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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적 소양보다 현란한 춤솜씨로 더 잘 알려진 미국 영화배우 존 트래볼타가 고(故) 다이내나비(妃), 말론 브랜도 등 유명인사들과 우정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을 펴낸다. 내년 2월로 만 50세가 되는 트래볼타는 최근 뉴욕에 본사를 둔 출판사 하이페리온과 자신의 반세기에 걸친 인생을 풀어가는 책을 쓰기로 계약했다고 21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와 <펄프 픽션>(Pulp Fiction)으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가 펴낼 책의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트래볼타의 책을 펴내게 될 하이페리온社의 윌 슈월비 편집장은 오는 2006년말께 팬들에게 놀라움과 스릴이 담긴 묵직한 책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존 트래볼타는 이 시대의 가장 위대하고 가장 사랑받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트래볼타는 세상을 떠난 미 영화계의 거장 말론 브랜도에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까지 많은 이들과 폭넓은 교류를
50세 트래볼타, 자서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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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씨네2000은 신인 연예인 온라인마켓인 캐스트넷(www.castnet.co.kr)에서 <여고괴담 네번째 이야기-목소리>(가제)에 출연할 연기자들을 선발한다. 17세 이상의 신인과 기성 연기자를 대상으로 하며 오디션에 참여할 사람은 다음달 30일까지 캐스트넷 홈페이지로 참가신청하면 된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그동안 김규리, 박진희, 공효진, 김민선, 박한별, 송지효 등의 신인 연기자를 발굴한 바 있다. 신인 최익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인 <…목소리>는 인간의 내면과 공포를 목소리로 다룰 예정이다.
<여고괴담> 목소리 주인공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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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이충직)는 2004년도 하반기 독립애니메이션 필름 전환 지원 대상작으로 주재형 감독의 <환>(幻)과 정승희 감독의 <빛과 동전>을 선정했다. 전승일 스튜디오 미메시스 대표를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은 "<환>에서는 독창적인 제작기법과 실험적 시도 등이 돋보였으며 <빛과 동전>은 필름 전환 의도가 분명해 7편의 신청작 가운데 별 이견 없이 골랐다"고 밝혔다. <환>에는 1천700만원, <빛과 동전>에는 1천600만원의 지원금을 각각 준다.(서울=연합뉴스)
독립애니메이션 필름 전환 지원작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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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시부야의 미니시어터를 대표하는 ‘유로 스페이스’는 <고양이를 부탁해>를 상영하고 있었다. 유로 스페이스는 상영뿐 아니라 영화의 제작, 배급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어서 사무실 한켠에는 갖가지 영화들의 영상자료로 빼곡히 차 있다.
도쿄 시부야는 대중문화의 요람이다. 대중음악의 든든한 저변을 이루는 시설 좋은 라이브 클럽들이 몰려 있고, 시네마테크와 미니시어터가 집중해 있다. 도쿄의 시네마테크가 10여곳이라면, 미니시어터는 29개 극장 40개 스크린에 이르고 있는데 그중 상당수가 시부야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시부야역을 바라보고 있는 ‘유로 스페이스’는 멀티플렉스가 아직 점령하지 못한 도쿄를 사수하고 있는 미니시어터의 대표주자다. 2개 상영관 중 한곳에서 <고양이를 부탁해>가 상영되고 있었다. 지배인 마사토 호조가 “시네마테크 부산의 사무국장 등 2명이 극장 프로그래밍을 어떤 식으로 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고 조금 전 다녀갔다”며 반갑게 맞이한다. 지배인은
파리와 도쿄의 시네마테크 탐방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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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가 한가운데 자리잡은 ‘라퓨타 아사가야’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이름과 디자인을 따왔다.
다양한 컨셉의 묘를 살린 도쿄의 시네마테크
도쿄 변두리라고들 하지만 신주쿠에서 전철로 딱 10분 걸렸을 뿐이다. 아사가야역에서 5분이나 걸었을까, 조용한 주택가 한가운데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가 툭 나타났다. 만화 속 공간을 현실로 옮겨온 ‘라퓨타 아사가야’의 입구는 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길목처럼 꾸며졌다. 일본 고전영화의 흑백 포스터를 붙여놓은 게시판도 나무로 만들어졌다. 그나마 비바람에 탈색돼 초현실적 느낌까지 준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 마당에선 예쁜 연못이 손님을 맞는다. ‘주인장’ 사이타니 료 역시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들 중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 같다. 맘 좋게 생긴 그 아저씨는 ‘나는 네가 뭘 궁금해하는지 다 알지’ 하는 듯한 엷은 미소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공간이 주는 친밀한 매력과 그
파리와 도쿄의 시네마테크 탐방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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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시내의 다양한 멀티플렉스 상영관들. 거대 배급사인 고몽과 UCG가 미국 배급사들과 협력하에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두 멀티플렉스 체인은 한달에 약 25유로만 내면 영화를 마음껏 볼 수 있는 ‘무제한 카드’를 발급하면서 가난한 시네필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복된 영화가 없는 진짜 ‘멀티’플렉스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출발했으니, 이제는 생미셸 지역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트시네마를 돌아볼 차례였다. 많은 장소를 들러야 하니 크레페로 든든하게 배를 채워놓고서는 샤틀레의 메트로역으로 향했다. 샤틀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이나 라데팡스처럼, 새로운 파리의 상징으로 건설된 도심의 오아시스다. 지하에는 거대한 쇼핑몰이 들어서 있고, 그 위는 나무들이 우거진 인공적인 숲이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곳이 애초의 기대와는 달리 강간과 마약거래 등 온갖 범죄로 들끓는 사각지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사실 미테랑 전 대통령이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진행시켰던 국책사업들은 무엇 하나 제대로
파리와 도쿄의 시네마테크 탐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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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낡은 지금의 보금자리를 접고 파리의 ‘51 뤼 드 베르시’에 위치하고 있는 구 미국문화원 건물로 이사할 예정이다. 지금 한창 리모델링 중인 건물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널리 알려진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작품. 이 새로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건물 속에는 4개의 상영간과 도서관, 식당을 비롯한 부대시설이 다양하게 들어서게 된다.
변함없는 작은 기쁨이 있는 곳, 파리의 시네마테크
“파리는 작은 도시예요.” 통역을 도와주던 현지진행요원이 건넨 말이었다. “파리에서 볼 만한 지역은 여의도 안에 다 집어넣을 수도 있을걸요.” 과연 그렇다. 센강에 도도하게 떠 있는 시테섬을 중심으로 ‘당신이 파리에서 보아야 할 대부분의 것’들이 손에 잡힐 듯이 모여 있다. 교외지역을 모두 포함한 대(大)파리가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파리는 서울 인구의 1/3도 되지 않는 사람들을 포옹하고 있는 조그마한 도시다. 그러나 이 작은 도시는 세계지도에다 ‘예술의 도읍’이라 이름붙여도
파리와 도쿄의 시네마테크 탐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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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시네마테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으로 운영되어온 서울의 유일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의 위기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물주인 아트선재센터가 내년 2월의 계약만료시점을 기점으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상태지만 여전히 눈에 띄는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서울아트시네마는 지난 2002년 5월에 그 문을 활짝 열어,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시네필들의 마른 목을 오아시스처럼 채워주었다. 그 유일한 오아시스의 물이 마르길 원치 않는 한국독립영화협회, 영화인회의 등 12개의 영화단체는 마침내 지난 8월26일 ‘서울아트시네마는 중단없이 운영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지속적 운영에 대한 구체적 방안마련을 관계당국에 촉구하기 위한 일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정부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상이지만 만약 서울아트시네마를 위한 적절한 대
파리와 도쿄의 시네마테크 탐방 [1]-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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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영화 <화씨 9/11>이 극장가에서 좋은 반응을 보인 이후 또 하나의 논쟁거리인 화제의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가 지난 9월10일 영국 전역에서 개봉했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영화처럼 분명한 사회적 이슈를 두고 풍자적인 조롱과 웃음을 구사하는 방식을 취하는 이 다큐멘터리영화의 상대는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다.
이 영화와 관련한 가장 큰 화젯거리는 감독 모건 스펄록. 자신이 한달 동안 맥도널드 음식만 먹는 실험을 했다는 것. 이 실험을 위해 그는 세 가지 원칙을 지켰다. 첫째, 무엇이든 맥도널드에서 제공하는 음식(물 포함)만 먹는다. 둘째, 슈퍼 사이즈로 업그레이드하겠냐는 제안을 받으면 언제나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셋째는 맥도널드 메뉴에 있는 음식들을 최소한 한번씩은 다 먹어본다. 한달 뒤 그는 몸무게가 11kg 늘었고 간이 급속도로 나빠졌다. 이 실험 중간중간에 그의 건강을 체크하던 의사는 진지하게 이 실험을 그만
[런던] 맥도날드와 함 붙어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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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절스 인 아메리카>는 7개부문 휩쓸어<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냐 <프렌즈>의 제니퍼 애니스톤이냐. 지난 19일 밤(현지시간) LA 슈라인 강당에서 열린 제56회 에미상 수상식은 사라 제시카 파커가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섹스 앤 더 시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코미디부문 여우조연상은 <섹스 앤 더 시티>의 신시아 닉슨(미란다), 킴 캐트럴(사만다), 크리스틴 데이비스(샬롯)가 사이좋게 노미네이트 되어 신시아 닉슨에게 트로피가 주어졌다.하지만 올해 시상식의 진정한 주인공은 <에인절스 인 아메리카>(Angels in America). HBO의 미니시리즈인 <에인절스 인 아메리카>는 에이즈 위기에 직면한 뉴욕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우리에게는 <졸업>으로 친숙한 마이크 니콜스가 감독을 맡고 알 파치노, 메릴 스트립, 엠마 톰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사전
제56회 에미상, <섹스 앤 더 시티>가 <프렌즈>에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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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프로그램 한 코너의 이름을 빌린 제목과 코미디언 정준하가 얼굴을 들이미는 포스터 때문에 <노브레인 레이스>는 막가파 영화처럼 비칠지 모른다. 그러나 제리 주커 감독에 녹록지 않은 배우들이 포진해 있는 이 영화는 반듯한 짜임새를 가지고 제대로 웃기는 코디미영화다.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당기던 이들 가운데 6명이 호텔 사장이 참석하는 파티에 초대된다. 거기서 사장은 사물 보관함 열쇠 6개를 나눠주며 뉴멕시코의 실버시티역 1번 사물함에 현금 200만달러가 든 가방이 있으니 먼저 가서 가지라고 한다. 초대된 이들 가운데 몇은 그 말을 안 믿고, 몇은 “바보 짓 안 하겠다”며 버티다가 실버시티를 향해 사막길을 달려간다.
원제 ‘Rat Race’는 영한사전에 ‘무의미한(극심한) 경쟁’이라고 번역돼 있다. 그 뜻이 돈에 눈이 멀어 미친 듯 달려가는 이들의 경주에 어울리지만, 정작 경주 결과에 돈을 벌고 잃는 이들은 따로 있다. 돈 많고 할 일 없어 내
‘예스 브레인’ 코미디, <노브레인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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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해변의 카프카>에서 조각가가 왜 그리 잔혹하게 고양이 연쇄 살해에 나서는지 이유가 불분명하다. 짐작건대, 그는 좀체 길들여지지 않는 고양이의 개인주의를 혐오하거나 고양이의 불온한 눈빛에 불길함을 자극받은 건 아닐까. 하지만 고양이와의 대화법을 체득한 나카다가 마주치는 고양이들과 성심성의껏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면, 고양이의 내면은 다정다감하고 사랑스럽다. <캣우먼>은 이렇게 전형화됐다고까지 할 수 있는 고양이의 이미지를 캐릭터로 끌어온다. 자신의 소심함에 쩔쩔매던 여성이 고양이의 혼으로 새 생명을 얻는 순간, 그녀는 규범에 속박받지 않는 ‘고양잇과 여성’이 된다. 길들여지지 않은 본능으로 꿈틀대며 날카로운 공격성을 순간적으로 드러낸다. 욕망은 통제될 필요도, 여지도 없다. 수줍은 미소와 너그러움을 여전히 지니고 있어 이따금 두 본성이 대립되지만, 결국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통일성을 갖는다.
남성 영웅 대열에 홀로 선 할리 베리의 <캣우
섹시하고 독립적인 단독자, <캣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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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의 오페라로 더 잘 알려진 <카르멘>은 프랑스인 작가이자 고고학자였던 메리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사랑에 구속되지 않는 팜므파탈 카르멘, 그리고 그녀에 대한 호세의 집요한 사랑과 파멸은 엑조티즘과 맞물리면서 잘 팔리는 이야기로 자리잡았다. 19세기 메리메의 글에 매혹적 소재였던 스페인의 이 ‘비극과 사랑’은 21세기 영화에서 탐스러운 볼거리로 재림한다. 스페인의 메이저 프로덕션이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영화 <카르멘>은 19세기 중반 스페인의 거리를 감각적으로 재현해낸다. 붉은 톤의 강렬한 화면은 사랑의 열정뿐만 아니라 대자연과 고대 유적, 투우, 스페인 미인들을 전시한다.
그리고 이 시선의 중심에 집시여인 카르멘(파즈 베가)의 몸이 있다. 영화는 작가 메리메의 분신일 프로스퍼(제이 베네딕트)에게 들려주는 호세(레오나르도 스바라글리아)의 회고담을 통해 카르멘에게 다가간다. 그곳에서 카르멘의 몸은 호세가 욕망하는 대상이지만 결코 소유할 수 없다. 그렇기 때
자아도취에 빠진 카르멘의 스페인, <카르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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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 듣고 예쁜 아내.’ 그건 남자들의 실로 오랜 꿈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그들의 꿈은 ‘돈도 잘 버는 말 잘 듣고 예쁜 아내’로 업그레이드된다. 그리하여 등장한 ‘슈퍼우먼 콤플렉스’. 더욱 피로한 인생을 살게 된 건 여자들이요 그 콤플렉스의 수혜자는 남자들이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다른 모든 조건은 기꺼이 발전시키면서도 오직 ‘말 잘 듣는 것’만은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아내들이 있다. 그러자 잘나가는 아내들에게 언제나 딸려오는 부록, 주눅든 남자들이 큰 맘 먹고 비굴한 혁명을 시작한다. 아이라 레빈의 소설을 영화화한 1975년의 <스텝포드 와이프>는 끔찍했지만, 2004년의 그것은 웃긴다. 공포 대신 코미디를 선택한 시도는 미리 말하자면 싱겁기 그지없는 오락영화로 귀결되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방송사 사장 조안나 에버트(니콜 키드먼)는 단 한번의 억울한 사고로 해고를 당한다. 부사장이자 조안나의 남편이기도 한 월터(매튜 브로데릭)는 미련없이 사표를 던지고 조안나와 아
주눅 든 남자들에게 선사하는 백일몽, <스텝포드 와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