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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가 아직도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부천영화제 이사회가 지난해 12월30일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을 전격 해촉하고 신임 정홍택 집행위원장을 선출한 이후 영화제 실무진이 대거 퇴진했고, 내부적 반발 또한 심해졌으며, 영화계와 시민단체의 비난은 빗발치고 있다. 현재 이 사안의 핵심은 영화제가 지자체로부터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지 여부다. 최근의 불미스런 사태는 집행위원회의 부재, 인사권과 디렉팅 권한도 독립적이지 못했던 집행위원장과 이사회의 관계, 그로 인한 스탭들의 불안정한 지위 등의 불안요소와 이사회와 시장의 돌발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결단이라는 모순적 요소가 결합된 결과물이기 때문.
한 영화제 관계자는 “집행위원회의 발족, 정관 개정, 독립된 운영구조 등을 통해 지자체로부터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근본적 대책 없이는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 국내 영화계가 보이콧하는 상황에서 해외에서 작품을 내줄 리 없다”며 신임 정 위원장에게 기존 권력구조와 구태를 끊는 과감한
[충무로는 통화중] 부천영화제 구태를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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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게임’으로 더 많이 알려진 ‘그럼 게임’이라는 게 있다. 무슨 질문에든 ‘그럼’이라고 답해야 한다. 이 게임의 묘미는 명백한 거짓은 쉽게 답하지만 모호한 진심은 쉽게 답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여인이 “아저씨, 현상 수배중인 살인범이죠?” 하고 물을 땐 “그럼”이라고 주저 없이 답하던 ‘나’는 “아저씨, 서울 올라가면 이 모텔도 나도 다 잊을 거죠?”라고 물을 때, “그만 해요. 재미없어요”라고 말하곤 얼굴을 돌린다. 나는 진심을 말하지 못한다. 혹은 나는 나의 욕망을 모른다.
송일곤의 은 간결하고 섬세한 멜로이자 상처의 치유에 관한 예민한 기록이다. 화자이며 33살의 무명 영화감독인 현성(장현성)은 광주에서 ‘80년 광주’에 관한 시나리오를 쓰려다가 첫사랑과의 10년전 약속을 불현듯 떠올리며 외딴 섬 우도로 왔다. 삼촌(조성하)을 도와 모텔을 지키는 해맑은 여인 소연(이소연)이 그를 맞는다.
잃어버린 첫사랑을 만나러 간 외딴 섬, 주술이 걸린다, 미래가…기적 시작된
[비평릴레이] <깃>, 허문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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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라는 미국 여배우에 관해 내가 주워들은 몇가지 것들. 그는 프랑스어만 쓰는 기숙 고등학교를 다녀 프랑스어를 자유자재로 한다. 그래서 〈택시 드라이버〉에 출연하고 그 영화가 칸영화제에 갔을 때 그는 감독 마틴 스코시즈의 통역을 해줬다고 한다. 대학도 어딘가 근사한 데를 나온 그는 레즈비언이다. 인공수정으로 애 둘을 낳고 파트너와 함께 보통 가정생활을 꾸리고 있단다. 그리고 그런 사생활은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고.
뭐 다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거에 불과하니까 사실 여부는 그리 중요치 않다. 〈택시 드라이버〉에서는 어린 창녀 역을 하는데, 아직 완전히 자라지 않은 십대적 몸을 볼 수 있다. 뭐랄까 성인이 된 모습보다 훨씬 요염한 맛이 느껴진다. 〈피고인〉이라는 영화에선 쓰레기처럼 사는 백인 하류 처녀로 나온다. 트레일러 집에서 아무 남자들과 동거하며 술집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그 처녀는, 어느 날 술이 떡이 되어 춤을 추다 술집 뒷방에서 여러 남자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하게 된다
[스크린 속 나의 연인] <양들의 침묵> 조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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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가 돌아온 지 한 달이 넘었다. 벌써부터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성공담이 들려온다. 지난 15일치 방송이 기록한 가구 시청률 19.0%(닐슨미디어리서치, 티엔에스미디어코리아는 17.6%)는 1기 30여개월의 평균 가구시청률 15.4%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굳이 시청률을 들먹이지 않아도, 시청자들의 반응은 무척 뜨겁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겠다. ‘눈을 떠요’가 ‘국내 각막’을 이용할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오는 한편,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는 답답한 스튜디오를 벗어나, 금강산을 거쳐 평양까지 간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빅 브라더’ 가능성을 지적받는 ‘찰칵찰칵’까지 몇몇 문제점을 극복하고 확실한 자리매김에 성공한다면 2기가 보여줄 사회적 영향력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눈을 떠요’ 안방 눈물바다
“각막 기증하겠다” 2천여명
‘의미와 재미’에서 모두 가장 크게 성공한 꼭지는 ‘눈을 떠요’. ‘눈
돌아온 ‘!느낌표’ 한달 ‘감동 바이러스’ 전국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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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나 영화제를 통해서도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한국 고전영화 두편이 디브이디로 출시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보유한 한국영화 필름 가운데 저작권 제약을 받지 않는 1956년도 이전 영화들을 디브이디로 일반에게 공개하는 ‘한국영상자료원 고전영화 컬렉션’시리즈를 내놓으면서 김기영 감독의 와 최인규 감독의 로 첫발을 내디뎠다.
55년작인 는 김기영 감독의 두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하층민 간의 사랑이 양반의 ‘농간’으로 끝없는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북한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전국의 많은 극장들이 전쟁통에 닫았던 문을 다시 열게 할 정도로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한국전쟁 직후 필름이 없어 미군이 버린 기한 지난 썩은 필름을 쓰레기장에서 주워서 이용할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완성한 영화로 비오는 화면과 간간이 유실된 장면 탓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이후 본격화된 김기영 감독의 작품세계의 맹아를 볼 수 있는 기회다. 50년대 인기 여배우였던 김삼화
영상자료원 “고전영화를 디브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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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영화 의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많은 취재진들이 몰린 이 날 시사회에는 감독 정윤철, 주연을 맡은 배우 조승우, 김미숙을 비롯해 이기영, 백성현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이 첫 장편 데뷔작인 정윤철 감독이 "많은 분들이 큰 기대를 하셔서 부담스럽지만 잘 봐달라"면서 인사말을 열였고, 자폐증을 앓고 있는 20세 청년 '초원'역을 맡은 조승우는 "데뷔 이래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언론 시사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 것은 처음"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시사회에는 영화의 실제 모델인 배형진군이 어머니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관람했으며, , 으로 조승우와 인연을 맺은 정일성 촬영감독도 함께 했다.
은 이미 TV와 책을 통해 소개된 실제 인물 배형진군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자폐증 청년이 스스로의 힘으로 42.195km를 완주해내는 과정을 줄거리로 한다. 영화는 자칫 신파로 흐르기 쉬운 소재를 섬세하게 다루어 보는 이들의 감정을 조용하지만 깊게 자극한다
<말아톤>, 섬세한 연출력과 연기가 자아내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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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의 땀구멍 하나까지 보여주는 의 첫 장면 근접촬영은 ‘턱시도’ 따위의 할리우드식 기계 의복은 잊으라는 주문이고, 성룡의 육체성 하나만으로 이 영화가 완성될 것이라는 강력한 최면이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 중에 과연 이런 크기의 클로즈업이 있었던가를 돌이켜볼 때, 이 첫 장면의 애절한 수신호를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재간둥이 하인이거나, 영어 곧잘 하는 아시아인 형사로 인기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성룡 그 자신도 우는 듯 웃는 듯한 괴상한 표정으로 북받치는 감정을 표현하는 그런 역할이 오랜만에 하고 싶었던 듯하다. 는 (1985) 1편이 만들어진 지 20년 만에 성룡이 홍콩으로 다시 돌아와 찍은 ‘폴리스 스토리’의 최신 버전이다.
진 반장과 그의 팀원들은 유능한 수사력을 동원해 범죄자를 소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복면을 쓴 은행강도들이 활개치자, 진 반장은 팀원을 이끌고 그들의 소굴로 들어간다. 그러나 경찰들은 마치 게임의 단계처럼 등장하는 올가미에 걸려 하나둘 죽어간다. 진 반
추락한 어느 형사반장의 ‘복권(復權) 스토리’, <뉴 폴리스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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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의 이 홍콩영화로는 최초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개봉전 여러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해 주말 극장가의 선두가 예상되었다. 전국 관객으론 같은 날 개봉한 에 뒤지지만 서울 주말 관객이 만명이나 앞서 1위를 차지했다. 의 흥행 기록은 주성치의 최고 히트작이자 국내에서 개봉된 홍콩영화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의 개봉 첫주 성적 (서울주말 58,200명, 전국 235,900명) 에 비해 1.5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주성치는 매니아 그룹만 좋아하는 스타, 비디오와 안방극장용 배우라는 오해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흥행스타로 발돋움 하게 되었다.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킨 는 에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쳤다. 서울 주말 관객에선 만명이 모자라 아쉽게 2위를 차지했지만, 전국관객으로만 보면 1위다. 서울관객에선 뒤졌지만 전국관객이 2배나 가까이 많은 이유는 의 전국 스크린수가 에 비해 약50개가 많아 지방관객이 더 많이 들게된 요인으로 보인다. 강제규 필름
주성치 ‘쿵푸’로 박스오피스계 평정, <쿵푸허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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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6일 미국 비벌리힐즈에서 개최된 제6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와 의 팽팽한 삼각구도로 드러났다. 마틴 스코시즈의 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차지했고, 로드 코미디는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각본상(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을 수상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복싱 드라마는 감독상과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힐러리 스왱크)을 가져갔다.
이렇게 주요 부문 트로피를 세 영화가 골고루 나눠가진 덕분에 아카데미상에서도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된다. 특히 연출경력이 50년 가까이 되도록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지 못한 마틴 스코시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복병을 만난 형국이다. 에서 복서로 출연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힐러리 스왱크는 복싱 트레이너와 스파링 파트너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이스트우드와 작업하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에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영화제작자로 분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골든 글로브 주연상 후보로 세 차례 이름을 올린
골든 글로브 작품상은 <에비에이터>와 <사이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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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장술의 귀재이자 달콤한 연인, 살인을 혐오하며 낭만적인 모험을 즐기는 우아한 범죄자. 괴도 루팽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이 1905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내놓은 열정적인 범죄의 예술가다. 차가운 이성과 합리적 사고방식의 명탐정 홈스에 대응하기 위한 완벽한 프랑스식 대구라고 할까. 물론 홈스보다 조금 더 글래머러스하고 조금 덜 진지한 ‘프랑스적 쇼맨십’의 소유자는 무성영화 시절부터 여러 차례 스크린에 그 모습을 드러내왔다. 미국 무성영화 시대의 아이콘인 존 배리모어를 비롯하여, 희대의 매력남들이 루팽의 매력을 등에 업고자 애썼음도 당연한 일일 테다.
새로운 시대의 영웅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법. 새로운 은 의 감독 장 폴 살로메에 의해 거대 자본과 특수효과를 등에 업고 프랑스식 블록버스터로 재창조됐다.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 루팽’ 연작 중 을 각색한 21세기 버전 은 루팽이 어린 시절을 보낸 우울한 노르망디로부터 시작해 1890년대의 글래머러스한 파리로 향한다. 스무살의
19세기말 파리, 그 음란한 매력, 해외신작 <루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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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영 첫 주, 에 이어 시청률 2위에 올랐던 SBS의 드라마 이 방영 2주만에 28.9%(TNS 미디어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을 밀어내며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은 10년만에 컴백한 고현정과 지진희, 조인성의 고른 연기와 조연들의 저력있는 연기가 조화를 이루며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골고루 공략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2회가 방영된 후, 과 판박이라는 얘기를 들었던 조인성 역시 에서의 캐릭터를 찾아가면서 드라마에 제대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KBS2의 또한 만만치 않다. 이 주말 드라마인 반면 은 수/목 드라마라는 점, 이 방영되는 시간에 가 방영되어 시청률이 나눠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의 승리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또다른 시청률 조사 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에 따르면 이 30.2%, 이 28.5%로 1,2위의 순위가 달라서 앞으로 이 두 드라마의 시청률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드라마의 승부 외에 지난 주 시청률
[시청률 리뷰] <봄날> 방영 2주만에 시청률 1위에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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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1월16일 저녁 8시(미국 현지시간)에 열렸다. 현재까지 발표된 주요 수상 결과는 다음과 같다.
드라마영화 최우수 작품상:
드라마영화 최우수 남우주연상: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드라마영화 최우수 여우주연상: 힐러리 스왱크
뮤지컬/코미디영화 최우수 작품상:
뮤지컬/코미디영화 최우수 남우주연상: 제이미 폭스
감독상: 클린트 이스트우드
각본상: 알렉산더 페인과 짐 테일러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
영화음악상: 하워드 쇼어
최우수 여우조연상: 내털리 포트먼
최우수 남우조연상: 클라이브 오언
뮤지컬/코미디영화 최우수 여우주연상: 아네트 베닝
드라마 부문 최우수 TV시리즈: NIP/TUCK
[골든글로브] 2보-<에비에이터> 최우수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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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를 찾는 관객의 발걸음은 지난해도 꾸준했다. CJ-CGV의 2004년 12월 한국영화분석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한해 전국관객은 2003년 대비 16.5% 증가한 138,700,387명으로 집계되었다. 지역적으로는 서울관객은 5% 증가에 그친 반면, 지방관객은 23.2%나 증가해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이는 지방 스크린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현상으로 분석된다. 내용적으로는 연초 (사진)의 1천만 관객 동원과 여름시즌 관객의 큰 폭 성장이 이러한 성장을 주도했다. 점진적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겨울시즌, 특히 12월의 한국영화 부진은 주목할 만한 대목. 12월 한국영화가 21.7%(서울기준 16.9%)라는 2000년 6월 이후 최악의 시장점유율로 고전하는 사이 외국영화는 1996년 이후 최고의 관객동원인 전국 855만명을 기록하며 행복한 12월을 보냈다. 한국영화 개봉작이 5편에 불과했고, 그중에 전국 120만명을 동원한 을 제외하면 나머지 4편은 3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 채 종영했
지난해 영화관객 16.5%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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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드라마(Coach Carter)가 의 1위 독주를 막았다. MTV필름스가 제작한 는 1999년에 실제로 화제가 됐던 한 고교 농구 코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미국의 한 고등학교 농구팀 코치 켄 카터는 농구팀 선수들의 학업과 인성을 위해 아예 체육관을 문닫아 버린 독특한 인물. 새뮤얼 L. 잭슨이 코치로 나오고 중견감독 토마스 카터가 연출을 맡았으며 가수로 잘 알려진 아샨티가 주요 배역으로 출연했다. 2524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첫 주말동안 2360만달러를 벌어들여 를 2위로 밀어냈다. 주요 관객층은 10대와 20대 젊은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블록버스터 코미디는 3주 연속 1위에 머물렀는데도 여전히 33% 하락률만 보일 정도로 뒷심이 대단하다. 개봉 4주차 주말성적은 1900만달러로, 누적수입이 2억 3080만달러에 달한다. 또 다른 신규 개봉작 (Raving Stripes)는 1403만달러를 벌어들여 3위에 올랐다. 얼룩말 경주마와 소녀의 우정을 그린 가족물로
<코치 카터>가 <미트 페어런츠2> 밀어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