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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데리시, 뿌리 깊은 신구교간의 갈등과 영국 정부의 차별정책으로 시민들은 폭발 직전이다. 견디다 못한 시민들은 영국 정부에 시민권 보장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줄곧 강경 진압으로 묵살한다.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이런 난제 앞에 시민들의 반응도 다양하다. 성당의 신부는 시위에 대해 회의적이다.그의 소극적인 태도 속에는 깊은 체념이 서려 있다. 반면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그들이 택한 것은 해방을 위한 테러리즘이다.
이런 양극의 가운데에 여전히 비폭력, 평화적 호소만이 문제 해결의 길이라고 믿는 아이반 쿠퍼와 온건한 대다수 시민들이 있다. 하원의원이자 개신교도인 그는 데리시 구교도들의 시민권에 관심하고 구교도인 여성과 사랑을 나누며 또한 간디와 킹 목사의 비폭력, 무저항의 평화주의를 신봉하는 휴머니스트이다. 그는 격양되어 있는 주민들을 진정시키며 평화적 시위의 디데이를 잡는다.
1972년 1월31일 일요일 오후 2시. 그러나 그의 이런 순진한 신념과 기대는
한 계엄군 출신 목사, <블러디 선데이>에서 광주의 계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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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블러디 선데이>의 두 대립진영처럼 광주항쟁 당시 박몽구 시인은 전남대 영문과 재학 중이었으며, 이경남 목사는 11공수여단 63대대 9지역대 소속 계엄군이었다. 지난 6월22일 <블러디 선데이>를 같이 본 두 필자는 광주의 기억을 돌이키며 영화읽기를 쓰게 되었다. 편집자
최근 개봉된 영화 가운데서 <블러디 선데이>는 필자에게 여러모로 흥미가 깊었다. 블록버스터영화들이 범람하는 풍토에서 보기 드물게 다큐멘터리 형식을 택했다는 점에서, 그것도 광주민중항쟁과 비슷한 성격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마침 필자는 우리 영화계 일각에서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가 준비되고 있다는 입소문도 듣고 있어서, 타산지석으로 삼을 겸 이 영화를 꼼꼼히 들여다보았다.
스크린은 열리자마자 시위 현장이 아닌 한 평범한 가정의 저녁 풍경을 보여준다. 따스하게 부푼 빵이 차려진 식탁, 식구들간의 구김살 없는 대화와 울긋불긋한 털스웨터처럼 포근한 포옹…. 이윽
광주 시민, <블러디 선데이>의 막간에서 읽은 광주의 진실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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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30 : 환상 70"의 절묘한 배합으로 시적 리얼리즘을 구현하다
<파이란> <내 마음의 풍금> <집으로…>까지 2000년대 한국의 상업영화에서 여성과 전근대성이란 시간이 성차문제와 맞물려질 때 빚어내는 무성적이고, 순수하며, 자연과 동일시되는 여성에 관한 판타지는 늘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일명 ‘남성 노스탤지어 영화’에 대항하여 ‘여성 노스탤지어 영화’라고 부를 만한 이들 영화에서, 여성들은 흰 빨래나 바닷가 혹은 문맹 같은 몇 가지 비슷한 기호 속에서 등장해서 늘 순수하고 소박하고 사랑스럽고 동정심이 가며 순결한, 무성적이고 비주장적인 존재로 관객의 마음을 위로해준다. 만약 <내 마음의 풍금>의 홍연처럼 백마 탄 왕자를 만나, 그러한 순수한 마음이 전근대성의 시간에 봉인될 수 있다면, 그녀는 아무런 문제없이 행복의 궤도를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파이란>에게는 그런 행운이 없었다.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보면
<인어공주>의 3:7 가르마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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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잣거리의 새로운 ‘흥밋거리’로 탄생한 영화의 속성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곳. 각종 오락산업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한 영화의 위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할리우드 영화산업의 제 모습을 알기 위해 꼭 들러야 한다는 LA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이야기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40주년 개관 기념을 맞아 지난 6월 말,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히트작 <미이라> 시리즈의 속편격인 ‘미라의 복수-라이드’가 등장했다.
특별히 ‘미라의 복수-라이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영화의 놀이기구(게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는 요즘의 블록버스터의 정체를 이 신종 놀이기구가 너무나 당당하게 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령의 집과 롤러코스터라는 두 장르의 놀이공간을 처음으로 결합시킨 ‘미라의 복수-라이드’는 이미 소머즈 감독이 <미이라> 시리즈를 제작하던 당시에 기획됐다고 한다.
소머즈 감독은 <미이라> 시리즈를 함께했던 편집자, 프로덕션디자이너, 작곡가, 미라 역의 배우 아
[LA] 공포영화 속에서 롤러코스터 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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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시간당 최대한 많은 양의 제품을 관객 앞으로 옮겨다주는 컨베이어벨트와 같이 돼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열정을 공유하고 ‘서서 응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좀더 사교적인 행사가 돼야 하는 것일까? 가장 오래된 영화제들은 후자처럼 시작했다. 대부분은 이제 전자처럼 변종했다. 베니스영화제는 호텔 잔디밭에서 저녁 식사 뒤 갖는 상영회의 일련으로 시작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로카르노영화제는 한때 그랜드 호텔 뒤 자연적으로 기울어진 화원을 사용했었다. 베를린영화제는 원래 야외 그리스식 극장에서 상영회를 가졌고, 처음 27년 동안은 추운 겨울의 사무적인 2월이 아니라 온화하고 축제 같은 분위기의 6월에 열렸다.
칸영화제조차 좀더 부유한 사교 행사로 시작했고, 원래는 (지금처럼 이른 여름이 아니라) 가을에 열렸고, 팔레라는 전용 극장도 없었다. 1946년 9월, 첫 개막식 밤, 지방 기자가 쓰길, “우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관심이 있으리라 생각지
[외신기자클럽] ‘서서 응시하는’ 진정한 축제가 되길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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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얼굴없는 미녀>는 경계성인격장애를 겪는 여자 지수의 죄스러운 기억들과 그녀를 치료하기엔 자기 자신의 상처가 너무 깊은 정신과 의사 석원의 박약한 심리를 멜로 구조로 엮은 영화다. 지수 역을 연기한 김혜수만 놓고 본다면, 옴니버스영화 <쓰리>의 단편 <메모리즈>에서 그가 창백한 얼굴을 하고 검은 머리를 어지럽게 늘어뜨리며 한맺힌 눈물을 흘렸을 때가 언뜻 연상된다. 그때 그의 선택은 ‘변신’이라고 설명됐었고, 거칠게 말한다면 <얼굴없는 미녀>는 <쓰리>가 있었기에 그에게도 자신있는 선택이 됐을 거라고 넘겨짚어봤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른 영화예요. 감독님 성향도 너무나 다르고. 무엇보다 <얼굴없는 미녀>는 시작하기까지가 굉장히 복잡하고 힘들었던 영화예요.” 드라마 <장희빈>을 찍고 있는데, 촬영현장에 매니저가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드라마 현장에 매니저가 나타나는 건 둘 중 하
18년차 배우, 처음 울다, <얼굴없는 미녀>의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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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맥그리거 - 아빠의 파워
최근 <빅 피쉬>에서 허풍선이 아버지의 젊은 날을 연기했던 이완 맥그리거의 가족보호가 모종의 결실을 맺었다. 모리셔스 섬에서의 가족 휴가 사진을 촬영하여 영국 일간지에 게재한 사진 에이전시로부터 더이상의 사진 게재 금지 명령을 얻었던 맥그리거. 그가 이를 지키지 않은 회사한테 7만4천달러의 벌금을 받아냈다. 앞선 명령은 자신의 아이들이 공개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요청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려진 것이었다.
카메론 디아즈 - 피오나 공주의 과거?
슈렉의 영원한 사랑, 피오나 공주의 충격적인 과거가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있다. 12년 전, 19살의 카메론 디아즈가 출연한 섹스비디오가 러시아의 웹사이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 가죽옷을 입고 남자 노예를 부리는 그의 모습을 촬영한 것은 존 러터이며, 현재 디아즈쪽은 그가 자신의 서명을 위조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대해 러터는 “인터넷 유포에 대한 촬영자
[해외 스타 단신] 피오나 공주의 섹스 비디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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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규선씨는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의 공보담당관이다. 스팟 인터뷰에 웬 공무원이냐고? 하지만 그는 어떤 영화제작자도 해내기 힘든 일을 해낸 공무원이다. 예산도 없는 상태에서 첫 번째 인권영화 프로젝트 <여섯개의 시선>을 기획하고, 완성까지 뚝심으로 밀어붙인 사람이 바로 남규선씨였다.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를 불철주야 진행 중인 그와 전화인터뷰를 가졌다.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어땠나.굉장히 좋았다. 이충직 위원장이 “옴니버스영화지만, 1편의 영화가 아니라 6편의 영화를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리도 놀랄 정도로 감독들이 좋은 작품들을 만들어줘서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완성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겠다.시작부터 모두 힘들었다. 우리의 구상에 선뜻 뛰어들 감독을 섭외하기도 힘들었고 예산도 부족했다. 작품당 5천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찬드라의 경우>를 찍기 위해 네팔로 두번이나 갔는데 감독이 자비들여서 한 거다. 그걸 보면서 마음이 많
인권영화 프로젝트 기획 남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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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배우 윤석화가 ‘애니메이션 예술감독’이라는 직함으로 오랜만에 팬들을 만났다. 그가 참여한 작품은 동우애니메이션이 제작한 국산 3D애니메이션 <날으는 돼지-해적 마테오>. 7월13일 기자시사회에 나타난 그는 시사회가 끝난 직후 시네코아 극장 옆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참석해, 제작자와 감독, 성우로 출연한 방송인 조정린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있게 답변했다. 이미 윤석화는 1996년에 극장용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직접 제작, 배급했었고, <홍길동>은 50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그는 <날으는 돼지…>에서는 ‘예술감독’ 직함으로 참여해 주제가 작사, 성우캐스팅, 음악과 시나리오 감수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장르이며, 어떤 애니메이션을 보는가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라고 운을 뗀 윤석화는 <날으는 돼지…>에 참여한 동기가 “아이들에
애니메이션 예술감독 된 윤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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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촬영감독이 이제 천국을 카메라에 담으러 긴 여행을 떠났다. 이탈리아 출신의 촬영감독 카를로 디 팔마가 향년 79살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카를로 디 팔마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우디 앨런 같은 감독들과의 오랜 작업으로 명성을 얻은 거장 촬영감독. 오랜 지병에 시달려온 그는 지난 7월9일 금요일, 고향인 로마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을 맞았다.디 팔마는 1940년대 이탈리아 영화계에서 그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가 결정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작업한 <붉은 사막>.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첫 번째 색채영화였던 <붉은 사막>에서 디 팔마는 혁신적인 색채와 명암을 이용했고, 지금까지도 이 영화는 ‘화면의 색이 주인공의 의식을 반영하는 가장 선구적인 시도’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유명 영화평론가인 이레네 비냐르디는 최근 그의 죽음에 바치는 축사를 신문에 실으며 “<붉은 사막>의 촬영은 완전히 새롭고
전설적인 촬영감독, 천국을 담으러 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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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 >>
올 여름 <누구나 비밀은 있다>와 <쓰리-몬스터>로 돌아오는 이병헌이 차기작으로 <달콤한 인생>을 선택했다. <달콤한 인생>은 <장화, 홍련>의 김지운이 감독하는 액션누아르 영화. 이병헌은 호텔 매니저 선우 역을 맡아 조직 보스인 김영철(<태조 왕건>)과 대결을 펼치며 본격적인 액션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주인공으로 <화산고>의 신민아를 낙점한 이 영화는 다음달 크랭크인에 들어가 내년 초 개봉예정이다.
톰 행크스 >> 톰 행크스가 ‘딘 리드’ 전기영화를 차기작으로 결정했다. 딘 리드는 냉전 시절 동독으로 망명해 가수, 배우,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던 미국인 공산주의자. 1986년에 베를린 근교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고, 그의 죽음은 여전히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 톰 행크스는 2001년부터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여왔고 지난해에는 직접 베를린으로 건너가 딘 리드의 미망인을
[캐스팅 소식] 이병헌, 액션 누아르 <달콤한 인생>에 합류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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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빈 집> 제작발표현장"배가 고파서 음식을 먹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연기를 꼭 다시 하고 싶었고 그러던 차에 김 감독님으로부터 시나리오를 받았습니다. 밤잠을 못 잘 정도로 고민한 끝에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오는 10월이나 11월 개봉할 <빈 집>(제작 김기덕필름·해피넷·씨네클릭 아시아) 으로 스크린에 복귀하는 이승연이 크랭크업 현장인 서울 평창동에서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이승연의 연기 복귀는 지난 2월 말 '위안부 누드'로 물의를 일으킨지 넉달여 만의 일. 당시 이승연과 기획사측은 '위안부'를 테마로 한 영상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일부 사진을 공개했다가 물의를 빚었고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의 거센 항의로 촬영분 사진과 동영상 필름을 소각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후 이승연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을 두 차례 방문해 사과하고 화해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그는 '다소 빠른 복귀라는 의견도
이승연, “연기에 배고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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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그만두길 잘했다. 이제 열손가락 안에 꼽혔는데 1등도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가수 겸 영화배우'에서 이제 '가수'를 확연히 뗀 임창정(31)이 가수로서 미련이 전혀 없고 영화배우로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다음달 13일 펑키호러 장르의 영화 <시실리(時失里) 2㎞>(감독 신정원, 공동제작 한맥영화ㆍ먼데이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연기자 전업을 선언한 후 <위대한 유산> 등 영화를 찍고 음반은 전혀 내지 않았는데도 95년부터 2003년까지 무려 10집을 발표한 대표적인 발라드 가수였던 까닭에 팬들이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 "아직도 기억해준다는 게 고맙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건 아닙니다. 팬들과 미팅을 콘서트 형식으로 할 수도 있고, 또 영화음악 감독을 해보고 싶은 꿈도 있습니다. 개인 앨범을 내지 않고, 방송 무대에서 노래하지 않는다는 거지"
어찌됐든 그는 현재 영화배우다.
[인터뷰] <시실리(時失里) 2㎞>의 임창정, “가수 그만두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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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3>의 연출을 맡은 카나한 감독이 촬영 개시 직전 사퇴함에 따라 출연과 제작을 겸하고 있는 톰 크루즈가 새 감독을 찾고 있다고 '데일리 버라이어티'가 19일 보도했다. 데일리 버라이어티는 카나한 감독이 '창작상의 견해차이' 때문에 촬영 개시를 불과 한달 남기고 속편 제작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공동제작자인 폴라 와그너와 함께 예닐곱 명의 감독 명단을 검토하고 있으며 곧 예정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카나한 감독은 지난 2002년 자신이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은 형사스릴러물 <나크>가 성공하면서 크루즈와 와그너, 파라마운트사와 계약, <미션임파서블3>의 감독을 맡기로 했었다. 이전에도 이 영화는 첫 감독예정자 데이비드 핀처가 <로즈 오브 독타운>을 감독한다며 빠져나가고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이 들고 나면서 제작에 방해를 받아왔다.영화는 8월 말 독일 베를린에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독일 의회의 역사적 장소인 제국의회
<미션 임파서블3> 새 감독 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