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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열기가 천천히 가라앉아갈 무렵, 여전히 강렬한 지중해의 햇살이 내리쬐는 칸의 한 노천카페에서 프랑스 잡지 <스코어>의 기자 얀과 일본 잡지 <맥>에 글을 쓰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히라이 이쓰코와 담소를 나누었다.
-칸에서 뭘 하고 있나.
얀 |나는 아시아영화 담당이라 주로 마켓들을 많이 돌아다니는 중이다.
히라이 |나는 주로 일본영화 관계자들 인터뷰를 많이 해야 하지만 경쟁작들에 대한 기사들도 쓴다.
-칸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본 영화는 뭔가
얀 |<올드보이>. 파워풀한 영화다.
히라이 |얀과 다른 두명의 스코어 필진들은 영화제 내내 <올드보이>가 황금종려상을 가져갈 거라고 난리도 아니었다.
-매일 기사 쓰느라 다들 바빴겠다.
히라이 |매일 경쟁작들을 보느라 가끔은 영화보다가 졸기도 한다. 어제 <2046>을 보다가 같이 졸지 않았나. (웃음)
-그 영화는 마지막 상영 때에 다시 한번 더 볼 예정이다. (웃
<스코어>의 기자 얀·<맥>의 저널리스트 히라이 이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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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독립영화 배급에 대해 궁금한 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지난 6월4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일본 독립영화 배급사례에 대해 강연한 유타카 쓰치야(38). 그는 독립영화를 인터넷과 통신판매를 통해 배급하는 ‘비디오 액트’라는 단체의 설립·운영자이며, 2000년 전주영화제 상영작 <새로운 신>과 올해 전주영화제와 2004 인디포럼에 초청된 <핍 TV 쇼>(Peep TV Show)의 감독이다. “현재는 비슷한 단체들이 몇개 생기긴 했지만 사회성 짙은 영화만을 배급하는 곳은 비디오 액트밖에 없다”고 설명하는 유타카 감독은, 국수주의 펑크밴드를 이끄는 10대 소녀가 자신의 모습을 담아낸 이색 다큐멘터리(<새로운 신>)와 각종 미디어에 노출된 대중의 일상과 내면을 다룬 실험적 다큐멘터리(<핍 TV 쇼>)처럼 사회를 돌아보는 영상작업을 계속해왔다.그가 비디오 액트를 설립하게 된 것은 “독립영화가, 미디어에서 독립영화를 다뤄주기만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
독립영화여, 미디어를 이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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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상업 장편영화 1편을 제작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필요할까? 영화산업의 특성상 개별 작품의 제작비 구성은 큰 편차가 있다. 제작비 평균 수치의 변화를 토대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한국영화가 본격적인 산업화로 들어서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제작비 변동을 살펴봤다. 2000∼2001년의 경우는 마케팅비가 40% 정도 급상승하고, 2001∼2002년의 경우 제작비가 25%가량 늘어난다. 마케팅비 상승은 멀티플렉스와 그로 인한 와이드릴리즈가 일반화된 결과이다. 순제작비 증가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파트의 비용과 배우 개런티 상승이 주된 요인이다.
[그래픽뉴스] 장편 1편 찍는데 얼마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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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는 제작 발표 당시부터 화제를 몰고 다닌 영화다. <엽기적인 그녀>의 곽재용 감독과 전지현이 다시금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라는 것도 귀를 번쩍 뜨이게 했지만, 그보다 의미심장한 대목은 <와호장룡> <영웅>의 프로듀서 빌 콩이 제작비 전액 투자(순제작비 40억원과 마케팅비 20억원)와 해외 배급을 책임지기로 했다는 사실이었다. <여친소>가 본격 ‘아시아 프로젝트’ 1호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빌 콩이라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빌 콩은 <여친소>의 어떤 가능성에 베팅을 결심한 것인지, 한국영화의 오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또 아시아영화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는지, 청해 듣고 싶어지는 것이다. 지난 2월, 홍콩에 들른 <씨네21> 취재진이 어렵사리 그를 만나 인터뷰를 청했을 때 그는 <여친소>에 대한 언급만은 한사
<여친소> 투자 및 해외배급한 빌 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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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축제라도 축제의 여신은 당연히 있는 법, 하다못해 작은 지방 도시에 사는 당신 집 담벼락에 붙여져 있는 그 무시무시한 ‘철쭉 (혹은 무엇이라도) 아가씨’ 포스터. 그 속에서 방긋 웃고 있는 옆집 셋째딸이라도 좋다. 그는 당당한 축제의 여신인 법이다. 올해 칸영화제의 여신은 여우주연상을 가져간 장만옥도, 사진기자들을 매혹시킨 샤를리즈 테론도 아니었다. 그건 두편의 영화 <연인>과 〈2046>을 양손에 자신만만하게 들고 찾아온 장쯔이였다.
칸에서 공개된 장이모의 두 번째 무협영화 <연인>은 사실 속이 반밖에 들어차지 않은 딤섬 같은 데가 있다. 하지만 영화는 때때로 환성을 내지르게 만들고, 가끔 너무도 아름다워서 스크린에서 장면들을 도려내고 싶은 욕망을 던져준다. 장쯔이는 그 아름다운 눈속임의 중심에 서 있다. 베이징 무용학원에서 6년간 전통무용을 배운 그녀의 애크러배틱한 몸짓이 와이어 액션의 기술과 만나는 순간, 인간의 가냘픈 몸이 ‘예술’의 차원으로
걸어다니는 ‘진보’ , 새로운 아시아의 뮤즈 장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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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흑백 108분연출 이강천 출연 노경희, 이예춘, 김진규, 허장강제1회 금룡상 감독부문 수상6월13일(일) 밤 11시10분1950년대 만들어졌던 한국영화 중에서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는 몇편 되지 않는다. 아마 1950년대 영화들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한형모 감독의 1957년작 <자유부인>이 아닐까 하는데, 지금 얘기할 <피아골>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195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리라.<남부군> <태백산맥> 등 빨치산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1990년대 들어오면서 많이 만들어질 정도로 ‘빨치산’ 같은 소재는 반공이 국시였던 한국사회에서는 터부의 목록에서 상위에 올려지는 소재였다. 따라서 한국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빨치산’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당연히 그 주제는 극단적인 반공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게다. 영화 <피아골>도 ‘반공’을 테마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반공영화(
‘반공영화’의 걸작, <피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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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주의 공중파 TV 영화 프로 6월 둘째주 (6.11.-6.13)6월11일(금)MBCKBS1SBS밤 12시15분 밤 12시55분 밤 12시55분<헤어드레서>독립영화관<마지막 지하철>6월12일(토)KBS2EBSMBC밤 10시40분밤 11시 밤 12시45분<천방지축><대청소><조용한 가족>6월13일(일)EBSEBSKBS1SBS오후 2시 밤 11시 10분밤 11시 20분밤 11시 45분<배닝>한국영화특선 <피아골><말레나><의뢰인><배닝 >Banning 1967년감독 론 윈스턴 출연 로버트 와그너EBS 6월13일(일) 오후 2시TV시리즈 <부부탐정>과 최근 영화 <오스틴 파워> 시리즈로 우리에게 친숙한 로버트 와그너가 주연했다. 골프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로 진
[주말 TV] 최민식과 송강호가 한자리에? <조용한 가족>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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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p De Torchon 1981년감독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출연 필립 누아레EBS 6월12일(토) 밤 11시타베르니에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라빠>(1995)라는 작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것도 부러울 것없이 성장한 청소년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의 영화였다. “희망의 나라 미국, 그곳에선 모든 게 쉬운 법이지”라며 일군의 청소년들이 작은 범죄에서 시작해 결국엔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다. <라빠>는 타베르니에의 대표작이라 칭하기엔 머뭇거리게 되지만 그의 연출 스타일을 요약해주는 면이 없지 않다. 프랑스 사실주의 전통을 계승하고 고전적 서사에 바탕을 두되, 범죄물의 계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이다. 1981년작인 <대청소>는 잔혹한 범죄와 살인극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라빠>와 통하는 점이 있다.영화 주인공은 코르디에. 뤼시엥 코르디에는 아프리카 작은 마을의 유일한 경찰로 나약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은 게으르기만 한 그
프랑스 감독의 미국사회에 관한 정신적 탐험, <대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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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로 걸어들어오는 송윤아의 모습이 섬뜩하다. 미용실에서 머리와 화장을 만지고 오는 길이라는데, 검고 긴 머리채를 늘어뜨리고, 양손을 위로 약간 쳐들고 있다. 나 무섭지? 하고 겁이라도 주려는 품새다(알고보니 매니큐어를 말리는 중이었다). 하루 전 종영한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여운과 피로를 털어내지 못했다는 송윤아는 조금 시무룩해 있다. 그런데 촬영을 준비하는 동안 휴대폰이 울리자, 하이톤의 낭랑한 목소리로 스튜디오를 제압해버린다. “혼자 술마셨다고? 왜 그러구 살아? 응?” 친구와의 장난스런 수다 한판(알고보니 <야심만만>에 출연하면서 친구가 된 김제동과의 통화였다). 조금 전까지의 그 신비롭고 도도한 아우라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카메라 앞에 서서, 취재 수첩을 사이에 두고, 송윤아의 얼굴은 여러 번 달라졌다.
송윤아는 언제부턴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배우가 됐다. 참하면서도 친근한 얼굴로 브라운관을 서성이던 그가
관상용이 아닌 현실용 배우, <페이스>의 송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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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닿는 곳이면 어디나 빈틈없이 잿빛으로 뒤덮인 메트로폴리스. 마치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20세기 소년>에서 걸어나온 듯한 거대 킬러 로봇들이 지축을 울리며 가뜩이나 우울한 도시 풍경을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스크린 위의 붉은 기운이라고는 오직 한창때 로렌 바콜처럼 차려입은 기네스 팰트로의 입술뿐. 개봉에 앞서 공개된 <스카이 캡틴 앤 월드 오브 투모로우>의 일부 장면은 당혹스럽고 흥미진진하다. 이것은 애니메이션인가? 아니면 프리츠 랑이 부활해서 액션블록버스터를 만들기라도 했나? 또, 케리 콘랜이라는 감독은 대체 누구인가?구형의 전투기와 거대 로봇이 공존하는 <스카이 캡틴…>의 무대는 1939년. <크로니클>의 민완기자 폴리 퍼킨스(기네스 팰트로)는 전세계의 일급 과학자들이 동시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아니나다를까, 세계 최고 두뇌들의 집단 실종 뒤에는 지구를 파괴하려는 과대망상증에 걸린 과학자 닥터 토텐코프의 음모가 도사
블루 스크린과 CGI로 만들어낸 잿빛 도시의 영웅담, <스카이 캡틴 앤 월드 오브 투모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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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의 20살 해녀, 전도연목소리도 크고 억척스러운 엄마가 싫은 딸 '나영'. 한글도 못 읽는 주근깨 투성이의 스무살 해녀(海女) '연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전도연(31)이 25일 개봉하는 <인어공주>에서 1인2역 연기에 도전한다. 그녀가 맡은 역은 주인공 나영과 젊은 시절 어머니 연순. 스무살의 나영은 어느날 어머니의 고향 섬마을을 찾았다가 젊은 시절의 순수한 사랑을 나누는 부모님을 만나게 된다.9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극장에서 기자시사회가 끝난 뒤 만난 전도연은 "시사회 중 너무 많이 울어서 창피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제가 출연한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고 영화를 봤어요. 너무 많이 울어서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니까 부끄럽더군요.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거든요. 자기 영화를 보면서 운다고 남들은 흉볼지 몰라도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받았던 좋은 느낌이 잘 살아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영화 속 모녀의 관계가 자신과 어
“너무 많이 울어서 창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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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정보 일주일마다 제공하기로 영진위와 합의가동을 시작한 지 5개월이 넘도록 난항을 겪어오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이 비로소 제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극장협회(회장 이창무)는 9일 총회를 열어 중간전산망업체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발권 정보를 매주 월요일 한차례씩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 통합전산망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시도별 극장협회의 참여가 잇따를 전망이며 주간 단위의 박스오피스 집계는 물론 각종 관객 통계의 정확도가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영진위가 매주 화요일 발표하는 박스오피스는 발권이 전산화된 1천32개 스크린 가운데 355개(34.4%)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8일까지 통합전산망에 연동신청을 한 스크린은 422개(40.9%)이며 서울시극장협회 회원사가 모두 참여하면 가입률이 57%대에 이를 전망이다. 김혜준 영진위 사무국장은 "한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9월에 이르면 당초 목표대로 가입률 80%를 달성할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극장협, 통합전산망 참여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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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공영방송인 NHK가 <겨울연가>(일본명 후유노소나타)로만 작년에 무려 35억엔(약 350억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9일 NHK가 발표한 2003년도 연결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경상사업수입(매출액)은 7천445억엔으로 전년 보다 98억엔 증가했다. 당기이익은 160억엔으로 전년 대비 18억엔 늘었다. 매출액 증가분중 52억엔은 시청료 수입증가였고 자회사 매출액 증가분 46억엔중 NHK소프트웨어와 NHK출판이 <겨울연가> DVD와 비디오, 대본을 정리한 소설 등의 판매로 올린 매출액이 무려 35억엔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겨울연가가 NHK 경영에서 가장 큰 효자노릇을 한 셈.NHK는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02년부터 연결결산을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 발표한 2003년도 연결결산은 NHK 본사와 자회사, 관련 회사 등 27개사가 대상이다. 일본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최근 자신의 애칭인 `준(純)사마'에 빗대 "배용준은 `용사마'(
NHK 작년 <겨울연가> 관련 매출 35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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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국 감독의 <가능한 변화들>이 18일 개막하는 제26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Moscow International Film Festival)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가능한 변화들>은 올해 신설된 경쟁부문 '전망(perspectives)' 섹션에서 상영된다. 메인 경쟁부문에는 이미 <귀여워>(감독 김수현)의 초청이 확정돼 올해 모스크바영화제에는 모두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경쟁부문에 오르게 됐다.
지난 4월 열렸던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기도 한 <가능한 변화들>은 30대 중반 지식인의 불륜을 통해 사랑과 욕망, 가족과 직장,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담담하게 파헤친 영화로 정찬, 김유석, 윤지혜, 신소미 등이 출연한다. 올해 모스크바 영화제의 개막작은 <킬빌2>(쿠엔틴 타란티노)이며 이사벨 아자니, 메릴 스트립 등의 스타가 방문할 계획이다.(서울=연합뉴스)
<가능한 변화들> 모스크바 경쟁부문 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