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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중에게 사랑받는 방법을 찾아낼 것”
오기처럼 시작하게 된 〈11세>의 촬영 첫날, “미리 준비했던 시나리오는 현장에서 방해만 될 뿐이었다. 모든 것이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주변의 스탭들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건 처음이니까 연습하는 셈 쳐라’라고 말했지만, 최선을 다하려던 영화를 연습으로 찍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오전 내내 헤매고 버벅대던 그가 오후부터 전열을 가다듬었다. 현장에서, 배우로부터, 처음부터 다시 생각했다. ‘영화만의 흐름과 리듬은 무엇일까. 쓸데없는 이야기는 버리고, 정서만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는 천천히 영화를 완성하면서, 자신만의 대답을 찾아갔다. 그리고 〈11세>는 아무런 대사도 없이 음향과 실험적인 음악만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재현하는 영화, 이야기는 모호하지만 영화적 의미로 꽉 차 있는 영화가 되었다.
두 번째 영화이자 첫 번째 장편인 &l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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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올드보이>를 외치는 순간, ‘한국영화’라는 말은 금가루를 날리며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 순간이 ‘한국영화’의 외연과 내포를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씨네21>이 최근 지속적으로 다루어온 ‘아시아 네트워크’의 연장선상에서, 그리고 한국영화를 재사유하는 개념틀로 제안했던 ‘내셔널 시네마’를 구체화하는 차원에서, 재외한인감독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재중’ 동포감독 장률, ‘재일’ 동포감독 리상일과 구수연은 각각 중국-한국, 일본-한국의 이중적 정체성 속에 포획된 혹은 연접한 혹은 탈주하려는 경계인들이다. 경계인이 만들어내는 사이공간(space between)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한국에서 만난 장률, 일본 현지에서 만난 리상일, 구수연 감독을 통해 듣는다.
편집자
* 455호 잡지 기사에서 리상일 감독의 얼굴 사진이 잘못 실렸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안노 히데아키 감독입니다. 또 의 주연배우는 쓰마부키 도시오가
두개의 정체성 두겹의 눈, 아시아의 한인감독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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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인감독 공포영화 4편 눈길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초여름 극장가에 공포영화가 '더위 점령'에 나섰다. 올 여름 선보이는 공포영화는 어림잡아 10편을 훨씬 넘는 듯하다. 최근 개봉한 <디 아이2>에서부터 11일 관객들을 만나는 <페이스>, 8월중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중.일 3국의 공동 프로젝트 <쓰리-몬스터>까지 국내외 다양한 공포영화들이 관객들의 머리카락을 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올해 유난히 많은 작품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장화, 홍련> <여고괴담-여우계단> <주온2>의 성공이 특히 빛났기 때문. 복안(페이스), 인형(인형사), 베트남 전쟁(알포인트), 물(령), 주문(분신사바), 휴대전화 메시지(착신아리), 태아(디아이2) 등 다양한 무기를 갖춘 공포영화들이 속속 개봉한다.▶국내 신인 감독 데뷔작 줄줄이 개봉 = 공포영화는 신인 감독들이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여름극장가 공포영화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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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 수입추천을 규정한 구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16조에 대해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함에 따라 영화 수입추천제 존폐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음비게법의 수입추천 규정은 외국 음반만 남겨놓고 2001년 폐지됐으나 외국 영화에 대해서는 2002년 1월 개정 영화진흥법 6조에 신설됐다.대법원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수입추천 없이 국내 미개봉 외화 DVD 600점을 우편으로 발송받은 뒤 인터넷으로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지만 개봉 영화에 대한 수입추천제 역시 영화계 일각에서 폐지론이 거세게 일고 있어 헌재가 대법원의 제청을 인용할 경우 관련 법령의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등급보류' 조항이 남아 있는 비디오물 심의에서는 수입추천제가 폐지된 반면 음반과 개봉 영화에 대해서는 수입추천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중 최근 들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영화 수입추천제.영상물등급위(위원장 김
존폐 기로에 선 영화 수입추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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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사 나운규 주연의 일제시대 무성영화 <임자 없는 나룻배> 촬영모습이 담긴 은염(銀染)유리판 필름 사진 11점이 오는 13일 오전 11시 KBS `TV쇼 진품명품'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영화 제작자의 손자로 전북 고창에 사는 70대 강모 노인이 의뢰한 이 사진에는 1932년 일제의 검열로 일부 장면이 삭제된 채 상영됐다는 기록이 남은 영화의 주연배우 모습, 촬영장면, 기념촬영장면 등이 담겨 있다.
당시의 자막처리 기술을 알 수 있는 타이틀 필름과 삭제된 장면인 도끼를 든 주인공 춘삼(나운규)의 모습 등은 자료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임원식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감정단은 "한국 영화사의 잃어버린 부분을 복원해 낼 수 있는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특히 촬영장의 모습을 담은 필름은 당시의 촬영기자재와 세트 등 영화 기술적 측면을 고증하는 중요한 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나운규 주연 <임자없는 나룻배> 자료 필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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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인형사>(제작 필마픽쳐스, 공동제작 마인엔터테인먼트)의 일본 배급권이 110만 달러에 현지 수입사 콤스탁에 판매됐다고 이 영화의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는 씨네클릭아시아가 9일 밝혔다. <인형사>는 지난달 프랑스 칸 필름마켓에 스칸디나비아 제국과 태국 등에 20만 달러에 판매돼 지금까지 모두 130만 달러의 해외 판매수입을 거둬들이게 됐다.
김유미ㆍ임은경 주연의 <인형사>는 한 인형사(인형제작자)가 실제 사람을 모델로 구체관절인형을 만들기 위해 조각가, 여고생, 사진작가, 직업모델, 인형 마니아를 외딴 숲속의 작은 미술관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7월 말 국내에서 선보일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
<인형사> 110만 달러에 일본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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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예기업 월트 디즈니사가 계열 영화사인 미라맥스를 창업자에게 되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미라맥스 매각은 디즈니의 최근 실적 부진과 함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이 최근 측근들에게 미라맥스의 공동 회장인 하비와 밥 웨인스타인 형제와의 불화가 미라맥스를 팔아버릴 정도까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구체화하고 있다.디즈니사는 가장 최근에는 미라맥스가 제작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판한 영화인 <화씨 9/11>의 배급을 봉쇄, 미라맥스 측의 반발을 샀고 미라맥스는 다른 배급자를 찾았다.디즈니사는 지난 93년 미라맥스를 8천만 달러에 인수했지만 현재 애널리스트들은 미라맥스사의 가치가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이스너 회장은 웨인스타인 형제가 미라맥스를 되살 수 있는 자금을 동원할 수있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웨인스타인 형제의 측근들은 형제가 자금
디즈니, 미라맥스 매각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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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의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16-18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다. 케이블TV방송협회(KCTA)가 주최하는 '제2회 KCTA 전시회 및 컨퍼런스 2004'에는 셋톱박스를 통해 제공하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실시간 지원으로 되감기 등 비디오 기능이 가능한 VOD(Video on Demand) 서비스, 인터넷 전화 VoIP 서비스,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위한 솔루션 등 케이블TV 업계가 속속 선보일 디지털 서비스 신기술과 장비가 전시된다.16일 오전 11시 ICC제주 1층 이벤트홀에서 열릴 전시회 개막식에는 이효성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김태환 제주도지사, 고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서병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임주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이주헌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IDI) 원장, 유삼렬 KCTA 회장, 오광성 케이블TV방송국(SO)협의회장, 전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장, 공성용 제주방송 회장, 제프 피네로 모토로
케이블TV의 미래 한눈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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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권 이하 소액상품권으로 도서, 영화, 음반, 공연, 스포츠, 레저, 인터넷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문화상품권'이 1억장 판매(5천억원) 기록을 수립했다.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한국문화진흥(대표 김준묵)은 8일 "1998년 3월 상품권을 발매한 뒤 매년 30% 이상 매출증가를 지속하다가 4년만에 5천만장 판매, 업계 최단기일인 6년만에 1억장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화상품권 1억장을 쌓으면 63빌딩의 38배 높이, 경부고속도로 18회 왕복 길이, 한반도의 2분의 1을 넘는 면적이라고 회사측은 소개했다.몇 년에 걸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문화상품권의 판매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한 데 대해 김준묵 대표는 "적은 돈으로 문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출범 당시의 취지가 문화생활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추세에 부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한국문화진흥은 6월부터 한달동안 '1억장 판매기념 문화상품권'을 400만장 한정 발행하고, 기념상품권 뒷면의 퀴즈 맞추기 행사를 통해 세계
문화상품권, 6년만에 1억장 판매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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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 속에서 모던한 여성을 보게 될 것이다”
윤종찬 감독 인터뷰
<청연>은 <소름>과 굉장히 다른 영화다. 의외라는 느낌이 든 가장 큰 이유는 <소름>이 극단적으로 어둡고 비관적인 이야기인 반면 <청연>은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소름>을 할 때도 저 사람이 왜 공포영화를 하지,
=그런 말을 듣긴 했다. (웃음) 아무튼 <소름>을 찍고 나서 느낌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세상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드러냈을 때 그 후유증이 나에게도 있었다. 영화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감독이 굉장히 짓눌려서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청연>은 그런 면에서 내게 유연성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의 어둠과 밝음을 잘 분배해서 다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의 기조가 다른 만큼 스타일도 상당한 차이가 있을 거 같다. 예를 들어 영화의 색조나 조명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4] - 윤종찬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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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 2년 동안 영국에서 제작된 축구 관련 영화들(<잉글리시 매니저> <슈팅 라이크 베컴> 등)은 축구라는 소재를 다루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해왔다. 그 점에서 현재 개봉 중인 <The Football Factory>를 비롯해 제작 중인 축구영화 <Goal!>도 이전의 축구영화들처럼 많은 관객을 불러모을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지난 5월14일 영국에서 개봉한 <The Football Factory>는 영국 축구 훌리건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개봉 직전, 6월 초 시작되는 유로 2004 축구 경기를 앞두고 훌리거니즘을 부추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을 피할 수 없었던 이 영화는, 개봉 두주째를 넘기면서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반응은 우려했던 것과 달리 긍정적이다. 베스트셀러 소설인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런던] 붐! 붐! 축구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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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지만… 끝까지…혼자… 넘는다"
박경원 역 장진영 인터뷰
-오늘 촬영현장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무엇 때문에 울었나.
=촬영 초반인데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장면부터 찍어야 하니까 감정을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오늘 찍은 장면 같은 경우 이렇게 힘들이지 않고 찍을 줄 알았는데 생각했던 거랑 달랐다. 박경원이라는 인물의 강인함을 많이 보여주면서 슬픈 감정이 함께 들어가야 하는데 사실, 힘들다. 일본어 대사도 만만치않다. 내가 말하는 건 어떻게든 되는데 상대방이 일본어를 하면 그걸 받아서 리액션을 하는 게 어렵다. 대충 무슨 얘기인지 알아도 귀로 들었을 때 느낌이 잘 안 살기 때문에 반응이 제때 안 나온다. 빨리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오늘처럼 힘들어서 울 때 윤종찬 감독은 어떻게 하나? 워낙 현장에선 독한 사람이라는 말이 많던데.
=다독이기도 하고 채근하기도 하고. 아무튼 그 장면을 포기하지 않게 해준다. <소름>을 찍을 때도 그랬고. <소름>에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3] - 박경원 역 장진영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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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해서 <청연> 엑스트라로 출연한 우에다 주민들과 장진영, 김주혁이 기념촬영을 했다.
우에다 표 세트, 우에다 표 엑스트라
드라마의 정점에 해당하는 촬영이 끝난 다음날인 5월24일 아침, 파란 하늘은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제작진은 야외촬영을 위해 우에다시 외곽에 위치한 운노주쿠라는 곳으로 이동했다. 옛날 가옥이 길 양쪽으로 빽빽이 늘어선 이곳은 세트로 지은 게 아닌가 의심할 만큼 영화촬영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시대극을 찍으면 항상 걸림돌이 되는 전봇대나 전선이 없기 때문이다. 2km 정도 옛날 거리를 그대로 보존한 운노주쿠는 우에다가 자랑하는 관광지 가운데 하나이지만 영화촬영을 위해 개방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도 옛날 집에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집집마다 촬영허가를 따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몇 십억원을 들여도 이렇게 훌륭한 세트를 짓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오전 촬영은 박경원이 조종사가 되고 싶다며 찾아온 이정희(한지민)와
<청연> 촬영현장, 일본 우에다를 가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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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정화구역에서 극장영업을 금지하고 있는” 학교보건법의 일부 조항이 최근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아 “극장이 유해업소가 아님”이 증명됐다. 5월24일 헌재는 재판권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존 학교보건법이 “학교정화구역 내에서 극장영업을 하는 자의 직업의 자유, 아울러 극장운영자의 표현 및 예술의 자유, 그리고 극장을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문화향유에 관한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면서 대학 부근에 극장 영업을 할 수 없다는 학교보건법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고,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위헌이긴 하나 즉각적인 무효화를 선언할 경우 혼란이 예상돼, 새 법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현행 법률을 따르도록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20m 이내에 유치원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 8년 동안 해당 교육청으로부터 극장 이전 및 폐쇄 압력을 받아오다 위헌제청을 내기에 이른 광주극장(대표 최용선)으로서는 이번 결정이 불만족스럽진 않을까. 이 문제를 붙들고 그동안 씨름해온 광주극장
[충무로 이슈] 극장은 유해업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