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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일까? 영화를 보고서 그간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고수하던 노아 바움백 감독이 돈 드릴로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유가 궁금했다. 팬데믹을 통과하면서,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을 배경으로 하고 공황에 빠진 군중의 좌충우돌을 담은 원작이 떠올랐을 수 있다. 또 유사한 시기 발달한 인터넷 기술에 따른 소셜 미디어의 확장과 함께 극단적인 우경화와 전체주의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세태가 원작이 묘사한 히틀러와 우중에 관한 내용을 생각나게 했을 수도 있다. 감독의 관심사인 부부나 가족의 풍경을 그린다는 점도 매력으로 다가왔을지 모른다. 특히 마지막 추정은, 인물이 주고받는 대화와 그 사이에서 점증하는 감정을 포획한 블로킹으로 부부와 가족의 심정적 관계를 묘사하는 방식이 이번 작품에도 어김없이 이어진 데서 더욱 심증을 굳히게 한다. 다만 이러한 블로킹과 편집이 영화의 스펙터클과 관계한다는 점이 새롭게 눈에 띈다.
스펙터클이 관념에서 경험으로 내려오면
두 시퀀스를 예로 들어보자.
[비평] ‘화이트 노이즈’, 비극이지만 희극에 가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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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 사이로 소리가 들린다. 내연남과 통화하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면, 소심한 남편은 아내의 외도를 외면하거나 모르는 척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희망의 요소>의 주된 무대인 부부의 집에서 소리는 프레임의 견고한 경계를 넘어 들린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남편은 아내와 대화하면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집 안에 진동하는 하수구 냄새를 맡지도 못하지만, 실내에 울리는 소리만큼은 분명하게 듣는다. 바깥에서 들리는 소리가 화면에 침입하지 않는다면, <희망의 요소>의 영화적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집 안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채로, 상대를 바라보지도 않고 주변에서 나는 냄새를 맡을 수도 없는 남자는 그러나 많은 것들을 듣는다.
첫 장면은 선언적이다. 4:3 비율의 비좁은 화면 위로 아내의 상처난 발과 발을 붙잡는 남편의 손이 나타난다. 어떤 설명도 없이 누군가의 손과 발이 과감하게 스크린에 떠오른다.
[비평] ‘희망의 요소’, 더이상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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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근 대표 체제의 CJ ENM이 지난 1월9일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CJ ENM의 기존 1개 총괄 / 9개 사업 본부는 ▲영화·드라마 ▲예능·교양 ▲음악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 ▲글로벌 등 5개 본부 체제로 재편됐다. “시장환경과 사업구조 변화에 맞춰 핵심기능 중심으로 사업 본부를 재편했다. 신속한 시장대응과 전략실행력 확보를 위해 사업단위별 책임경영을 실시하고, 의사결정체계도 팀장-사업부장-사업본부장의 3단계로 단순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제고했다”고 CJ ENM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기존의 영화사업본부가 영화.드라마사업본부 내 영화사업부로 재편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여러 팀 체제로 운영되었던 기획제작, 투자, 배급팀이 통합되었다. 세 팀 체제로 운영되던 투자팀은 한 팀으로 통합되며 이선영 팀장이 맡는다. 기획제작팀은 영화와 함께 시리즈 기획도 담당하며, 세 팀 중 1개 팀은 CJ ENM의 자회사인 CJ 스튜디오스로 편입된
CJ ENM, 대규모 조직 개편 단행… 영화사업부, 드라마도 기획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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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이란 제목은 중의적인 표현인 것 같다. 유령이 되고자 하는 스파이인 동시에 유령이 되어버린, 기억되지 못한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게 보일 여지도 있다. 일단 이야기가 크게 바뀐 까닭에 원작의 ‘풍성’이란 제목을 살릴 수는 없었다. 제목을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시나리오를 쓰면서 ‘유령’이란 단어를 떠올렸고 직관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쉬운 표현이라서 좋았다. “언제나 있었고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는 식으로 극중 대사에도 몇 차례 언급되는 것처럼 이름 없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왜 기록되지 못했는가에 대한 조금 더 그럴듯한 답이 필요했다. 점조직으로 움직여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독립운동가들이라면 말이 될 것 같았다. 흑색단은 1930년대 ‘상하이 육삼정 의거’를 일으킨 흑색공포단이라는 독립운동집단을 모티브로 했다. 의열단 외에도 존재했던 많은 독립운동 단체를 기억하고 싶었다. 물론 흑색공포단은 아나키스트 단체였기에 모티브만 따왔다.
스파이의 접
[인터뷰] ‘유령’ 이해영 감독, "이름 없는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왜 기록되지 못했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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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지아 작가의 <풍성>이 원작이다. 2009년 중국영화로 제작되어 2013년 <바람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을 한 바 있는데 <독전>에 이은 또 한번의 리메이크라고 봐도 될까.
=리메이크는 아니다. 2009년에 나온 영화와는 거의 관계없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거절했다. 일단 이야기가 내게 자극과 영감을 주지 못했다. 원작 소설은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밀실 추리극을 전형적으로 따르고 있는데, <독전>에서 이미 ‘이 선생’이 누구인지 찾는 이야기를 해봤기 때문에 다시 ‘유령’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았다. 그렇게 거절을 하고 강변도로를 달리는 도중 문득 발상의 전환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령이 누군지 찾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유령의 시점에서 출발한다면 그 안에서 얽히고설킨 상황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밀실 추리라는 틀 자체를 부수고 나오는 걸 해보고
[인터뷰] ‘유령’ 이해영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보였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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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스파이는 기억되지 않는 스파이다. 성공한 첩보 작전이라면 응당 정체를 들키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유령처럼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고 해서 기억되지 못하는 게 당연한 건 아니다. 얼핏 결과는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기억되지 않아도 좋다는 결의와 기억하지 못하는 망각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이해영 감독의 <유령>은 첩보, 액션, 서스펜스 등 흥미진진한 장르적 문법을 빌려 이 메우기 힘든 간극을 넘나든다. 1933년 일제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항일 조직 흑색단의 무장독립운동을 다루는 영화 <유령>은 제목 그대로 유령 같은 스파이의 활약으로 문을 연다.
항일 조직 흑색단은 상하이에서 궤멸적인 타격을 입지만 꺾이지 않는 저항의 의지로 조선에 새로 부임하는 총독의 암살을 계획 중이다. 그 중심에 누구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스파이 ‘유령’이 있다. ‘유령’의 활약에 힘입은 흑색단 행동대원 난영(이솔)은 총독이 조선에 건너온 날 첫
[기획] 유령이 되어버린 스파이를 기억하라 : 이혜영 감독의 ‘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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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배경에 관한 자료조사가 많이 필요했겠다. 언어가 달라서 배우들도 준비를 많이 했어야 할 테고. 디렉팅을 줄 때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 있었나.
=우선 문화에 관련된 건 의상부터 음식까지 다양하게 조사했다. 인물들이 현지의 한 마을을 방문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어떻게 환영 인사를 하고 또 어떤 춤을 추고 어떤 놀이를 하는지, 그런 정보들을 많이 모아뒀다. 언어도 준비가 많이 필요했던 이유가 탈레반이 쓰는 언어는 파슈툰족이 쓰는 ‘파슈토어’고, 정부 관리들이 쓰는 건 ‘다리어’다. 그래서 두 언어를 다 할 수 있고 한국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인을 섭외해야 했는데 쉽지 않았다. 다행히 선생님을 어렵게 구해 강기영 배우가 일대일로 엄청난 연습을 했다. 랩처럼 외웠다고 말하던데, 익숙한 언어가 아니라서 외우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거다. 그 순간에 감정까지 섞어 연기하니 그 용기가 대단했다. 현지에서 캐스팅한 요르단 배우들에게도 아프가니스탄의 파슈토어를 따로 가르쳐야 했다. 그
[인터뷰] ‘교섭’ 임순례 감독이 생각한 황정민, 현빈, 강기영 배우의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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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제보자>가 그랬듯,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자국민을 구출해야 한다는 <교섭>의 주제 역시 다루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임순례 감독은 인질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인물들의 인본주의적 목표에 집중한다. 임순례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크랭크업 후 개봉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다른 영화보다 관객의 반응이 궁금한 영화”라며 개봉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처음 <교섭>을 제안받았을 때 거절했던 걸로 안다. 어떤 점이 고민됐고, 마음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소재 자체가 상업적, 장르적으로만 풀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자칫하면 원래 의도와 다르게 영화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치, 종교적 이야기가 대두될 것 같아 고민했다. 거듭 제안을 받고 생각해보니 한국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은 소재와 배경을 다루면서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겠다고 여겼다. 사실 영화화하기 쉽지 않은 소재인데 함께하고 싶은 배우, 스탭들이 참여하고 투자
[인터뷰] '교섭' 임순례 감독이 처음엔 거절했다가 마음을 바꿔 메가폰을 잡은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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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이후 5년 만이다. 임순례 감독이 차기작으로 택한 <교섭>은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자국민들이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다.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할 것인가, 아니면 실패한 채 홀로 귀가할 것인가. 모 아니면 도의 냉혹한 결과를 두고 상황을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교섭관은 신중하게 수를 펼쳐나간다.
버스로 이동하던 한국인들이 탈레반에 습격을 당하며 영화가 시작된다. 탈레반이 내건 살해 시한은 단 24시간. 교섭 전문 외교관 재호(황정민)는 소식을 접한 뒤 곧바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날 채비를 한다. 한편 현지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 역시 상황을 전해 듣고 현장에 합류한다. 재호가 아프가니스탄에 도착했을 시점엔 이미 탈레반이 제시한 시간의 3분의 1도 채 남지 않은 상황. 1초가 시급한 때에 난데없이 치고 들어오는 대식의 말이 재호의 귀에 들어올 리 없다. 하지만 교섭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재호는 크게 당황한
[기획] 원칙과 변칙으로 인질을 구출하라: 임순례 감독의 ‘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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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사극 열풍
2023년은 다양한 채널에서 사극 시리즈 방영을 준비 중이다. 먼저 하반기 방영 예정인 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거란이 고려를 침공한 1010년부터 귀주대첩으로 완승을 거둔 1019년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tvN에서 2월 초 방영 예정인 <청춘월담>은 박형식, 전소니, 표예진 주연으로 미스터리한 저주에 걸린 왕세자와 어쩌다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천재 소녀의 로맨스를 그려낸다. 웹소설 <구르미 그린 달빛>을 집필한 윤이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시의 신루>는 집현전을 배경으로 천체를 좋아하는 왕세자와 미래를 보는 해루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외에 이동욱, 김소연 주연의 tvN <구미호뎐1938>, 남궁민, 안은진 주연의 MBC <연인> 등 다양한 사극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러한 풍경을 두고 김지하 MBC 드라마 프로듀서는 “정통 사극의 틀을 벗어난 퓨전 사
[기획] 네 가지 키워드로 보는 2023 시리즈 신작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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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감독의 신작 <레이스>는 대기업 홍보실을 배경으로 한 오피스 드라마다. 얼핏 경주나 달리기를 뜻하는 말인가 싶지만, 레이스(RACE)라는 제목은 홍보업계에서 쓰이는 용어인 조사(Research), 기획(Action),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평가(Evaluation)의 앞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하이에나>의 김루리 작가가 대본을 썼다. 이동윤 감독은 “오피스물이라 극성이 강하지 않지만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명확한 대본”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기업구조와 갑을관계 혹은 직원의 상하관계를 면밀하게 다루고 있고, 대기업에 입사한 윤조(이연희)가 겪는 갑질과 차별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려진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동윤 감독은 <레이스>를 “청춘 로맨스도 담겨 있지만 그보다 윤조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회사가 배경이었던 이동윤 감독의 전작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에서는
[2023 시리즈⑨] 이동윤 감독 ‘레이스’, “홍보실의 리얼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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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용 감독이 <연인>을 제안받은 것은 2021년 겨울 <검은 태양>을 촬영 중일 때였다. 당장 차기작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던 상황에서 그가 단번에 마음을 바꾼 건 다름 아닌 황진영 작가가 집필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였다. “2011년에 방영된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을 보고 황진영 작가님과 언젠가 함께할 수 있길 바랐는데 그런 순간이 드디어 왔다. 대본을 읽어보지도 않고 선뜻 하겠다고 말했다. 작가님에 대한 신뢰가 큰 만큼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실제로 대본을 읽어보니 이야기가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면서 한달음에 읽혔다.” <연인>은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닿을 듯 닿지 못한 애틋한 연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성용 감독은 “작품에 전쟁이 주는 엄혹함이나 참담함이 가로막는 사랑의 절절함이 묻어난다. 그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조차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사실감을 더하는 게 가
[2023 시리즈⑧] 김성용 감독 ‘연인’, “병자호란과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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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쓰요 소설의 판권을 구입해 신인 노윤수 작가가 각색한 10부작 드라마 <종이달>은 현재 채널 방송용과 OTT용을 구분해 편집까지 최종 완료하고 방영만 남겨둔 상태다. 일본에서 동명의 <NHK> 5부작 드라마와 영화가 나왔지만 한국 <종이달>은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 중 분량이 가장 길어 어떤 디테일과 새로움을 가미했을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60일, 지정생존자> <어사와 조이>를 연출하고 <종이달>의 메가폰을 잡은 유종선 감독은 “약 2화 분량씩 각각 멜로, 범죄 스릴러, 심리극, 치정극, 로드무비적 성격을 부각해 매력을 변주해나갈 것”이라고 복합 장르적 매력을 예고했다. “원작이 1990년대 버블경제가 붕괴하던 때를 배경으로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구조를 강조했다면, 2016년 한국으로 배경을 옮긴 이번 드라마는 동시대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한국 사회의 계급도를 부각한” 점도 돋보인다. <종이달>은 남
[2023 시리즈⑦] 유종선 감독 ‘종이달’, “우리 안의 결핍과 기만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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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영 감독의 신작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우주(이성경)가 미치도록 짠한 남자 동진(김영광)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휴먼 멜로드라마다. 현실감 돋는 서사와 연출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켰던 전작 <며느라기>처럼 이번에도 “현실에 있을 법한 사람들의 있을 법한 이야기”를 그리고자 했다. 둘 다 남다른 피지컬을 자랑하는 배우지만 전 회차 다섯벌의 양복만으로 등장하는 김영광이나 하나의 가방, 하나의 헤어스타일을 고수한 이성경은 이전의 밝고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일상에서 지나칠 듯한, 뒷모습이 쓸쓸한 사람 둘”로 그려졌다. 이광영 감독은 김가은 작가의 대본을 읽고 “아픔에 접근하는 방식이 디테일하다”고 느꼈다. “이를 표현할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과 호흡까지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매번 현장에서 배우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마지막까지 콘티를 수정한 후 촬영했다.” 동진은 자신의 주변을 맴도는 우주를 처음에는 불쾌하게 여긴다. 그러나 멀지
[2023 시리즈⑥] 이광영 감독 ‘사랑이라 말해요’, “불그스름한 노을빛 멜로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