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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진화란 좀더 단순한 것에서 좀더 복잡한 것으로 분화되는 것이며, 이로써 좀더 나은 것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이 상식화된 진화론이 다윈보다는 스펜서나 헤켈의 이론이라는 건 이젠 널리 알려져 있다. 다윈의 이론에서 진화란 발전이나 진보가 아니며, 정해진 방향성이 없다. 거기서 진화란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는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말한다. 살아남는 능력이란 점에서 박테리아를 당할 생물은 없으며, 따라서 박테리아가 가장 진화된 생물이라고.다윈의 진화 개념이 갖는 이런 양상은 19세기적인 사고방식을 넘어선 매우 현대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아직도 진화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면모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진화의 관념에는 생존경쟁과 적자생존, 자연도태라는, 경쟁과 적대로 세상을 보는 또 다른 19세기적 세계관이 전제되어 있다. 맬서스의 악명 높은 인구론에서 정식화되었던 그런 세계관이. 실제로 다윈은 여행을 통해 얻은 자료와 경험을 바탕으로 <종의
맬서스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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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좁은 페미니즘과 어설픈 마초주의를 벗어나는 여성들에 관해 생각하다영화의 스토리는 쉽게 희미해지지만, 여배우의 사소한 몸짓과 날것의 표정만이 오래 기억될 때가 있다. <질투는 나의 힘>의 하숙집 딸이 그렇다. 한 소설가는 그녀를 “아무리 모욕해도 결코 자살할 것 같지 않은 여자”, “그 하찮음이 우주의 무게와 맞먹는 여자”라 분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름조차 기억할 수 없는 그 여배우가 문성근과 배종옥과 박해일이라는 ‘고상한 먹물들’의 캐릭터를 압도한다. <사랑한다 말해줘>의 염정아도 드라마 자체보다 오래 기억에 남을 캐릭터다. 그녀는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어떤 ‘권모술수’도 불사한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남성의 욕망에 포획되지 않는다. 어떤 굴욕도 그녀의 생의 의지를 훼손할 수 없다. 그녀는 남성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일종의 ‘자기충족성’을 실현한다.<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성현아는 언뜻 보면 남성의 꼬드김에 쉬 넘어가는 순종적 캐
팜므파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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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꿈꾸는 관계의 차이를 그린 소설 <체리브라썸>(이청해 지음)의 여자 주인공 동희는 오랫만에 만난 초등학교 동창 도현에게 게이 친구를 소개시켜달라고 말한다. 결혼을 앞둔 이성애자 여자가 동성애자 남자를 말하는 게이를 친구로 사귀고 싶다는 말에 도현은 아연해 한다. “쌔고 쌘” 여자친구를 마다하고 “칙칙하게 게이를 찾는” 이유에 대해 동희는 말한다. “동성의 친구도 중요하지만 이성의 친구가 반드시 필요해. 만약 부부(애인) 간의 불화를 의논한다고 쳐봐. 동성의 친구는 이해에 한계가 있어. 상대방의 입장을 잘 모른다구. 자기도 같은 성이니까.”
게이 친구. 동성 친구도 애인도 아닌 새로운 친구 유형에 대한 관심이 이성애자 여성들 사이에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동희 뿐 아니라 많은 젊은 여성들에게 영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에서 주인공 여자의 막무가내 결혼작전을 지도편달하고 결국 혼자남은 여자를 다독여주는 게이 친구는 “나도 한명쯤 사귀었으면”하는 친
[팝콘&콜라] “나도 게이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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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10년 전 같은 날과 거의 흡사한 날씨를 보였던 지난 6월9일 이재용 감독(사진)은 스탭 십여 명과 뮤직비디오 촬영에 나섰다. 오르코데라는 터키식 이름의 한국 여가수가 노래하는 장면의 배경으로 압구정과 여의도 한강 둔치, 유람선, 63빌딩, 남산 타워 등 서울의 상징물들을 디지털 캠코더에 담았다. 이 촬영은 터키 진출을 준비하는 여가수의 뮤직비디오인 동시에 ‘한도시이야기 9404’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었다. 이 감독은 뮤직비디오라는 양식을 빌어 2004년 6월9일의 서울을 동영상으로 담았다. <스캔들-남녀상열지사>에서 이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스탭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날의 촬영에 참가했다.
서울의 하루를 담는 ‘한도시이야기’ 프로젝트가 지난 9일 0시부터 24시까지 진행됐다. 영화감독, 배우, 스탭, 사진작가 등 전문가 100명과 일반인 1100명이 참여했다. 이 감독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서울을 들여다봤다면 김홍준 감독은 영화의 고향 충무로의 역사를 퍼포먼
‘한도시 이야기 9404’에 담긴 서울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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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디즈니가 탄생시킨 심술쟁이 오리 ‘도널드 덕’이 9일 70살 생일상을 받았다.〈BBC〉 인터넷판은 이날을 맞아 전세계 디즈니공원에서 도널드의 생일을 축하하는 각종 행사가 열렸다고 보도했다.파리 디즈니랜드에서는 이날 70개의 촛불이 꽂힌 생일 케이크가 도널드에게 증정됐으며 물갈퀴가 달린 그의 발자국은 브루스 윌리스, 샤론 스톤 등 명배우들의 손자국과 나란히 ‘명예의 거리’에 남게 됐다.도널드의 생일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케이티 해리스는 “놀이공원에서 성대한 생일 잔치를 가진 뒤에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 가서 다른 스타들과 함께 영원히 간직될 발자국을 찍을 예정”이라며 “그만큼 일했으면 응당 누릴만한 권리”라고 강조했다.도널드가 처음 선보인 것은 1934년 6월9일 만화 〈영리한 꼬마 암탉〉에서였다. 그 뒤 도널드는 셀 수 없이 많은 만화와 만화영화에 등장했으며 그의 대사는 수십개 언어로 번역됐다.해리스는 도널드의 장수 비결이 심술 궂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성격에 있다며 “그는
심술쟁이 오리 ‘도널드 덕’ 고희맞아 ‘명예의 거리’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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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 >>
어머니의 사랑,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김혜자의 뒤를 잇는 차세대 ‘어머니’ 배우 고두심이 구성주 감독(<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의 신작 <먼 길>에 주연으로 출연한다. 어지럼증 때문에 28년간 자동차를 타지 못한 어머니가 해남에서 목포까지 3박4일 동안 걸어서 막내딸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내용의 영화에서, 70이 넘은 노모를 연기할 예정. 최근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서는 치매에 걸리게 되는 어머니를 연기하여 눈물샘을 자극했던 그는, 개봉을 앞둔 <인어공주>에서는 전도연의 어머니로 등장한다.
린제이 로한 >> 10대 스타 린제이 로한이 패션계에 뛰어든다. 파라마운트가 제작하는 <패셔니스타>에서 그녀는 패션 잡지의 인턴사원으로 일하면서 편집장에게 복수를 꿈꾸는 야망에 찬 패션 디자이너 역을 맡게 되었다. 린제이 로한은 전작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예상 외의
[캐스팅 소식] 어머니의 사랑,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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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일 대학로 목금토 갤러리에는 임은경이 둘이었다. 그를 모델로 한 인형이 구체관절인형 전시회에 특별 초청됐기 때문. 지난 6월2일, 직접 전시장을 찾은 임은경 역시 두 인형을 ‘키우고’ 있는 인형 마니아. 자신을 모델로 제작된 ‘임은경 인형’과 똑같은 옷을 입고 나타난 그는, “너무나 신기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임은경은 현재 구체관절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인형사>에 출연 중이다.
임은경, 임은경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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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헬싱>의 휴 잭맨, 새로운 춤의 황제로 등극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즈에서 온 소년>에 출연 중인 이 오스트레일리아산 터프 가이는 TDF-아스테어 시상식에서 뮤지컬 부문 최우수 남자댄서상을 수상했다. 이 시상식은 전설적인 댄서 겸 배우 프레드 아스테어의 미망인이 설립한 것이다. 그의 첫 브로드웨이 진출작인 <오즈에서 온 소년>은 현재 많은 인기를 모으면서 승승장구 중이다. 이제 손등에서 칼날을 떼어내고 아스테어의 뒤를 잇는 것을 심사숙고 해야 할 듯.
댄서와 배우, 이젠 나도 투잡스, <반 헬싱>의 휴 잭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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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법정소송에서 패했다. 그녀는 자신의 말리부 저택 사진을 환경보호 웹사이트에 올린 은퇴한 기업가 케네스 아델만과의 법정싸움에서 패소해 17만달러의 소송비용을 물게 되었다. 인터넷에 올라간 사진은 그녀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해안의 환경에 대한 과학적인 리포트의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 법정이 밝힌 패소의 이유다. 사생활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나치게 민감하면 잃는 것은 돈뿐이라는 교훈.
과학이 침해한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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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가 쌍둥이의 엄마가 된다. <에린 브로코비치>의 오스카 여배우는 대변인을 통해 그녀가 현재 임신 9주째임을 밝혔다. 미국 잡지 <스타>는 그녀가 아들과 딸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영화 촬영기사 대니얼 모더와 2002년 7월 결혼했고 한때 결별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유지해왔다. 그녀의 증조할머니와 그녀의 사촌들도 쌍둥이였다고 하니 쌍둥이를 임신하는 것도 로버츠가의 전통인 듯하다.
쌍둥이 엄마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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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디젤이 톰 크루즈와 맞장을 뜬다? DVD 시장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DVD 시장은 플레이어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그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2003년에는 극장 박스오피스를 능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는 톰 크루즈, 톰 행크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흥행보증수표들을 능가하는 수입을 안겨주는 DVD 스타로 빈 디젤, 윌 페렐, 벤 애플렉 등을 꼽았다.
이중 <분노의 질주> <트리플 X>의 액션 영웅 빈 디젤은 과거 비디오 시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스티븐 시걸, 장 클로드 반담 등과 오버랩되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극장을 거치지 않고 오로지 비디오 시장만을 겨냥한 영화에 주력하던 과거의 액션스타들과 달리 빈 디젤은 박스오피스에서도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매체, DVD 스타로서 차별되는 지점. 빈 디젤 주연의 <리딕>은 올 여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크린도 인정한 DVD 스타, 빈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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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다음 빙하기는 1만5천년 이후에나 올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 지하 깊은 곳의 가장 오래된 얼음층을 조사해 이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방사성동위원소를 사용한 연대측정결과 최고 74만년 전 것으로 판명된 이 얼음 시료는 온화한 기후와 추운 기후가 번갈아 지속됐던 지구 기온의 역사를 보여준다.10일 발간된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이번 연구 논문은 지난 74만년 동안 지구상에 빙하기와 따뜻한 기후의 간빙기가 8번 번갈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74만년 전부터 43만년 전까지는 지구 기온이 지금보다 낮았던 시기로 간빙기 기온도 낮았으나 지속 기간은 길었다. 지구의 기온 변화 주기가 크게 달라진 것은 터미네이션 V로 불리는 43만년 전부터다. 이 때부터 간빙기는 짧아지고 기온도 올라가 인간과 다른 온혈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다음 빙하기가 언제 올 것인지는 터미네이션 V 이후의 지구 기온 변화 주기 분석을 통해 파악됐다. 직전 빙
만오천년 후에 빙하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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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산부인과> 등 TV 시트콤으로 인기를 모아온 탤런트 오지명(65)씨가 9일 촬영을 시작한 영화 <까불지마>(제작 JU프로덕션)로 감독에 데뷔한다. <제삼지대>, <국경의 밤>, <두 남자> 등에 출연하며 한때 액션영화 배우로 이름을 날리던 그가 영화 연출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씨는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된 바 있고 출연한 시트콤들의 기획에도 깊이 관여하는 등 그동안 착실히 연출수업을 쌓아왔다.<까불지마>는 동료의 배신으로 15년간의 '큰집' 생활을 겪은 뒤 세상에 나온 '형님들'의 '모험'을 그린 코미디 영화. 오씨는 스스로 주인공을 맡아 87년 <기쁜 우리 젊은 날> 이후 17년 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최불암과 노주현, 김학철 등과 호흡을 맞춘다.큰형님의 은퇴로 조직의 '넘버원'을 넘보던 '벽돌'(노주현)과 '개떡'(오지명)은 조직의 또 다른 일원 동팔의 배신으로 15년간 감옥 생
탤런트 오지명, <까불지마>로 감독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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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자 선정에 따른 갈등과 극장측의 반대로 8년여를 끌어온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를 토대를 마련했다. 스크린 수의 4분의 1 이상, 관객 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시극장협회(회장 이창무)가 9일 총회를 열어 발권 정보를 일주일마다 제공하는 조건으로 통합전산망 참여를 결정했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40%대에 불과한 스크린 대비 가입률이 57%대로 높아져 박스오피스 집계 등 각종 통계의 정확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나머지 시.도별 극장협회의 참여도 잇따를 전망이다. 7개 중간전산망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통합전산망 연동자격 인증신청을 내지 않은 티켓링크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관별, 영화별, 지역별 관객과 흥행수입 통계를 신속 정확하게 집계함으로써 효과적인 투자와 배급, 합리적인 수익배분, 과학적인 정책 수립 등에 보탬이 되기 위해 1996년부터 통합전산망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통합전산망
[해설]극장 통합전산망 본궤도에 오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