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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삼성경제연구소는 <실미도>가 한국 경제에 3천억원의 순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영화가 단순한 표 판매총액말고도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니 좋은 일이다. 국내 영화산업이 강해서 생기는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문화적 이익은 말할 것도 없이)은 한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찬가지로 로케이션 촬영은 대다수 사람들이 실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이다. 최근 몇년 사이 프라하나 뉴질랜드 같은 곳은 전세계의 대규모 영화 제작팀들이 들렀다 가는 곳이 되었다. 할리우드, 프랑스 등 어디에서든 이들 제작팀이 오면서 막대한 수입과 많은 일자리가 생기며, 결국 촬영지를 제공한 나라의 무료 홍보까지 해주곤 한다(<반지의 제왕>이 뉴질랜드에 해준 것을 떠올려보라). 다른 대다수 산업에 비해 영화제작은 환경파괴 또한 매우 적은 편이다.
한국 현지에서 세계적인 대규모 작품이 촬영된 적은 아직 없지만 언젠가 그날이 올 수도
[외신기자클럽] 한국을 유명 촬영지로 만들자면?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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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런 첫 대면
2004년 베를린, 북한영화 <푸른 주단 위에서> 특별상영
제54회 베를리날레의 12일간 대장정이 중반으로 접어든 2월9일 저녁, 영화제 인파로 불철주야 북적거리는 포츠담 광장의 다른 극장들과 달리 시네막스 6관은 사뭇 정적이 감돌았다. 100여명 관객도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으니, 역사적(?) 순간의 증인이 될 마음의 채비라도 하는 중이었을까? 자막은 없으니 통역이 읊조리는 대사를 들으려면 헤드폰을 이용하라는 멘트 속에 극장으로 진입한 VIP 열댓명 중 조선영화수출입사의 장원준 부총사장, 국제관계담당 윤미화와 북한 여배우 김련화가 무대인사를 했다. 북한영화가 베를린영화제에 데뷔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조우한 북한영화가 림창범, 전광일 감독의 2001년작 <푸른 주단 위에서>다.
전형적인 선전영화, 관객은 당황
조선노동당 창당 50주년을 앞두고 집단체조 창작단은 아리랑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아동장(어린이 집단체조)을 지도하는 은규는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8] - 북한영화 특별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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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치거나 혹은 야유하거나
베를린을 열광시킨 화제작들과 기대 못미친 ‘기대작’들
2월8일 베를린 시네맥스 극장 앞에선 비명이 터져나왔다. <몬스터>를 보기 위해 30분 전부터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이 좁은 입구로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영화제는 예술영화가 유일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겠지만, 그 힘도 스타가 출연하는 할리우드영화를 누를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몬스터>는 모든 이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연쇄살인범’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간 이 영화는 아름다운 외모를 늘어진 살과 빽빽한 주근깨로 가리고 출연한 샤를리즈 테론 덕분에 기대를 모았던 영화. 그 호연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단이 여우주연상 공동수상을 결정한 <마리아의 은총> 역시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해 소문이 먼저 도착한 영화였다. <마리아의 은총>은 마약 캡슐을 위장 안에 넣고 운반하는 소녀들의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7] - 열광의 화제작들과 기대에 못미친 기대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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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 욕망 그리고 사랑의 스릴
파트리스 르콩트는 2001년 <펠릭스와 롤라>를 들고 베를린영화제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 영화를 좋아한 사람을 딱 다섯명 만나봤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홀대받았지만, 올해의 기억은 그 상처를 충분히 달래줄 수 있었을 것이다. 영화제 공식일정 첫날 상영된 <친밀한 이방인>(Confidences Trop Intimes)은 은밀한 욕망이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우아하고도 유머있게 그려내 이견없는 갈채를 받았다. 윌리엄은 단 하루도 넥타이를 매지 않고 출근해본 적이 없는 고지식한 세무사다. 어느 날 그의 사무실에 안나라는 낯선 여자가 찾아온다. 그녀는 같은 층에 있는 정신병원 대신 윌리엄의 사무실로 들어온 것이다. 뒤늦게 진상을 파악한 윌리엄은 오해를 바로잡으려고 하지만, 부부생활의 가장 깊숙한 비밀까지 들어버리고 난 뒤라 어찌할 수가 없다. 윌리엄은 차츰 일주일에 한번 있는 안나와의 상담시간을 기다리게 된다. 르콩트는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6] - 파트리스 르콩트 감독의 <친밀한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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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를 통해 서구의 신념을 의심하다
<애 폰드 키스>는 켄 로치와 작가 폴 래버티가 함께해온 ‘글래스고 3부작’의 마지막 영화다. 켄 로치는 “글래스고는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있고 강한 문화를 소유한 도시이기 때문에 런던보다도 드라마틱하다”고 말하면서 그곳에서 <내 이름은 조> <스위트 식스틴>을 촬영했다. 그러나 <애 폰드 키스>는 그 영화들과도, 켄 로치의 다른 어떤 영화들과도 다르다. <애 폰드 키스>(Ae Fond Kiss)는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공동체 때문에 사랑의 고통을 겪는 젊은 연인의 이야기이고, 그 어느 때보다도 대중적인 재미가 있는 영화다. 카심은 글래스고에 살고 있는 파키스탄 가족의 외아들이다. 그 부모는 카심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카심이 여동생이 다니는 학교의 음악교사 로이신과 사랑에 빠지면서 그 단단한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카심의 부모는 이미 사촌 여동생을 결혼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5] - 켄 로치 감독의<애 폰드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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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영상으로 그리는 눈물의 그리스사(史)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20세기를 눈물의 시대라고 기억한다. “초원에 떨어진 이슬은 대지가 흘리는 눈물과도 같다”고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그는 전쟁과 내전, 또 다른 전쟁이 오고가던 20세기 한복판의 그리스를 한 여인의 생 안에 담아넣었다. 그가 두손을 모아 눈물을 받아주는 여인의 이름은 엘레니. 사랑 때문에 쫓겨다녔던 그리스 신화의 헬레나지만, 앙겔로풀로스는 그녀가 피를 나눈 두 오빠가 서로 죽이는 모습을 목격한 안티고네고, 눈앞에서 살해당한 아들을 위해 통곡하는 안드로마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1919년, 러시아 적군(赤軍)이 오데사를 점령하자 그리스인들은 국경지방의 공백으로 남아 있는 호수 근처 빈터로 탈출한다. 그 여정의 도중에서 알렉시스의 가족은 죽은 엄마 곁에서 울고 있던 아기 엘레니를 데려온다. 두 아이는 자라면서 연인이 되고, 가족의 반대를 피해 달아나 쌍둥이 아들을 낳는다. 그러나 전쟁은 알렉시스와 엘레니, 그들의 두 아들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4] -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눈물 흘리는 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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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스며든 터키계 영화의 힘
<헤드-온>(Gegen die Wand)은 1986년 <슈탐하임> 이후 처음으로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독일영화다. 경쟁부문에서 한번 탈락한 전적이 있는 <헤드-온>은 감독 파티 아킨조차도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지만, 내레이션 역할을 하는 터키 노래와 파괴적인 유머감각, 성숙한 성찰 덕분에 진심어린 호의를 얻은 영화였다. 터키계 감독과 배우가 만든 <헤드-온>은 코미디로 시작해서 비극적인 사랑으로 치닫는 독특한 행로를 밟아간다. 보수적인 가족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하는 스무살 터키 처녀 시벨은 우연히 만난 중년남자 카힛에게 결혼해달라고 조른다. 카힛은 아내가 죽은 뒤에 알코올과 마약에 젖어 살고 있다. 좋은 일 한번 하자는 심정으로 마지못해 시벨과 결혼한 카힛은 천진하고 생기있는 그녀를 사랑하게 되고, 시벨도 그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나 바로 그날 밤 카힛은 말다툼 끝에 실수로 시벨의 남자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3] - 파티 아킨 감독의 <헤드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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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 가장 잘 알려진 한국감독"이 몰고온 새로운 논란
<사마리아>는 수상작을 발표하는 베를린 그랜드 하이야트 호텔 컨퍼런스 룸에 작은 소동을 불렀다. ‘김기덕’이라는 이름을 알아들은 기자들은 수상 결과가 영어로 옮겨지기도 전에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그 소리는 뒤이은 야유에 파묻혔다. 새로운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찬반의 논쟁을 부르는 김기덕 감독. 그는 평가에 관계없이 화제가 될 만한 감독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독일 언론 역시 <사마리아>에 이례적으로 큰 지면을 할애했다. 지난주에 간략하게 소개했던 외신들의 평가를 좀더 자세하게 싣는다.
2월11일 <도이체 차이퉁> 토비아스 크니베
폭력의 사마리아 여인들
우리는 거의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이에 순간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분류하고, 저속한 판단에 도달하곤 한다. 보는 즉시 검열의 틀 안에 가두어버리는 대신 한동안 지켜보는 일이 필요한 데도 말이다. 예를 들면 김기덕 감독의 <사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2] -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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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적 혁신성에 중점둔 평가
금곰상은 터키계 독일 감독 파티 아킨의 <헤드-온>
>> 장편영화 본상
황금곰상(최우수 영화상) 파티 아킨의 <헤드-온>(Gegen die Wand)
은곰상(심사위원 그랑프리) 데이비드 부르만의 <잊혀진 포옹>(El Abrazo Partido)
은곰상(최우수 감독상) <사마리아>의 김기덕
은곰상(최우수 여우주연상) <몬스터>(Monster)의 샤를리즈 테론, <마리아의 은총>(Maria, llena de gracia)의 카타리나 산디노 모레노
은곰상(최우수 남우주연상) <잊혀진 포옹>(El Abrazo Partido)의 다니엘 엔들러
은곰상(예술공헌상) 비요른 룽에의 <데이브레이크>(Om Jag Vander Mig Om)
은곰상(최우수 영화음악상) <첫사랑>(Primo Amore)(감독 마테오 가로네)의 반다 오시리스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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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현우가 영화 <그녀의 섹스 다이어리>(제작 아이필름)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다.<그녀의…>는 자신의 비밀스런 ‘연애사’를 꼼꼼히 기록하는 엉뚱하고 귀여운 여자 '지니'가 다이어리 속 과거의 남자들을 차례로 찾아가 벌이는 해프닝을 다룬 유쾌한 코미디. 이현우의 역은 김선아가 맡은 여주인공 지니의 첫사랑인 '구현'. 이현우는 지난 해 TV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에서 처음 연기에 도전한 바 있다.
한편, 김수로와 공유는 각각 대학시절 연인인 자린고비 복학생 '정석'과 연하의 만화가 지망생 '유인' 역에 캐스팅됐다.단편 <이발소 이씨> 등으로 알려진 권종관 감독의 장편 데뷔작 <그녀의…>는 이달 중순께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가수 이현우, <그녀의 섹스 다이어리>로 영화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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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홈비디오 코리아는 3월 중 무성영화의 거장 찰리 채플린 DVD 박스세트의 2편과 3편을 동시에 출시한다. 출시작들은 5.1 채널의 사운드로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쳤으며 2편은 <시티라이트>, <파리의 여인/뉴욕의 왕>, <채플린 레뷔>를, 3편은 <키드>, <써커스>, <살인광시대>를 각각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와 단편영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사진과 포스터, 극장 예고편, 제작 노트, 기록 다큐멘터리 등을 부록(서플먼트)로 수록하고 있는 것이 특징.
워너홈비디오 코리아는 지난 1월 <모던 타임즈>,<위대한 독재자>,<황금광 시대>,<라임라이트>등 4편이 들어있는 첫번째 박스세트를 출시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채플린 DVD 박스세트> 2ㆍ3편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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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한국시간)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 부문을 수상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이 5일 재개봉된다. 이 영화의 수입사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영화제 수상으로 네티즌들의 재개봉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며 "5일부터 전국 100개 스크린 규모로 영화를 다시 상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개봉했던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은 지난 달 중순까지 상영돼 전국 600만명을 동원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반지의 제왕…>, 아카데미상 영예 업고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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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가 지난달 29일 전국 800만명을 돌파했다.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태극기…>는 이날까지 서울 239만4천588명, 전국 821만7천967명을 동원했다. 이로써 <태극기…>는 지난 1월 말까지 곽경택 감독의 `친구'가 갖고 있던 역대 최다관객기록(818만명)을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에 이어 두 번째로 경신하게 됐다.<태극기…>의 스크린수는 서울 98개를 포함해 전국 425개이며 28-29일 주말 이틀간 서울 관객 수는 21만8천210명으로 전주보다 1만6천여명 줄어드는 낮은 관객 감소율을 보였다.배급사는 전국 1일 관객 기준으로 평일 20만명, 주말 50만명이 관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다음 주 초쯤 1천만명 관객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태극기…>는 머지않아 <실미도>에 이어 국내 개봉영화 사상 두 번째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될 전망이다. (서울=
<태극기 휘날리며>, 전국관객 80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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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11시 현재(미국 현지 저녁 6시)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사진)이 감독상과 작품상등 주요 11개 부문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감독상과 작품상외에 미술상, 각색상, 의상상, 시각효과상, 편집상, 음향상,분장상,음악상, 주제가상 등 사전에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 모두를 수상한 것으로 1959년 <벤허>, 1997년 <타이타닉>이 세운 역대 아카데미영화상 최다관왕 타이틀에 타이를 이뤘다.
남우주연상에는 좀처럼 시상식장에 나타나지 않는 <미스틱 리버>의 숀 펜이 수상해 박수를 받았고, 여우주연상에는 <몬스터>의 샤를리즈 테론이 수상했다. 남우조연상은 <미스틱 리버>의 팀 로빈슨이, 여우조연상에는 <콜드 마운틴>의 르네 젤위거가 수상했으며, 각본상에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소피아 코폴라, 장편 애니메이션
[제76회 아카데미] <반지의 제왕...> 작품상등 주요 11개 부문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