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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 사람들 만나면 편해져, 좀 숨쉴 만해”
이창동 감독을 12월1일 오후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잘 빗지도 감지도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장발, 우중충한 배색의 후줄근한 옷차림, 느릿느릿한 말투, 농담까지, 모든 게 예전 그대로였다. 늘 자기 내부를 향하는 감시의 안테나도 여전히 성능 좋게 작동하고 있었고, 자학에 가깝게 자신을 엄격하게 다루는 결벽증 증세도 전혀 차도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작가의 정체성도 그대로인데, 그것은 작가주의 감독의 태도로 또 다른 현장을 지휘하다 돌아왔다는 뜻일 수도 있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의 관객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로, 그에게서, 권력의 맛을 보았거나 신분적으로 수직상승한 흔적 같은 건 없었다. 다만 긴 여행에서 돌아온 사람 특유의 여독 같은 게 짙게 느껴졌다. 그 여독을 푸는 게 당분간 그의 숙제처럼 보였다.
그는 장관 취임 초기 인터뷰에 응한 뒤 1년 반 만에 <씨네2
독점인터뷰[1] 소설가 조선희가 만난 장관에서 감독으로 돌아온 이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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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들이 천장에서 뿜어 내려오는 피로 샤워를 하며 춤을 추는 나이트클럽 장면만으로도 <블레이드 1>은 흥분제라고 부를 만하다. <헬보이>의 기예르모 델 토로가 만든 2편은 1편을 어린애 장난으로 만들 정도로 격렬한 혈관 수축을 부르는 아드레날린 촉진제였다. 테크노 리듬 속에서 뱀파이어를 잿더미로 만드는 스타일 강한 액션은 물론이거니와 아들이 아버지를 물어뜯고 아버지가 딸을 죽음으로 내모는 전도된 관계가 잘 짜인 이야기와 서로 잘 스며들었다. 뱀파이어가 얼마나 무궁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창조적으로 변용될 수 있는가를 보여줬다고 할까. 할 얘기는 끝도 없이 더 이어질 듯했다.
2편에서 에일리언적인 해부적 상상력을 극대화하고 자외선 폭탄 등의 신필살기로 중무장했던 블레이드 웨슬리 스나입스는 3편에선 좀더 담백한 모습을 보여준다. 창조적 변용보다는 맨주먹과 칼 그리고 활로 뱀파이어를 잡는 원초적 무용담을 택했다. 그러나 이야기의 부피도 함께 줄어들면서 뱀파이어가
뱀파이어들의 원초적 무용담, <블레이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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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의 기적을,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으십니까?’ 하는 질문이 무색해진 지 오래다. 속세의 때가 묻은 어른들은 물론 영악해진 아이들에게도 산타클로스는 상징 그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 만약에, 만에 하나, 북극 어딘가에 산타와 요정들의 마을이 있다면, 믿음이 사라진 이 세상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어떻게 입증하려 할까. <엘프>는 이런 엉뚱한 가정에서 출발해, 유쾌하게 ’크리스마스 정신’을 설파하는 가족용 코미디다.
산타의 선물 자루에 기어들어간 아기가 산타와 엘프들의 북극 마을로 간다. 500살 넘는 노총각 엘프에게 맡겨져 성장한 버디(윌 페럴)는 몸집이 서너배는 크고 바리톤의 음성을 지닌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에 충격받고, 생부가 살고 있는 뉴욕으로 찾아간다. 출판계의 거물인 아버지 월터(제임스 칸)는 ‘나쁜 어른’ 명단에 올라 있는 일중독자로, 버디가 친자임을 확인한 뒤에도, 그를 처치곤란한 사이코로 치부한다. 아버지와 그의 새 가족,
유쾌한 크리스마스 가족용 코미디, <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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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은 지난 11월5일 미국에서 개봉해 첫주 707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니모를 찾아서>가 지난해에 세운 개봉주 성적을 40만달러 넘어섰고, 2위를 차지한 레이 찰스의 전기영화 <레이>와는 약 5700만달러의 수익차를 냈다. 그 다음주에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의 <폴라 익스프레스>도 <인크레더블>의 위력을 감잡지 못했다. 픽사나 디즈니나 이 애니메이션이 분명 잘될 거라 예상했겠지만 이 정도까지 폭발해주리라 믿었을지는 모르겠다. 실사영화가 배우와 감독의 네임밸류를 팔아먹을 수 있다 치면 <인크레더블>한텐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의 픽사 스튜디오 신작!’ 정도가 홍보에 써먹을 수 있는 가장 섹시한 문구였다. 여기에다빨간 옷을 입고 장난스러운 미소를 머금은 중년의 히어로와 그의 가족들을 내세운 <인크레더블>은 개봉 5주째까지 2억2500만달러
본격 액션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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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은 수수께끼와 같은 인물이다. 한국에서는 물론이고 그가 활동했던 일본에서조차 그의 진실은 논란거리였다. 80년대까지 그의 출신지(함경남도 홍원군 용원면)는 밝혀지지 않았고, 그가 펼친 승부는 항상 극적이었지만 사전에 짜여진 각본에 따른 쇼라는 소문을 늘 꼬리표처럼 붙이고 다녔다. 링 위에서 그가 보여준 열정은 비즈니스, 그러니까 돈에 대한 집착과 간혹 혼동됐고, 그를 둘러싸고 있던 암흑세계의 그림자 또한 사람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품게 했다. 특히 그의 돌연한 죽음은 단순사고에서부터 야쿠자의 계획범행, 의료사고, CIA 음모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추측을 낳았다. 결국, 뛰어난 레슬러, 비정한 사업가, 여자관계가 복잡했던 난봉꾼, 어린이를 사랑했던 스타 등 사람들이 기억하는 역도산의 얼굴은 지금까지도 제각각으로 존재한다.
‘역도산의 진짜 얼굴은 무엇인가.’ 송해성 감독의 <역도산>이 던지는 질문은, 때문에 자못 의미심장하다. 역도산의 39년 인생 중에서도 가장 극적 순
한 사내의 격투와도 같은 삶, <역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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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영화 <내셔널 트레져>를 홍보하기 위해 주연배우인 니콜라스 케이지와 제작자 제리브룩 하이머등 할리우드 초특급 영화인들이 내한, VIP와 일반영화팬들을 대상으로 한 전야제 행사가 서울 용산 CGV에서 개최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행사에는 1천여명 가량의 팬들과 취재진이 모여 세계적인 스타의 방문열기를 실감케 했다.
무대에 오른 이들은 제작자인 제리 브룩하이머와 니콜라스 케이지 외에도 감독인 존 터틀타웁과 출연배우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 등 총 5명. 다른 배우들이 간단한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인사말을 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니콜라스 케이지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용경(니콜라스 케이지의 한국인 부인 이름), 한국 사랑해요. 감사합니다”라며 연습했던 한국어 인사말을 능숙하게 구사해 팬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또 <내셔널 트레져> 출연으로 할리우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예 저스틴 바사는 “한국은 매우 멋진 곳이다. 아직 많은 팬들을 만나
내한한 니콜라스 케이지, 일반관객과 전야제 행사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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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안개 속에 머문 영화 교류그곳에 한류는 없었다. 2004 베이징 한국영화제를 위해 한국 배우와 감독, 스탭 등이 입국한 12월2일 베이징 공항에는 축하공연을 위해 찾은 쥬얼리의 팬만이 몇몇 모여 있었을 뿐, 최근 일본에서 목도됐던 거대한 인파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무겁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만이 생뚱맞게 한국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몇십 미터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갑갑한 안개 속을 뚫고 행사 기자회견장인 조어대(釣魚臺·중국의 국빈용 숙소)로 달려갈 때까지만 해도 이 행사가 내걸고 있는 ‘한·중 영화협력을 통한 세계무대로의 도약’이라는 슬로건은 무망한 듯 느껴졌다. 아직까지 중국 안에서 공식적으로 개봉된 한국영화라고 해야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몇편이 고작인 상황에서 뜨거운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열린 조어대 방비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예상치
2004 베이징 한국영화제, 언론은 들뜬 반응 보였지만 행사진행은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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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발견할 때까지 수십년 동안 야채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김치는 내 입맛에 맞는데다가 감성적인 면에서 내가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는 음식이죠.” 4개월 전 재미교포 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스타배우 니콜라스 케이지(40)가 새영화 〈내셔널 트레저〉(12월31일 개봉) 홍보를 위해 내한했다. 지난 10일 아내 재미교포 앨리스 김과 서울에 온 케이지는 13일 신라호텔에 열린 기자회견에 제작자 제리 브루크하이머, 감독 존 터틀바웁, 동료 배우 다이앤 크루거, 저스틴 바사와 함께 참석했다.
미국 건국의 주인공들이 숨겨놓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보물을 찾아헤매는 이야기를 그린 〈내셔널 트레저〉는 11월 미국 개봉 뒤 3주 동안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이 영화에서 케이지는 3대 째 보물을 찾는 사냥꾼 역을 연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보다 아직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한국여성과의 결혼생활에 질문이 쏟아졌다. 이번 방한으로 처음 처갓집도 방문한 그는 “아내 뿐 아니라 처갓집 식
서울 온 케이지 “올드보이 출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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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이 제작되도록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은 <호빗>이 만들어진다면 꼭 출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영국 연예뉴스사이트 <아나노바>가 보도했다.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마친 후 <호빗> 연출의사를 내비쳤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발표한 바 없다. 영국 작가 J.R.R. 톨킨의 소설 중 최고로 손꼽히는 <호빗>은 <반지의 제왕>보다 이전의 이야기로, 무서운 용이 지키고 있는 보물을 찾아나서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린다.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가 어떻게 반지를 얻게 됐는지와 골룸에 대한 설명 등이 담겨 있다.
<반지의 제왕>에서 호빗 ‘피핀’을 연기했던 빌리 보이드는 “사람들이 <호빗>을 몹시 기다리고 있다. 우리(<반지의 제왕>출연진>)는 이미 어떤 역으로 출연할지에 대해서 얘기하기도 했다. 영화가
<반지의 제왕> 배우들 <호빗>에도 출연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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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돈이 없다. 병석은 유일한 재산인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결혼식 장면을 찍으러 다닌다. 갈비 집에서 숯불도 피우고, 선배를 따라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성인 비디오도 팔아본다. 그사이에 형은 자기 이름으로 대출을 한 다음이고, 이제 그 빚을 떠안게 된다. 처음에는 직원이 찾아오고, 다음에는 깡패가 찾아온다. 그러는 동안 병석의 애인 재경은 사채업자 사무실에 취직하지만 우울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하루 만에 ‘짤린다’. 인터넷 홈쇼핑에서 물건을 떼어 친구들에게 팔려고 하지만 피라미드 사기에 말려든 것을 알게 된다. 병석은 비디오 카메라를 팔아야 하고, 재경은 카드깡 업자를 찾아 전전한다. 이제 그들의 청춘은 얼마 남지 않았다. 어쩌면 이미 끝난 것일지도 모른다.
노동석이 각본을 쓰고 (그의 영화 아카데미 동기들을 이끌고) 연출한 첫 번째 (디지털) 영화 〈마이 제너레이션〉의 주인공은 사실상 신용카드다. 카드는 병석과 재경의 삶을 휘저어 놓는다. 그들은 하여튼 카드를 채워 놓아야
[비평 릴레이] <마이 제너레이션> 정성일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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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사랑에 빠지기까지 하는 디지털 세상의 한구석에서는 문자 그대로 무림고수가 되기 위해 땀을 흘리며 야생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왠지 지금 이 시대에 한참 뒤처져 있는 것 같은 이 무술인들은 어떻게 세상과 만나면서 무림지존의 꿈을 이뤄가고 있을까?
10일 개막한 서울독립영화제의 초청작 〈거칠마루〉는 현재형으로서의 무술인과 그들의 한판 ‘맞장’을 경쾌하게, 그러나 한줌의 과장 없이 그린 극영화다. “2000년도 쯤인가? 고수를 찾아 맞장뜨러 다니는 사람들을 다룬 ‘무림일기-고수를 찾아서’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 인간극장을 보다가 영화로 만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요? 어휴 저야 그 세계와는 거리가 멀죠.”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공무원 같다는 통에 수염까지 길렀지만 여전히 ‘참한’ 눈빛을 가리지 못하는 김진성(40) 감독. 눈썰미 있는 독자라면 이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그는 2002년 〈서프라이즈〉라는 로맨틱코미디로 충무
독립영화제 초청작 <거친마루> 김진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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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가 돌아왔다. 우리의 현실을 실감나게 포착하되, 웃음과 눈물을 한 데 버무려 포장해내는 솜씨는 여전히 빼어났다. 재미와 감동이 마주치는 현실의 단면을 잡아내는 촉수는 한층 예민해졌고, 그 시선은 더 그윽해진 느낌이다. 현실을 벗어난 자극적 말장난과 감동없는 정보쇼가 난무하던 예능 ‘무림’에서 느낌표의 복귀는 가히 ‘왕의 귀환’이다.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다. 11일 밤 10시45분 첫 방송의 시청률은 닐슨미디어리서치 16.3%, 티엔에스 16.4%였다. 양적 지표보다 더 뜨거운 건 반응의 내용이다. “느낌표 특유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구요.”(류리나) “역시나..대단합니다. (그동안) 전혀 방송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느낌표에서는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정말 놀랐습니다.”(장현환)
문화방송 시청자 게시판에는 느낌표의 귀환을 환영하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압권은 이런 것이다. “엠비시 반성하세요. 괜히 느낌표 없애서 이미지 나빠지고. 이젠 느낌표 없애지 마
< ! 느낌표 >, 뜨거운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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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거장들은 어디로 갔나?“금마가 영화의 수레바퀴를 끌게 하라. 순수한 금처럼, 페가소스의 비행처럼, 예술에의 헌신을 위해….” 그러나 12월4일 타이청에서 열린 제41회 금마장영화제 수상식은 주제가와 달리 금마가 날기는커녕 아예 주저앉았음을 보여준 자리였다.주지하다시피 금마장은 대만영화뿐만 아니라 중국어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영화제이며 비경쟁 부문에 외국영화를 상영하는 국제영화제이기도 하다. 먼저 올해의 수상 결과부터 보자면 최우수 작품상은 루추안 감독(중국)의 <커커시리>(可可西里)에, 최우수 감독상은 <대사건>의 두기봉 감독(홍콩)에게, 남우주연상은 <무간도3 종극무간>의 유덕화(홍콩)(사진 왼쪽)에게, 남녀 조연상도 <뉴 폴리스 스토리>의 오삼조(홍콩)와 <만두>의 백령(홍콩)에게 돌아가 <달빛아래, 내 기억>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양귀매(사진 오른쪽)만이 겨우 대만인의 자존심을 지켜주었을 뿐이다.스타급 영화
[현지보고] 제41회 금마장영화제 수상식에서 본 대만영화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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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인생>은 저주받은 작품인가? 한국에서의 상업적 실패를 겪은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가 프랑스에서 12월15일 개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글을 탈고할 때 즈음) 개봉이 막 취소됐다. 그렇지만 이 작품은 감독의 가장 뛰어난 성공 중 하나이다. 비처럼 차갑고 준엄한 <하류인생>은 <취화선>의 화려한 형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논리적으로 그 작품을 뒤따를 만한 것으로 자리잡는다. 두 작품은 한국의 근대성의 탄생을 보여주는 한폭의 빼어난 병풍처럼 펼쳐진다.
<하류인생>은 두개의 이야기를 나란히 좇는다. 가장 어두우며 또한 너무나도 명백한 이야기는 “메이드 인 코리아” 경제 기적의 가장 병적인 면에 대한 근원을 탐구하는 일로써 부패한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해부이다(주인공의 ‘태진산업’은 훗날 국가적 성공을 이끄는 재벌체제의 싹이다). 그렇지만 이 어두운 이야기는 뛰어난 여성 인물의 은근한 빛으로 상쇄된다. 만약 <하류인생>을 깡
[외신기자클럽] 임권택 감독의 가장 뛰어난 성공 중 하나 (+불어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