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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영웅들> Hell is for Heroes1962년감독 돈 시겔상영시간 90분화면포맷 1:78:1 아나모픽음성포맷 DD 2.0 모노자막 한글, 영어출시사 파라마운트(1장)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았던 <더티 하리>의 돈 시겔 감독은 1962년에 <지옥의 영웅들>(Hell is for heroes)을 만든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쟁영화이다. 스티브 매퀸이 주연을 맡고 있는데 그는 <대탈주>와는 다르게 시니컬하고 반항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는 원래 하사관이었는데 사고를 쳐서 사병으로 강등된 채 한 소대에 배치된다. 그와 소대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지그프리트 라인이라는 전선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소수의 인원으로 독일군과 대치해야 하는 소대원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면서 많은 병사들이 있는 것처럼 가장한다. 그들은 고지에 있는 독일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상부의 명령
전쟁은 이런 것! <지옥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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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경이 되었던 애리조나의 모하비 사막에는 그전부터 바그다드 카페가 있었대!” “내가 듣기론 카페 이름이 처음에는 달랐다고 하던데? 아무튼 영화개봉 뒤 카페 주인은 돈 좀 벌었다고 하더라.” 이 대화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 출시된 <바그다드 카페> DVD를 ‘들으면’ 된다. 일반판이 나온 지 3년 만에 출시된 얼티미트 에디션은 감독과 야스민 역의 마리아네 제게브레히트의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두루미 한 마리가 외로워 울면 다른 두루미가 제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답변을 해준다”는 코멘터리로 마리아네는 영화를 멋지게 해석한다. 그런가 하면 작곡가 봅 테일슨이 비엔나의 약혼녀와 헤어진 뒤 작곡한 것이 <Calling You>였다는 뒷담화를 감독이 들려주기도 한다. 일반판 DVD가 92분의 국내 및 미국 개봉 버전을 담았다면 얼티미트 에디션은 그보다 16분이 추가된 108분 분량의 독일판을 담았다(PAL 소스로 제작되었기에 DV
감독과 야스민이 들려주는 진실, <바그다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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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결핵으로 죽은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단 한편의 소설인 <폭풍의 언덕>에 빠진 건 비단 독자만이 아니다. 이 열정과 복수의 드라마는 이미 수많은 감독을 끌어들인 바 있는데, 여기에 MTV가 동참했다. <폭풍의 언덕>은 MTV가 TV용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설립한 ‘MTV필름’이 진행했던 작품 중 하나다. MTV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가 널린 게 요즘이지만 정작 MTV에서 만든 것은 어떤 모습일까? 짐작과 별로 다르지 않다. 기타와 첼로를 연주하고 오토바이를 모는 금발의 예쁜 아이들이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매력적인 록과 발라드에 둘린 모습은 영락없는 소프트 록 뮤지컬 혹은 섹시한 동화다. 21세기의 아이들에게 웬 빅토리아 시대 소설의 도그마냐고 반문했을 MTV의 의욕과는 달리 그들은 <폭풍의 언덕>이 어떻게 클래식으로 남았는지 모르고 있다. <폭풍의 언덕>의 정수는 강렬한 감정과 자연의 의미에 있다. 차라리 고전적인 윌리엄 와일
MTV판 섹시 동화, <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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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길을 잃은 작가는 한때 존경받던 소설가였으나 이제는 쇠락한 작가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들에게 베르톨트 베르히트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미국 망명 뒤 밥을 위해 시나리오를 써서 팔아야 했던 베르히트는 그의 시 <할리우드>에서 헐값에 팔려나가는 영혼을 노래하지 않았던가. 강한 자만 살아남기에, 살아남은 자신을 미워했던 그다.
<바톤 핑크>는 미국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감독의 실존에 관한 영화다. ‘너무 많이 아는 사나이’의 딜레마에 빠진 조엘 코언은 도통한 테크닉으로 영화를 주무르면서도 선배들처럼 영화에 대한 절절한 애정엔 다다르지 못한다. 그래서 마틴 스코시즈보다 로버트 알트먼에 더 가까워 보이는 그는 자신의 위치를 점점 장인으로 규정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할리우드 장인들이 대중과 만났던 지점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는 영화제와 평단의 단골 손님으로 훨씬 익숙한 편이다. 코언은 이른바 미국 작가주의로 불리는 영화들의 이 이상한 현실을 앞에
창작의 고통이란 바로 이런 것? <바톤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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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의 퀄리티가 영화의 흥행성적과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젠 SE버전이 나올 법도 한데 <타이타닉>은 여전히 99년 발매된 일반판에 머물며 제 위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아나모픽이 지원되지 않았을 뿐인 <타이타닉>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1억달러 이상을 벌어 92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였던 <보디가드>는 아나모픽은커녕 비디오와 같은 4:3 화면비만을 담고서 DVD가 발매되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다음주쯤에야 <보디가드>를 제대로 된 화면으로 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실현될 전망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SE버전은 오리지널 화면비만 살린 것이 아니라 아나모픽도 지원한다. 부록으로 담긴 26분 분량의 다큐 <보디가드의 추억>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I Will Always Love You>의 도입부를 아카펠라풍으로 부르게 한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였다며 너스레를 떤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트 레이트는 기
<블리트>와 <보디가드>는 무슨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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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있는 2대 크리처가 맞붙는 최신작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관람 전 전작들의 복습은 필수적인 작품이다. 복습에는 역시 DVD, 그리고 DVD의 꽃이라면 다양한 스페셜 피처다. 그러나 궁극의 4부작 박스세트까지 나온 <에이리언> 시리즈에 비해 <프레데터> 시리즈는 이 점에서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나마 지난해 출시된 <프레데터 SE>가 스페셜 피처를 별도로 수록한 2디스크 구성으로 발매되어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었을 따름이다. 특히 SE 디스크2의 부록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귀중한 영상들을 포함, 팬들이라면 요체크다. 이중 메이킹필름인 ‘If It bleeds, We Can Kill It’에서는 프레데터의 대단히 민망한 오리지널 디자인이 공개된다. 이것이 NG가 나는 바람에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압권. ㄱ자 모양의 머리를 흔들며 뒤뚱거리는 괴물 의상을 보노라면 후일 스탠 윈스턴이 새로 만든 의상
[서플먼트] 프레데터 의상을 입은 배우는?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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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부처 머리 꼭대기에 앉다니!
미국영화 <할리우드 부다>의 포스터가 타이 불교계를 분노하게 했다. 타이 불교지도자들은 해당 포스터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항의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의 포스터는 부처의 두상에 주인공이 걸터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이미지로 구성되었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필립 칼란드에게는 항의가 빗발쳤다. <할리우드 부다>의 내용은 할리우드의 독립영화 제작자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겪는 역경을 그리고 있다.
◆미라 네어, 소설 <네임세이크> 영화화
최근 <베니티 페어>를 완성한 미라 네어 감독이 이번엔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길 예정이다. 2001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인도 소설 <네임세이크>는 1960년대 캘커타에 살던 인도인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문화적 충돌을 겪는 이야기다. 발리우드 스타 라니 무커지를 캐스팅해 12월에 촬영에 들어간다. 네어 감독은 현재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연출
[해외단신] <할리우드 부다> 포스터, 불교계 분노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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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홀랜드 오퍼스>(1995)의 마지막 신에는 음악가인 아버지가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빛을 통해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파리시는 오는 9월22일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상영관 두곳에 특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파리 6구에 위치해 있는 아를르켕 극장 3개의 상영관 중 두곳이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이다. 아를르켕 극장은 그동안 한국영화를 비롯한 제3세계영화의 상영에 관심을 가져온 특색있는 극장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자막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디스크립션 등의 특수시설이 갖추어지면 그동안 영화관람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도 극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9월22일 첫 상영회에서는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오른 아녜스 자우이의 <이미지처럼>(2004)이 실제로 청각언어 장애를 겪고 있는 배우 에마뉘엘 라보리가 참석한다.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또는 케이블채널 등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자막이 상대적으로 보편화되어 있
[파리] 빛과 소리의 예술, 장애인도 함께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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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아동용 세계명작전집이 잘 팔리나? 잘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웬만한 집엔 문고판전집이 하나쯤은 있었다. 우리집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생겼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친척 중에 월부 책장사를 하는 분이 계셔서 구입한 것이다. 50권 문고가 생긴 날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한달쯤 다른 거 안 하고 그 책만 보는 것으로 행복했다. 한권한권 1권부터 50권까지 독파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다 읽으면 다른 전집을 사달래야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읽었다. 짐작하겠지만 쉽지 않았다. 재미있는 몇권을 읽고나자 남은 수십권보다 또 다른 전집 50권이 탐났다. 다른 전집을 사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비슷했다. 도스토예프스키, 헤밍웨이, 카뮈, 카프카 등 쟁쟁한 문호의 책을 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한두권 읽다 포기했다. <죄와 벌>을 제쳐두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었고 조흔파의 소년소설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그간
개편호를 내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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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모네, 고갱, 로트레크. 한국인들에게 제일 익숙한 화가들이다. 그중에서 으뜸은 고흐일 것이다. 고흐가 보여준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한, 그리고 개성적인 화풍은 대형 프린트 포스터와 광고 등의 이미지로 활용되었다. 자기 귀를 잘라내고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격정의 삶도 예술가의 표본처럼 소비되었다. 소설가 김영하의 지적처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생애는 우리 시대의 키치가 되어버렸다. 미술관의 아우라보다는 달력에 인쇄된 그림이 더 친근한 것이다. 그런데,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만화가 그라디미르 스무자는 대뜸 ‘그 그림들은 반 고흐의 것이 아니라 그의 친구였던 고양이 빈센트의 작품이야’라고 딴죽을 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재능이 없어 늘 낙담하고 괴로워하던 반 고흐는 우연히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주게 된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로 둔갑한 요정’인 ‘빈센트’라고 이야기하며,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린 증조할아버지와 외젠의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를 거론하며 자신은 타고
매력적인 재치와 교양의 성찬, 그라디미르 스무자 <빈센트와 반 고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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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드 또는 천사, 로마 혹은 그리스의 사랑의 신, 아름답고 순수한 아이, 작은 사랑. 이상은 아모리노(amorino)란 이탈리아어의 의미다. 사랑이란 뜻의 아모레(amore)에서 파생된 단어임을 눈짐작으로 알 수 있다. 아모리노란 말에 이제는 ‘이소벨 캠벨’(의 음반 타이틀)이란 항목이 추가되었다. 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웹 검색 엔진과 팬들의 머릿속에는.<Amorino>는 풋풋하고 복고적인 체임버 팝 음악으로 인기를 누려온 스코틀랜드 밴드 벨 앤드 세바스천(Belle & Sebastian)에서 첼로(와 간간이 싱어)를 담당했던 이소벨 캠벨의 솔로 데뷔 앨범이다. 크레딧을 보면 2000년부터 2년간, 30명 이상의 세션(30인조에 가까운 오케스트라를 제외하고도!)을 동원해 만들었다는 정보를 알 수 있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인상은 15곡의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금세 드러난다. 벨 앤드 세바스천 시절의 체임버 팝은 물론 보사노바, 재즈, 1960년대 프렌치 팝, 포크
화려한 동화책 같은, 이소벨 켐벨 〈Amor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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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몇 마리를 사고 싶었다. 그것은 물론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이하 AVP)를 상영하는 극장에 풀어놓기 위함인데, 개인적으로 <에이리언> 3부작을 대단히 애호해 마지않는 필자로선, 과거 <에일리언4>(Alien: Resurrection)가 선보였던 ‘삼계탕형 합성 에일리언’과 동일 규모의 재앙이 또다시 재현되는 것을 마냥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게다.
하지만 이런 의문이 들었다. 뱀, 그리고 뱀 넣을 까만 비닐 봉투 등 기초 재료비는 물론이요, 교통비며 인건비나 제대로 나올 것인가 하는 의문 말이다.
코딱지만큼의 해석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는 투명영롱한 제목에다가 ‘몇 천년 묵은 피라미드’라는 진부찬연한 컨셉을 결합하면 0.1초 내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1차원적 설정들을 집대성해놓은 듯한 당 영화 속에서 그저 하염없이 망가져만가는 양대 괴물들의 참상을 낱낱이 목도하던 그 혼돈의 와중에서도 필자는 이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결
인간이라면 출연거부라도 할텐데…,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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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한국배우>(백은하 글/ 손홍주 사진/ 해나무 펴냄)백은하라는 사람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재주 많고, 발 넓고, 꿈 많은 사람. 그녀가 쓰는 스타들에 관한 인터뷰는 어쩌면 글쓴이의 개성이 그대로 녹아 있는 글인지도 모른다. <우리시대 한국배우>는 우리 시대 주목받는 배우 스무명에 관한 글을 싣고 있다. 최민식과 전도연, 송강호, 장동건 등 스타에서 고두심에서 윤여정, 주현에 이르는 배우들까지 망라하고 있다. 백은하라는 필자의 생명력이 넘치는 글, 그리고 인물의 눈빛을 적확하게 포착하는 손홍주의 사진이 호흡을 함께한다.<우리시대 한국배우>의 재미는 배우의 프로필을 새삼 확인하는 것에 있지 않다. 스크린 너머 외롭게 독자, 혹은 관객의 눈길을 요구하는 스타들의 속내를 엿보는 것에 가깝다. “장동건이라는 추리소설이 있다. 주인공은 물론 동명의 남자 장동건이다. 장신에 건장한 몸, 눈은 송아지같이 큰 편이며 게다가 그속엔 알 수 없는 우수까지 깃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 20명을 만난다, <우리시대 한국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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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영화를 절대평가한다는 게 불가능해졌다.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이하 <여친소>)를 재밌게 본 건, <씨네21> 안팎을 통틀어 내 주변에서 나 혼자뿐이었다. 심지어 <조폭마누라>를 너무 재밌게 봤고 <가문의 영광>이 딱 자기 취향이라던 후배 녀석조차 <여친소>를 ‘증오’했다. 자진해서 왕따되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겨레21>의 영화기자 시절에 <긴급조치 19호>를 무척 좋게 봤고, 마침 <한겨레> 영화담당 선배와 취향이 맞아떨어져 의기투합형 기사를 나란히 쓴 적이 있다. 이를 두고 다른 영화기자들이 농반진반 ‘한겨레 긴급조치 사태’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했다. 물론 이들 영화와 그 어떤 근친 관계도 없다. 난 <긴급조치 19호>를 제작한 서세원을 혐오하는 쪽이고, <여친소>의 곽재용 감독의 전작들을 싫어하는 쪽이다. 특히 <클래식> 때는
<여친소>, 난 재미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