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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씨 얼굴은 깔끔하고요, 강수연씨는 화장을 안 한 게 더 예쁘고요, 심은하씨는 조금만 손을 대도 얼굴이 금방 화려해지고요,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은데, 이경자씨가 하니 귀가 저절로 열린다. 천하의 여배우도 그녀 앞에서는 맨 얼굴을 숨길 수가 없다. 고려시대로, 1980년대로, 중국으로 사방팔방의 시공으로 빠져들어가기 직전의 그녀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앞에서 맨 얼굴을 고백해야 한다. 적어도, ‘분장’을 안 할 마음이 아니라면 말이다.
잘 다니던 사무직 회사원을 그만두고 30살이 넘어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 마음먹고 서울로 무작정 와서 화장과 미용을 먼저 배웠다. 그러다가, 우연히 선생님을 따라 영화 분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장길수 감독의 <걸어서 하늘까지> 때였다. 그뒤로 많은 작품들을 했고, <비트> 때부터는 싸이더스의 영화들을 주로 했다. <플란다스의 개> <유령> <8월의 크리스마스>
“박사되는 날, 기대하세요”, 분장 이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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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지난해 11월, 주드 로의 기사를 쓰면서 이렇게 서두를 뗐다. “주드 로에 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그는 빼어나게 재능있는 배우다. 둘째, 그는 빼어나게 잘생긴 남자다.” 그런데, 주드 로가 뉴욕의 바람기 다분한 멋들어진 싱글남자로 분해 자신의 연기력과 외모를 한꺼번에 써먹을 수 있었던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는 미국에서 고작 620만달러의 개봉성적을 냈다.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세 번째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두 자질을 합쳐놓는다 해서 할리우드 박스오피스까지 책임질 수 있는 스타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2004년의 주드 로는 할리우드의 다른 어떤 배우들보다 바빴다. 2년간을 말 그대로 쉬지 않고 일하면서 몰두했던 여섯편의 작품이 미국에서 4개월 안에 연달아 개봉했기 때문이다. 9월17일 <월드 오브 투모로우>, 10월15일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의 <아이♥허커비>
아름다운 젊은 예술가의 초상, 주드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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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버스터 키튼, 성룡이 돌아왔다. <뉴 폴리스 스토리>의 그는 예전처럼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웃음을 날리지 않는다. 술에 절어 길바닥에 몸을 누이고 한숨을 내쉬거나 비참하게 짓밟히는 주인공 진국영은 액션스타가 아닌 성격파 배우 성룡의 새로운 발걸음을 예고한다. 그러나 이층버스에 스파이더 맨처럼 달라붙어 홍콩 시내를 누비고, 마천루에 맨몸을 내던지는 애크러배틱한 열정도 식지 않았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나이에 연기에 발을 내디뎌 쉰살이 된 성룡을 주말 오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났다.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에 들어선 그가 말하는 영화 그리고 아시아 이야기.
-당신의 첫 번째 영화는 무엇인가? 1962년작 <Big and Little wong tin bar>(1962)로 알려져 있는데.
=아니다. <양산박과 축영태> <정상연>이 먼저다. 이 영화들 역시 옌준 감독이 연출하고 여배우 리리화가 출연한 영화다. 나는
<뉴 폴리스 스토리> 홍보차 내한한 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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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두 차례의 위헌판결에 의해 공식 검열기관이던 공연윤리위원회(공륜)는 공연예술진흥협의회(공진협)를 거쳐 영상물등급위원회로 변화했다. 그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초대 수장으로 재임하면서 <죽어도 좋아> <킬 빌>의 심의파문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켰던 김수용 전 위원장. 그가 신년 벽두에 게임 파트 심의위원의 비리를 근거로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청와대의 사표 수리와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온 지 딱 10일 된” 김수용 감독을 1월17일에 만났다. 그가 말하는 영등위, 영화심의 그리고 영원한 화두 ‘표현의 자유’.
-정확히 재임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5년7개월. 영등위와 집 사이 거리가 5분 정도라서 아낀 휘발유값을 모으면 차 한대 값은 될 것 같다. 그만둔 이유는 알다시피 게임쪽 사람이 구속기소되었다. 죄의 유무는 재판을 받아야 밝혀지겠지만 영등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이미 땅에 떨어졌다. 호사가들은 내
전 영상물등급위원장 김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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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9시30분부터 시작된 스틸 촬영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꼼짝없이 수많은 스탭에 둘러싸인 채 스튜디오에 갇혀서 쉬지 않고 웃고, 포즈를 잡고, 옷을 몇 차례나 갈아입고, 렌즈를 의식해야 하는 피곤한 일이다. 그런데 <그때 그 사람들>의 백윤식 선생, 한석규 두 남자는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다. 입가에 머금은 웃음은 떠날 줄 몰랐고, 스튜디오를 나설 무렵엔 소풍을 떠나는 소년처럼 활기까지 넘쳤다. 두 사람이 육체의 경계선을 거꾸로 월경하고 있다고만 말하는 게 아니다.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금 영화의 이력서를 다시 쓰고 있지 않은가.
오랜 사진 촬영이 끝난 뒤, 한석규의 오랜 단골이라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백 선생은 자신의 성이 영어 B자로 시작하기 때문에 BMW와 벤츠가 어울린다는 농담으로 좌중을 웃겼고 한석규는 와인병 안에 들어간 코르크 마개 뽑는 법과 비틀스의 저작권 대부분이 마이클 잭슨에게 있다는 이야기로 귀를 쫑
지금, 이력서 다시 쓰는 남자들, <그때 그 사람들>의 백윤식+한석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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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공공의 적2> 하이~ 정의구현!
[헌즈다이어리] <공공의 적2> 하이~ 정의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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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소개되었던 최고의 디지털 장편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시네마테크 부산은 2004년 한해 동안 제작된 디지털 장편 영화 중 한국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 문제작을 선정하여 ‘2004년 베스트 디지털 장편영화제’를 개최한다.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선정한 작년 최고의 디지털 장편영화는 송일곤 감독의 <깃>,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 조범구 감독의 <양아치어조>, 노동석 감독의 <마이 제너레이션> 등 총 4편.
신재인 감독의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크리틱스 초이스 부문에 상영되어 호평을 받았고, 올해 베를린영화제의 포럼부문에 초청되어 있는 작품이다. 노동석 감독의 <마이 제너레이션>도 작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인디포럼에 초정돼 큰 주목을 받았고, 올해 로테르담 영화제 ‘시네마 오브 퓨쳐’ 섹션에서 상영된 바 있으며 현재 <신성일의 행방불명>
시네마테크 부산, 2004년 베스트 디지털 장편영화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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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의 이혼 소식이 미국 전역의 가판대를 달구고 난 뒤, 요즘 할리우드에서는 두 사람이 공동운영해온 제작사 플랜B의 향후 행보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플랜B는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살갑게 나눌 수 있었던 2년 반 전, 그들의 매니저 브래드 그레이와 공동설립한 회사. 워너브러더스와 논의 중인 것을 포함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30여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심을 일으키는 대목은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이혼을 선언하면서 제작사 운영문제를 미처 정리하지 않았다는 점. 이와 함께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가장 그 운명을 궁금해하는 프로젝트는 플랜B가 제작하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다. 배급사 워너브러더스는 개봉을 7월로 앞두고 있는 이 영화와 관련해 둘의 이혼 발표 뒤 제작사로부터 아무것도 정확히 전달받은 것이 없는 상태다. 세명의 공동대표 중 두 사람이 자리를 비움과 동시에 브래드 그레이도 지난 1월6일
[What's Up] 피트-애니스톤 공동 제작사, 이혼 뒤 행보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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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에는 SF 붐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TV시리즈 <스타트렉> 시리즈의 부진 이후 이렇다 할 SF 시리즈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새해와 함께 케이블 채널 <Sci Fi>에서는 78년부터 80년까지 방송됐던 클래식 시리즈 <배틀스타 갤랙티카>(Battlestar Galactica)를 1월14일부터 새로운 시리즈로 부활시켰다.
캐나다계 한인 배우 그레이스 박이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셰론 ‘부머’ 발레리 중위로 출연하는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12월에 4시간짜리 파일럿 에피소드 겸 TV영화로 제작, 방영됐다. 이 작품은 방영 전 특히 오리지널 시리즈에 애착(?)이 강하기로 알려진 SF팬들로부터 큰 반감을 조성했다. 이유인즉, 그레이스 박의 캐릭터를 비롯해 주인공 카라 ‘스타벅’ 트레이스 중위 등 일부 메인 캐릭터들(우주선 파일럿)의 성별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방영이 시작되자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오리지널
[뉴욕] <배틀스타 갤랙티카>, SF시리즈의 새로운 전성기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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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파워는 역시 강했다.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맷 데이먼이 직접 일본을 방문해 팬들을 열광시킨 <오션스 트웰브>가 9주동안 정상자리를 지켰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하 <하울>)을 밀어내고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전 유료시사회를 포함해서 이틀 동안의 흥행수입은 6억9천500만엔. 전작 <오션스 일레븐>의 80%수준이다. <오션스 일레븐>이 총 70억엔대의 수익을 올렸던 것을 볼때 <오션스 트웰브>의 최종 흥행수입은 50억엔대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인크레더블>의 일본내 수익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울>은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한계단만 미끄러진 2위를 기록했다. 흥행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지난주 2위였던 <북의 영년> 역시 한계단 하락한 3위를 기록했는데 만화영화보다 싼 중장년 요금정책에 부부 50% 할인요금까지 포함해 입장료 단가면에서 매우 불리한 점을 감안하면
<오션스 트웰브>, <하울...> 밀어내고 일본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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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촌철살인은, 장편소설의 길고 깊은 호흡과 맞먹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이런 단편들은 일정한 공통점을 가지고 한곳에 모이면서 더욱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이는 영화 역시 마찬가지. 독립영화 배급사 인디스토리가 1월29일부터 2월4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개최하는 옴니버스영화제는 이에 대한 명백한 증거다. 전주영화제가 디지털 삼인삼색을 처음으로 시도했던 2000년은, 류승완 감독이 몇년에 걸쳐 완성한 단편들을 묶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가 극장 개봉에 성공한 해이기도 하다.
이후, 공포를 소재로 한 아시아 감독들의 옴니버스영화 와 가 만들어졌고, 충무로 감독들이 인권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를 완성했다. 환경영화제, 세네프영화제 등은 재능있는 감독들에게 일정 정도의 제작비를 제공하면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장이 되어주었다. 이송희일, 유상곤, 이지상, 김정구 등 독립영화 감독들은 성(性)이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를 완성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따로 또 같이” 가는 촌철살인 모음, 옴니버스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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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이미 사표를 제출한 정홍택 집행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한 뒤 올해 영화제를 집행위원장 없이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또 손소영 프로그램 팀장과 김영덕, 김도혜 두명의 프로그래머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고 모두 교체하기로 확정지었다. 영화제를 총괄할 집행위원장도 공석인데다 부천영화제에 오래 몸담아 오면서 나름대로 노하우를 지닌 프로그래머들까지 모두 교체됨에 따라 개최시기가 6개월도 남지 않은 부천영화제의 앞날은 더욱 오리무중이 됐다.
조직위는 정홍택 집행위원장이 사표를 내고 이미 떠난 시점에서 새로운 집행위원장을 물색하고 선임할 물리적인 시간이 없음을 판단하고,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 체제에 있던 프로그래머 3인을 연임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생각해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부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는 신분상 1년 계약직이어서 조직위의 교체결정에 절차상의 문제는 없다.
조직위는 작년 12월 30일 이사회를 통해 김홍준 전 집행위원장의 해촉안을
올해 부천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없이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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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쿵푸허슬> 남기남, 토끼마을을 접수하다
[정훈이 만화] <쿵푸허슬> 남기남, 토끼마을을 접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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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공 위를 지나는 비행기 속에서, 나는 영화의 불법 복제품의 위험성에 대한 새로운 경고성 보고서를 읽었다. 몇 시간 뒤, 나는 고가의 복사품들과 불법 DVD를 파는 사람들로 뒤덮인 상하이의 후에 하이 대로를 산책하고 있었다. 눈을 들어보니 디지털카메라 광고판의 전지현 얼굴과 마주쳤다.
이래로 그녀는 광고계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 배우로서의 역할을 그만뒀다. 그래도 막연하게나마 영화에선 발랄하고 성적 매력이 있는 현대적 인물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상반되는 움직임 속에서 그녀는 다양한 제품들의 광고를 위해 ‘엽기녀’의 이미지에 지배당하도록 몸을 맡겼다. 오늘날 그녀가 유명한 것이 배우로서인지 혹은 곰돌이 푸나 베티 붑처럼 친근한 대중적 형상으로서인지 더이상 알 수 없다. 여배우의 광고 사진 발치께의 테라스에서, 점원이 계산서를 가져와선 몽 블랑 만년필, 롤렉스 시계, 헤르메스 머플러 그리고 영화들을 보여주었다. “DVD 판 지가 3년째 되는데, 장사가 아주 잘돼요
[외신기자클럽] 상하이의 엽기적인 동업자들 (+불어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