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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올림픽 못지않다는 걸 2년 전에 확인한 바 있긴 하지만, 여전히 올림픽은 전지구적, 아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국가적 행사다. 전 공중파채널이 24시간 올림픽에 맞춰져 있고 올림픽 중계 사이사이로 보는 뉴스나 드라마는 흥분된 몸과 마음의 휴식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4년 만에 올림픽이 돌아왔다. 그리고 월드컵이 끝난 지 2년 만에 온 국민이 스포츠전문가로 변신할 때가 돌아왔다. 올림픽과 관련해서 언론사마다 특집사이트들을 열어놓고 있는데, 특별히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다. 어차피 외신이나 합동취재반의 기사를 재배열 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이벤트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다가 TV를 위한 올림픽이니만큼 올림픽 기간동안 인터넷이 올림픽 중계로 달궈질지는 뚜렷하지 않다. 다만 경기 결과에 따라 각 게시판마다 환호와 울분이 쏟아져 나올 것은 분명한 일인데, 미리들 이 설전에 동참하기 위해서 준비운동을 해두는 게 좋지 않을까.올림픽과 관련한 정보 사이트 중에서는 그
알고 봐야 더 재미있다! 아테네 올림픽 홈페이지 www.athens200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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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얼굴에 더벅머리, 바보스럽고 착한 머털이가 튼튼한 장정의 책으로 꾸며져 출간되었다. 이희재의 감동만화를 양장본으로 재출간해 성공한 청년사의 두 번째 시리즈다. 박흥용의 단편만화집이 출간되었지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라는 점에서 이희재의 감동만화의 맥락을 잇는 두 번째 기획인 셈이다. 박흥용 단편집은 오세영 단편집으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한다.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모두 2권의 책이 묶여져 나왔다. 이 만화들은 MBC에서 방영된(지금도 휴일이면 재방을 해주는) 애니메이션으로 친근하다. 애니메이션의 유명도에 비해 만화는 오래전에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번 재출간이 반갑다.<머털도사>는 1984년 <새벗>이라는 잡지에 ‘도사님 도사님 우리 도사님’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해 여러 매체에 에피소드별로 연재된 독특한 작품이다. 그중 첫 시작격인 작품이 이번에 출간된 <머털도사>다. 누더기 도사와 왕질악
머털도사 컴백! 양장본으로 재출간된 이두호의 <머털도사> <머털도사와 108요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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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라고 하면 몇몇 유명 연예인 얼굴부터 떠올리게 된다. 퇴폐, 향락, 무절제한 방종, 사회부적응 등의 단어도 떠오른다. 하지만 사람들이 대마를 금기로 여기게 된 것은 한 세기가 채 안 되었다. 대마는 신비의 약초이자 식품이었던 것은 물론, 종이와 범선의 돛과 로프의 원료로 널리 쓰였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대마초 제조를 연구한 대마 농장주였다. 그러나 대마의 운명은 1937년 12월 세계 최초로 미국에서 대마금지법이 공포되면서 극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대마 박피기와 추수의 자동화가 이루어지면서 대마 산업의 발전에 위협을 느낀 섬유업계와 제지업계가 결탁하여 대대적인 반(反)대마 캠페인을 펼쳤다. 화학 자본 소유주 두퐁과 제지 공장을 소유하고 있던 신문왕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결탁하여 대마초를 ‘저급한 인종들이 사용하는 미치광이의 약물’로 몰아세웠던 것이다.그 결과 대마에 중과세를 하게 되면서 농가들이 수익성이 없는 대마 재배를 포기함으로써 대마 산업은 몰락했다.
대마초는 진보와 평화의 상징이라고!, <대마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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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아테네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경기3S 정책은 5공화국 시절 ‘존재했었다’고 믿어지는 국가시책이다. 당시 민주화세력은 전두환 정권이 섹스(Sex), 스크린(Screen), 스포츠(Sports)를 통해서 국민을 탈정치화해 우민으로 만든다고 비판했다. 나는 당시 양식있는 다른 시민들처럼 그 비판을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돌이켜보니 생각이 짧았다. 3S 정책은 아주 진보적인 정책이었다. 단군 이래로 이토록 쾌락적인 정책이 또 있었던가! S로 시작하는 좋은 말은 다 들어 있고, 3S만 있어도 인생에 모자람이 없을 지경이다.다행히 몸 따로, 마음 따로였다. 내 몸은 3S 정책의 훌륭함을 느끼고 있었던 게다. 내 마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몸은 어릴 때부터 스포츠 중계에 미쳐 살았다. 물론 영화도 좋아했고, 섹스도 동경했다. 유신이 선포되던 해에 태어나고, 세계 어린이의 해에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88올림픽이 열리던 해에 고딩이 된 나는 기꺼이 3S 정책의
언니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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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다시피 역사는 일차적으로 시간에 관한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현재와 연결하는 관념의 양상이 역사의 양상들을 결정한다. 때론 현재 당면한 사건을 위한 지침이나 교훈을 얻기 위한 참고자료의 집합이 되기도 하고, 때론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이해하게 해주는 이유들이 되기도 하며, 또 때론 현재를 만든 과거의 누적이 되기도 한다.역사가 시간적인 것이지만, 역사에 시간 아닌 공간이 담기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것인지도 모른다. 이 경우 공간이란 현재 불러낸 사건들이 발생한 지점이 공간적이라는 의미에서다. “그때 한나라에서는…”, “1789년 파리에서는…” 식으로. 이러한 역사의 공간을 ‘우리의 역사’, 혹은 ‘중국의 역사’ 하는 식으로, 어느 나라에 귀속되는 ‘영토’의 문제로 바꾸게 되는 것은 무엇보다 영토국가가 지배하게 된 19세기 이후였다. 이런 19세기의 눈으로 볼 때, 15세기 유럽인들이 저 멀리 떨어진, 터키 옆의 나라 그리스를 자신의 고향으로 삼았다는 사실처럼 기이한 것
역사와 영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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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2년 최고의 영화, 2003 아카데미 각본상에 빛나는 <그녀에게>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2004년 가을, <나쁜 교육>으로 돌아왔다. 외부, 내부의 억압을 비집고 나오는 인간의 욕망을 스크린 위에 터뜨리는 도발적 ‘악동’ 알모도바르. 2004 칸영화제 개막작 <나쁜 교육>은 그의 영화적 취향이 고르게 수렴된 한편 청명한 기운마저 감돌아 더욱 성숙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다. 국내개봉에 앞서 셀프 인터뷰를 통해 <나쁜 교육>을 미리 만나본다.
<나쁜 교육>은 어떤 영화 인가?
유머가 있지만 코미디는 아니고 아이들이 노래하는 장면이 있지만 어린이 뮤지컬도 아니다. 최소한 내 생각으로 이 영화는 멜로 누아르이다. <나쁜 교육>은 자신들의 육체와 욕망, 운명의 주체가 되면서 성인이 되어가는 세 남자와 그들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당신은
<나쁜 교육> 알모도바르 셀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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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과 류승범이 류승완 감독의 새영화 <주먹이 운다>에 캐스팅됐다. <주먹이 운다>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권투를 하게 된 두 남자의 삶을 다룬 영화. 최민식은 빚을 갚기 위해 거리에서 1분간 인간 샌드백이 되어 돈을 버는 39살의 노장 복서 '강태식'을, 류승범은 소년 교도소에 수감된 후 권투를 시작하게 되면서 인생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19살의 청년 복서 '유상환'역을 맡았다. 시오앤티 필름과 브라보 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품인 <주먹이 운다>는 현재 임원희, 변희봉 등 조연 캐스팅이 진행중이며 9월 중순에 크랭크 인해 내년 4월에 개봉예정이다.
최민식·류승범, <주먹이 운다>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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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미숲>을 보고 나면 거미줄로 빽빽한 숲 한 가운데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재와 과거, 그보다 먼 과거, 현실과 기억, 왜곡된 기억이 여러 겹의 거미줄처럼 짜여져 있는 <거미숲>의 줄거리를 설명하기란 간단치 않다. 어두운 숲 속을 한 사내(감우성)가 헤매며 걷는다. 그가 찾아간 별장에는 난자 당한 중년의 남자와 죽기 직전의 젊은 여자가 누워 있다. 정신없이 뛰쳐나오던 남자는 누군가의 습격을 받고 쓰러진다.
영화의 첫 장면은 긴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고 중간 기착지다. 필름이 돌아가면서 아내의 사고사, 어린 시절의 어두운 기억, 새롭게 찾아온 사랑 등 주인공 강민이 지닌 비밀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그러나 이 기억들은 시간적으로 잘리고 다시 강민의 죄의식과 욕망으로 변색되면서 입체퍼즐 조각처럼 흩어진다. 관객에게 까다로운 숙제를 던져주면서 “인상적인 그림 한 점이나 음악 한 곡을 감상하는 느낌으로 즐겼으면 한다”고 말하는 송일곤(33)
[인터뷰] <거미숲>의 송일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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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보고 느끼고 평가해 주세요" 제4회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러브드 건>(사진)의 와타나베 겐사쿠(33.일본)감독은 2일 "영화를 보고 나서 특정한 주제나 메시지를 전달받기 보다 관객들 스스로 내 영화에 새로운 의미를 생산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러브드 건은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킬러가 된 사내와 그에게 아버지의 정부를 살해해 달라고 의뢰하는 소녀가 벌이는 러브스토리. 액션과 코미디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장르적 인용, 예측을 불허하는 스토리 전개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듣고 있다.다음은 와타나베 감독과 일문일답.<러브드 건>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데 대한 소감은솔직히 광주국제영화제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지만 내 영화가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사실이 매우 영광스럽다. 광주는 음식이 맛있고 활기도 있는 도시 같다.<러브드 건>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코믹적인 요소가 섞이긴 했지만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 싶은 것은 죽음에
[인터뷰] 광주영화제 개막작, <러브드 건> 와타나베 겐사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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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들의 가십이나 짧은 인터뷰를 다룬 기사는 매일 온ㆍ오프라인에서 넘친다. 하지만 국내 스타들의 인물론을 깊이와 넓이를 갖춰 다룬 책을 서점에서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영화주간지 '씨네21'의 기자 출신 백은하씨가 최근 최민식, 전도연, 송강호, 문소리, 설경구 등 배우 20명의 배우론을 묶어 '우리시대 한국배우'(해나무 刊)를 발간했다.기자생활 외에 '정은임의 FM 영화음악'의 구성작가와 '김C의 음악살롱'의 코너진행자 등으로 활동했던 저자는 "배우들에게 귀와 눈이 먼 열성 팬"이라고 스스로 고백할 정도다. 이 때문인지 "날카로운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위대한 배우들과 같은 시대를 살게 된 행복한 관객에 의해 쓰였다"고 책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의 말처럼 '영화팬으로서 즐거움'이 드러나는 부분에서 수록된 글은 더욱 빛을 낸다. "너무 뜨거워 데일 것만 같다. 삼키고 또 삼키는 쿨한 절제미가 그의 힘이었던적이 있었던가"(최민식), "놀라운 몸무게 변화는 그저 눈에 보이는 수치일 뿐이
영화기자가 본 우리시대 배우 2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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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통상압력을 받고 있는 영화 스크린쿼터 조정 문제와 관련해 문화관광부와 영화계가 공식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31일 청와대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해 “(국내 영화계와) 오늘부터 대화를 시작한다”며 “앞으로 한 달 동안 대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크린쿼터사수 및 한미투자협정 저지 영화인대책위도 “그동안 문화부와 사전 협의를 통해 5가지 의제를 정했다”며 “앞으로 한 달, 또는 그 이상 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스크린쿼터와 한국영화산업 전반에 관해 광범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영,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 등 영화계 대표 9명은 이날 오후 정 장관을 만나 논의 일정 등을 합의했다.(사진은 지난 7월에 있었던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연대 집회)
이에 따라 영화계에서 김광수 청년필름 대표 등 3명과 문화부 김태훈 영상진흥과장 등 3명이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한국영화산업 현황 및 문제점 △한-미
스크린쿼터, 정부-영화계 직접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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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 매일 있다시피한 시사회에 다니다 보니 혼자 극장에 간다고 어색하다거나 불편하지 않은 게 한참 됐다. 그럼에도 ‘업무상’이 아닌 ‘일반’관객으로 ‘나 홀로’ 극장에 가는 일에는 여전히 적응이 잘 안된다. 자립적이지도 못하고 촌스러운 나의 영화 관람 버릇 혹은 취향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함께 극장을 가는 건 단순히 같은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의 재미와 긴장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두시간 동안 영화를 보면서 상대방의 취향 뿐 아니라 습관과 인간성, 좀 거창하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세계관까지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때 나는 두번째 쯤의 데이트 때는 꼭 극장에 가 상대방을 ‘점검’해 보곤 했다.
일단 무슨 영화를 볼까 정할 때, 이미 앞의 질문에 대한 답안지의 1/3 정도는 메워진다. <살인의 추억>이나 <스파이더 맨>같은 영화가 늘 상영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극장 앞, 또는 극장예약을 앞둔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은 잠시 협상의 시간을 가
[팝콘&콜라] 어떤 영화를 볼 것인가 누구와 함께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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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현재 2전 1승 1패. 앞으로 네작품이 대기중이다. 앞선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들 차기작의 성적에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얼마나 오래 가나 보자'와 '제발 성공해다오'의 두 시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이필름 얘기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얼굴없는 미녀>를 만든 아이필름은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의 자회사다. 싸이더스HQ에는 전지현을 비롯해 정우성, 차태현, 김혜수, 전도연, 이미연, 최지우, 장혁 등 쟁쟁한 스타들이 줄지어 포진해 있다. 그런 회사에서 영화사를 차렸으니 외부에서는 캐스팅이 너무도 쉬울 것같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스타를 데리고 영화를 만드니 흥행도 떼놓은 당상일 듯하다. 그러나 아이필름 관계자들은 "무슨 소리냐"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아이필름의 김상영 이사는 "매니지먼트사라고 영화 캐스팅이 쉬울줄 알지만, 우리 배우들 캐스팅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영화계에서 우리를 보는 시선이
아이필름 “소속사 배우 캐스팅이 더 어렵다!”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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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나온 `골룸'의 인간모델이 됐던 앤디 세르키스(사진)가 이번에는 킹콩의 모습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뉴질랜드 언론은 최근 세르키스가 촬영을 앞두고 있는 리메이크 영화에서 킹콩역을 맡았다면서 새 영화의 여주인공 나오미 와츠의 말을 인용, 세르키스가 킹콩역을 연기하기 위해 르완다에서 고릴라들과 함께 생활할 정도로 킹콩역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르키스는 뉴질랜드 영화감독 피터 잭슨이 만든 <반지의 제왕>에서 주인공 프로디가 가지고 있는 절대반지를 노리는 골룸의 인간모델로, 골룸의 목소리를 연기했으며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탄생한 골룸의 행동모델이기도 했다. 한편 새로 만들어질 영화는 지난 1930년대 처음 만들어진 <킹콩>의 리메이크판으로 세르키스와 와츠 외에 코미디 배우인 잭 브랙과 오스카상 수상경력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출연하며 내년 말 개봉을 목표로 조만간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다.(뉴질랜드 웰링턴 AP=연합뉴스)
“골룸, 킹콩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