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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채니 주니어의 명연기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은 1930∼40년대 일세를 풍미했던 유니버설 몬스터 호러 중 가장 인기있는 영화로 꼽힌다. 흔히 싸구려 영화로 오인받는 이 작품은 클로드 레인즈 등의 A급 배우들과 노련한 스탭들이 동원된 뛰어난 장르영화로서, 각본가 커트 시오드맥이 창조한 늑대인간에 대한 여러 규칙들은 하나의 클리셰로 정착되는 등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제작된 지 50년이 넘은 이른바 ‘고전영화’는 관련자들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DVD의 제작에 평론가나 해당 장르에 해박한 식견을 지닌 전문가가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의 오디오 코멘터리는 작가 톰 위버가 맡았는데, 그는 고전이나 B급 공포영화에 대한 저서를 여러 권 집필한 전문가답게 작품은 물론 배우, 스탭, 타 작품과의 관련성에 이르기까지 넓은 범위에 이르는 정보로 해설을 빼곡히 채운다. 서두부터 내놓는 ‘이 영화엔 늑대인간 영화에 꼭 나오는 것이 하나 빠져 있다. 추측해보라’는 팬
[코멘터리] 고전·공포 작가 톰 위버의 분석, <늑대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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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다큐멘터리, 일명 모큐멘터리의 역사에 획을 그은 사건은 1960년대 후반의 3년 동안 가 연이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1980년대 중반, 와 가 등장해 관객의 지지를 얻어내면서 대중적인 장르로서의 모큐멘터리는 분수령을 맞게 된다.
기존의 모큐멘터리가 사회적 메시지를 담거나 실험적이고 포스트모던한 스타일을 견지했다면 우디 앨런과 (특히) 로브 라이너의 의뭉한 영화는 일차적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했다. 로브 라이너가 자신을 마틴 디버기로 소개하면서부터 는 시작한다. 그의 말인즉, 스파이널 탭의 1966년 뉴욕 공연은 로큰롤의 정의를 다시 내리게 만든 경험이었단다. 그래서 그들이 1982년에 새 앨범 를 홍보하기 위해 미국 공연에 오르자, 그것을 ‘로큐멘터리’로 만들기로 했다는 것이다.
1964년 영국에서 결성된 뒤 포크록과 사이키델릭록을 거쳐 헤비메탈에 이른 그룹 스파이널 탭. 그들과 감독이 나누는 대화, 1960, 70년대를 배경으로 (물론 가짜로) 만들어진
[명예의 전당] 모큐멘터리의 대중화 실현,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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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봐도 도무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것이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영화들이다. 검은 화면으로 시작되는 은 엔딩의 하얀 화면을 보기 전까진 이 영화가 9·11 사태로 죽은 영혼들을 달래는 씻김굿이었음을 모른다. 3개의 중편을 실타래처럼 편집한 듯한 장편 데뷔작 나 도 마찬가지다. 가정을 돌보지 않는 20대 가장 ‘옥타비오’의 형 ‘라미로’, 전처에 이어 새 여자도 정리하려는 40대 가장 ‘다니엘’, 오래전 버린 가족에게 전화메모를 어렵게 남기는 60대 킬러 ‘엘 치보’를 다룬 의 중심소재는 (작가 기예르모 아리아가에 의하면) 가장의 부재다. 이 소재는 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된다.
다른 감독들은 에서 9·11 사태를 미국이 당연히 받아야 할 죗값으로 표현할 때 이냐리투만이 홀로 정치색을 배제한 채 죽은 영혼을 구원하는 주문을 불러주었다. BMW의 광고영화 에서도 다른 감독들이 액션신에 치중할 때 이냐리투는 저승에 간 종군기자의 영혼을 이승의
이냐리투 감독의 구원의 두 손길, <아모레스 페로스><21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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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도시도 아닌데 여름만 되면 생각나는 곳이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부천의 여름은 신기한 시네마 천국이었다. 그런데 그곳을 찾는 관객 중 많은 수는 부천영화제의 진정한 매력이 단편영화에 있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도그마에 빠진 대부분의 장편보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자유로움에서 앞서는 단편이 판타스틱영화제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된 단편 중 관객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낸 아홉편을 모아놓은 DVD가 나왔다. 행여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 빠졌을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획자의 선택이 돋보이는 아홉 작품은 정말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멋진 것들이다. 꿈꾸던 것을 보여주고 기발한 이야기란 이런 것임을 알려주는 작은 단편 하나하나에 새삼 놀라게 되는데, 그중 삶의 신비함에 다다른 경지를 보여준 피요르트 샤페긴의 두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두개의 부록이 앙증맞다. 일상과 판타지의 경계를 기막히게 잡아낸 2004년 부천영화제 트레일러 전편과 영화제
판타스틱 단편의 추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단편걸작선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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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문에서 읽는 한용운의 시
설악산 화암사·건봉사를 가다
오대산을 벗어나 화암사를 찾아갑니다. 설악산국립공원 구역 신선봉 자락에 자리잡은 화암사는 가까운 설악산을 두고 분단의 저편에 자리잡은 금강산에 기댄 절집입니다. 오대산에서 화암사로 가려면 산을 넘는 6번 국도와 바다와 벗하는 7번 국도를 타야 합니다.
진고개를 넘습니다. 고갯길이 하도 길어 긴고개였던 이름이 이제는 진고개로 불리게 됐다는 그 길은 여전히 오대산 자락에 기대고 있습니다. 고개에 올라서 내리막에 들어서면 길은 이내 바다가 멀지 않음을 일러줍니다. 금강산에 버금갈 정도로 계곡미가 빼어나 오대산 소금강으로 불리는 계곡이 가까운지라 여름과 가을이면 사람이고 자동차고 차고 넘치는 길이지만 겨울인 지금은 호젓하기만 합니다.
금강산을 그리워하는 절 화암사
고개를 내려서 7번 국도로 접어들면 이내 바다입니다. 눈을 뿌리려는지 하늘은 낮게 내려앉았고 그런 하늘이 못마땅한 바다는 심술이 한창입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산행 [2] - 설악산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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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늘 여행을 꿈꾼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이며 새로움에 대한 경험이다. 그러기에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떠남은 돌아옴이 약속된 여정이고 새로움은 오늘에 대한 반성을 먼저 필요로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겨울 산사로 떠나는 여행은 각별하다.
신자가 아니더라도 세속의 즐거움과 단절하고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스님들의 모습과 절집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들과 절제된 생활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한다. 여행길 등에 둘러멘 작은 배낭 하나로도 충분히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누리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될 것이다.
오대산과 설악산 인근의 절집들을 소개하는 것은 꼭 산사여행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겨울에 쉽게 찾게 되는 동해로 가는 길에 쉽게 만날 수 있는 사찰들이기 때문이다. 사찰 경내의 찻집에서 잘 끓인 차 한잔을 앞에 두고 잠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2005년을 더욱 알차게 맞이
나를 찾아 떠나는 산행 [1] - 오대산의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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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 듀오 혹은 그룹 중에서, 여성은 보컬, 남성은 연주와 곡 창작으로 역할분담하는 편성이 적지 않다. 조금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아바, 삐삐밴드, 피치카토 파이브 등 심심찮게 그 예를 찾을 수 있다. 자체적으로 곡 창작과 연주를 소화하는 이들 혼성 듀오나 그룹(여성 보컬을 앞세운 록 밴드는 제외)의 음악은 다수의 솔로 가수나 그룹의 음악과는 어딘가 다른 인상을 주곤 한다. 최근 이런 혼성 2∼3인조를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지난해 디사운드, 클럽 8, 스윙잉 팝시클, 스완 다이브, 포츈 쿠키 등의 음반이 발매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몬디알리토는 위와 같은 맥락에 있는 일본의 혼성 듀오로, 준코는 보컬을, 후에오카는 곡 창작과 사운드메이킹을 담당한다. 지난 세밑에 라이선스 발매된 <Note of Dawn + Avant la Pluie>는 이들의 미니 앨범(EP) <Note of Dawn>(2002)과 <Avant la Pluie>(2004)를 하나로 묶은
눈송이처럼 녹아드는 보컬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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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편의점, 2층은 노래방, 3층은 탁구장인 어느 빌딩. 지나치게 번화하지도, 그렇다고 한산하지도 않은, 도시 외곽의 평범하기 그지없는 무대다. 주인이 젊은 야쿠자라는 사실도 상식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다든지, 노래방에서 낯뜨거운 짓을 벌인다든지, 쓸데없이 이 구역을 침범하려고 어슬렁거린다든지 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때는 3층의 썰렁한 탁구장 창밖으로 가당치도 않은 말이 들려온다. “모든 트러블은 볼과 라켓으로 결정한다.” 그것이 이곳의 규칙이다.
도시의 탁구 무협 드라마. 불을 뿜는 스매싱, 살을 잘라내는 커트, 간교한 이질 러버의 서비스, 돌연 판을 엎어버리는 난동… 같은 것들을 기대할 법한 시작이지만, 다시 한번 만화는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더이상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말해두자. 이 만화는 탁구를 살짜쿵 매개로 한 청춘물, 혹은 조금 비껴 친 로맨스코미디다.
남학생 히로미는 1년 전 사소한 도둑질로 붙잡힌
탁구를 매개로 한 청춘물, 이누가미 스쿠네의 <러버즈 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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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영화학자인 프란체스코 카세티는 1945년을 전후로 영화이론과 관련한 새로운 현상들이 목도된다고 말한다. 그런 현상들 가운데에는 이론의 전문화에 따른 그것과 실천 사이의 분리라는 것도 있는데 이에 대해 그는 이렇게 썼다. “이론가들은 존재하지 않는 영화를 꿈꾸며 또 계속해서 그것을 제의했던 데 반해 영화감독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제안들에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자신이 만들고 싶지 않거나 만들 수 없는 영화들을 만드는, 소통불가의 극장이 출현했다.”
카세티처럼 다소 엄격하게, 따라서 다소 협소하게 영화이론을 정의한다면, 자크 오몽의 은 아마도 지금에 나온 것보다 빈약한 모양새를 갖췄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은 여기서 오몽이 이론에 대해 좀더 ‘느슨하게’ “시네아스트들이 나름대로 갖고 있는 자발적인 철학”의 견지에서 다가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스로의 예술적 의식과 자기 직업에 대한 생각과 목적, 말하자면 사상”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들로서 영화감독
브레송, 파졸리니의 영화 사상을 듣는다, <영화감독들의 영화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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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주변의 한 친구가 연구실 홈페이지에 올렸던 이야기다. 그의 절친한 친구가 우산이 고장나서 함께 학교의 우산수리점에 갔다고 한다. “고치는 데 얼마나 들어요?” 고장이 좀 크게 났던지 3500원 든다고 했단다. “3500원? 약간만 더 보태면 새로 하나 사겠다. 그냥 가자.” 망설이다 나온 두 사람. 그러나 그의 친구는 다시 되돌아가서 3500원을 주고 기어이 우산을 고쳤다고 한다. “새로 사면 이 우산은 버려야 하잖아!”
버려진다는 것, 그것은 우산으로서는 자신의 ‘생명’이 다하는 것이다. 고치면 더 지속할 수 있는 생명이 우리의 약은 계산 속에서 쉽게 중단되고 버려지는 것이다. 만약 고장난 게 우산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신체였다면 어떨까? 심지어 엄청난 돈이 든다고 해도 고쳐서 “쓰려” 하지 않을까? 자신의 신체에 대해서는 그토록 애지중지하건만, 그 신체가 남의 것이 되고, 더구나 다른 생물의 것이 되면 우리는 아주 쉽게 생각한다. 더구나 이처럼 그게 어떤 물건이나 ‘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사물에 대한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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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주인공으로 나온 한국 영화는 드물다. 안성기가 검사역으로, 하지원이 여고생으로 나온 같은 영화가 있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또 검사의 수사가 영화의 중심 줄거리가 아니었다. 에서 최민식, 에서 정진영이 검사를 연기했지만 주연은 아니었다. 는 검사를 이야기의 정 중앙에 앉힌다는 점에서 우선 눈에 띈다. 검사를 주인공으로, 그가 수사하는 사건의 피의자를 상대역으로 설정하고 그 피의자를 붙잡는 과정으로 드라마를 끌고간다.
다혈질 검사, 철면피 재력가 대결
그러나 검사라는 직업을 권력과 출세의 상징으로 여기는 시선이 아직도 남아있는 풍토에서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는 건 상업영화로서 위험한 선택이기도 하다. 검사보다는 서민적인 느낌의 경찰을 내세운 은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부당한 권위의 상징으로 검사를 그리지 않았던가. 는 검사와 피의자의 대결을, 선악의 대결로 분명하게 위치지움으로써 그런 위험부담을 줄이는 전략을 선택한다.
정경유착 해부 상식 수준 머물러
이
더 악랄해진 적, 피가 끓지? <공공의 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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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공연이 끝난 극장 앞에서 19살 남녀가 만난다. 3일 동안 종로에서 남산 밑까지 동선이 이어지는 사이에 둘은 어떤 사연을 만든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다. 영화의 제목은 . 서울 종로 씨네코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한 남자가 극장을 나온다. 영화 감독 지망생이지만 7~8년 넘도록 데뷔를 못하고 있는 동수. 의 감독 이형수의 후배이기도 하다. 여러 상념이 겹치는 듯 착잡한 표정의 동수 앞으로 에 출연한 여배우 최영실이 걸어 나온다. 동수는 뒤에서 힐끗 힐끗 보기만 한다. 그뒤 그날 하룻 동안 동수는 평소 가지 않던 연극영화과 동창회에도 가고 그러면서 최영실을 세차례 만나게 된다.
감독지망생과 여배우의 만남 ‘영화속 영화’ 가 3분의 1 차지
홍상수 감독의 여섯번째 영화 의 얼개다. 무엇보다 영화라는 매체를 영화 속에 적극적으로 등장시킨다는 점이 눈에 띈다. 편집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 예상대로라면 영화의 전반 3분의 1가량이 영화 속 영화 으로 채워진다. 이 영화가
홍상수 감독 <극장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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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 △△랑 같이 산다면서?” “XX가 영화 출연을 엎은건 감독이 하도 추근거려서라며?” 영화기자를 하다보면 지인들로부터 이런 질문을 심심치 않게 받는다. “그래?”라는 반응 외에는 별로 달리 할 말이 없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도 못했거니와 간단한 상식만 동원해도 이치에 닿지않는 이야기가 태반인 탓이다. 그렇다고 연예계 뒷소식에 초연하다는 뜻은 아니다. 가끔 ‘업계’사람들끼리 만나도 이런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모두들 귀를 쫑긋 세우고 한마디씩 보태지만 그걸로 끝이다. 스캔들성 ‘뒷담화’는 그저 맛있는 술안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9일 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한 ‘연예계 X파일’사건은 독자들을 감질나게 했던 A군, B양 스토리의 종합선물세트다. 따져보면 새로운 뉴스거리는 몇가지 안된다. 인터넷에 가십성 뉴스가 뜨면 부지런한 네티즌들은 리플에 실명을 박아넣기 때문에 A군과 B양은 금방 구체적인 얼굴로 인터넷 바다를 떠다닌다. 문제는 이 문건이 지금까지의 ‘아님 말고’식 유
[팝콘&콜라] ‘카더라 통신’ 날개 달아준 연예계 X파일 유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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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매우 평범한 생활인처럼 보인다. 아니, 사실 그렇다. 평범하다는 표현이 진부할 만큼 그는 지루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대개의 사십대 남성이 그렇듯 복부비만은 위험수치에 다다랐으며 만성 어깨 결림과 위장장애, 심신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결혼 십오년 만에 겨우 작은 아파트를 장만했으나 다달이 들어가는 대출금 이자와 끝없는 애들 교육비 때문에 ‘똥차’를 바꿀 엄두는 내지도 못한다. 회사에서는 어중간한 나이, 어중간한 커리어로 명예퇴직 당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 각별히 몸을 사리는 중이다. 안 그래도 요즘 틈만 나면 자신을 꼬나보는 상사의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아,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이다.
시시껄렁한 일상을 딛고 인류 구하는 미국판 영웅 ‘안 봐도 뻔할뻔’
늦은 밤 자리에 눕거나 혼자 운전을 할 때면 가끔 그 남자는 저도 모르게 낮은 한숨을 뱉어내곤 한다. 그의 나이 마흔 다섯. 예전에 남자는 자신이 이런 식으로 항아리의 멸치젓 삭아가듯 늙어가게 될 줄 상상도 하지 못
[정이현의 해석남녀] <미스터 인크레더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