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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액션스타로 불린들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극장용 영화를 방불케 한 첩보 시리즈 <앨리어스>의 특수요원, 시각 장애를 가진 히어로 <데어 데블>에서의 엘렉트라. 이 영화는 <데어 데블>에서 제니퍼 가너가 연기했던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간다. 블록버스터 규모의 다른 히어로물과 달리 규모는 작지만, B급 격투액션영화를 즐긴다면 의외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DVD에 수록된 부록의 핵심은 엘렉트라의 탄생과정에 대한 영상이며, 그외 삭제장면, 메이킹 필름이 볼 만하다.
삭제장면, 메이킹 필름 볼 만, <엘렉트라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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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애니메이션은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한다. 하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의 목소리>는 철저한 1인 제작 환경으로 완성되어 놀라움을 안겨준 바 있다. 이번 속편에서는 1인 제작을 벗어났지만, 여전히 이 감독의 특별한 이력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가상의 일본을 배경으로 분단된 나라에서 소년 소녀들이 겪는 아픈 추억과 꿈을 철저한 디지털 작업으로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전작처럼 뛰어난 화질과 음향을 지녔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성우들의 인터뷰 영상, 예고편을 부록으로 수록했다.
완성도 높은 디지털 애니, <별의 목소리2-구름, 저편 약속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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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누아르로 불리던 총질 액션이 판을 치던 시절 <가을날의 동화>는 매우 특별한 영화였다. 누아르의 영웅 주윤발과 청초한 외모가 눈부신 종초홍이 만들어가는 잔잔한 로맨스는 홍콩영화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이 영화는 두 남녀의 사랑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소소한 일상생활의 디테일한 묘사, 배우들의 호연, 감미로운 선율의 피아노 음악, 격렬하지 않지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사랑이란 이름의 이야기. 영화 제목처럼 두 남녀의 만남과 이별, 재회의 순간을 그림처럼 담아내고 있다. 부록은 스틸 갤러리, 극장용 예고편을 수록.
감미로운 사랑 이야기의 추억, <가을날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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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밤거리를 하염없이 뛰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길에 다다랐을 때 걸음을 멈췄다. 힘이 들었는지 거친 숨을 내쉰다. 무엇보다 소년은 배가 고팠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 그것뿐이랴. 자기와 동생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가 생각나서, 힘없이 쓰러져 있는 동생들이 가여워서, 또래처럼 학교에 가고 싶어서, 유일한 친구가 원조교제를 하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어서, 아무도 그들을 모른다는 게 너무나 억울해서. <아무도 모른다>는 악당이 등장하지 않는 악당영화다. 처음엔 귀여운 아이들이 마주한 끔찍한 시간 때문에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게 아니다. 영화의 모퉁이 어딘가에 숨어 있던 나의 모습이 자꾸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다. 살면서 받은 만큼 타인에게 되돌려줬던 상처와 오로지 나만을 위해 소비한 시간과 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던 기회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악당영화는 참 이상하다. 엉엉 울어도 모자랄 꼬마들이 눈물 한 방울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데, 숨어
소박한 패키지, 깊은 감동,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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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렸던 극장가가 <댄서의 순정>과 <킹덤 오브 헤븐>으로 물꼬를 트더니 <혈의 누>로 급물살을 탔다. 지난주 수요일(5월 4일)에 개봉해 6일만에 1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던 <혈의 누>는 2주차에 예매율이 급상승하면서 이변이 없는한 이번 주말 극장가도 가볍게 평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댄서의 순정>, <킹덤 오브 헤븐>과 경합을 벌이며 30%대의 예매율에서 출발했던 <혈의 누>는 이번주 대부분의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40%대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씨네21 42.8%, 맥스무비 44.6%, 무비OK 42.7%, 티켓링크 42.2%, 다음 40%, 네이버 35.8%. 5월 13일 금요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주목할만한 것은 1주차보다 2주차에 예매율이 더 높다는 것인데 이로 미루어보아 2주차 결과가 개봉주 흥행성적을 웃돌 것이라 예상된다. 개봉주보다 2주차에
[주말극장가] <혈의 누> 2주차에 흥행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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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어린이 창작극 <강아지 똥> 연습현장
“어린이 연극은 본성으로 돌아가 자양분을 얻는 일”
과천시민회관의 극단 모시는 사람들 연습실을 찾은 날은 형광등 불빛이 청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황사가 심한 어느 오후였다. <강아지 똥>(원작 권정생, 연출·각본 김정숙)의 마지막인 강아지 똥이 민들레 꽃을 피우는 장면 연습이 한창이다. 연습실 한켠에는 일정표와 의상 옷걸이가 있었고, 배우들은 초봄인데 옷이 흠뻑 젖도록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강아지 똥>은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 4년째 공연하고 있는 어린이 연극 주요 레퍼토리다. 김정숙 대표는 87년 어린이 연극을 시작하던 당시를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트럭을 세낼 여건도 안 돼 단원들과 버스를 타고 세트와 의상 소도구들을 나누던 ‘보따리 연극’ 시절이었다. 단원들은 “제발 우리도 <백설공주> 좀 하자”고 한숨 섞인 간청을 했다. 명작동화류는 흥행이 보증되어 있
어린이 연극의 세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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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의 전환 - 일방향적 계몽에서 쌍방향적 소통으로
“이젠 부모도 어린이와 함께 즐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비가 가문 땅을 적신다. 비 오면 진흙탕 흙바닥에 맨발 적시며 날름날름 빗물 받아먹던 어린 시절… 이 추억을 10년 전, 20년 전의 것으로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이제는 어른이다. 대신, 황사에 전 산성비에 살갗 타고 머리 빠질까 서둘러 집으로 귀가하는 21세기의 아이들. 그들은 자연을 익히기 위해 캠프를 가고 박물관을 찾는다. 이는 요즘 아이들에겐 매연에 누렇게 바랜 태양이 뜨고 저무는 나날처럼 자연스럽다. 하나 이들은 흙과 물, 나뭇가지 대신 만질 듯 손잡힐 듯 머릿속을 웅웅거리는 동화 속, 가상 속, 먼나라 속 이야기들과 만난다.
‘아동극’이라는 한자투의 말 대신 ‘어린이 연극’ 혹은 ‘가족극’이 연극계의 새로운 언어와 시스템으로 생동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 장사가 된다는 속셈으로 대형화, 상업화 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 아이들
어린이 연극의 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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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아이들 눈높이로 세상을 만나자
“아이들은 미래다.” “꿈이다.” “희망이다.” … “거기다가 새싹이다.”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동안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캐럴만큼 듣게 될 말들이다. 한편… 아이들은 웬수다. 작은 괴물이다. 욕망덩어리다. 파렴치한이다…. 그렇다. 아이들은 우리가 잊은 세상에 대한 ‘원체험’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란, 구부려 낮추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시커먼 뱃속에 있을지 모른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세상만 담았던 어린이 연극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아이들에 대한 점잖지 못한(?) 어른들의 시선, 흘겨보지 마시고 흘낏흘낏 들여다보자.
어린이 연극의 세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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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회 칸국제영화제가 지난 5월11일 저녁 7시30분(현지 시각) 평화롭게 개막했다. 지난해 공연예술분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영화제 개최 자체가 위기를 맞았던 흔적은 눈 씻고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축제 분위기에 이질감을 주는 것은 영화제 본부에 해당하는 팔레 데 페스티벌 건물벽 한 쪽에 걸린 현수막 정도. 최근 실종된 이라크 종군기자들과 통역관의 얼굴이 인쇄돼 있다. <리베라시옹>의 여기자 플로랑스 오베나와 그의 통역관 실종은 전세계 언론이 다룬 큰 사건이었지만 리비에라 해안의 화려한 5월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극장전’ 들고 온 홍상수감독 등
경쟁부문 스물 한명 감독 출사
심사위원장 “미학적 완성도 우선”
주목할만한 시선 김기덕 <활>
개막작 시사회 자리엔 꽉찬 관심
독일 출신의 프랑스 감독 도미니크 몰의 <레밍>으로 문을 연 칸영화제는 명백하게 작가영화를 지지한다. ‘거물들의 귀환’이라는 <르 몽드>의 표현대로
[칸 2005] 거물들의 귀환 칸은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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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사랑 때문에 미쳐서 죽는 사람이 계속 있으니 자네는 며칠 내로 그런 기회를 갖게 될 걸세.”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쓴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나오는 이 문장은 <바람의 그림자>에도 절묘하게 적용된다. 운명적 사랑으로부터 죽는 날까지 도망갈 수 없는 사람들이 역사의 비극과 사회의 통념 안에서 겪는 일. “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낭만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스티븐 킹의 말만큼 마술적 리얼리즘에 어우러진 고딕풍 연애담을 제대로 시사하는 말은 또 없을 것이다.
1945년 바르셀로나, 소년 다니엘은 아버지를 따라간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서 <바람의 그림자>라는 책을 고른다. 훌리안 카락스라는 무명의 작가가 쓴 그 책은, 누군가가 카락스의 모든 책을 찾아다니며 불사르는 통에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한권이기도 하다. <바람의 그림자>에 사로잡힌 다니엘은 어느 날, 책 속에 나오는 악마를 닮은 남자가 오래된 책을 태우는
마술적 리얼리즘 어우러진 고딕풍 연애담, <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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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렵지. 사는 것, 내 뜻대로, 원하며, 사는 것.”(<들꽃을 보라>) 나만 그런 건가. “나를 둘러싼,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즐겁다”는 생각이 든다(<사람들은 즐겁다>). “눈발은 몰아치고”, “저 멀리 봄이 사는 곳”에 닿을 수는 있을는지(<오, 사랑>). “나는 이렇게 너무 또렷이도 기억하고 있는데 무심하게도, 그대 눈빛은, 언제나 나를 향하지 않”는다(<사람들은 즐겁다>). 그런 생각이 들 때, “헐벗은 나무, 모두 보낸 가벼운 가지들을 보며” 마음도 투영해보고 지혜도 얻는다(<이제 더이상 기다리지 않아도>). “이런 내 맘 아는지….”(<삼청동>)
안다. 그래서, 아니 ‘그래 봤자’지만, 우리는 24시간 휴대폰을 켜두고, ‘몰래’라도 ‘싸이질’을 하며, 일면식도 없는 이들과 ‘1촌’(혹은 ‘이웃’)을 맺는다. 그럴 때, 음악만큼 마음을 ‘대변’해주고 서로를 통하게 해주는 게 없는 것 같다. 휴대폰
네가 만약 외로울 때면, 루시드 폴 <오,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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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어느 한 나라에서 정부에 항거하거나 지배체제를 전복하려던 꿈을 꾸다 체포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사람들이다. 망명, 여전히 전복의 꿈을 버리지 못해서, 혹은 전복을 꿈꾸던 삶을 등질 수 없어서 자신의 나라를 뒤로 한 채 이국 땅을 떠도는 행위다.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 자국 정부가 자신에게 할당한 지위에서 벗어나 떠도는 이탈자들이고, 새로운 체제나 삶의 방식을 만들어내고자 꿈꾸는 탈주자들이다. 그들은 최소한 자국 정부와 혹은 자신의 국가와 맞서는 위치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정부와 맞먹는 지위를 가진 자들이다.
망명자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갈 날을 꿈꾸며 살지만, 다른 나라는 드나들 수 있어도 자신의 나라에는 드나들 수 없다는 점에서 여행자와 다르다. 또 그들은 자신이 태어났고 자신이 살던 나라를 벗어나야 했지만, 대개는 여전히 그 나라 안에서의 전복이나 저항을, 새로운 관계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산다는 점에서 이민자와 다르다. 그들은 자신의 나라 외부에 산다는 점에서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난민이 필요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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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조선족을 만난 것은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버스터미널일 것이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던 중 한 아주머니가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웬일인지 사람들은 그녀를 슬금슬금 피하며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내쪽을 힐끔 바라보던 그녀는 고개를 거두고, 곁에 있던 인상 좋은 남학생에게 다시 질문을 건넸다. 그녀의 음성이 들려오자 내 머리에는 단 하나의 단어가 스쳐갔다. 북한 사람. 그랬다. 그때는 오로지 북한이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처음으로 출장을 떠난 4월의 베이징에서 10일간 나를 인도했던 차량은 선양에서 만든 승합차 진베이였다. 진베이를 모는 베이징의 운전사는 하얼빈 출신 H 아저씨. 일과를 마치고 즐기는 양꼬치와 이과두주를 좋아하는 H는 먹고살기 위해 아들과 단둘이 베이징의 친척집에 기거한 지 반년째. 아내는 돈을 벌기 위해 홀로 인천으로 간 지 어언 4년째. 그는 나에게 “어떤 일도 잊지 않고 10년이 지나도 복수한다
[오픈칼럼] 조선족은 한국인일까 중국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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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와 안개의 집>을 보고 나니, 우울해졌다. 결말 자체가 음울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점점 늪으로 빠져드는 그들을 보는 것 자체가 더욱 힘들었다. <모래와 안개의 집>은 한채의 집을 둘러싼 분쟁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을 실수로 경매에 넘겨버린 여인과 모든 것을 잃고 미국에 와서 새 출발을 하려는 이란 출신의 남자. 여자는 집을 되찾으려 하고, 남자는 내놓지 않으려고 한다. 서로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스릴러물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모래와 안개의 집>은 오히려 그들의 마음을 헤집어보는 것으로 일관한다. 그들은 자신의 것을 지켜야 할 이유가 있었고, 그것을 위한 선택을 한다. 그들은 각자의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것이다. 그걸 신념이라고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 신념과 선택 때문에, 그들은 파멸한다. 서로를 파멸시킨다. <모래와 안개의 집>을 보고 나서 우울했던 이유는, 그런 그들이 사악하다거나 이상한 사람들이 아
[숏컷]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