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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4편이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는 경쟁부문에 선정됐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일어난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인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그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인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사람들의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렸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이 출연했다.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는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헤어질 결심' '브로커' 등 한국영화 4편 칸국제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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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4월19일 발표한 ‘3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2022년 1~3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11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389억원)가 증가했다. 관객수 역시 같은 기간 대비 44.5%(363만명)가 늘었다.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199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분기 관객수 1위에 올랐다. 2위는 한국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133만명), 3위는 <더 배트맨>(88만명)이다. 다만, 개학으로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는 3월 한달 동안 관객수는 다시 줄었다. 3월 총관객수는 2월보다 14.6%(48만명) 감소한 279만명에 그쳤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이 늘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성적표와 비교하면 반의반 수준이다.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올
1분기 매출액 전년 대비 52% 증가… “한국영화 기획단계부터 멈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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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씨네21>은 2022년부터 트위터 코리아와 함께 매주 목요일 밤 11시부터 자정까지 1시간 동안 영화와 시리즈를 주제로 대화를 나눕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김혜리 @imagolog 약속된 시간에 저희를 만나러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다룰 신작은 4월7일 극장 개봉했고 곧 왓챠에서 보실 수 있는 <나의 집은 어디인가>입니다. 올해 오스카에서 국제장편영화, 장편애니메이션, 장편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랐어요. 세 부문에서 동시 후보 지명을 받은 작품은 처음이라 그래요. 이 영화는 모든 면에서 마이너한 작품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굉장히 소중하고 드문 필름이라 할 수 있죠. 주인공 아민은 아프간 난민이자 성소수자란 이중의 주변성을 감당하며 성인이 된 인물입니다. 이 영화는 두겹의 어려움을 극복한 커밍아웃 스토리기도 해요.
김혜리 @imagolog 뜨겁고 정치
[트위터 스페이스] 김혜리의 랑데부: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 감독의 '나의 집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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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매주 수요일 혹은 금요일 밤 11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이다혜 @d_alicante 씨네21과 트위터 코리아가 함께하는 ‘다혜리의 작업실’은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 중인 작가님들을 모시고 작품 세계와 창작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두 번째 게스트는 웹툰 <유부녀 킬러>의 YOON, 검둥 작가님입니다. YOON 작가님이 스토리를, 검둥 작가님이 그림을 담당하십니다. <유부녀 킬러>는 육아휴직을 마치고 킬러로 복귀한 유보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인데요, 보나는 <쿵푸 허슬> 캐릭터들처럼 일상에 숨어 있는 고수로 느껴져요.
YOON @wstoryoon <유부녀 킬러> 기획서에 쓴 문장으로 이 캐릭터를
[트위터 스페이스] 다혜리의 작업실: '유부녀 킬러' YOON, 검둥 작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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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을 열어보니 2019년이 마지막 전주국제영화제 출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우습게도 영화제 기념사진은 죄다 음식 사진, 먹는 사진이다. (적어도 <씨네21> 기자들 사이에선) 잃어버렸던 입맛도 전주에 가면 되살아난다는 얘기가 그저 농담이 아니다. 올해는 김소미, 조현나 기자가 전주국제영화제 취재를 전담하게 되었다. 프로그래머들 인터뷰를 진행한 조현나 기자는 전주에서 꼭 봐야 할 프로그래머 ‘추천작’ 리스트뿐만 아니라 전주에서 꼭 맛봐야 할 ‘추천 맛집’ 리스트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그 리스트를 아직 내게 공유해주지 않고 있다.
아무튼, 전주국제영화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은 축제로서의 영화제를 만끽할 수 없었지만, 올해는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가 얼마나 북적일지 사뭇 기대된다. 4월18일부터 마스크 착용 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된 데 이어 25일부터는 극장 관련 방역 조치가 풀린다. 이제는 극장에서 팝콘을 먹을 수 있고,
[이주현 편집장] 뭐 볼지 몰라도, 일단 전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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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영화란 무엇인가. 극장영화는 어디로 가는가. 혹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까. 지난주(<씨네21> 1351호) 김호영 교수가 영화관이라는 공간의 역사를, 정찬철 교수가 뉴미디어의 등장에 따라 극장이 어떻게 자기 변신을 해왔는지를 탐색하는 글을 실었다. 이어서 이번에는 이선주 교수가 ‘21세기 한국의 시네필과 영화관의 (비)장소성’에 대한 심도 깊은 사유의 글을 보내왔다. 대중잡지 독자들에게 쉽지 않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꾸준히 이 간극을 좁혀나가는 것이 영화 주간지로서 <씨네21>의 존재 이유 중 하나라고 믿는다. 답이 아닌 가능성으로, 우리의 질문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프롤로그: 영화관에 들어가며
최근 새로운 공간으로 이주하며 재개관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는 내가 아는 한 가장 매혹적인 트레일러 영상을 상영하는 영화관이다. 영상은 <러시아 방주>로 시작하여 <연연풍진>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
21세기 한국의 시네필과 영화관의 (비)장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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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의 카메라>의 한 장면에서 서점에 들른 영화감독 소완수는 동행한 클레어에게 책의 한 부분을 읽어달라고 요청한다. 프랑스어를 모르는 소완수는 클레어가 짚어주는 손을 주시하면서 그녀가 낭독하는 발음을 따라 한다. 그는 이해하지 못하는 생경한 단어를 한 음절씩 끊어 읽는다. 틀린 발음을 말하면 클레어가 정확한 어투를 교정해준다. 단어의 의미를 인지하고 문장을 발음하는 감각의 차이는 불가피하게 두 사람의 말과 몸짓에 시차를 생성하고 그들을 낯선 지각의 공간으로 데려다놓는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에세이집 <이게 다예요>를 읽는 이 장면을 매혹적으로 비치게 하는 것은 두 사람이 읽는 텍스트의 내용 때문이 아니다. 게다가 소완수가 에세이의 문장을 시의 구절로 오인할 만큼 텍스트의 위상과 성격은 숨은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게 특정한 규칙을 가르치는 과정에 있다. 카메라는 클레어가 단어를 말하고 발음을 교정하는 절차를 특별하게 포착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 '소설가의 영화': 영화의 픽션적 시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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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복지식당> 속 재기(조민상)는 장콜을 타지 못한다. 장애 5급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는 장애 1급인 병호(임호준)에게 거듭 신세를 지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병호와 사이가 갈라지면서 더는 장콜을 탈 수 없게 된 재기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한겨울에 바닷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간다.
2019년 7월 장애등급제가 폐지됐다고 하나 이는 절반만 진실이다. 1~6급으로 나뉜 장애등급제는 사라졌지만,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기존 1~3급)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4~6급)으로 이원화됐다. 그리고 여전히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 재기는 장콜을 탈 수 없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중 보행상 장애가 있는 사람만 장콜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휠체어 탄 사람은 이동권이 크게 제약된다. 대부분 버스에는 계단이 있어 휠체어 탄 사람은 탑승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5년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2022년 장애인 이동권의 현실: 장애인 없는 매끄러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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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민인 두 감독이 장애인 영화제작 워크숍을 통해 만나 성사된 영화다. 강사인 서태수 감독이 참가자인 정재익 감독이 쓴 여러 장의 수필을 읽은 것이 계기였다고.
정재익 어머니가 위독하셔서 병원에 가야 하는데 5급 판정을 받은 내가 지원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었다. 장애인 기관과 단체에 호소도 해보고 결국 청와대 신문고에까지 글을 썼지만 답변은 부실했다. 오랫동안 너무나 화가 쌓인 상태였고, 그 이야기를 썼다.
서태수 정재익 감독이 그렇게 힘들어하던 상황에서 한 친구가 장애인영화제작 워크숍 상영회에 초대를 한 것이다. 그때 정재익 감독이 워크숍 1기 수료를 마친 분들의 영화를 보고 놀랐던 것 같다.
정재익 그 친구는 나보다 상태가 더 안 좋은데 영화를 만들었더라.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서태수 이후로 정재익 감독님이 아주 적극적으로 내게 제작 의지를 어필하셨다.
정재익 무조건 덤벼보자는 마음이었다. 1년 동안 집에만 있다가 나온 터였다.
'복지식당' 정재익 감독, 서태수 감독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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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이동권을 둘러싸고 ‘담판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2022년의 암울한 현실을 빗대어 바라본 영화, <복지식당>을 소개한다. 자전적 이야기를 옮긴 정재익 감독과 그와의 협업을 자처한 비장애인 서태수 감독을 만났다. 이들은 “장애인콜택시가 도착하지 않아 로케이션을 이동할 때면 언제나 감독이 현장에 가장 늦게 도착하는” 촬영기를 들려주었다. 진보적 장애 언론 <비마이너>를 만들고 있는 강혜민 편집장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비롯한 장애인 단체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담긴 장애인 이동권의 현재를 바라봤다. 2001년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휠체어 리프트 추락 사고로 장애인 1명이 사망한 이후 20년 넘게 장애인 이동권 보장 시위와 권리 투쟁이 이어져왔지만 요즘만큼 관심이 집중된 적은 없었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 누군가가 정치적 여론전을 조작하는 동안 영화는 이야기와 이미지, 그리고 감정을 통해 삶의 구체적인 맥락을 전하고 있다.
'복지식당'과 함께 장애인 권리 투쟁의 현실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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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 보리차 대회’라는 요상한 이름을 가진 콘테스트가 있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2022년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이하 한대음)에서 최우수 포크-노래 부문에서 수상한 것을 기념해서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의 <보리차>를 부르거나 재창조해서 인터넷에 올리는 대회인데, 주최측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스티커나 컵, LP음반 등을 걸고 참가를 독려했고 기념 컵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나 역시 어느새 그 흐름에 동참하게 되었다.
마침 한대음 수상을 예감이라도 한 듯이 같은 시기에 천용성 보컬 버전의 <보리차> 음원이 공개되었다. 기존에 발표된 <보리차>는 강말금 배우가 보컬을 맡았는데, 천용성 보컬 버전이 발매됨으로써 음역대가 다양한 참가자들의 참여가 가능하게 되었다. 나는 처음에 용성씨 버전의 반주 트랙에 노래를 시도해보았으나 생각보다 음역대가 낮아 강말금 배우가 부른 음계를 바탕으로 콘테스트에 참여했다.
출전 자격에 제한은 없었지만 아무리 내가 피지컬로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보리차가 식기 전에 빨리 봄날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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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원 기자의 프런트 라인]
쓴소리를 하자면 너무 많은 영화들이 관성에 기대 습관처럼 대충 만들어지고 있다. 영화는 돈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최소한의 퀄리티와 창작자의 의도를 보장하기 위해, 자본은 중요하다. (궁핍하고 소소한) 현실을 이야기로 옮기기 위해선 실은 막대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걸 <파친코>를 보며 새삼 절감한다.
평범한 건 귀하고 드물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이야기에 둘러싸여 있다. 가공된 이야기 속에는 흔치 않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비범한 인물들이 시련을 뚫고 나간다. 일상의 심심한 시간들은 대체로 뇌리에 머물지 못하고 씻겨 내려가기에 마치 비어 있었던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흔하디흔한 평범함들이 다른 형식으로 표현할 땐 귀하고 비싸진다. <파친코>의 1, 2, 3, 7화를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의 전작 <콜럼버스>(2017)의 오프닝에는 모더니즘 건축의 후원자였던 어윈 밀러의 저택이 나온다. 어윈 밀러는 말
'파친코'가 달성해낸 특별한 평범함을 고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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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전세계 영화계를 놀라게 한 소식이 있었다. 게임엔진 회사 유니티가 피터 잭슨 감독이 설립한 시각효과(VFX) 제작사 웨타 디지털을 16억2500만달러에 인수한다는 발표였다. 정확히는 웨타 디지털의 툴과 파이프라인, 기술, 엔지니어 인력을 인수한다는 것인데 영화와 드라마 방면의 VFX 최고 기술력을 지닌 웨타와 게임엔진 회사의 노하우가 만나면 과연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유니티가 발표한 <에너미즈>라는 데모 영상의 퀄리티를 통해 앞으로 영화와 게임의 비주얼적 경계가 확실히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골룸에서부터 <킹콩>, <아바타>, <고질라> 시리즈, <알리타: 배틀 엔젤>의 알리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디지털 액터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지만 여전히 넘지 못하는 언캐니 밸리의 산을 드디어 넘을 수 있게 될까. 유튜브 채널에 공개
나탈리야 타타척 유니티 그래픽 기술 부문 총괄 부사장 "우린 이미 모두 메타버스를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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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환상이 많이 가미된 영화라고 생각했다. 최진영 감독은 2007년에 낮잠 자던 중 꾼 꿈에서 <태어나길 잘했어>의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꿈속에서 그녀는 벼락에 맞았고, 자신의 몸에서 튀어나온 또 다른 남성 자아와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기묘한 꿈을 꾼 후에 서사를 완성하고 싶단 욕망이 생겼고, 그렇게 초고가 작성됐다.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이 영화는 무척 ‘현실적으로’ 구상된 결과물이었다. 단순히 동화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았다. 대사 하나하나가 세심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사회적 메시지가 감추어져 있었다. 소품 설정부터 미장센에 대한 고민까지, 감독의 입을 통해 영화의 제작 과정을 들었다.
- 독특한 왕자가 등장하는 ‘역전된 동화’ 같단 인상을 받았다. 마사이신발은 살짝 ‘신데렐라’ 분위기도 났다.
= 동화보다는 현실에서 소재를 빌렸던 것 같다. 예전에 학원 강사를 주인공으로 단편영화를 쓴 적 있다. 2008년에 잠깐 학원
'태어나길 잘했어' 최진영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