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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이 한창인 연주회장 3층의 발코니. 남자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새침한 여자의 목소리. “나 생각났어. 우리 그때. 진 선생님 와인카페 개업한다고 갔었잖아. 근데 가보니까 사람은 하나도 없고. 그래서, 진 선생님 기다릴까 말까 하다가 그 계단에서 했잖아….” 조금씩 굳어지는 남자의 얼굴. “한쪽 벽이 다 유리였는데… 형이 그랬지. 사람들 내려다보면서 하니까 꼭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하는 것 같다고.” 마침내 가까이 다가와 속삭이는 여자. “나… 4주 됐대.” 그 순간 건너편의 발코니에서 그들을 쳐다보는 남자의 아내. 아름다운 연보라색 드레스가 미세하게 떨린다.
8월31일과 9월1일, 전주의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주홍글씨>의 막바지 촬영이 진행 중이다. 그날 촬영분은 기훈(한석규)과 그의 단아하고 순종적인 첼리스트 아내 수현(엄지원), 그리고 기훈의 정열적인 연인이자 수현의 친구인 가희(이은주)가 수현의 첼로 연주회장에서 만나는 장면을 위한 것. 조명과
새벽까지 진행된 스릴러 <주홍글씨>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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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 폐막작 <주홍글씨>다음 달 7일 개막하는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세계 63개국에서 266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개막작으로는 올해 칸 영화제에서 상영된 바있는 왕가위 감독의 이 선정됐으며 폐막작은 변혁 감독의 두번째 장편 <주홍글씨>가 상영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는 13일 오전 부산파라다이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영화제가 상영작 규모로 역대 최대일뿐만 아니라 풍성한 특별기획프로그램과 다양한 이벤트로 알찬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요10월 7일부터 15일까지 부산영화제의 트레이드마크인 수영만 야외상영장을 비롯해 남포동의 부산극장과 대영시네마, 해운대 메가막스 등 모두 17개 상영관에서 열린다. 국내 58편을 비롯해 아시아 102편, 월드 106편 등이며 참가국은 아시아에서 14개국, 타지역에서 48개국이 참가한다. 특히 초청작 가운데 월드프리미어가 39편으로 부산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쇼케이스라는 명성을 방증했다.올해 영화제도 지난해와
[PIFF 2004]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63개국 266편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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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샤론 스톤 주연의 1992년 히트작 <원초적 본능> 후속편이 스코틀랜드의 마이클 케이튼-존스가 감독을 맡아 제작을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결정은 스톤이 2001년 <원초적 본능2> 제작이 중단되자 제작자 앤디 바즈나와 마리오 카사르를 상대로 1천4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양측이 합의한 지 2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스톤은 <원초적 본능2>에서도 1편과 같이 치밀하고 매혹적인 소설가 캐서린 트러멜로 출연한다.<원초적 본능2>는 원래 1편 제작 중 서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폴 버호벤 감독과 남자 주연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를 제외한 채 2000년 제작될 예정이었다. 제작자측은 당시 여러 감독들과 접촉했으며 존 맥티어난 감독에게도 제의했으나 그가 추천한 남자 주연배우 벤저민 브랫을 스톤이 거부하자 감독을 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튼-존스 감독은 최근 르완다 학살 현장에 있었던 가톨릭 신부와 영국
<원초적 본능 2> 제작 재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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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에 `김희선 바람'이 뜨겁다. 난징(南京)로 등 시내 중심가는 물론 웬만한 거리의 미용실, 성형외과 병원등에는 어김없이 한국의 탤런트 김희선의 사진이 내걸려 있고, 청소년 사이에서도 김희선과 관련된 소식이 `핫뉴스'로 부상하곤 한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영향력있는 매체 가운데 하나인 소후 닷컴이 최근 `한국 최고의 미녀배우는 누구인가'를 묻는 조사에서도 단연 김희선이 1위에 올랐다. 상하이의 최대 인터넷사이트인 둥팡에도 김희선의 자세한 프로필과 과거 출연작들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을 정도다.
특히 최근 유명한 성룡과 함께 순수제작비만 350억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인 <더 미스>에 출연하며 상하이에서 촬영작업을 하기도 했던 김희선의 동정은 연일 상하이 연예가의 톱뉴스로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 연예가는 김희선을 "고전물과 현대물을 두루 잘 소화할 수 있는 한국의 대표 미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일부 성형외과에서
상하이에 부는 ‘김희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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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원작의 속편 <레지던트 이블:묵시록>(Resident Evil:Apocalypse)이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을 밀어냈다. 비디오게임을 원작으로 2년전 출시돼 1억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던 과학공포영화로 '묵시록'으로 부제가 붙은 <레지던트 이블> 제2탄은 12일 이그지비터 릴레이션스사(社) 등 미국 영화흥행 집계전문업체들의 추산 결과 지난 10일 이후 주말 사흘 동안 2천370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거둬 같은 개봉작 <셀룰러>(Cellular)를 따돌리고 북미 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레지던트 이블>은 치명적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거대한 공동묘지로 변해가는 도시에서 앨리스(밀라 요요비치)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초인간적 능력을 갖게 된다는 다소 황당한 얘기가 줄거리.영문도 모르는 채 납치된 제시카(킴 베이싱어)가 휴대전화 통화가 끊기면 죽게되는 것으로 상황을 설정한 액션 스릴러물 <셀룰러>는 1천60만 달
<레지던트 이블> 美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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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 집>을 리메이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올해 영화제의 심사위원인 스파이크 리는 시상식이 끝난 후 김감독을 따로 만나 주먹을 불끈 쥐며 "스트롱"(Strong)을 세 번이나 외치며 <빈 집>을 칭찬했다. 그는 <빈 집>에 대해 "매우 진지한 영화"(Very Serious Film)라고 말한 뒤 "영화의 미국 판권을 사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고 판권이 이미 판매됐다고 말하자 "그럼, 꼭 리메이크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리는 이어 김감독에게 지금까지 몇편 정도 만들었느냐고 물으며 전작들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으며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지금 미국에서 상영 중이라고 김감독이 말하자 "그럼 뉴욕에 돌아가자 마자 꼭 영화를 보러 가겠다"고 대답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네 멋대로 해라>, , <말콤 엑스>를 만든 흑인 감독. 이번 영화제
[베니스 2004] 스파이크 리, “<빈 집> 리메이크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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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의 두 주연배우 인터뷰"너무 좋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얼떨떨하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빈 집>의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쾌거가 전해진 12일 이승연은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폐막식에 앞서 지난 10일 귀국했다. 이승연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오늘(12일) 새벽 수상 소식을 전해들었는데, 한동안 당황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좋고, 김감독님께 정말 축하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이 일이 내게 얼마만큼 좋은 것인지, 또 내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다음은 일문일답.축하한다.사람들이 너무 좋겠다고 축하해주는데 아직은 얼떨떨하다. 조심스럽기도 하고. 아무래도 내가 곰인 것 같다.수상 가능성이 높았는데 폐막식까지 기다릴 걸 그랬다.안 그래도 감독님께 '우리가 다 같이 있을까요'라고 물었지만, 감독님도 반대를 하시고 우리도 여력이 되지 않아 먼저 돌아왔다. 감독님은
[베니스 2004] 이승연, “너무 좋고 얼떨떨” 재희, “김기덕은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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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마이크 리 감독의 <베라 드레이크>가 황금사자상
<빈 집>의 김기덕 감독이 11일 오후(현지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막을 내린 제6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베네치아61(Venezia61)에서 감독상(Award for Best Direction)을 차지했다. 지난 2월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김기덕 감독은 이로써 올해 열린 3대 국제영화제 중 두곳에서 감독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감독상은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과 심사위원대상에 이어 3등상에 해당한다. 한국 영화는 2002년에 이창동 감독이 <오아시스>로 베니스에서 이 상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칸)을 포함해 네 번째다. <빈 집>의 감독상 수상으로 한국 영화계는 베를린 감독상(<사마리아>)과 칸심사위원대상(<올드
[베니스 2004] <빈 집> 베니스 영화제서 감독상 수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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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의 김기덕 감독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차지함으로써 한국 영화계는 올들어 열린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주요부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수상의 역사를 쌓아온 일본은 물론 황금종려상(칸), 황금사자상(베니스), 황금곰상(베를린) 등 최고 영예를 안았던 중국, 대만, 이란 등도 이러한 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한 감독이 한 해 두 차례나 감독상을 거머쥔 것도 다시 보기 힘든 사례. 세계 3대 영화제가 경쟁부문에 같은 영화를 초청하지 않고, 한 감독이 몇 달 만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기덕만이 세울 수 있는 기록이다.(사진은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한국 영화는 90년대 말부터 거의 해마다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고 있으며 2002년 <취화선>(임권택)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을 시작으로 영화제 때마다 주요 부문상 후
[베니스 2004]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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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제61회 베니스 영화제는 <빈 집>의 김기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주며 한국 영화계와의 끈끈한 인연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우리나라가 3대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영화제의 문을 처음 두드린 것은 81년. 이두용 감독의 <피막>이 첫 경쟁부문 진출작이었다. 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특별상(은곰상)을 차지한 베를린 영화제에 비하면 20년 늦은 것이지만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처음으로 경쟁부문 리스트에 올린 칸영화제에 견주면 19년이나 빠른 것이었다.그로부터 6년 뒤 <씨받이>가 경쟁부문에 초대받아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한국 영화사상 최초의 세계 3대 영화제 주요부문상 수상으로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강수연이 각각 '국민감독'과 '월드스타'라는 다른 이름을 얻는 순간이었다. 그 뒤 임권택 감독은 <아다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
[베니스 2004] 베니스는 한국 영화 세계화의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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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오르기 전 임권택 감독에 인사"이 영화를 만든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과 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드립니다." 김기덕 감독에게 올해 두번째 3대 영화제 감독상의 영광을 안겨준 제61회 베니스영화제의 폐막식이 11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각)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광장에 위치한 '그란 테아트로 라 페니체'에서 열렸다. 김감독은 트레이드 마크인 야구모자를 쓰고 검정색 반정장 차림으로 시상식장으로 향하는 레드 카펫을 밟았으며 <하류인생>으로 함께 경쟁했던 임권택 감독도 조승우·김민선 등 배우들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했다."김기덕, <빈 집>"이라는 사회자의 호명을 듣고 김기덕 감독이 향한 곳은 시상대가 아닌 반대편 객석. 김기덕은 객석에 앉아 있던 임권택 감독에게 악수를 청하고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존경의 뜻을 표했다. 이어 시상대에 오른 김기덕 감독은 "제가 지금 가서 인사를 드린 분이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존경받고 가장 오랫동안 영화를 만드신 분입니다"라
[베니스 2004] 김기덕 “내 인생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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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졸 학력으로 최고의 감독 자리에 올라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으로 3대 영화제 중 한 해에 두 곳을 석권한 김기덕 감독(44)은 내놓는 영화마다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감독이다. 열광적인 지지자들은 그를 '아웃사이더들의 수호자', '몇 안되는 한국의 작가 감독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우지만 그의 영화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물과 구성이 단순하고 여성비하와 폭력성이 지나치다"며 독설을 퍼붓기도 한다. 그를 지지하든 그렇지 않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것은 다작(多作)하는 감독이라는 것. 96년 데뷔한 그는 올해까지 만 8년 동안 11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또 한가지 빠질 수없는 것은 김감독이 한국의 감독 중 유럽에서 가장 열렬한 지지를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해외에서 가장 많은 호평을 받는 한국 감독김기덕 감독은 유럽을 비롯해 세계 영화인 사이에서 가장 높은 지명도와 지지도를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주요 영화제의 초청작이 발표될 때면 김감독의 영화는 빠짐없이 물망에 오
[베니스 2004] 베니스 영화제 감독상 김기덕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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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작에 출품한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 공식 기자회견제61회 베니스 영화제의 경쟁부문인 베네치아61(Venezia61)에 초청된 <하류인생>(감독 임권택)의 기자회견이 10일 낮(현지시각) 본부 건물인 카지노 2층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임권택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인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사장, 정일성 촬영감독과 배우 조승우, 김민선이 참석했다. 회견장에 모인 기자는 대략 50명. 회견은 약 40분간 진행됐다. 이날 회견에서 외신기자들은 영화 속 에피소드가 사실인지, 어떻게 50-60년대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게 됐는지 등을 임감독에게 물었다.임감독은 영화에 대해 "국가가 처한 환경이나 정치가 개인이 살아가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주목했다"고 설명한 뒤 "과거 군사정권(시대)을 살아냈고 지금은 (여기에서) 벗어난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네 삶이란 게 나라나 사회가 규정하는대로 살 수밖에 없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어려운 시절은 아직 끝나지 않
[베니스 2004] “일상의 모습 역동적으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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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톱스타 윌 스미스가 기자회견장에서 랩과 함께 비트박스 실력을 선보였다.로버트 드 니로,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비경쟁부문 상영작 <샤크 테일>(Shark Tale)로 베니스 영화제를 방문중인 윌 스미스는 10일 오후 열린 이 영화의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샤크 테일>은 작고 수다스러운 상어 오스카의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드림웍스가 제작했다. 그가 목소리 연기를 맡은 역은 주인공인 오스카. 이밖에도 로버트 드 니로는 조직의 보스 상어인 돈 리노, 안젤리나 졸리는 오스카를 유혹하는 미녀 물고기로 등장하고 잭 블랙(<스쿨 오브 락>의 주연 배우)은 돈 리노의 아들이면서 오스카의 친구이자 채식주의자인 레니역을 맡았다.스타들의 이름값에 걸맞게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300여명이나 참석했다. 이들 중에 가장 돋보인 쪽은 윌 스미스. 기자의 질문이 시작되려 하자 그는 "샤크 테일 송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기자회견을 시작할 수 없다"고 농담을 던지며 비트박
[베니스 2004] 윌 스미스 기자회견장서 비트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