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중국, 대만, 베트남, 몽골의 공통점은 인종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외관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 나라들을 풍미했던 한류에 내재된 소구력의 근본이기도 하다. 반면에 일류(日流)는 이런 소구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동남아 전 지역에 오랫동안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예외가 있었다면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인도차이나 지역 정도였지만 이 나라들조차도 90년대 이후 일본의 경제원조와 직접투자의 확대를 거치면서 결국 동남아의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일본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이 시작된 인도차이나 3국에 대해서도 돈이 없어 밀리고 있는 현실에서 한류는 일종의 신기루와 같다. 한류를 침소봉대하는 사람들은 한류가 마치 시장을 개척하는 전도사인 양 포장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 이후 일본이 증명한 것처럼 시장은 자본이 장악하는 것이고 문화는 단지 그것을 후일담으로 포장하면서 후식을 제공할 뿐이다.
이런 한류가 뜬금없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일류(日流) 따라가는 한류
-
1992년, 겨울이었다. 두 번째 학력고사를 앞두고 대학 입학원서 쓰기 위해 모교에 갔다. 지각했다며 개학 첫날부터 죽장을 휘둘렀던 담임은 없었다. 그는 서울의 한 대형 학원에 스카우트되어 떠났다고 했다. 대신 머리숱 별로 없는 영어 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테니스로 울룩불룩 키운 기형적인 오른팔을 휘두르며 그가 말했다. “야! 과 바꿔라. 니가 세상을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구나.” 영어 선생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를 가야 평생 돈 만지며 산다고 했다. “졸업한 뒤에 은행원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은데.” 쉰이 넘은 삶을 설득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었다. 지망학과 난에 경제학과라고 적었다. 북적이는 지원학교 입학접수 창구 앞에서 내 도장 찍고 과를 바꿨다.
입사 직후 본의 아니게 빚쟁이가 되면서 은행원이 될걸 싶었다. 대출 인생이 어디 나 혼자일까마는, 사회초년병에겐 기천만원이 버거웠다. 뭣보다 은행에 불려다니는 게 싫었다.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대출 창구 앞에서 서성일 때는
[오픈칼럼] 대출 인생 노하우 들어보실라우
-
이번 <달콤한 인생>의 개봉에 부쳐 아래의 단체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감사의 뜻을 전달해 와, 이 자리를 빌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대한 협객 문화 연구소
귀 영화는 지금까지 호남·영남 등 특정 지역의 조직만을 중점적으로 기용해오던 국내 영화계의 풍토를 과감하게 일신, 오야부터 꼬붕까지 점잖은 표준말을 번듯하게 구사하는 조직을 기용함으로써 협객 문화의 전국화에 기여하였기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백색 구두, 꽃무늬 와이셔츠, 광택 정장 등의 식상한 협객 패션에서 벗어나 흑과 백의 절제된 미니멀 협객 모-드를 제안함과 동시에 방송불가 전문용어(일명 ‘욕설’)와 일본어 기원 특수용어를 남발함으로써 TV 방영시 대사의 절반가량이 묵음처리되는 등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한 바, 재삼 감사 말씀 올립니다.
근래 들어 우리 협객 문화가 한국영화 발전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간과한 일각에 의해 ‘한국영화 소재는 조폭 빼고는 없는 건가’ 등의 배은망
[투덜군 투덜양] 고맙소, 김 감독, <달콤한 인생>
-
올해 여성영화제 프로그램 소개 기사를 보다 깜짝 놀랐다. 다큐멘터리 상영작 내용 대부분이 글로 읽어도 몸서리가 쳐지는 이야기다. 이런 건 인권영화제에서 틀어야 적당한 것 아닌가 싶은 영화가 한두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명예살인>. 파키스탄의 경우, 가문의 명예를 훼손한 여성은 가족이 공모해서 죽여도 문제삼지 않는 처벌관습이 존재한단다. 한편 <결혼선고>에선 이혼문제를 라비의 법정에서 판결하는 이스라엘 상황이 등장한다. 자기는 다른 여자를 만나 함께 살면서 다른 남자를 만난 전처의 자유는 완전히 박탈한다는 라비 법정의 재판도 파키스탄의 <명예살인> 못지않게 끔찍하다. 세상에, 이런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해야지 싶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전에 봤던 다큐멘터리 한편이 떠오른다. 이란의 어느 연쇄살인범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는 매춘하는 여인을 살해하며 그것이 신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더 놀라운 것은 살인범 가족의 반응이다. 아내와 자식
[편집장이 독자에게] 여인잔혹사, 제7회 여성영화제
-
-
“잘 되던 못 되던 내 탓인 영화”란다. <역전의 명수> 개봉(15일)을 앞둔 정준호(35)는 1인2역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초조한 듯 초연한 듯 상반된 표정을 번갈아 내비치며 새 영화 얘기를 풀어갔다.
정준호는 이 영화에서 2분17초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 명수·현수 역할을 맡았다. 현수는 출세에 눈이 멀어 애인도 양심도 내던진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고, 명수는 국밥 마는 어머니한테 빌붙어 사는 역전 ‘죽돌이’. 현수는 ‘잘될 놈에게 몰아주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집안의 기대와 지원을 한몸에 받는다. 반면 명수는 ‘여자 말을 잘 듣자’는 가훈에 따라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현수 대신 군대와 감옥 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 명수 앞에 나타난 ‘현수가 버린 여자’ 순희(윤소이)는 현수와 똑같이 생긴 명수를 이용해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 한다. 명수는 ‘거사가 끝나면 한 번 자주겠다’는 순희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영문도 모른 채 은행털기와 폭행치
[인터뷰] <역전의 명수> 정준호
-
올 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엑스 파일’에서 인상 깊었던 대목이 있다.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인기 1~2위를 다투는 남자 댄스 가수 2명 가운데 1명은 ‘강남 필(feel)’이고 다른 1명은 ‘강북 필’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물론 음악성보다는 외모나 이미지를 가지고 한 얘기일 터다. 서울 강남과 강북 두 지역에서 유행하는 패션이나 스타일이 실제 차이가 있음을 감안할 때 선호하는 연예인 이미지 또한 서로 다를 법 하다.
이미지뿐 아니라 음악적 내용에 있어서도 지역별 선호도가 갈린다. 클래지콰이는 주로 강남에서 인기가 있는 반면, 코요태는 강북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클래지콰이의 세련된 도회풍 라운지 음악은 강남 청담동을 중심으로 한 클럽가에서 많이 흘러나오고, 코요태의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팝댄스 음악은 뒷골목 선술집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런 구도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클래지콰이 음반의 판매 비율은 서울과 지방이 7:3인 반면,
[팝콘&콜라] 한강은 스크린도 남북으로 나누냐?
-
남자는 제 몸을 때린다. 보이지 않는 상대를 가상하여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 섀도복싱이다. 유리창을 노려보며 섀도복싱을 하는 남자. 이쪽에서 훅을 날리면 상대는 피하면서 어퍼컷을 친다. 잽 잽 원투 스트레이트. 창문에 그의 몸짓이 어룽진다. 남자는 자기 자신을 향해 슉슉,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그의 주먹들은 오직 스스로의 몸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명령, 복종, 의리, 복수, 피. ‘조직 사회’야 말로 엄격한 매뉴얼에 의해 지배 되는 곳이다. 선우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보스를 위해 ‘칠년 동안 개처럼’ 일해 왔다. 개는 충직하고 신실하며 짖기와 핥기, 물어뜯기를 잘 하는 동물이다. 기업형 폭력조직의 이인자이자 호텔 스카이라운지의 매니저인 그는 충직하고 신실하게 짖고 핥고 물어뜯으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 세계의 규칙 안에서 자신의 삶을 차근차근 다져왔을 것이다. 깽판부리는 양아치들을 다스리고, 보스의 젊은 애인을 미행하며, 침대 대신 소파에서 잠드
[정이현의 해석남녀] <달콤한 인생>의 선우
-
김홍준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집행위원장과 전임 프로그래머들이 “부천영화제가 포기한 진정한 판타스틱영화제 정신을 계승한다”는 구호 아래 추진해온 ‘리얼판타스틱영화제 2005’(가칭 리얼피판)가 오는 7월14일부터 열흘동안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리얼피판’은 부천시장이 지난해 말 김 전 위원장을 해촉하고, 그 뒤 프로그래머들도 퇴출당하면서 불거진 파행운영 문제를 전면비판하기 위해 준비돼온 사실상의 ‘반 부천’영화제다. 부천영화제와 같은 날 개막하는 이유도 부천영화제에 대항하는 이 영화제의 성격을 명확히 세우기 위해서다. (한겨레 3월15일치 17면)
동유럽 60∼70년대 작품들 첫선 영화인 중재 ‘부천’ 과 통합될 수도
13일 발표된 상영작은 장·단편 50여 편이며 ‘판타스틱영화세상’ ‘코리안 판타지’ ‘짧지만 판타스틱(단편)’, 2개의 ‘특별전’ 등 5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동유럽 에스에프영화 8~10편을 상영하
파행 맞선 ‘반 부천’ 영화제 상영작 가닥
-
홈시어터 제품과 하이파이 음향 기기로 유명한 일본의 종합 오디오 메이커 온쿄가, 현재의 DVD를 대체할 차세대 매체로 블루레이 디스크 방식을 추진하는 ‘블루레이 디스크 연합’에 가입했다.
온쿄는 앞서 지난 3월 28일 블루레이 디스크 연합의 경쟁상대이자 HD DVD 방식을 지지하는 ‘HD DVD 프로모션 그룹’에 가입한 바 있어, 두 가지 포맷을 동시에 지원하는 AV 기기를 발표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온쿄 측은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블루레이 디스크 연합에 참여한 것은 보다 뛰어난 소리와 영상을 통한 홈시어터 환경을 제안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체적인 제품 내용이나 발매 시기에 관해서는 ‘HD DVD 프로모션 그룹’ 가입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오는 9월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온쿄, 블루레이 디스크 연합에 가입
-
5공인사 대본 수정요구에 “오류없다”
1981년 <제1공화국>으로 문을 연 문화방송의 공화국 시리즈가 <제5공화국>까지 왔다. <제4공화국> 뒤로 10년만이다. 방영 전부터 이른바 ‘5공 주역’들이 대본 수정을 요구했다. 제작진들은 문제될 건 없지만 반론은 얼마든지 경청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3일 오후 촬영 현장에서 만난 고석만 제작본부장, 신호균 책임프로듀서, 임태우 피디의 입을 통해, <제5공화국>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본다.
왜 ‘5공’인가?=고석만 제작본부장
마침 공화국 시리즈의 ‘창시자’가 고석만 제작본부장이다. 그러나 그는 본부장 부임 뒤 이미 촬영에 들어간 <제5공화국>을 “재점검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웅시대>가 특정인물 미화로 입길에 오른 터라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곧 유정수 작가와 임태우 피디를 면담한 그는 이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강행 방침을 굳혔다. “
MBC 야심작 ‘제5공화국’ 23일 첫 방송
-
요즘 살 빼기와 외모 지상주의를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화제의 프로는 한국방송 <개그콘서트>의 ‘출산드라’와 <폭소클럽>의 ‘마른 인간에 관한 끊임없는 연구’(사진).
‘출산드라’에서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로 나오는 김현숙은 “먹어라! 네 시작은 삐쩍 골았으나 끝은 비대하리라”고 외쳐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김현숙은 “먹다 지쳐 잠이 들면 축복을 주리라”는 축언을 찬송가 ‘영광영광 할렐루야’에 맞춰서 방청객들의 호응을 유도한다. 초점 없는 눈, 무표정한 얼굴로 ‘말씀’을 전파하는 김현숙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뚱뚱교를 소재로 잡은 이유에 대해 그는 “사람에 따라서는 ‘마른 인간들이 더 이상하다’고 볼 수도 있다는 의외성을 노렸다”고 말했다. 뚱뚱하거나 마른 것은 가치 판단의 기준이 아닌데도, 그것이 옳고 그름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세태를 풍자하고 싶었다는 것.
폭소클럽의 ‘마른 인간
‘ 뚱보들의 반란’ 개그 상한가
-
<해리 포터>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게임으로 제작된다. 미국 게임회사 EA와 워너브러더스는 최초로 이번 게임에 배우들의 모습과 흡사한 캐릭터를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4월12일 발표했다. 해리 포터를 연기하는 대니얼 래드클리프와 헤르미온느의 엠마 왓슨, 론 위즐리의 루퍼트 그린트를 모두 게임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게임과 영화는 올해 11월에 함께 공개된다.
제작사측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든 <해리 포터>게임 시리즈보다 더 흥미롭고 새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이 게임은 영화와 책에 나타난 창조적인 측면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등 시리즈 1,2,3편이 모두 게임으로 제작됐다. 또 <해리 포터 퀴디치 월드컵>이라는 게임도 출시돼 있
<해리 포터와 불의 잔>도 게임으로 제작된다
-
<글래디에이터>와 <빌리지>의 배우 와킨 피닉스(30)가 알콜 중독증을 치료하기 위해 재활원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는 자신의 삶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스스로 그 문제를 극복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홍보담당자가 4월12일 밝혔다. 와킨 피닉스는 2주전쯤 한 재활 시설에 자진해서 들어갔고 이런 상황을 공개해서 같은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예전에 자신의 형제를 약물 때문에 잃은 가족사를 지니고 있다. 1993년에 약물남용으로 23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배우 리버 피닉스가 와킨의 형이다. <글래디에이터>로 오스카 후보에 오르기도 했고 2004년엔 네 작품에 출연하는 등 왕성한 연기활동을 하는데 비해 와킨 피닉스의 사생활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E! 온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나를 잘 알지 못할수록 더 좋다. 나는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고 싶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
와킨 피닉스, 알콜 중독 재활치료받는 중
-
로이드 웨버 원작의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이 세계 최초 국내 개봉에 이어, DVD 역시 빠르게 우리 곁을 찾아온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마침내 안방극장까지 진출하게 된 셈이라 감회가 새롭다.
2.35:1 아나모픽 영상과 함께 DTS 및 돌비 디지털 5.1 채널 음향을 지원하며, 국내판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에서 열연했던 배우들이 참여한 음성해설이 관심을 끈다.
부록으로는 상세한 제작과정을 포함해 흥미로운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를 보고 에미 로섬에게 매료된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스크린 테스트 장면이 반가울 듯. '원조 크리스틴' 사라 브라이트만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4가지 뮤직 비디오도 담겨 있어 그녀의 팬들에게도 소장가치가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다.
뮤지컬 넘버 "오페라의 유령"을 감독 등 제작 스탭들이 어리버리하게 한 소절씩 따라 부르는 뮤직 비디오(?)도 놓치지 말기 바란다. 간만에 접하는 배꼽 잡는 부록이다.
<오페라의 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