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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회관을 군민에게 돌려달라!” 부안영화제를 둘러싼 논란이 법정으로 옮겨갔다. 부안영화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고길섶)는 7월14일 전주지방법원에 “부안군의 부안예술회관 사용허가 신청 불허 처분은 헌법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영화제 조직위는 소장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부안군 핵폐기장 유치사업에 저해되거나 반대되는 내용의 영화가 상영목록에 포함되자 막연히 예술회관 운영조례 7조를 들어 예술회관을 상영관으로 내줄 수 없다”고 한 부안군의 조치는 ‘독단적 전횡’이라고 밝혔다.
부안영화제쪽이 급기야 법에 호소하고 나선 데는 군내 영화상영 시설이 갖춰진 곳이 부안예술회관이 유일해서만은 아니다. “핵폐기장 건립을 추진하는 각종 행사들에는 공간을 내주면서도”, 핵폐기장 건립을 반대하는 대책위원회와 관련있는 부안영화제쪽에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지 않은 채’ 시설물 사용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조직위원장인 고길섶씨는 “8월12일 개막까지 법적 결정이 나오지
[충무로 이슈] 누구를 위한 문화공공시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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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로 접어든 베이징 극장가는 본격적인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화제작 없이 한산하다. 할리우드 여름영화 <투모로우>와 <트로이>가 한달 동안 각각 7300만인민폐, 6천만인민폐를 벌어들이며 흥행 성공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두 작품을 잇는 신작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이들과 같은 시기 개봉한 한국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두기봉 감독의 홍콩영화 <대사건>은 각각 500만인민폐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최근 극장가의 흥행대작 부재를 두고 오는 7월16일 개봉예정인 장이모의 신작 <연인>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난공불락일 것만 같았던 1억인민폐(약 150억원) 흥행스코어를 <영웅>으로 훌쩍 뛰어넘은 장이모의 신작에 큰 기대를 거는 배급업자들이 할리우드 대작의 개봉시기를 늦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베이징] <연인>만 피하면 대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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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도 갈 수 없는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빅토르 나보르스키(톰 행크스). 가공의 동유럽국가 크라코치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 사내는 뉴욕 JFK공항에서 고국에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교 단절로 미국에 들어갈 수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된 나보르스키는 그냥 공항에 눌러앉는다.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공항 안의 작은 공간만이 그가 거주할 수 있는 유일한 땅이 된다.
스필버그의 <터미널>은 <캐치 미 이프 유 캔>과 마찬가지로 실화에서 출발한 영화다. 1988년, 이란의 난민 메르한 나세리는 유엔에서 발급한 난민 증명서를 도난당하는 바람에 파리의 샤를 드 골 공항에서 살아야 했다. 이 사건은 1993년 프랑스 감독 필립 리오레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다. 아무튼 스필버그가 주목한 것은 실화를 그대로 옮기는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가공의 나라를 설정한 것부터 좀더 우화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스필버그는 나보르스키의 반대편에 출입국사
갈 곳없는 그의 엉뚱한 보금자리, 해외신작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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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극장업 독과점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영화 제작·배급에서 선두를 다투는 씨제이엔터테인먼트(이하 씨제이)와 시네마서비스(이하 서비스)는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인 프리머스의 소유권을 두고 최근 3개월여동안 협상을 벌여왔다. 씨제이 쪽은 이재현 그룹 회장실이 직접 나섰고, 서비스 쪽은 실권자인 강우석 감독 이하 전직원이 “협상이 결렬되면 회사를 떠나겠다”며 사표까지 제출하고 서로 씨름해왔으나 지난 13일의 회합을 끝으로 미궁에 빠진 상태다. (사진 (좌) 오는 9월 개관 예정인 서울 신림동 프리머스의 조감도. 8개 스크린이 들어선다. 사진 (우) 지난 1월 개관한 부산 프리머스의 내부 모습)
프리머스 극장은 서비스와 함께 플래너스의 자회사였다. 지난해 말 강우석 감독은 서비스와 프리머스를 플래너스와 분리해 자신이 경영권을 가지고 나온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플래너스와 맺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씨제이가 플래너스를 인수해 회사이름을 씨제이 인터넷으로 바꿨다. 서비스
CJ가 프리머스 소유하면 극장 사실상 독과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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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27)가 1년만의 브라운관 복귀를 위한 준비에 여념없다. 고수는 9월 22일부터 방송될 SBS TV <남자가 사랑할 때>(가제. 극본 김윤정, 연출 최윤석)의 주인공 지훈 역으로 출연한다. 작년 10월 2일 김희선과 공연한 <요조숙녀> 이후 1년여만에 시청자들을 찾아가는 것. 이번 작품에서 고수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선보일 작정이다. 지금껏 우수에 젖은 눈매로 착하고 여려보이는 감성을 풍겨왔다면, <남자가 사랑할 때>에선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기고 인생의 목표를 잃어버린 남자의 방황과 투지, 성공을 향한 냉정한 면모를 보이게 된다.
극 초반 권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위해 벌써 두달 넘게 체육관을 찾아 권투를 배우고 있다. 또 경호원으로도 잠시 등장하는 까닭에 무술훈련도 겸하고 있다. 또 신인 시절 이후 처음으로 연기지도도 받고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시 원빈을 지도했던 연극배우 신용욱이 그의 연기 스승
고수, 1년만에 강한 남자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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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방극장에서 넘쳐나는 것은 신데렐라와 백마탄 왕자만이 아니다. 드라마를 즐기는 시청자라면 금새 눈치챘겠지만 한국 드라마가 ‘출생의 비밀’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이제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꿈의 시청률 50%를 향해 돌진하는 에스비에스 <파리의 연인> 제작진은 ‘출생의 비밀’을 50% 돌파의 뇌관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삼촌과 조카 사이로 나오는 기주(박신양)와 수혁(이동건)이 사실은 아버지가 다른 형제라는 것을 조만간 드러낼 예정이다.
문화방송 수목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도 시청률공식에 충실한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협찬사의 홍보비디오를 방불케하는 극중 배경에다 연기력을 갖추지 못한 주인공, 요즘 유행하는 색다를 것없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물론 비밀 아닌 비밀도 있다. 발리의 아름다운 리조트 사원 유빈(성유리)을 놓고 회장 아들인 건희(차태현)와 갈등관계를 보이는 엘리트 사원 승현(김남진)이 호텔 재벌 차회장(이덕화)의 숨겨진 장
더 이상 비밀아닌 ‘출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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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으로 마련9월초 개막하는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에 30년대 상하이(上海)에서 활약했던 조선인 배우 김염(金焰.본명 김덕린.1910-83)의 회고전이 특별전 프로그램의 하나로 마련된다.서울 출신으로 두살 때 중국으로 건너간 그는 활황을 누리던 1930년대 상하이에서 여배우 완령옥(阮玲玉)과 함께 톱스타로 인기를 모았다. 32년 상하이의 영화신문 '전성'(電聲)이 실시한 독자투표에서 '영화황제(電影皇帝)'의 칭호를 얻었을 정도.그는 이토 히로부미 암살사건을 다룬 <애국혼>(愛國魂.감독 정기택)이나 항일영화 <장공만리>(長空萬里.손유) 등에 출연해 식민지 조선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기도 했다. 이후 김염은 계속 중국에서 살았으며 문화혁명기에는 농촌하방과 수용소 생활 등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 열리는 '상하이의 조선인 배우-김염 회고전'에서는 <일전매>(1931년) <도화읍혈기>(1932년) <모성지광>(1933)
‘조선인 영화황제’ 김염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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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토이치>, <돌스> 등으로 알려진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초기작 세 편이 다음달 잇따라 개봉한다. 수입사 스폰지는 다음달 6일부터 서울 종로의 코아아트홀에서 <모두 하고 있습니까?>와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등 세 편을 각각 1주일 동안 상영한다. '비트 다케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인 기타노는 1989년 <그 남자 흉폭하다>로 데뷔한 이후 <하나비>나 <소나티네> 등의 작품이 해외 영화제등에서 인정받으며 일본의 대표 작가 감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모두 하고 있습니까?>는 성에 대한 환상에 빠져 매사를 그르치는 남자의 이야기.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는 파도타기를 하다가 죽은 농아 청년의 얘기를 서정적 분위기에서 다룬 영화며 에는 야쿠자에게 폭행당한 다방 주인을 위해 복수하려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서울=연합뉴스)
기타노 다케시 초기작 세 편 잇따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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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이 이라크 전쟁의 내막을 신랄하게 꼬집은 영화 <화씨 9/11>을 19일 2회에 걸쳐 국회 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상영한다. 이날 시사회에는 민노당 김혜경(金惠敬) 대표와 천영세(千永世) 의원단대표 등 당 지도부 및 소속 의원 10명 전원은 물론 이미경(李美卿)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 열린우리당 송영길(宋永吉) 김현미(金賢美) 의원 등 다른당 의원 12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시사회 참석 여야 의원 20여명 중에는 지난 달 파병재검토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 13명이 포함돼 있다. 또한 민노당 당원인 영화배우 문소리, 오지혜씨 등 평소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내온 영화인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참석한다.조지 부시 대통령의 '저격수'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화씨 9/11>은 9.11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 일가와 부시 일가의 밀착 관계 의혹을 제기해 개봉 전부터 논란
<화씨 9/11> 국회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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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주연의 과학 공포영화 <아이, 로봇(I, Robot)>이 미국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아이작 아지모프의 공상과학소설에서 착안, 인간과 기계의 대결을 그린 이 영화는 18일 캘리포니아 엔시노에 기반을 둔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 등 영화흥행 전문업체들의 잠정집계 결과 지난 16일 이후 주말 사흘동안 5천225만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렸다. 이로써 이 영화는 지난 주까지 1위를 달리던 <스파이더맨2>를 밀어냈다.<아이, 로봇>은 흑인형사 델 스푸너가 2035년 시카고의 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용의자인 로봇 소니를 쫓는 스토리로 컴퓨터 그래픽과 스푸너 역을 맡은 스미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루 뒤 최종 집계가 나올 경우 <인디펜던스 데이>, <맨인블랙>, <맨인블랙2> 등 스미스가 종전에 출연했던 어떤 영화보다 최고의 흥행성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주까지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소니영화사 배급 &
<아이, 로봇> 美박스오피스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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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은 판타스틱영화제를 열기에는 다소 큰 도시이지만 관객의 열기는 어느 영화제보다도 뜨겁습니다. 여기에 부천영화제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판타스틱 페스티벌이 되어가는 셈이죠."
15일 개막한 부천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이며 개막작 <개미들의 왕>(The King of Ants)의 감독인 스튜어트 고든(사진)은 관객의 열기를 부천영화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큰 도시면서도 판타스틱영화제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16일 오후 영화제 본부가 있는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만난 고든 감독은 "30년 전 처음 김치를 맛본 이후 줄곧 한국에 오고 싶었다"고 농담을 던지며 "큰 극장과 이를 가득 매운 관객의 활기찬 표정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85년 데뷔작 <좀비오>(Re-Animator)로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등장한 그는 몸이 잘려나가고 피가 화면을 채우는 스플래터 영화의 대표적인 감독으로 인정받고 있다.
스튜어트 고든 감독 “부천, 관객 열기가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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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전 북 영화 출연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납북됐다 일본으로 돌아간 아내 소가 히토미(45)를 만난 월북 미국인 찰스 젠킨스(64)가 25년 전 북한 영화에 출연한 내용이 북한 잡지를 통해 16일 확인됐다.북한의 대표적 예술잡지 <조선예술> 1980년 12월호에는 젠킨스가 70~80년대 북한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20부작)에서 칼 스미스라는 미8군 방첩장교로 출연했던 사진이 실려 있다. 한국전쟁 때 북한 첩보원들이 영국 국적의 기자와 미8군 방첩장교 등으로 위장해 활약하는 얘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젠킨스는 북한 첩보원에게 호감을 품고 그가 위험에 처했을 때 돕는 역할을 했다.젠킨스는 이 영화에서 영국 첩보물 007 시리즈의 주연 배우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 북한 여성들에게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젠킨스는 당시 훤칠한 키와 매력있는 얼굴로 많은 여성들을 열광시켰다”며 “북한 영화에 외국인이 주연급 조연으로
“젠킨스는 북에서 꽃미남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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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트야지트 레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몹시 울적했다. 그런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 신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적임자를 찾아냈다는 것을 알았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영문 포스터에 인용된 구로사와 아키라의 말이다. 나는 벽에 붙여둔 포스터에서 꼬마의 눈길과 마주칠 때마다 이 영화를 처음 본 날 몸이 느끼던 진동을 회상한다.내게 있어 프랑스 누벨바그의 첫 번째 이미지는 어린아이의 모습이다. 프랑수아 트뤼포의 때문이다. 행복하지도 않고 착하지도 않은 어린아이가 바다를 향해 내달리다가 물에 가로막혀 뒤돌아서는 그 얼어붙은 마지막 프레임이 내 가슴을 400번쯤 구타하지 않았을까.만화영화 <로보트 태권브이>에서 조그만 깡통 로봇이 가슴에 달린 양철 뚜껑을 열고 고춧가루를 발사하던 그 시절 이래로, 나는 어린이 영화에 민감하다. 그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오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먼 곳을 바라보거나, 마당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어린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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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그랬겠지만, 지난 며칠간은 참으로 참담한 기분이었다. 김선일씨의 납치 사실도, 피살 소식도 모두 외국 출장 중에 접했으니 놀라고 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한국에 있었다고 해봤자, 거리에 나가 촛불 하나 더 드는 것 이외에 무슨 할 일이 있었겠는가마는 그래도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 석달 전쯤 평화운동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상황이 오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문제제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일본인들은 세 사람이나 인질로 잡혀 여러 날 고생했는데, 한국인들은 무사한 것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한국인들은 이라크 사람들이 호감을 갖고 있어서 아무 탈이 없다는 정말 허황된 소리를 늘어놓는 것을 보고 한 얘기였다. 내 방정맞은 얘기 탓에 그런 불행한 일이 벌어지기라도 한 것 같아 정말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살아오겠지 하는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시간과 공간은 달라도 게릴라투쟁을 전공한 나는 그런 실낱같은 희망조차 가질 수 없었다.이라크 한 무장세력이
우리는 그들에게 침략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