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고레에다 히로카즈, <키키 키린의 말>
작가로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업 태도를 알 수 있었던 책. 한 사람을 바라보는 느리지만 존중 담긴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시선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키키 키린 할머니의 당당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적극적인 태도가 좋다.
톰 웨이츠의 노래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음악을 접하는 게 힘들다. 어린 시절 무작정 탐험하던 청취 세계와는 많이 달라졌다. 요즘엔 톰 웨이츠 노래를 많이 듣는다. 정규 노선을 벗어나지 않던 사람이 자유롭게 일탈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
하마구치 류스케 <해피 아워>
하마구치 류스케의 모든 필모그래피를 보는데 감독의 뚝심이 느껴져 좋았다. 특히 <해피 아워>에서 여성배우들을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다만
[LIST] 배우 권해효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
“손이 더럽혀질까 봐 대충 싼 맛에 쓰고 때 타면 벗어던지는 흰 목장갑.” 순양그룹 오너 일가의 지시라면 거절도 질문도 판단도 하지 않는 미래자산관리팀 팀장 윤현우(송중기)는 자신에 관한 모멸적인 뒷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까딱 않는다. 해외 비자금을 회수하러 갔다 살해당하는 충성스러운 순양맨의 허무한 삶은 별안간 1987년으로 회귀해 순양가의 막내 진도준(송중기·아역 김강훈)으로 이어진다. 산경 작가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시작이다. 진도준은 귀여운 11살 어린이의 얼굴에 40대 아저씨의 말투로 미래 정보를 활용하고, 순양 창업주 진양철(이성민)은 돈으로 못 사는 서울대 법대 합격증을 안겨드리겠다는 손자에게 홀딱 반한다. 흰 목장갑이 재벌 창업주의 목숨을 구하고 조언하며 인정을 얻는 전개가 짜릿한 한편, 원작과 드라마가 갈리는 지점이 흥미롭다.
순양가의 머슴으로 살다 언젠가 집사가 되기를 꿈꾸던 원작의 윤현우는 두 번째 삶을 머슴의
[유선주의 드라마톡] ‘재벌집 막내아들’
-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
넷플릭스
필 스터츠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삼당사다. 배우이자 감독인 조나 힐이 스터츠를 처음 찾았던 이유는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때문이었다. 스터츠의 독특한 요법을 통해 안정을 얻은 조나 힐은, 이제 많은 이들에게 그 방법을 알리고자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렇게 둘의 대화가 시작되지만 조나 힐은 영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또다시 불안에 빠진다. 그 불안은 스터츠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에까지 연결되는데, 그 이유는 스터츠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화 내내 확신에 찬 모습으로 자신의 이론을 말하는 스터츠의 말은 분명 마음을 울리는 측면이 있으며, 동시에 대화 내내 끊이지 않는 농담으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더 페리퍼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때는 2032년. 플린은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VR 게임에 빠져 있는 오빠와 함께 아픈 어머
[OTT 추천작]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는 마스터’ ‘더 페리퍼럴’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미스틱 리버’
-
디즈니+ / 감독 애덤 섕크먼 / 출연 에이미 애덤스, 패트릭 뎀시, 제임스 마즈든, 이디나 멘젤, 마야 루돌프 / 플레이지수 ▶▶
2007년 공개되어 디즈니식 운명적 사랑 이야기에 대한 클리셰를 스스로 뒤집었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 <마법에 걸린 사랑>의 속편이다. 전편에서 마녀에 의해 마법의 왕국 안달라시아에서 뉴욕으로 쫓겨났던 지젤(에이미 애덤스)은 우여곡절 끝에 변호사 로버트(패트릭 뎀시)와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 지젤은 불행을 느낀다. 오랜 뉴욕에서의 생활이 부부를 지치게 만들었고, 사춘기를 맞은 의붓딸 모건과의 갈등도 잦아졌기 때문이다. 부부는 새로운 행복을 찾아 교외로 거처를 옮겨보지만 그곳에서의 삶도 이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 답답한 지젤은 마침내 소원의 지팡이를 사용하여 주문을 외운다. “우리에게 동화 속 삶이 펼쳐지게 해주세요.” 그러나 이 소원이 지젤이 새엄마라는 설정과 결부됨에 따라 문제가 생긴다. 많은 동
[OTT 리뷰] '마법에 걸린 사랑2'
-
-
“언제 우리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거니?”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어머니에게서 늘 듣던 말이다. 75살의 스필버그 감독은 최근 자전적인 영화 <더 파벨먼스>를 선보였다. 아쉽게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였다. <더 파벨먼스>는 스필버그 감독이 어떻게 세계적인 연출가로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 이 작품은 그의 부모를 비롯한 가족에게 헌정하는 선물이다. 물론 그가 처음으로 본 <지상 최대의 쇼>(1952)를 통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어떤 영상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관객의 감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직접 경험하는 장면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더 파벨먼스>는 컴퓨터 엔지니어이며 지극히 현실적인 아버지와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린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난 스필버그 감독의 유년 시절부터 19살 때까지를 보여준다. 한 인터뷰를 통해 스필버그 감독은 “어머니는 부모라기보다 큰누나 같았다”라며, ‘피
[뉴욕] 전설의 시작
-
11월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내년 극장 개봉 예정작 및 스트리밍 콘텐츠 라인업이 공개됐다. 디즈니+를 통해 12월에 공개될 한국 드라마 <카지노> <커넥트>와 내년 공개를 앞둔 <사랑이라 말해요>의 제작진과 배우가 무대에 올라 직접 작품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 범죄 액션 드라마 <최악의 악>, 일류 홍보회사를 배경으로 이연희, 문소리, 홍종현, 정윤호가 호흡을 맞춘 드라마 <레이스>가 새롭게 소개됐다.
올해 인기리에 방영된 시리즈의 두 번째 시즌도 공개된다. 음악을 사랑하는 현서와 수호의 이별 이후 3년 뒤의 모습을 그린 <사운드트랙 #2>, 이성민, 경수진, 이학주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형사록2>와 유재석의 버라이어티 쇼 <더 존2: 버텨야 산다>도 다시 찾아온다. 국제적으로 위상을 떨치는 K
디즈니의 야심찬 2023 라인업
-
의거 113주년.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삶이 스크린에 담긴다. <영웅>은 거사 준비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따라가는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로 탈바꿈시켰다. 대한제국 의병대장 안중근은 어머니 조마리아(나문희)를 떠나 3년 안에 이토 히로부미를 척결하지 못하면 자결하기로 마음먹는데,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격한 조선의 마지막 궁녀 설희(김고은)를 통해 이토 히로부미의 하얼빈 방문 계획을 듣게 된다. 역사극이자 뮤지컬영화라는 독특한 조합, 한국 최초의 오리지널 뮤지컬영화라는 신기록에 부응하기 위해 제작진이 가장 공들인 지점은 라이브 녹음이다. 전체 분량의 70%에 가까운 뮤지컬 넘버를 배우들이 롱테이크 속에서 동시녹음했다. 뮤지컬에서 쌓은 신뢰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안중근 역의 정성화, 가상인물인 비밀 정보원 설희를 연기한 김고은의 호연이 특히 기대된다. &
[Coming soon] '영웅'
-
2023년 개봉예정인 <엘리멘탈>은 엘리멘트 시티를 배경으로, 불의 캐릭터 엠버(리아 루이스)와 물의 캐릭터 웨이드(마무두 아티)의 만남과 우정을 그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이다. <굿 다이노> 이후 7년만에 신작을 내놓은 피터 손 감독을 화상으로 만났다.
-<엘리멘탈>의 이야기는 어디서 처음 시작되었나.
=뉴욕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서 영감을 얻었다. 부모님은 1970년대에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왔고, 나는 이곳에서 태어났다. 부모님과 함께 성장하며 겪은 모든 경험이 <엘리멘탈>의 출발점이다. 내가 비한국인과 사랑에 빠졌을 때 할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래도 결혼은 한국인이랑 해야지! (웃음)” 이민자의 가족으로서, 역사적 배경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문화 충돌을 여러 번 겪었다. 타인을 사랑하는 과정은 결국 그 사람의 본질과 근원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일까. <엘리멘탈>의 세계관은 다양성
[인터뷰] '엘리멘탈' 피터 손 감독,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그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
기억하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지난 9월13일 누벨바그의 거장 장뤽 고다르가 91세로 별세했다. ‘영화사는 고다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다. 현대영화는 고다르와 함께 문을 열었고, 그의 죽음과 함께 20세기의 영화도 문을 닫았다. 그런만큼 그동안 고다르의 죽음을 추모하며 그동안 몇 차례의 기획전이 열렸다. 올해 고다르를 기리는 마지막 인사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이 2022년의 끝자락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에서 준비한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은 오는 12월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롯데시네마 광복점, 대구 롯데시네마 동성로점, 서울 롯데시네마 홍대입구점에서 차례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고다르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를 비롯해 1960년대 누벨바그 시기의 걸작들과 1970년대 정치적 시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화를 추구한 1980년대 작품들, 고다르의
아듀 고다르: 장 뤽 고다르 특별전
-
※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https://twitter.com/cine21_editor/status/1597226325643005953)
이다혜 @d_alicante <랑과 나의 사막>은 멸망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2844년경 전쟁의 시대 이전에 만들어졌다가 사막에 묻혀 있던 로봇 고고에게 생명을 준 인간 랑이 사망하면서부터의 이야길 담고 있습니다. 랑이 가고 싶어 했던 과거로 가는 땅을 찾아 고고는 혼자 길을 떠나는데요, <어린 왕자>의 SF 버전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천선란 작가님을 모시겠습니다.
천선란 @hdmhbook 안녕하세요, 소설가 천선란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다혜 @d_alicante 처음 작품을
[트위터 스페이스] 다혜리의 작업실: 소설 '랑과 나의 사막' 펴낸 천선란 작가
-
12월2일(한국 시간) 열리는 독일과 코스타리카의 E조 최종전은 역사적인 경기가 될 예정이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심판진이 피치 위에 서기 때문이다. 월드컵 본선경기에서 휘슬을 불게 된 최초의 여성 주심은 프랑스의 스테파니 프라파르. 그는 2020년 여성 심판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주심을 맡은 바 있다. 독일과 코스타리카 경기에선 브라질의 네우자 백, 멕시코의 카렌 디아스 심판이 부심으로 함께 나선다. 1930년 월드컵이 시작된 이래 여성이 주심을 맡은 것도 여성 심판으로만 심판진이 꾸려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저기서 “이것은 스포츠계의 또 다른 진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작지만 큰 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경기를 조율할 수만 있다면 심판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4시에 시작되는 경기지만 이 경기만큼은 선수 때문이 아니라 심판 때문에 꼭 챙겨 보고 싶다.
여성 심판 얘기를 꺼냈으니 자연스레 여성 축구팀
[이주현 편집장] 한국 영화감독 여자 축구팀 베스트 11
-
2017년 10월5일,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의 첫 보도가 나오기 전에도 하비 와인스틴을 둘러싼 말들이 떠돌고 있었다. 두 기자는 와인스틴에 관해 루머처럼 떠도는 이야기의 실체를 파악해가며 사건에 접근해나갔다.
2015.3.30.
<뉴욕타임스> 제니퍼 시니어 기자의 트위터(@JenSeniorNY), “어느 시점에선가 하비 와인스틴에 대해 털어놓길 두려워했던 여성들이 다 같이 손을 잡고 뛰쳐나올 것.”
2015.10.6
<버라이어티>, “애슐리 저드가 거물제작자로부터 당한성추행을 고백했다.”
2015.11.3
‘와인스틴 컴퍼니’ 신입 임원 로런 오코너가 회사에 발송한 이메일 중 일부,
제목: 알림
“저는 돈을 벌고 경력을 쌓고 싶은 28살 여성입니다. 하비 와인스틴은 64살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성이고 이 회사는 그의 소유입니다. 권력의 균형을 따지자면 제가 0, 하비 와인스틴이 10입니다. 저는 전문인이기에 전문인답게 행동하고자 했습니다. 그럼에
[기획] ‘그녀가 말했다’, <뉴욕타임스> 보도 전후, 하비 와인스틴을 둘러싼 말과 사건
-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는 피해 여성들의 증언을 통해 “하비 와인스틴이 배우나 직원 등을 호텔 방으로 불러 마사지를 요구하고, 변태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고 폭로했다. <그녀가 말했다>는 이 기사를 작성한 조디 캔터(조 카잔)와 메건 투히(케리 멀리건)의 보도 과정을 담은 영화다. 영화의 주인공은 범죄 당사자도, 그가 벌인 성추행도 아니다. 마리아 슈레이더 감독은 “탐사보도기자인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가 겪은 일을 관객이 경험하게 하는” 동시에 “첫 보도를 내기까지 두 사람이 감내한 것을 담은 영화”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했다>는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처럼 뉴스룸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한다. 조디 캔터와 메건 투히가 진실을 추적하고 보도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기존 뉴스룸 영화와 닮았지만 <그녀가 말했다>에는 탐사보도를 소재로 한 영화 특유의 열기와 고유
[기획] ‘그녀가 말했다’를 이해하는 몇 가지 키워드
-
사람은 먹어야 산다. 이 당연하고 보편적인 명제를 단어 하나만 바꿔 순식간에 공포스러운 문장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은’을 ‘을’로 바꾸는 것이다. ‘사람을 먹어야 산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 <본즈 앤 올>은 사람을 먹어야 살 수 있는, 살기 위해 사람을 먹는 ‘이터’(eater)들의 이야기이다. 단, 이 문장은 정확히 이해되어야 한다. 하나의 취향으로서, 예컨대 미식을 추구하기 위해 ‘사람도’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본능적으로 식인에 대한 허기를 느끼는 존재들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영화적으로 보다 익숙한 소재와 비교하자면 ‘뱀파이어’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터와 뱀파이어 모두 오로지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인간의 살갗을 물 뿐이지만, 그 결과로 그 사람은 반드시 죽는다. 내 삶을 이어가기 위해선 그 무엇도 아닌 인간의 목숨을 필요로 한다는 비극. <본즈 앤 올>은 비극적인 상황에 처해 있는 두 남녀 매런(테일러 러셀)과
[기획] ‘본즈 앤 올’, 사랑을 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