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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레이미는 제임스 카메론과 데이비드 핀처, 팀 버튼, 크리스 콜럼버스를 물리치고 <스파이더 맨> 시리즈의 감독이 됐다.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 데드>로 난데없이 나타났던 샘 레이미는 또 한번 느닷없는 영화를 보여줄 것 같았다. 그러나 <스파이더 맨> <스파이더 맨2>는 장난스럽지만 유치하지 않고, 잡다하지만 산만하지 않고, 스펙터클하지만 공허하지 않은 영화로 완성되어 여름을 정복했다. 일곱살에 영화에 매혹되어 열세살에 카메라를 잡았고 스무살에 첫 번째 장편영화를 만들어 스물두살에 유명해진 감독. 샘 레이미의 성공과 변화는 우리가 보는 것처럼 그렇게 갑자기 튀어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히치콕을 사모해 험한 영화현장에서도 재킷과 타이를 착용한다는 이상한 감독의, 짧고 복잡한 영화인생.
편집자
샘 레이미는 한 사람이 만든 영화치고는 굴곡이 심한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다. 거칠고 분방한 공포영화 <이블 데드>로 1980년대를
<스파이더 맨2> 감독 샘 레이미의 짧고 복잡한 영화인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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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전국 태권도 대회를 휩쓸었던 강호 만세고, 그러나 현재는 예선통과마저 아슬아슬한 삼류팀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자존심 강한 주장 민규(현빈) 말고는 변변한 선수 하나 없는 태권도부가 와해되기 직전, ‘광안대첩’ 사건이 터진다. 학교 짱인 용객(김동완)과 그의 일당이 우연히 태권도부와 패싸움을 벌이게 되고, 현장에 없었던 민규를 제외한 부원들 전부가 병원에 입원하고 만다. 교장 선생님(김갑수)과 태권도부의 매니저 수빈(조안)은 용객 일당에게 태권도부에 입단하여 전국대회 예선만 통과해주면 퇴학시키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세우고, 일당은 투덜거리면서도 ‘폼나지 않는’ 태권도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어린이 태권도장 사범인 충근(김영호)을 새로운 선생으로 모시고, 발레리노 출신 석봉(이기우)까지 영입하며 새로운 팀을 꾸린 만세고 태권도부, 과연 어떤 성적을 낼까?
기억을 더듬어본다. 2002년 여름 대한민국 전역을 들썩거리게 했던 한국축구대표팀의 황홀한 슛과 <슬램덩크>
긍정문으로 가득찬 전형적 청춘물의 매력, <돌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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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을 중심으로 변주되어온 아더 왕의 서사가 역사적 “사실”이 되는 순간, 마법과 성배와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가 사라진 자리에는 전쟁 그 자체만 남는다. 신비로운 에피소드들은 떠나고 아군과 적군이 뚜렷해진 현실에는 전장에 내던져져 고뇌하는 인간, 아더가 있다. 때는 서기 5세기 암흑시대의 브리튼. 15년간의 의무복무를 마치고 귀향하려는 로마의 장교 아더와 여섯명의 사마시안 기사들에게 로마의 제마누스 주교는 마지막 임무를 전달한다. 브리튼 북쪽에 거주하는 마리우스와 미래의 교황으로 점찍은 그의 아들 알렉토를 색슨족의 위협으로부터 구출하라는 것. 브리튼 북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우즈족의 주둔지역을 통과하고 색슨족의 공격에 맞서야만 한다. 기사들은 반발하고 아더는 고민에 빠지지만 결국 그들은 로마 교황의 마지막 명령을 수행하기로 한다. 마리우스의 영지에 도착한 아더 일행은 우연히 알게 된 지하감옥에서 우즈족의 전사인 기네비어를 구출하고 알렉토의 가족들을 하드리안 성으로 무사귀환시
근대적 영웅이 되어 돌아온 아더의 전쟁서사, <킹 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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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다가 불을 꺼버리면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처음부터 컴컴하고 어두우면 어둠에 익숙해져서 볼 수 있잖아. 난 괜찮아. 난 괜찮아.” 우리는 때론 길에서 환상을 본다. 대낮의 한산함을 지나 어두운 밤이 내리면 세상은 늑대들의 천국으로 변한다.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오고 거리에선 술에 취한 젊음들이 비틀거린다. 그들은 허공을 향해 주먹을 날리기도 하고 비를 맞으며 영혼의 상처를 달랜다. 공허한 울부짖음이 거리에 메아리친다. 영화 <늑대의 유혹>은 귀여니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것. 인터넷 소설로 10대뿐 아니라 20대 청춘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원작이 이번엔 스크린으로 걸어들어왔다. 이미 소설을 읽은 사람뿐 아니라 전혀 무지했던 사람이라도 <늑대의 유혹>에 대해 관심을 느낀다면, 이 영화가 두 꽃미남이 출연해 온갖 매력을 과시하기 때문이리라.
평범한 느낌을 풍기는 한경(이청아)은 서울에서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말 그대로 갓 상경하여 강신고로 전학을 온다. 그러나 그
길 잃은 청춘들의 사랑 판타지, <늑대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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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순정만화, 하이틴 로맨스 문고, 그리고 인터넷 소설로 이어져 내려오는 십대들의 ‘로맨스 탐식’이 그렇다. 로맨스의 주인공들도 달라지는 게 없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이 평범한 여자주인공에게,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남자(들)이 푹 빠지고 매달리고, 암튼 순정을 다 바친다. 현실에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건 예나 지금이나 평범한 십대 소녀들의 고달픈 일상을 달래주는 ‘판타지’다.
달라진 게 있다면 화법 정도가 아닐까. “-_-ㅅ-_- 그놈은 이런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ㅠㅠ 설마 얘가 걔란 말인가? 쿠궁 ㅜㅜ 잘생겼다고 인정하긴 싫다.” “그놈은 나를 광견병 걸린 개 떼어내듯이 홱 팽개쳐냈다. 헉헉. 이게 뭐야. 이럴 수가…. 지은성은 더 놀란 듯 O_O 이런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엉엉엉. ㅜㅜ 난 주그따.” 이모티콘과 한글 파괴, 솔직하고 과감하게 또래들과 교감하는 인터넷 세대들의 이야기에 충무로가 눈독을 들이기
만화적 상상력과 MTV적 스타일, <그놈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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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가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에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궁지에 몰린 영화미학에 돌파구를 마련해줄 대안적인 영화형식으로서의 다큐멘터리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에? 심사위원장이었던 타란티노의 궁색한 변명이야 어찌됐건 <화씨 9/11>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누가 뭐래도 확실히 정치적인 제스처였다고밖에는 달리 판단할 길이 없다. 무어는 화씨 911도가 “자유가 불타는 온도”라고 말했다지만, 생각건대 그것은 영화가 타들어가 죽음을 맞이하는 온도이기도 한 것 같다. 그는 기꺼이 미학을 찢어발기고 논리를 포기하면서 프로파간다의 길을 선택한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화씨 9/11>은 걸작의 반열에 오르기엔 한참 못 미치는 영화이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부시 대통령의 온갖 행태들에 반감을 지니고 있는 이들이 원할 법한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또 들려주는 영화다. 부시 가문과 빈 라덴 가문의 긴밀한 유착관계, 자국민의
안티-부시 프로파간다 영화, <화씨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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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매불망 해적되기를 소원하는 얼치기 동네 해적단이 있다. 그리고 해적 교본을 들고 수칙을 암송하며 무해한 무기로 해적 흉내를 내는 이 철없는 돼지들에게 진짜 위험에 빠진 공주가 나타난다. 하늘에 뜬 공중요새와 동력장치, 공주의 목걸이가 가진 비밀 등 점차로 그들은 진짜 해적과 세계의 운명이 결부된 위험한 모험에 끌려들어간다. 익숙한 모험스토리,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다. 비행정을 타고 다니는 돼지 마테오에게서 이미 <붉은 돼지> 포로코를 떠올렸다면 그 이야기가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 온 것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상력의 독창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 영화에선 무의미한 일이다. 영감을 미야자키 하야오에 빚지고 있는 것이 비단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이하 <마테오>)의 일만도 아닐 터. 출전을 아예 밝히고 들어가는 바에야 기대할 것은 어차피 새로운 상상력이 아니다. 그렇다고 풀 3D로 제작
‘여름방학 특선 만화영화’,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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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영화계가 어수선하다. 바깥으로 미국의 스크린쿼터 축소 요구에 맞서 하나로 똘똘 뭉쳐 싸우기도 바쁜 상황에서 안으로는 대기업의 극장시장 장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로 소란스럽다. 한국영화감독협회(이사장 임원식) 등 12개 영화단체는 최근 CJ그룹 이재현 회장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냈다. '한국영화산업의 독과점을 위한 CJ의 프리머스 합병 기도를 즉시 중시할 것을 요구합니다'는 긴 제목을 달고 있는 편지다.CJ그룹이 극장유통체인인 프리머스 시네마를 합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며 프리머스 인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영화단체들이 집단적으로 대기업에 반항의성, 반협박성 편지를 보낸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 사안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CJ의 프리머스 시네마 인수설 전말영화계가 이처럼 발끈하는 저변에는 CJ그룹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CJ그룹은 올해 4월 CJ엔터테인먼트 등을 내세워 코스닥 등록업체인 플레너스
CJ의 프리머스 인수합병설에 반발하는 충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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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따위’라는 이름은 40대 중반 이상의 연령층에겐 낯설지가 않다.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에 왕위(왕우), 로례(나열), 디룽(적룡)과 함께 홍콩 무협영화 붐을 몰고 온 액션 배우 장다웨이(강대위·57)는 당시 한국에서 ‘깡따위’라고 불렸다. 왕위에 뒤이어 〈복수〉 〈흑객〉 〈철수무정〉 등 장처(장철) 감독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넘겨받은 장다웨이는 앞에 열거한 홍콩 스타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앞서는, 당시의 이소룡 같은 스타였다.
그때 영화들에서 비중이 장다웨이에는 못 미쳤던 디룽이 80년대 후반 〈영웅본색〉에서 장궈룽(장국영)의 형으로 나와 멋진 연기를 보여주며 홍콩 누아르 열풍에 일조한 데 반해 장다웨이는 아쉽게도 소리없이 스크린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쇼브러더스 영화 특별전’을 마련하면서 게스트로 초청한 장다웨이를 부천에서 만났다.
쇼브라더스전 찾은 복수·흑객 주연 ‘깡따위’그동안 스크린보다 TV에 많이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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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 2004] “홍콩은 아직도 아시아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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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를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대안적 거점으로 활용한 <반지의 제왕>과 견주자면,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영국 사립학교 기숙사 문화를 판터지의 핵으로 사용하고 있다. 소위 영어권 국가들의 자연 풍광 및 비교적 저렴한 비용의 디지털 기술 그리고 상징적 자원들을 할리우드가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는 셈이다. <스타워즈>가 미국 주도의 우주 공학을 기반으로 미래를 상상하는 시리즈물이라면,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는 앵글로색슨 문화의 유산들에서 판터지의 광맥을 캐내고 있는 것이다.
해리 포터를 비롯한 어린 마술사들의 호그와트 기숙사 생활은 여느 청소년들과 유사한 활동들로 채워진다. 수업을 듣고, 어울려 다니는 친구들이 있는 반면 때려주고 싶은 경쟁자들이 있다. 기숙사의 빗장 쳐진 방들에 대한 호기심에 젖어들기도 하고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선생님에 대한 애증에 빠지기도 한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비평 릴레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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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이나 <공공의 적>처럼 엽기적 살인을 다룬 영화가 실제 사건에 영향을 미칠까?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최근 용의자 유영철씨가 검거된 연쇄살인사건이 '서울판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면서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연쇄살인사건'이 <살인의 추억>에 비유되는 것은 오랜 기간 미궁에 빠졌던 사건인데다 살해수법도 엽기적이기 때문이다. 노인 살해사건은 10개월간 미제로 남아있던 사건으로 자칫하면 화성의 경우처럼 더 오랜 기간 미궁에 빠질 뻔했다. 전기톱을 이용해 시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것도 여성의 음부에 과일을 집어넣었던 <살인의 추억> 이상으로 끔찍하다.유씨의 집에서 발견된 10여장의 DVD 중 하나인 <공공의 적> 또한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 노인들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사건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살해동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지난 2001년 한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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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겨울연가>의 인기가 일본에서 식을 줄 모르고 있는 가운데 `욘사마' 배용준이 등장했던 강원도 춘천시내 `준상이네 집'을 둘러보려는 일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 달 23일부터 <겨울연가>를 촬영했던 소양로1가 일명 준상이네 집을 일본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한 결과 한달여만에 6천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 준상이의 집을 보기 위해 매일 200~300여명의 일본 관광객들이 타고 온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골목을 메우고 있으며 준상이의 방에 한 번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문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실정이다. 춘천시가 지난 달부터 개방한 준상이네 집은 방이 3개(총 40㎡)로 당시 드라마의 촬영세트였던 피아노와 소파, 탁자, 컵 2개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으며 공부방에는 한복도 일부 비치돼 직접 입어볼 수 있다.
일본 관광객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담장
<겨울연가>의 ‘배용준의 춘천집’ 인기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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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개봉됐던 빔 벤더스 감독의 음악 다큐멘터리 <더 블루스:소울 오브 맨>은 본래 블루스에 열광하는 감독들이 참여한 7편의 시리즈 가운데 한편이었다. 이 시리즈의 모든 편이 7월20일부터 8월8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8월17일에서 22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상영작은 빔 벤더스의 영화를 비롯해 이 시리즈의 총 제작을 맡았던 마틴 스콜시즈의 <고향에 가고싶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피아노 블루스>, 마이크 피기스의 <레드, 화이트 그리고 블루스>, 마크 레빈의 <아버지와 아들>, 찰스 버넷 감독의 <악마의 불꽃에 휩싸여>, 리처드 피어스 감독의 <멤피스로 가는 길>등이다. (051)742-5377, (02)720-9782. www.cinematheque.seoul.kr
‘더 블루스’ 시리즈 7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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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 등 유럽의 고전적인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는 액션 판타지 <반 헬싱>이 7월 19일 오후 2시 강남의 한 극장에서 언론사를 상대로 처음 공개되었다.
오랫동안 각종 영화와 연극, 문학의 주인공이 되었던 드라큘라, 늑대인간 등의 캐릭터 가운데서 이 영화가 가장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반 헬싱'이다. 브람 스토커의 원작에서는 연구실에 틀어박혀 드라큘라 사냥에 전념했던 반 헬싱은 이 영화에서 첨단 무기와 티베트 수도승, 회교도 등에게서 전수 받은 각종 무술로 무장하고 괴물을 처단하는 신의 사제로 등장한다.
로마 교황청의 명을 받고 악을 소탕하는 비밀 요원 반 헬싱(휴 잭맨)은 세상으로부터는 살인자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기억을 잃어버린 그는 자신이 왜 이런 운명을 타고 났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던 중 교황청으로부터 트란실베니아로 가서 드라큘라를 죽이기 위해 수세기 동안 싸워온 발레리우스 가문의 마지막 후손인 발레리우스 공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된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반 헬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