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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연민하는 배우 최민식과 사람을 탐구하는 건달 남재일이 만나다
영화를 통해 본 최민식은 격렬하고 우울하고 따뜻하고 종종 무심한 듯 코믹했다. 배역이 다르니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도 나는 최민식이란 이름을 하나의 이미지로 연상한다. 배역과는 무관한, 체취처럼 은밀하고 집요한 하나의 아우라. 그 아우라는 어떤 쓸쓸함이다. 쓸쓸함은 내게서 멀어지려는 사물에 대해 갖는 직관적 느낌이다. 멀어져서 사라질 것 같은 심리적 원근감에 대한 조건반사. 쓸쓸함은 그리움의 유전자를 호명한다. 그리움? 가장 고즈넉한 인간의 선의!
사람이 쓸쓸하게 보인다는 것은 보는 이의 마음 작용이지만, 보여주는 이의 무의식적 의지이기도 하다. 물론 그 어떤 이도 궁극적으로 쓸쓸함을 의도하진 않았을 게다. 쓸쓸함은 다가갈 곳 없는, 그러나 다가가고 싶은 자가 삼켜버린 독백이다. 구애의 절박함과 쑥스러움과 불가능함을 모두모두 삼켜서 만들어내는 존재의 탄식. 그러므로 귀가 열린 자에게
배우 최민식의 마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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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냐구요? 10살 소년과 키스하게 되는 영화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죠." 올해 베니스 영화제 전반부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은 배우가 톰 크루즈라고 한다면 중반을 넘어 가장 반짝이는 별은 그의 전 부인 니콜 키드만(37)이 아닌가 싶다. 8일 오후(현지시각) 열린 영화 <버스>(Birth)의 레드 카펫 행사에는 니콜 키드만을 향해 플레시를 터뜨리려는 사진기자들과 시민들이 찻길까지 넘쳐날 정도였으며 현지 신문들은 니콜 키드만의 얼굴로 도배를 했다.니콜 키드만이 현지에서 화제가 되는 것은 인형같은 얼굴과 완벽에 가까운 몸매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제의 경쟁부문 베네치아61(Venezia61)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버스'에서 니콜 키드만은 10살 소년과 목욕하는 장면과 키스하는 장면 등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는 여주인공은 10년 전에 남편을 잃고 괴로워하는 여자. 새로운 남자를 만나 결혼하려던 그녀 앞에 남편의 환생이라고 주장하는 10살 소
[베니스 2004] 니콜 키드만, <버스>에서 10살 소년과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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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영정 안고 회한
"공항에 내려 배를 타고 오는데 불빛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마음 속으로 어머니를 외쳤어요." 해외 영화제에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플래시 세례를 받는 것은 대부분 여배우들의 꿈. 하지만 <하류인생>으로 올해 베니스 영화제를 방문한 김민선(24)의 경우는 영화제 방문이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1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는 것. 그는 지난해 투병 중이던 어머니와 꼭 영화제에 함께 가자고 약속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류인생>의 크랭크인을 불과 며칠 앞두고 암투병 중이던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결국 김민선은 어머니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슴에 품고 7일 영화제가 열리는 베네치아의 리도섬에 도착했다. 하루 전날인 6일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1년이 되는 날. 8일 오후 베네치아 현지에서 열린 '한국영화의 밤'에서 만난 김민선은 "못 해드린 게 너무 많았는데…"라며
[베니스 2004] 김민선, 어머니 생각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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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채널·히스토리채널 등 다큐 준비9·11테러 3돌을 맞아 위성·케이블 채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디스커버리채널은 미국이 테러 주범으로 지목한 오사마 빈 라덴이 잡히지 않는 이유 등을 담은 다큐 〈오사마 빈 라덴 추적〉(11일 밤 10시, 12일 오전 7시·오후 6시)을 내보낸다.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9·11테러 6일 뒤 알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을 생존 여부에 관계없이 체포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오사마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 어딘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잡히지 않고 있다. 반면, 미국은 테러와 직접 관련성이 증명되지 않은 이라크를 침공해 사담 후세인을 체포했다.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과 미군의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군의 포위망은 왜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미국 첩보기관들이 첨단 장비까지 이용하면서도 오사마 빈 라덴 잡기가 사담 후세인 체포보다 어려운 이유를 알아본다.히스토리채널은 9
9·11테러를 되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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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 크랭크 인조승우(사진), 김미숙 주연의 영화 <말아톤>이 지난 7일 일산의 한 쇼핑몰에서 영화 크랭크인했다. <말아톤>은 엉뚱하고 순수한 스무살 자폐증 청년이 마라톤을 완주해내는 과정을 그린 유쾌하고 따뜻한 휴먼 드라마. '마라톤'이라는 제목은 나이는 스무 살이지만 다섯 살의 지능수준을 갖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그림일기에 '내일의 할일- '말아톤''이라고 적는 장면에서 나왔다. 조승우가 주인공 청년을, 김미숙이 어머니 역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조승우는 <하류인생>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참석 중인 관계로 첫 촬영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14일부터 촬영에 합류한다. <말아톤>은 11월까지 촬영을 마친 후 내년 2월 개봉 예정이다.청소년영화제 국내 초청작 39편 확정제6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 2004)에서 선보일 국내 초청작이 확정됐다. 60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뽑힌 39편이
[영화가단신] <말아톤> 크랭크 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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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TV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 10대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성관계를 시작할 가능성이 2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 코프'에 소속된 행동과학자 레베카 콜린스의 연구팀이 '소아학' 9월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TV 섹스물에 많이 노출된 12-17세 청소년이 열정적인 키스나 오럴 섹스 등 비성교성 행위를 시작할 가능성도 높아진다.연구팀은 <섹스 앤드 시티>(사진), <프렌즈> 등 성적 내용이 풍부한 것으로 자체 분류한 23개의 TV 프로그램을 선정한 뒤, 2001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미 전역의 청소년 1천792명에게 얼마나 자주 이 프로그램을 시청했는지와 어떤 다양한 성적인 활동을 했는지 등에 대해 물었다.두 차례의 설문조사 결과 조사기간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응답한 10대 청소년의숫자는 18%에서 36%로 2배나 늘어났으며, 섹스 이외의 성적 경험을 했다는 응답자수도 62%에서 75%로 증가한
성(性)관련 TV프로, 10대 섹스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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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명계남 씨가 드라마로 본업인 연기활동을 재개한다. 명계남은 10월 15일 방송 예정인 MBC TV 베스트극장 <오시오 떡볶이>(연출 김상호)로 브라운관에 복귀한다.지난해 6월 방송된 SBS TV 오픈드라마 <남과 여-똑바로 고쳐라> 이후 16개월 만의 일이다.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와 드라마 <첫사랑>등을 쓴 고은님 작가가 극본을 맡은 <오시오 떡볶이>는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이야기로 진정한 가족애를 그린 작품. 사내 아이가 딸린 여자와 결혼한 한 남자가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 아들과 함께 살면서 겪는 갈등과 부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명계남은 아들을 사랑하면서도 속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무뚝뚝한 떡볶이집 주인역할을 맡았다.'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대표 출신으로 영화사 이스트필름대표인 명계남은 최근 인터넷 방송‘라디오 21'의 신임 사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 출연에 앞서 이미 영화 &
명계남, 영화 이어 드라마로 연기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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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들이 만드는 현지 소식지 '시네마베니레'에서 8.7점으로 최고
제61회 베네치아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된 <빈 집>이 8일 발표된 현지 데일리(일간 소식지)의 별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빈 집>은 현지 시네필(광적 영화팬)들이 만드는 현지 소식지 '시네마베니레'가 발표한 별점에서 10점 만점 중 8.7점을 받아 지금까지 상영작 중 가장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빈 집> 별점을 준 시네필은 전체 12명 중 10명으로 이 중 두 명이 10점 만점을 매겼다. 별점의 대상이 된 영화는 전체 경쟁부문 22편 중 16편으로 이들 영화 중 10점을 받은 영화는 한 편도 없었다.
이전까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으로 8명의 시네필이 평균 8.4점을 주었으며 <팰린드로움즈>(Palindromes·토드 솔론즈), <베라 드레이크>(Vera Drake·마이크 리), (
[베니스 2004] <빈 집> 현지 데일리 평점서 최고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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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국영화제와 AAIFF, <바람난 가족> <살인의 추억> 인기
뉴욕의 대표적인 아시안영화제인 제4회 뉴욕한국영화제(8월13∼19일)와 제27회 아시안아메리칸국제영화제(AAIFF, 7월16∼24일)가 한달 사이로 맨해튼 아시안 전용극장 이매진아시안시어터(IAT)에서 열렸다. 매년 최신 한국영화를 뉴욕에 소개하고 있는 뉴욕한국영화제는 IAT와 브루클린의 BAM 로즈시네마(8월20∼22일)에서 총 15편의 장편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소개했다. 미국은 물론 해외 아시안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AAIFF는 IAT 외에도 맨해튼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100여편의 장·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의외의 복병 <여섯개의 시선>, 유쾌한 폭소 <지구를 지켜라!>
영화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 행사의 인기 작품은 단연 <바람난 가족>과 <살인의 추억>. 주간지 <빌리지 보이스&
[현지보고] 뉴욕커들의 새로운 발견, 오!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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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를 향한 구애로 말많은 베니스국제영화제, 9월1일 개막
“내게도 날개가 있다면….” 베니스에서 지도는 무용지물이다. 수로(水路)와 골목이 실핏줄처럼 뒤얽힌 베니스에 빠져보라. 걸어도 제자리고, 뛰어도 그 자리다. 옛날 옛적 베니스의 상인들이 매어둔 배를 지키기 위해 만들었다는 해변의 높다란 팔라치(palazzi). 사방을 두른 팔라치 성벽 안으로 들어가면 미로가 이어진다. 좁은 골목 양편에 전시된 갖가지 물건들에 시선을 뺏기고 나면 도리없다. 물어온 길도 헷갈리기 일쑤다. 베니스가 방사한 거미줄에 걸려든 이상 누구나 한번은 바둥거림 끝에 기진을 각오해야 한다. 게다가 한 시간 간격으로 어김없이 들려오는 산 마르코 성당의 종소리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초행길의 이방인에겐 평온한 안식이 아니라 가혹한 채찍이다. 산 마르코 광장의 비둘기와 산 자카리아 선착장의 갈매기가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정말이다. 목적지에 다다를 수만 있다면 꽁지에라도 매달리고 싶다.
위기의식 때문일까,
[현지보고] 베니스는 오스카 캠페인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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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라
류승완 | 그런 부분에서 사실 많이 부럽다. 한국영화에서 무협/액션 장르를 발전시키려 해도 토대가 되는 한국적인 액션영화가 전혀 없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게 없는 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홍콩영화들을 보면서 자라왔다. ‘좀더 성장하면 저런 사람처럼 저렇게 영화를 만들어야지’라는 꿈을 홍콩영화를 보면서 키워온 세대다.
정두홍 | 개싸움 영화를 만들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언제나 ‘정소동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했다. 당신은 그런 내 꿈속에 각인되어 있던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나는 지금 만나고 있는 거다.
정소동 | 세상에는 수많은 초석과 참고자료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거다. 남의 것을 보고 배운다! 그러나 만들 때는 그것과 다르게 만든다!
류승완 | 현실적으로 우리가 와이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딱 2작품밖에 없다. 그러다보니까 개인적으로 홍콩의 와이어 액션을 완벽하게 배우고 받아들이고 마스터한 뒤 그것을 어떻게 색다
류승완·정두홍, 홍콩 무협의 장인 정소동을 만나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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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처럼 찍으려 할 필요없다
류승완 | 한국은 기본적으로 리얼리즘 전통이 너무 강해서 상상력을 펼치는 게 쉽지 않다. 대륙의 상상력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삼국지>나 <수호지> 또는 김용의 소설에서 보이는 자유분방한 상상력. 한명 대 수백명의 대결…. 이런 것을 두고 한국 사람들은 그저 ‘말이 안 된다!’고 하기 때문에 영화를 만드는 게 어렵다.
정소동 | 중국 문화를 부러워할 필요없다. 한국영화의 상상력 속에서 합리적으로 만들면 된다.
류승완 | (약간 답답한 표정으로) 관객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다. 무협영화를 만드는 매력은, 가상의 세계인 듯하지만 현실의 이야기를 빗대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쇼브러더스 시절의 영화들을 보면 현실정치에 대한 비판을 우회적으로 하고 있다는 게 보인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런 영화를 만들면, 모든 것을 리얼리즘 전통 안에서 보기 때문에…. 사람이 조금만 높이 떠도 ‘저것은 거짓말’이라도 사람들이 받아들
류승완·정두홍, 홍콩 무협의 장인 정소동을 만나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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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제에 따라 액션도 움직인다
정소동 | 저번에 찍었던 작품을 완전히 잊어라. 어떻게든 저번에 썼던 동작을 안 쓰면 새로운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정두홍 | 무술감독으로서 참가할 때는 동작을 연출하는 데에만 집중하는가? 아니면 편집이나 촬영이나 기타 테크니컬한 부분까지 연출자와 상의하는가.
정소동 | 맡은 장면은 직접 찍는다. 직접 사진기를 들고 찍은 뒤 편집도 하고. 그러고나서….
류승완 | 아니 그렇다면, 촬영팀이 두개 조로 나뉘어지는 것인가? 액션은 정소동, 드라마는 작품의 감독. 이렇게?
정소동 | 그건 아니지만. 장이모 감독은 그냥 나에게 맡기고 쉴 때도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 아래에서 만드니까 가능하다.
류승완 | <연인>에서는 이전과 다른 동작들이 많이 보였다. 특히 마지막 유덕화와 금성무의 결투신을 보면 동작의 화려함보다는 인물들의 정서를 잘 표현하려고 했구나라고 느꼈다.
정소동 | 보는 눈이 대단한 것 같다. 정서 표현에 강점을 둔
류승완·정두홍, 홍콩 무협의 장인 정소동을 만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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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는 요동치고 시절은 수상한데, 무희는 춤을 추고 남자들은 그 앞에 스러지더라. “<영웅>이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을 주제로 했다면 <연인>은 사랑을 위해 대의(大義)를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라는 장이모 감독의 이야기처럼, 9월1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연인>은 강호의 소용돌이에서 금지된 사랑에 빠진 세 남녀의 운명을 그리는 애절한 무협영화다. 사실 <영웅>에 대해서는 ‘영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프로파간다 서사시’라는 혹평들이 쏟아지는 화살과도 같아, 장이모에게는 장만옥과도 같은 기예가 필요했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웅>이 보여주었던 대륙적 무협영화, 그 기골장대한 허세의 미학이란 그저 지나쳐버릴 수만은 없는 것이었다. 장이모가 그 미학을 제대로 구축해놓는 데에는 당대의 대가인 무술감독 정소동 없이는 불가능했음이 당연지사. <연인>에서도 정소동은 불가능할 것만 같은 배우들의 애크러배틱 묘기
류승완·정두홍, 홍콩 무협의 장인 정소동을 만나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