라고 한다.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 캐스팅된 최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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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액션스타 성룡이 자장면발 휘날리며, <태극기 휘날리며> 관람을 위해 2월 22일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소식을 들은 성룡이 제작사 강제규필름쪽에 공식으로 요청해 이루어진 이번 상영회는 강제규 감독, 주연배우들 그리고 한국전쟁 참전용사들도 참가한다. 자신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저 중식 레스토랑의 오픈 행사와 자선 파티도 겸할 이번 내한에서 그는 한국전쟁 유해발굴 단체에 금일봉을 기탁할 계획. ‘반전주의자’와 ‘레스토랑 사업가’ 그리고 ‘영화배우’로서의 다재다능함을 과시하는 그의 모습을 곧 볼 수 있겠다.
성룡 “<태극기 휘날리며> 보러 한국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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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터너가 시바 여신의 내림굿을 받았다. 새로운 머천트 아이보리필름 <여신>(The Goddess)에서 인도 여신 칼리 역을 맡게 된 팝의 야성녀는 라틴어와 산스크리트어 노래들을 극중에서 부르기 위해 타블라(인도의 전통악기)의 명인 아래서 인도 전통 음악을 연습 중이다.
85년 <매드 맥스3> 이후 20년 만의 스크린 외출인 이 작품에 대해 그녀는 “이스마엘이 내 안의 샤크티(힌두교에서의 성적인 에너지)를 본 것 같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랜 팬들에겐 애석하지만 트레이드 마크인 사자머리와 하이힐, 가죽 미니스커트는 여신의 사리 속에 꼭꼭 숨어 있을 듯.
인도 여신이 된 팝의 야성녀, <여신>에 캐스팅된 티나 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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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녹색카드>의 여배우 앤디 맥도웰이 할리우드의 ‘젊은 여자 집착증’에 대한 그녀의 심경을 토로했다. 젊고 탱탱한 여배우들만이 선호되는 할리우드의 세태와 그것이 유발한 보톡스, 성형수술 열풍을 비난한 그녀는 ‘베이비 붐 세대’ 관객이 동세대 여배우들을 영화에서 보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에 중견 여배우들의 역할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에서 58살로 아름다운 누드 연기를 멋지게 해낸 ‘다이앤 키튼’을 예로 들며, 앤디 맥도웰은 “내가 55살이나 56살이 되더라도 멋진 배역을 맡지 못하리란 보장은 없다”라고 중견 여배우들의 미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제시카 랭이나 미셸 파이퍼 같은 훌륭한 중견 여배우들의 할리우드에서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젊고 싱싱한 신인 여배우들이 거물 취급을 받으며 그 자리를 채워가는 기형적인 상황을 볼 때 나이든 여배우들의 원숙한 아름다움과 깊이있는 연
앤디 맥도웰, 나이든 여배우들의 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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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장동건 앞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하루가 다르게 동원 관객 수를 쌓아가는 속도만큼 무섭다. 곽경택 감독의 신작 <태풍>에서 이정재와 공연한다는 뉴스에 이은 또 다른 차기작 소식은 국제적 프로젝트다. 그는 첸카이거 감독의 신작 <약속>(The Promise)에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300억원 규모로 중국에서 제작하게 될 이 영화는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판타지와 액션, 멜로를 한데 담아낸다. 장동건은 과거를 숨긴 노비 역을 맡아 슬픈 과거를 지닌 왕비와 사랑에 빠지고, “동양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일본 배우 사나다 히로유키가 공동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사나다 히로유키는 최근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카츠모토(와타나베 겐)의 충복으로 출연해 국내 관객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 여주인공은 아직 미정이다.
장동건이 첸카이거와 함께 작업할 거란 이야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장기간에 걸쳐
국제배우의 길에 나서요, <약속>에 캐스팅된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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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의상을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의 환한 미소 뒤로, 미묘한 떨림이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 ‘처음’의 느낌일 것이다. 유민은 지금 자신의 첫 주연영화 <신 설국>의 뒤늦은 개봉을 앞두고 있고, <청연>에 캐스팅되어 촬영을 준비 중이다. 그의 영화 속 연기를 보는 것도 처음이고, 그가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처음이다. ‘처음’이라는 말은, 우리가 그의 얼굴을 익숙하게 알고 있음을 떠올릴 때, 유난히 낯설게 다가온다.
유민은 나카야마 미호를 보면서 연예인을 꿈꾸게 된 내성적인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그리고 주연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출연을 결심한 영화가 <신 설국>이다. 영화는 죽음을 맞기 위해 온천마을을 찾은 중년 남자와,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젊은 게이샤의 교감을 다룬다. 연기를 처음 시작하는 그에게 정작 어려운 부분은 상대배우와의 육체적 접촉이 아니라 그 미묘한 교감의 순간을 표현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그는 둘이 처
이 미묘한 떨림, <신 설국>의 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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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승 감독을 한지승 대표라고 부르는 일은 왠지 자연스럽지가 않다. 벌써 두편의 영화를 만든 제작자이지만, 내일 당장 그가 현장으로 뛰쳐나가 ‘레디 액션’을 부른다 해도, ‘컴백’ 운운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영화를 더 많이 더 폭넓게 만들고 싶었다”는 그에게 제작은 연출의 연장인 까닭이다. <고스트 맘마> <찜> <하루> 등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최루성 멜로와 로맨틱코미디를 만들어온 한지승 감독이 돌연 제작자로 변신한 것은 지난 2001년의 일이다. 그는 영화기자 출신 안영준씨와 영화사 ‘시선’을 설립해, 좋은 영화사와 <재밌는 영화>를 공동 제작했고, 최근 두 번째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내놓았다. 여자 사기꾼과 피해 남성, 그리고 그 가족의 엉뚱한 만남을 그린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오랜만에 만나는 튼실하고 유쾌한 코믹멜로다. 그간 로맨틱코미디와 멜로에 각별한 애정과 소신을 보였던 한지승 감독의 향취가
<그녀를 믿지 마세요> 제작자 한지승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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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주드! 이제야 항복인가? <콜드 마운틴>에서 니콜 키드먼을 열렬히 껴안는 주드 로(32)의 모습이 일으키는 감상은 올 것이 왔다는 안도감에 가깝다. 스크린 앞에서도 가까이 보고 싶은 욕심에 무심코 쌍안경을 찾게 만드는 절대 미모를 갖고도, 주드 로는 로맨스영화의 남자 주역을 끈덕지게도 피해왔다. <콜드 마운틴> 이전까지 주드 로가 연기한 캐릭터는 사랑에 몰입한 적이 없었고 주드 로는 멜로드라마에 포획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주드 로의 외모를 영화가 활용하지 않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약간의 면도와 메이크업만으로 그는 <가타카>의 완벽한 우성인간, 의 지골로 로봇이 될 수 있었다. 그가 다른 남자를 매혹해 끝내 나락에 빠뜨리는 <리플리> <미드나잇 가든> <와일드>도 유혹자가 주드 로였기에 부연 설명을 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콜드 마운틴>에서도 주드 로의 외모는 실용적 기능이 있다. 아무리 구덩이에
태양 같은 그 남자의 ‘로드 투 로맨스’, <콜드 마운틴>의 주드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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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그는 마릴린 먼로에게서 좀더 멀리, 마돈나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속도는 느리지만 아주 착실하고 분명하게.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로 영화에 데뷔하고, 곧이어 1집 앨범 <눈동자>로 가수에 데뷔한 1993년께, 엄정화는 ‘마릴린 먼로’처럼 ‘군인아저씨’들이 특히 열광하는 섹스 심벌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약하고 자기 파괴적이어서 그냥 파멸해버린 먼로가 아니었다. 그뒤 10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연희와 <싱글즈>의 동미가 되어 성적 욕망의 당당한 주체이자 연대하는 여성성의 화신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배반의 장미> <초대> <페스티벌> <포이즌> <몰라>를 거쳐 섹시한 댄스가수의 입지를 단단히 굳히긴 했지만 마돈나처럼 성혁명자이지는 못했고, 더구나 시대를 가르는 독립된 코드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던 그였으니 이건 놀라운 변신처럼 보였다.
그가 시인
Good bye 먼로, Hello 마돈나, <…홍반장>의 엄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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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여성들만이 등장했던 조지 쿠커의 1939년작 <여인들>의 부제는 ‘남성들에 대한 모든 것’이었다. 원래 이 영화의 리메이크를 고려하기도 했었던 프랑수아 오종이 “나의 여성영화 프로젝트”로 만든 영화 의 부제를 붙인다면 그와 비슷하게 ‘한 남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성들의) 모든 것’쯤 될 것 같다.
영화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 인물들 각자에게 사위, 남편, 아버지, 오빠, 내밀한 연인, 고용인인 한 남자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바로 그 남자가 성탄절 아침에 그만 칼에 찔린 채 죽어 있는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제 범인을 찾아야만 하는데 영화 속 여성들 가운데 용의자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인다.
은 이야기의 가장 중심되는 경로로 보아 이를테면 애거사 크리스티의 <쥐덫>을 참조한 미스터리영화임에 분명하지만 오종의 욕심은 추리극을 만드는 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여기에 그는 뮤지컬적인 요소를 간간이 삽입하는가 하
프랑스 영화계의 디바들이 한자리에 모이다, <8명의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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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의 사춘기>(국내 방영제목)는 평범한 중학생 리지 맥과이어의 일상을 그린 인기 청소년 드라마다. 늘 ‘죽은 사람들’(다른 말로는 위인이나 성현)을 인용하는 아빠와 다정한 엄마, 언제나 리지를 괴롭히려 애쓰는 남동생 맷과 함께 사는 리지 맥과이어(힐러리 더프). 이거 저거 관심도 많고, 다사다난한 소동도 많은 리지의 학교생활을 담은 <리지의 사춘기>는 리지의 속마음을 표현한 익살스러운 애니메이션과 솔직한 감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 덕에 ‘리지 맥과이어’란 의류 브랜드도 생겼고, 힐러리 더프는 가수로도 데뷔하며 아이돌 스타가 되었다. 이후 <에이전트 코디 뱅크> 에 출연했고, 극장판 <리지 맥과이어>가 개봉 첫주에 2위를 차지하며 1700만달러를 벌어들여 10대의 아이돌로 위치를 확고히 했다.
일상에 지치면, 가끔 여행을 떠난다. TV시리즈도 그렇다. <리지 맥과이어>는 드디어 리지가 중학교를 졸업하고 떠나는 로마여행 이야기
꿈 많은 소녀의 백일몽 같은 청춘영화, <리지 맥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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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리>, <친구>에 이어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흥행작이 속출하면서 도래한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영화관광을 활성화하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5일 `영화관광의 부상과 성공조건'이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영화 및 TV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지방자치단체와 여행사 등을 중심으로 세트장, 촬영지 등을 활용해 관광상품화하는데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실미도> 촬영세트가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철거되는가 하면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정동진의 경우 모텔, 카페 등이 난립하면서 원래 모습이 상당부분 훼손된 사례에서 보듯 영화관광에 대한 인식 부족, 시장 분석 및 전략의 부재로 인한 과잉투자와 환경훼손 등이 영화관광의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보고서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 장소를 관광지로 개발하고 적극 홍보해 외국
한국영화 르네상스는 영화관광 활성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