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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는 연말, 여름방학과 함께 극장가의 성수기다. 특히 이번 추석은 5일이나 되는 긴 연휴. 올해 추석은 유난히 극장가에 '상차림'이 푸짐하다. 스포츠 소재의 휴먼 코미디(<슈퍼스타 감사용>)에서 귀신이 나오는 퓨전 코미디(<귀신이 산다>), 청룽(成龍) 주연의 어드벤처물(), 잔잔한 감독을 주는 드라마(<꽃피는 봄이 오면>), 중국 무협 영화 <연인> 등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극장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슈퍼스타 감사용> =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 감사용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지난해 추석 <오! 브라더스>를 선보였던 이범수가 영화의 주인공. 영화가 주는 재미는 실존 인물의 드라마틱한 삶에서 오지만 당시의 시대상이나 MBC 청룡,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의 모습 등은 쏠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류승수, 장항선, 김수미, 이혁재 등 탄탄한 조연진도 영화의 장점.직장야구단에서 이름을
추석 극장가 어떤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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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샤론 스톤 주연의 1992년 히트작 <원초적 본능> 후속편이 스코틀랜드의 마이클 케이튼-존스가 감독을 맡아 제작을 재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결정은 스톤이 2001년 <원초적 본능 2> 제작이 중단되자 제작자 앤디 바즈나와 마리오 카사르를 상대로 1천400만 달러의 출연료를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양측이 합의한 지 2개월만에 나온 것이다.
스톤은 <원초적 본능 2>에서도 1편과 같이 치밀하고 매혹적인 소설가 캐서린 트러멜로 출연한다.
<원초적 본능 2>는 원래 1편 제작 중 서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폴 버호벤 감독과 남자 주연배우 마이클 더글러스를 제외한 채 2000년 제작될 예정이었다.
제작자측은 당시 여러 감독들과 접촉했으며 존 맥티어난 감독에게도 제의했으나그가 추천한 남자 주연배우 벤저민 브랫을 스톤이 거부하자 감독을 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튼-존스 감독은 최근 르완다 학살 현장에 있었던 가톨릭
<원초적 본능 2> 제작 재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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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의 사나이> Man of the West1958년감독 앤서니 만상영시간 95분화면포맷 2.35:1 비아나모픽음성포맷 DD 1.0 영어자막 프랑스어출시사 카를로타(프랑스)앤서니 만은 후기에 연출한 대규모 서사극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의 진정한 매력은 그 이전 작품에 있다. 필름누아르 등의 저예산영화를 주로 만들던 그는 1950년대 이후 웨스턴 장르에 진입한다. ‘심리적’ 또는 ‘성인 웨스턴’이 한창이던 때, 제임스 스튜어트와 함께한 <윈체스터 ’73> <분노의 강>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로 서부 세계를 이끌던 앤서니 만은 1958년, 게리 쿠퍼와 <서부의 사나이>를 만들면서 방점을 찍게 된다.마을학교 선생을 찾아 열차를 탔던 링크 존스는 기적소리에 놀라는 고지식한 구식 남자처럼 보였고, 살롱 여가수와 사기꾼을 만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게 순조로웠다. 하지만 열차 강도가 일어난 뒤 외딴 오두막에 도착한 세 사람 앞에 닥
웨스턴 영화의 재발명, <서부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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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수면 위에 작은 섬 하나가 떠 있다. 섬이 떠 있는 물은 사방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그 위에 몇명의 사람들이 동심원 대형으로 서 있다. 그들은 모두 섬에 한번씩 다녀온 경험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는 하나의 섬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이 존재한다. 그들이 한번씩 입을 열 때마다, 우리는 섬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묘사를 듣게 되는 것이다.
영화 <섬>의 DVD 스페셜 피처를 감상하는 것은 바로 이같은 상황을 연상시킨다. 공교롭게도 DVD에는 김기덕 감독이 직접적으로 참여한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물론 메이킹 영상인 <섬, 30일간의 기록>(9분)에서 촬영에 임하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오디오 코멘터리, 인터뷰 등을 통해 드러나는 공통적인 화제는 작품이 아니라 모두 ‘김기덕’에 집중되어 있다. 이렇듯 정작 영화를 지휘한 당사자가 부재한 상태의 스페셜 피처를 만난 것은 <섬>이 최초는 아니지만, 말과 글보다는 영상을 통해 직접적으로
[서플먼트] 김기덕 영화의 현장을 엿보다,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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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영웅들> Hell is for Heroes1962년감독 돈 시겔상영시간 90분화면포맷 1:78:1 아나모픽음성포맷 DD 2.0 모노자막 한글, 영어출시사 파라마운트(1장)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았던 <더티 하리>의 돈 시겔 감독은 1962년에 <지옥의 영웅들>(Hell is for heroes)을 만든다. 흑백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전쟁영화이다. 스티브 매퀸이 주연을 맡고 있는데 그는 <대탈주>와는 다르게 시니컬하고 반항적인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그는 원래 하사관이었는데 사고를 쳐서 사병으로 강등된 채 한 소대에 배치된다. 그와 소대원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지그프리트 라인이라는 전선으로 돌아가라는 명령을 받는다. 소수의 인원으로 독일군과 대치해야 하는 소대원들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면서 많은 병사들이 있는 것처럼 가장한다. 그들은 고지에 있는 독일군 진지를 공격하기 위해 상부의 명령
전쟁은 이런 것! <지옥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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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경이 되었던 애리조나의 모하비 사막에는 그전부터 바그다드 카페가 있었대!” “내가 듣기론 카페 이름이 처음에는 달랐다고 하던데? 아무튼 영화개봉 뒤 카페 주인은 돈 좀 벌었다고 하더라.” 이 대화의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번에 출시된 <바그다드 카페> DVD를 ‘들으면’ 된다. 일반판이 나온 지 3년 만에 출시된 얼티미트 에디션은 감독과 야스민 역의 마리아네 제게브레히트의 코멘터리가 수록되어 있다. “두루미 한 마리가 외로워 울면 다른 두루미가 제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답변을 해준다”는 코멘터리로 마리아네는 영화를 멋지게 해석한다. 그런가 하면 작곡가 봅 테일슨이 비엔나의 약혼녀와 헤어진 뒤 작곡한 것이 <Calling You>였다는 뒷담화를 감독이 들려주기도 한다. 일반판 DVD가 92분의 국내 및 미국 개봉 버전을 담았다면 얼티미트 에디션은 그보다 16분이 추가된 108분 분량의 독일판을 담았다(PAL 소스로 제작되었기에 DV
감독과 야스민이 들려주는 진실, <바그다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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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에 결핵으로 죽은 에밀리 브론테가 남긴 단 한편의 소설인 <폭풍의 언덕>에 빠진 건 비단 독자만이 아니다. 이 열정과 복수의 드라마는 이미 수많은 감독을 끌어들인 바 있는데, 여기에 MTV가 동참했다. <폭풍의 언덕>은 MTV가 TV용 오리지널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설립한 ‘MTV필름’이 진행했던 작품 중 하나다. MTV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화가 널린 게 요즘이지만 정작 MTV에서 만든 것은 어떤 모습일까? 짐작과 별로 다르지 않다. 기타와 첼로를 연주하고 오토바이를 모는 금발의 예쁜 아이들이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매력적인 록과 발라드에 둘린 모습은 영락없는 소프트 록 뮤지컬 혹은 섹시한 동화다. 21세기의 아이들에게 웬 빅토리아 시대 소설의 도그마냐고 반문했을 MTV의 의욕과는 달리 그들은 <폭풍의 언덕>이 어떻게 클래식으로 남았는지 모르고 있다. <폭풍의 언덕>의 정수는 강렬한 감정과 자연의 의미에 있다. 차라리 고전적인 윌리엄 와일
MTV판 섹시 동화, <폭풍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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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길을 잃은 작가는 한때 존경받던 소설가였으나 이제는 쇠락한 작가와 마주친다. 그리고 그들에게 베르톨트 베르히트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미국 망명 뒤 밥을 위해 시나리오를 써서 팔아야 했던 베르히트는 그의 시 <할리우드>에서 헐값에 팔려나가는 영혼을 노래하지 않았던가. 강한 자만 살아남기에, 살아남은 자신을 미워했던 그다.
<바톤 핑크>는 미국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감독의 실존에 관한 영화다. ‘너무 많이 아는 사나이’의 딜레마에 빠진 조엘 코언은 도통한 테크닉으로 영화를 주무르면서도 선배들처럼 영화에 대한 절절한 애정엔 다다르지 못한다. 그래서 마틴 스코시즈보다 로버트 알트먼에 더 가까워 보이는 그는 자신의 위치를 점점 장인으로 규정하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할리우드 장인들이 대중과 만났던 지점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는 영화제와 평단의 단골 손님으로 훨씬 익숙한 편이다. 코언은 이른바 미국 작가주의로 불리는 영화들의 이 이상한 현실을 앞에
창작의 고통이란 바로 이런 것? <바톤 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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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의 퀄리티가 영화의 흥행성적과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이젠 SE버전이 나올 법도 한데 <타이타닉>은 여전히 99년 발매된 일반판에 머물며 제 위용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아나모픽이 지원되지 않았을 뿐인 <타이타닉>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1억달러 이상을 벌어 92년 최고 흥행작 중 하나였던 <보디가드>는 아나모픽은커녕 비디오와 같은 4:3 화면비만을 담고서 DVD가 발매되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다음주쯤에야 <보디가드>를 제대로 된 화면으로 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실현될 전망이다. 이번에 출시되는 SE버전은 오리지널 화면비만 살린 것이 아니라 아나모픽도 지원한다. 부록으로 담긴 26분 분량의 다큐 <보디가드의 추억>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I Will Always Love You>의 도입부를 아카펠라풍으로 부르게 한 것은 자신의 아이디어였다며 너스레를 떤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트 레이트는 기
<블리트>와 <보디가드>는 무슨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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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있는 2대 크리처가 맞붙는 최신작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관람 전 전작들의 복습은 필수적인 작품이다. 복습에는 역시 DVD, 그리고 DVD의 꽃이라면 다양한 스페셜 피처다. 그러나 궁극의 4부작 박스세트까지 나온 <에이리언> 시리즈에 비해 <프레데터> 시리즈는 이 점에서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나마 지난해 출시된 <프레데터 SE>가 스페셜 피처를 별도로 수록한 2디스크 구성으로 발매되어 팬들의 갈증을 달래주었을 따름이다. 특히 SE 디스크2의 부록들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귀중한 영상들을 포함, 팬들이라면 요체크다. 이중 메이킹필름인 ‘If It bleeds, We Can Kill It’에서는 프레데터의 대단히 민망한 오리지널 디자인이 공개된다. 이것이 NG가 나는 바람에 제작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압권. ㄱ자 모양의 머리를 흔들며 뒤뚱거리는 괴물 의상을 보노라면 후일 스탠 윈스턴이 새로 만든 의상
[서플먼트] 프레데터 의상을 입은 배우는? <프레데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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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부처 머리 꼭대기에 앉다니!
미국영화 <할리우드 부다>의 포스터가 타이 불교계를 분노하게 했다. 타이 불교지도자들은 해당 포스터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항의할 것을 요구했다. 문제의 포스터는 부처의 두상에 주인공이 걸터앉아 먼 곳을 바라보는 이미지로 구성되었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필립 칼란드에게는 항의가 빗발쳤다. <할리우드 부다>의 내용은 할리우드의 독립영화 제작자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 겪는 역경을 그리고 있다.
◆미라 네어, 소설 <네임세이크> 영화화
최근 <베니티 페어>를 완성한 미라 네어 감독이 이번엔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길 예정이다. 2001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인도 소설 <네임세이크>는 1960년대 캘커타에 살던 인도인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문화적 충돌을 겪는 이야기다. 발리우드 스타 라니 무커지를 캐스팅해 12월에 촬영에 들어간다. 네어 감독은 현재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연출
[해외단신] <할리우드 부다> 포스터, 불교계 분노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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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홀랜드 오퍼스>(1995)의 마지막 신에는 음악가인 아버지가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빛을 통해 들려주는 장면이 나온다.
파리시는 오는 9월22일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해 상영관 두곳에 특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파리 6구에 위치해 있는 아를르켕 극장 3개의 상영관 중 두곳이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이다. 아를르켕 극장은 그동안 한국영화를 비롯한 제3세계영화의 상영에 관심을 가져온 특색있는 극장이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자막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 디스크립션 등의 특수시설이 갖추어지면 그동안 영화관람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도 극장을 찾을 수 있게 된다.
9월22일 첫 상영회에서는 올해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오른 아녜스 자우이의 <이미지처럼>(2004)이 실제로 청각언어 장애를 겪고 있는 배우 에마뉘엘 라보리가 참석한다.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또는 케이블채널 등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수자막이 상대적으로 보편화되어 있
[파리] 빛과 소리의 예술, 장애인도 함께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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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아동용 세계명작전집이 잘 팔리나? 잘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웬만한 집엔 문고판전집이 하나쯤은 있었다. 우리집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생겼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친척 중에 월부 책장사를 하는 분이 계셔서 구입한 것이다. 50권 문고가 생긴 날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한달쯤 다른 거 안 하고 그 책만 보는 것으로 행복했다. 한권한권 1권부터 50권까지 독파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다 읽으면 다른 전집을 사달래야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차근차근 읽었다. 짐작하겠지만 쉽지 않았다. 재미있는 몇권을 읽고나자 남은 수십권보다 또 다른 전집 50권이 탐났다. 다른 전집을 사달라고 떼를 썼던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비슷했다. 도스토예프스키, 헤밍웨이, 카뮈, 카프카 등 쟁쟁한 문호의 책을 권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한두권 읽다 포기했다. <죄와 벌>을 제쳐두고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었고 조흔파의 소년소설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그간
개편호를 내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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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모네, 고갱, 로트레크. 한국인들에게 제일 익숙한 화가들이다. 그중에서 으뜸은 고흐일 것이다. 고흐가 보여준 특유의 화려하고 섬세한, 그리고 개성적인 화풍은 대형 프린트 포스터와 광고 등의 이미지로 활용되었다. 자기 귀를 잘라내고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격정의 삶도 예술가의 표본처럼 소비되었다. 소설가 김영하의 지적처럼,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생애는 우리 시대의 키치가 되어버렸다. 미술관의 아우라보다는 달력에 인쇄된 그림이 더 친근한 것이다. 그런데, 유고슬라비아 출신의 만화가 그라디미르 스무자는 대뜸 ‘그 그림들은 반 고흐의 것이 아니라 그의 친구였던 고양이 빈센트의 작품이야’라고 딴죽을 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재능이 없어 늘 낙담하고 괴로워하던 반 고흐는 우연히 고양이 한 마리를 구해주게 된다. 그런데, 이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로 둔갑한 요정’인 ‘빈센트’라고 이야기하며, 렘브란트의 그림을 그린 증조할아버지와 외젠의 그림을 그린 할아버지를 거론하며 자신은 타고
매력적인 재치와 교양의 성찬, 그라디미르 스무자 <빈센트와 반 고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