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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가 크레바스 아래로 추락했지만 구할 틈이 없다. 살아남은 자들 또한 언제나 죽음 앞에 노출되어 있다.
<남극일기>는 어떤 영화?
도달불능점을 향한 한국 탐험대원들의 여정
남위 82’08분 동경 54’58분에 위치한 도달불능점(到達不能粘). 남극대륙에서 가장 먼 지점으로 해발 3700m, 최저기온이 무려 영하 80도에 이른다. 1958년 소련 탐험대가 단 한 차례 정복한 것 외엔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은 이곳에 닿기 위해 최도형 대장l송강호l을 위시한 6명의 한국 탐험대가 세계 최초 무보급 횡단에 나선다. 탐험 10일째.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반에 성공한 최도형 대장에게 끌려 이번 횡단에 합류한 민재l유지태l는 크레바스에 빠지는 위기에 처하지만 노련한 리더 최도형과 동료들의 도움으로 살아난다. 매일 죽음과 대면할수록 팀워크는 탄탄해지는 것처럼 보인다. 탐험 21일째. 최도형 일행은 행군 도중 80여년 전 도달불능점에 도전했던 영국 탐험대가 남긴 남극일기를 발견
<남극일기> 뉴질랜드 촬영현장 [3] - 감독,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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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다가도 눈보라가 몰아치는 변덕스러운 날씨
오전 10시가 넘자 태양은 더욱 맹렬하게 타오른다. 취재진 중 몇몇은 그때서야 허둥지둥 스탭들에게 선크림을 빌려 바르지만 이미 늦었다. 안면은 고루, 그리고 살짝 익어 꺼끌꺼끌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촬영 중에 오늘이 가장 날씨가 좋은데요.” 통신담당 대원 성훈(윤제문)이 얼음구덩이인 크레바스에 빠지자 그를 구하기 위해 막내 민재(유지태)와 식사담당 근찬(김경익)이 달려가는 장면 세팅을 지시해놓고서 임필성 감독이 뒤늦은 인사를 건넨다. 고양이를 너무 무서워해서 장난으로 고양이 소리만 내도 벌벌 떤다 하고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푼다고 타박받는 그이지만, 촬영장에서만큼은 판단이 빠르고 냉정한 모습을 잃지 않는다.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5년의 시간을 <남극일기>에 바쳤던 탓일까. “처음인데 신인감독 같지가 않다. 상황이 힘들다 해서 대충 넘어가는 컷이 하나도 없다”는 게 송강호의 말이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정정훈 촬영감독
<남극일기> 뉴질랜드 촬영현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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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올라 제작사에서 나눠준 보도자료를 뒤적이다 임필성 감독이 쓴 감독일지가 거기에 들어 있는 걸 봤다. 현지 로케이션 촬영 준비에 코피 터지도록 바쁜 임 감독을 채근해 얻어낸 글이었다(<씨네21> 458호). 당시 <씨네21>이 통보한 마감 시한에 맞추기 위해 임 감독은 회의가 끝난 다음에도 집에 귀가하지도 못하고 제작사인 싸이더스에서 몰래 숨어 자판과 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한다. 어쨌든 그가 꼭두새벽에 보내온 글은 절절했다. 거기엔 버릴 수 없는 <남극일기> 시나리오를 들고서 제작사를 전전하며 행군했던 5년이 담겨 있었다. 극적으로 둥지를 찾은 뒤 뉴질랜드 현지 촬영 기회를 얻은 그 일지의 마지막은 흡사 도달불능점에 닿아야만 하는 극중 최도형 대장의 심정과 비슷했다. “이 괴물 같은 영화에 숨을 쉬게 하고 싶었다. 이제 모두의 힘으로 진짜 남극일기가 쓰여지기 시작했다. 이 전투에서 질 수 없다. 괴물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
<남극일기> 뉴질랜드 촬영현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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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 신혼여행 겸해 달콤한 시간
지난 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농장에서 극비리에 결혼식을 올린 후 잠행 중인 할리우드 톱스타 니컬러스 케이지(40)와 한국계 앨리스 김(20) 부부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앨리스 김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은 현재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머물고 있다. 결혼식 직후 두 사람은 케이지의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곧바로 남아공으로 날아갔다"고 밝혔다. 이 측근에 따르면 케이지와 김씨가 남아공으로 간 이유는 케이지의 영화 촬영 일정 때문. 액션스릴러 영화 <로드 오브 워>(Lord of War)의 주연을 맡은 케이지는 남아공 현지 촬영을 진행중이다.
빡빡한 촬영 스케줄이 계속되고 있지만 일 외에 정식 신혼여행을 대신한 허니문도 겸하고 있는 것. 오는 10월까지 현지에서 달콤한 신혼을 즐길 예정이다. 이 측근은 케이지 부부가 당초 예정보다 결혼식을 앞당겼다는 사실도 새롭게 전했다. 두 사람은 오는
니컬러스 케이지 부부 남아공 체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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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고향의 노래>에 구현된 바흐만 고바디의 작품세계
바흐만 고바디의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2000)을 보면서 흥미롭게 여겼던 것 가운데 하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숏이 고바디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고향의 노래>(2002)의 그것과 놀랄 만큼 흡사하다는 사실이었다(나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을 <고향의 노래>보다 나중에 보았다. 오래도록 씨네큐브 극장 로비에 붙어 있던 영화포스터만 보는 데 지쳐 결국 DVD를 구입해서 보고 말았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은 주인공 아윱이 퇴행성 질병을 앓고 있는 형 마디를 등에 업고 노새를 끌며 국경을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아윱 앞에는 이란과 이라크 국경임을 나타내는 철조망이 새하얀 눈밭을 가로질러 길게 드리워져 있다. 철조망을 넘은 아윱은 프레임 오른쪽으로 사라진다. 한편 <고향의 노래>에서 오래
리얼리즘의 무시무시한 힘, 바흐만 고바디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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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 사토시가 제8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을 찾아왔다. 1997년 첫 번째 애니메이션 <퍼펙트 블루>를 만든 그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여 마블링처럼 기묘한 무늬를 이루는 이 영화로 성숙하고 사실적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퍼펙트 블루>는 아이돌 가수 미마가 배우로 전업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위협에 시달리는 스릴러다. 그녀와 똑 닮은 가짜 미마가 인터넷에 사생활을 공개하지만, 또 다른 미마는 가짜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은밀한 마음까지 알고 있다. 곤 사토시는 애니메이션에선 보기 드문 스릴러 형식을 가져와 내가 누구인지, 너는 누구인지, 치명적인 부분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었다. <뱀파이어 헌터D> 시리즈를 제작했고 <퍼펙트 블루> 프로듀서이기도 한 마루야마 마사오는 “<퍼펙트 블루>는 어른스러운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저예산 시스템과 적은 수의 스탭으로 작업하는 곤 사토시는
현실과 환상의 실험은 계속된다, 곤 사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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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는 낙제, <스캔들…>은 우등"<실미도>는 일본 열도 상륙에 실패했고, <태극기>도 일본 하늘에 휘날리지 못했다." 지난 6월 잇따라 일본에서 개봉한 대작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애초의 기대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몇몇 스타들에 대한 일본 팬들의 환호와 현지에서의 TV 드라마 성공이 영화 흥행의 '대박'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셈이다.관례상 일본 영화사들이 개봉 영화의 관객 수나 흥행 수입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 현지의 영화 기자 등에 따르면 <실미도>는 대략 50만명 가량의 관객을 동원하며 6억~7억엔(약 68억원) 정도의 흥행 수입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 투자사 쇼박스가 밝힌 <태극기 휘날리며>의 일본 흥행 성적은 10억엔(약 104억원) 남짓. 아직도 소수 극장에서 상영중인데 최종 관객 수는 85만명에서
올 여름 일본 개봉 한국영화의 흥행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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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재·송일곤·장진 감독 연출<내 마음의 풍경>의 이영재 감독, <꽃섬>과 <거미숲>의 송일곤 감독, <킬러들의 수다>와 <아는 여자>의 장진 감독(사진) 등 재기발랄한 영화감독 3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작되는 환경 주제의 옴니버스 영화 의 연출을 맡는다. 인권과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던 영화인들이 환경문제로까지 활동반경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제작비는 환경재단이 일반후원금과 기업협찬금 등을 모금해 충당할 예정.영화는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와 정동 스타식스, 서울역사박물관, 이화여대 대강당 등에서 환경재단 주최로 열리는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또 12월 중에 일반 극장에서 개봉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 명의 감독은 24일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환경재단 최열 상임이사와 이은진 이사, 김철
환경 옴니버스 영화 <1.3.6> 10월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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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스위스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23일 스위스 영화배급협회에 따르면 <봄 여름...>은 지난 4월부터 불어권의 3개관에서 상영되기 시작한 이후 총 3만985명이 관람했으며 8월 11-17일 주간 집계에서는 16위를 달리고 있다. 그 전주 순위는 20위였다. 앞서 배급된 독어권 지역의 관객을 합하면 지금까지 <봄 여름...>을 본 스위스 전체 관객은 5만893명. 관객의 절대숫자로 보면 실망스럽게 보이지만 스위스 인구가 750만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봄 여름...>은 지난해 열린 제56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청년비평가상 1등상을 포함해 모두 4개 부문에서 상을 받아 '물오른' 한국 영화의 기세를 과시했었다. 이 작품은 대종상 작품상을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불과 2만8천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반면 미국에서는 30여만명이 관람하면서 약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스위스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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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비하..중단 안하면 법적 대응 강구"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입양부모와 입양관련 기관들이 MBC 일일연속극 <왕꽃선녀님>의 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2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입양기관에 따르면 입양부모들은 "<왕꽃선녀님>의 내용 가운데 입양아를 비하하고 입양부모의 명예를 훼손하는 대사와 상황 묘사가 포함돼있다"며 26일 오전 여의도 MBC앞에서 집회를 갖기로 하고 집회신고를 했다.
문제의 장면은 18일 방송분에서 입양된 여주인공 윤초원의 약혼남 어머니가 윤초원의 어머니에게 파혼을 선언하며 "`개구멍받이'를 내 며느리로 맞았으면 어쩔뻔 했어. 친자식이 아닌 걸 숨겼으니 천벌을 받을 것"이라는 대사. 윤초원의 어머니 역시 "입양아라는 것을 숨겨서 미안하다"며 입양이 마치 숨겨야 할 정당하지 못한 일이라는 인식을 시청자에게 심어줬다는 게 입양부모들의 주장이다. 또 `무병'(巫病)에 걸린 윤초원에게 입양아라는 사실을 폭로하며 집에
입양부모들, MBC 드라마 <왕꽃선녀님> 방송중단 요구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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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신사동의 시네마 오즈는 27일 오후 7시 영화 <거미숲>의 시사회를 이 영화의 송일곤 감독과 영화평론가 심영섭씨가 참석한 가운데 마련한다. 시사회 후에는 심영섭 평론가의 질문에 송일곤 감독이 답하는 방식으로 대담이 진행된다. 관객들도 질문할 수도 있다. <거미숲>은 TV 프로그램 '미스터리 극장'의 PD(감우성)가 취재를 위해 유령이 나온다는 거미숲을 찾았다가 의문의 살인사건에 연루된다는 내용의 미스터리 스릴러로, <꽃섬>의 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번째 영화다. (서울=연합뉴스)
<거미숲>, 감독ㆍ평론가와 함께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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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만만…' 특집 가상토크쇼에 비난 쇄도
SBS TV가 23일 밤 방송한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의 '파리의 연인 스페셜'편에 시청자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야심만만…'는 이날 '한국 최초의 가상 스튜디오'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지난 15일 종영한 인기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세 주인공 출연 장면을 편집해 방송했다. 박신양과 김정은은 각각 영화 <범죄의 재구성>(4월 12일)과 <불어라 봄바람>(2003년 9월 8일) 출연진과 함께 등장한 방송 프로그램을, 이동건도 지난 5월 22일과 29일 출연했던 내용 가운데 일부를 교차 편집해 마치 세 명이 함께 스튜디오에 모여 있는 것처럼 꾸몄던 것.
그러자 시청자들은 "좋은 게스트를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를 놀리면 안된다"(정명구) "빈 자리에 작가랑 조연출이랑 앉아 있는 걸 보고 말문이 막혔다"(박인혜) 등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SBS 인터넷 홈페이지
SBS <파리의 연인> 너무 우려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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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PD' 이탈현상 가속화 반영드라마 <다모>를 연출한 이재규 PD가 최근 MBC에 사표를 제출했다. 아직 수리된 것은 아니다. 작년 첫 장편 연출작인 퓨전사극 <다모>로 네티즌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이 PD가 "공부를 더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표를 낸 것. 이에 대해 MBC 드라마국은 여러가지 이유로 사표 수리를 미루고 있다. 이 PD는 23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에 미안한 마음이 크지만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며 "앞으로 공부를 더하고 싶기도 하고, 영화 연출도 생각중이다. 회사의 울타리 안에 있으면 안정적이지만 좀더 무모하게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MBC 드라마국은 이 PD의 갑작스런 사표 제출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껏 키워놨더니 단 한 편 연출한 후 떠난다'며 도의적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재갑 드라마국장은 "지금부터 회사에 기여해야 할 사람이 회사를 나가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수리 여
MBC <다모> 이재규 PD, 사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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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3일 금요일 한국영화 두편이 런던에서 나란히 개봉했다.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과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다.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이 수시로 개봉하는 런던이지만, 한국영화 두편이 나란히 극장에 걸리는 일은 처음이다.
<장화, 홍련>은 ‘Asia Extreme’이라는 시리즈로 일본, 한국, 홍콩 등의 공포영화, 폭력(?)영화들을 지난해부터 꾸준히 소개해온 영화배급사 타탄(Tartan)에 의해 배급된다. 타탄은 일본의 공포영화들,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들, 그리고 한국영화로는 <쉬리>,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등을 배급해왔다. 한국영화의 불모지인 런던을 공략하는 타탄의 전략은, Asia Extreme이라는 시리즈 이름에서 보여주듯이, 다소 극단적인,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해서, 아시아영화의 장르를 특화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런던] <장화, 홍련> <살인의 추억> 시험대에 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