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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정희는 1960, 70년대 한국영화의 아이콘이었다. 등장하자마자 그녀는 ‘여배우 트로이카’의 일원이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그런 그녀의 대표작이 이창동의 <시>(2010)로 기억된다는 사실은 놀랍다. 한 시대 특정 장르의 이상적인 표식이었던 한 여배우의 얼굴에서 현대 아트하우스영화의 인장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배우 윤정희가 1월19일, 프랑스 뱅센의 자택에서 만 78살로 영면에 들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발표로 현지 시간 오후 5시경에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외부로 알려졌다. 그리고 지난 30일 장례 미사 후 그녀의 유해는 인근 납골당에 안치되었다. 지난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면서 한국영화사에 새겨진 그 아름다운 얼굴을 기억하고자 한다.
다작의 시대에 연기 색깔을 갖춰간
윤정희의 첫 주연작은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1967)이었다. 당시 1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에 합격하며 그녀는 스크린에 데뷔했다
[추모] 故 배우 윤정희(1944~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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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K팝 뮤직비디오에 비평적 주목이 필요한 걸까. 세계적으로 열광하는 새로운 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그건 글로벌 플랫폼으로 유통되는 OTT 시리즈가 영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매체가 될 거라는 주장만큼이나 미심쩍은 산업의 시각일 뿐이다. 대중의 열광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그 열광의 단면에 비평이 개입할 공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문맥이 요구되는 문제다. 영화비평의 습관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영화적인 이미지를 탐내고 영화와 닮아가는 뮤직비디오의 외형과 제작 구조를 성급히 ‘영화처럼’ 해석하고 싶을지 모르지만, 다른 매체와 영화가 특정한 관습을 공유한다는 것만으로 특수한 사태를 읽어내려는 시도는 영화에도, 뮤직비디오에도 유의미한 의견을 제공하지 않는다. 동시대 뮤직비디오의 위상은 단순히 시대가 열광하는 대중문화의 상징으로도, 영화를 비롯한 영상예술과 닮아가는 미적 작업으로도 환원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거기에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는가. 앤 캐플런은 탈역사화된 미적 기호들로 조각난
반희수는 어디에 남아 있을까: 김병규 평론가의 K팝 뮤직비디오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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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의 <Pathcode> 티저 작업으로 K팝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VM 프로젝트 범진 감독은 엑소의 <CALL ME BABY> <LOVE ME RIGHT>, 레드벨벳의 <Dumb Dumb>, 블랙핑크의 <휘파람>, 세븐틴의 <울고 싶지 않아>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했다. 그렇게 메인 스트림에서 작업한 뮤직비디오만 어느덧 200편 이상이다. 과감한 컬러 매칭과 조명, 시청자의 적극적인 해석을 유도하는 다양한 메타포를 감각적으로 녹여내기로 정평나 있는 그의 영상은 사진, 광고, 다큐멘터리, 타이포그래피 디자인 등 다방면으로 뻗어 있는 커리어에 뿌리를 둔다.
-엑소의 <Pathcode> 티저를 시작으로 K팝 비디오 작업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 그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원래는 사진 및 디자인 일을 쭉 했다. 22~23살 때쯤 우연히 광고 공모전에 나가면서 프리미어 같은 편집 프로그램
[인터뷰] VM 프로젝트 범진 감독, “비주얼이 음악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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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페디의 성원모 감독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300여편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의 정서를 적절히 활용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 지상파 방송 금지 판정으로 화제였던 오렌지캬라멜의 <까탈레나>, 국내 최초로 세로 비율로 촬영해 화제를 모은 에픽하이의 <Born Hater>, <Break>를 비롯한 빈지노의 뮤직비디오가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이달의 소녀, 러블리즈 등의 데뷔 시절을 함께하며 K팝 아티스트들의 각기 다른 특징을 포착하고 그들만의 세계관을 유려히 펼치는 솜씨는 디지페디가 가진 독보적인 강점이다.
-16년간 업계에서 일하면서 어떤 변화를 체감했나.
=중요한 분기점이 있었다. 2010년을 전후로 캐논의 EOD 5D Mark II가 나오고 중국의 각종 스테빌라이저 장비가 상용화됐던 때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영상 제작 시간이 줄고 투입되는 푸티지 수가 대폭 늘어났다. 콘텐츠의 질이 크게 높아진 것
[인터뷰] 디지페디 성원모 감독, “뮤직비디오의 목적은 아티스트를 브랜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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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Ditto》
뉴진스가 보여주는 묘한 시차가 항상 흥미롭다. 음악은 가장 최신의 것을 레퍼런스 삼으면서,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20세기적인 테이스트가 언뜻 비친다. 어쩌면 그저 레트로가 유행한 까닭일 뿐일 수도 있겠지만, 그 결과 가장 최신의 것과 노스탤직한 것을 동시에 수행하는 소녀들의 이미지가 탄생했고, 뉴진스는 일찍이 K팝의 역사 안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결과물을 산출해낸다.
《Ditto》는 그 매력을 극대화해 보여준 곡이다. 20세기적인 학교 이미지를 중심으로 지나가버린 어떤 시절을 그리워하는 뮤직비디오의 서사 속에서 21세기 소녀들은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이 전략이 재미있는 것은 뉴진스가 데뷔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 그룹이라는 점에 있다. 그 탓에 이것은 일종의 묘한 시간 역전이 되어버리며, 뉴진스를 보는 이들은 언젠가 먼 미래 그들에게 느끼게 될 그리움을 미리 겪고야 만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품은 그리움과 그 애정을 뉴진스에 투영하기도
[기획] 씨네21 필자들이 선정한 인상적인 K팝 뮤직비디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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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팝은 실험성 강한 미디어 아트를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전시하는 산업이다. 메타버스를 통해 현실과 가상을 오가고, 사진과 영상, 심지어 미디어 파사드까지 오가는 스펙트럼과 이들의 유기성을 중요시하는 기획을 전세계 소비자들이 공유한다. 그 과정에서 비평의 언어가 대중화되기도 한다. 최근 가장 재미있는 논의를 견인한 작품은 그 어떤 영화도 아닌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였다. 《Ditto》를 연출한 신우석 감독(돌고래유괴단 대표)은 분명 퀴어영화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참고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퀴어성을 읽어내는 것도 과대해석은 아니라든지(그러나 감독은 해당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뉴진스의 팬을 의미하는 반희수(박지후)가 또래 남성에게 연애 감정을 느낀 후 더이상 아이돌을 좋아하지 않는 10대의 심리를 회고적으로 해석한 영상이라는 분석이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른바 제4의 벽을 넘어서는 연출을 선보인 《OMG》 뮤직비디오에서 아이폰은 곧 아이돌을 상징
[기획] 넥스트 레벨의 막이 올랐다, K팝 뮤직비디오 산업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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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을 즐긴다는 것은 제작자가 쏟아내는 무수한 영상을 소비한다는 것과 대부분 의미가 일치한다. 그리고 해외 진출과 ‘굿 퀄리티’의 압박을 받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태생적 특성과 글로벌 플랫폼의 등장은 K팝 비디오 산업의 다음 챕터를 열고 있다. 최근 재미있는 논쟁을 대중적으로 촉발시킨 뉴진스 <Ditto> <OMG>를 시작으로 K팝 비디오 산업의 현재를 짚었다. 황인찬 시인을 비롯한 8명의 필자는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을 한편씩 꼽아왔다. 지금까지 200~300여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성원모 디지페디 감독, VM 프로젝트 범진 감독 인터뷰와 김병규 영화평론가의 뮤직비디오 비평은 K팝 비디오를 보다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텍스트가 될 것이다.
*이어지는 기사에 K팝 비디오 산업 기획기사가 계속됩니다.
[기획] 왜 우리는 K팝 뮤직비디오를 사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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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썬>이 일으킨 반향은 실로 놀랍다. <사이트 앤드 사운드> <가디언> <인디와이어>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1위에 올랐고, 딸과 함께 튀르키예로 여름휴가를 떠난 젊은 아버지 캘럼을 연기한 배우 폴 메스칼이 2023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애프터썬>이 이같은 지지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영화가 슬픔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슬픔을 초월하는 사랑에 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자신의 경험과 강하게 연결시키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다. 다만 나와 편집감독은 캘럼이 겪는 정신적 투쟁의 ‘가독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가령 내 단편영화들은 많은 것을 더 암시적으로 처리했기에 의미 있는 소수의 관객만 설득했고, <애프터썬>에서는 그 비율이 반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인간의 내면과 정신적 문제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인터뷰] ‘애프터썬’ 샬롯 웰스 감독, “기억하려 애쓰는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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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꾼 노상천(허성태)이 사망한 후 8년이 지난 현재,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는 연쇄살인사건에서 희생자들은 전부 노상천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수상함을 감지한 강력계 형사 구도한(장근석)과 인터넷 매체 기자인 천나연(이엘리야)은 사건에 숨겨진 비밀을 하나둘 추적해간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의 연출을 맡은 김홍선 감독은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손 the guest> <보이스> 등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인물들의 심리를 그려내는 데 주목했다고 전한다. 2006년, 2010년, 2023년 세개의 시간대를 오가며 드라마가 진행되는 만큼 “각 화의 부제를 유의 깊게 보면 흐름을 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단서도 전했다.
- <미끼>의 시나리오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 그동안 소위 말하는 센 작품들을 많이 해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범죄 스릴러를 기획해보고 싶었다. 김진욱 작가와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며
[인터뷰] 쿠팡플레이 ‘미끼’ 김홍선 감독, “욕망이라는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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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까? 보통 심장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외면할 수 없는 큰 코, 마음을 느슨하게 만드는 졸린 눈, 시원스러운 이마와 복슬복슬한 귀. 코알라는 마치 그림으로 먼저 그려놓고 만든 동물 같다. 이런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건 반칙 아닌가? 버스터 문이 종종걸음으로 무대를 지휘하고 자동차를 추격하고 물에 빠지고 털이 아무렇게나 뻗친 채로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코알라가 큰 도시에서 쇼를 제작하고 싶다는데 어떡해, 제작해야지.
다른 일을 하면서 그냥 틀어둘 영화를 찾다가 <씽2게더>를 발견했다. 동물들이 노래하는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이라니, 딱 맞았다.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귀도 즐거울 테니까. 영화는 생각보다 박진감이 넘쳤다. 극중 뮤지컬 공연은 대단히 화려했고, 귀여운 버스터 문과 오만한 대형 제작사 회장 크리스털의 대결도 볼만했다. 다만 로지타가 자꾸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게 신경 쓰였다. 그 밖에는 동물들의
[김소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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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은 드라마 <트롤리>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수빈’을 연기했다. 아들을 잃은 혜주(김현주)와 중도(박희순)의 집에 찾아와, 죽은 아들의 아이를 임신했으니 대뜸 자신을 이 집에서 재워달라 요구하는 수빈은 모든 순간이 달갑지 않은 의문의 불청객으로 존재한다. “수빈 안에 악의가 아닌 선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드라마가 후반으로 갈수록 수빈이 사람들의 편견을 무너뜨리길, 누군가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길 바랐다.” 드라마의 미스터리를 증폭하는 역할을 맡은 정수빈은 다른 배우들과 달리 배역의 비밀을 모두 들은 채 촬영에 임했다. “모든 서사를 꿴 채 촬영하다 보니 캐릭터로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언뜻 스칠 수 있는 대사에도 어떤 캐릭터에겐 따뜻함을, 어떤 캐릭터에겐 모진 마음을 은밀히 담아 연기했다.” 소년범의 안타까운 사연에 직접 연루된 학생, 복수 대행을 요구하는 학교 폭력 피해자, 구마의식을 당하는 학생 등 정수빈이 2022년 한해 동안 연기한 모든 배역은
[WHO ARE YOU] ‘트롤리’ 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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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정은채)은 한때 전업 화가의 꿈을 키웠으나 현재는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고 있다. 함께 미술을 전공한 남자 친구 준호(이동휘)가 사업에 실패한 뒤 준비 중인 공무원 시험에 전념할 수 있길 바라서다.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지만 준호는 그런 아영의 눈을 피해 몰래 게임을 하고 동네 청소년들에게 시비를 걸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낼 뿐이다. 보다못한 아영은 자신의 집에 얹혀살던 준호와의 연애를 마무리짓고 준호와 반대 성향의 경일(강길우)과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도 모른다>는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연인의 행복한 한때에 대한 묘사 없이 관계의 끝자락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감정이 잦아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아영, 준호의 이별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건 지극히 현실적인 연출 덕일 것이다. 코믹한 신들을 펼치는 감독의 솜씨가 특출난 데다 이동휘의 헐렁하면서도 능글맞은 연기가 더해져 극의 리듬감이 살아난다. 정은채 또한 아영의 고민을 매끄럽게 그
[리뷰]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오직 그들만이 이해할 미련이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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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수(윤시윤)는 버스를 타기 위해 달리는 와중에도 남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는 ‘참 괜찮은 청년’이지만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했다. 같은 시간에 버스 안에서 마주치는 아라(설인아)를 짝사랑하는 게 그의 유일한 낙이다. 어느 날 도움을 청하는 수상한 남자를 돕고 ‘인생이 달라질 기회’라는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향수를 선물받는다. 다음날 향수를 뿌리고 출근길에 나선 창수는 완전히 달라진 일상을 경험한다. 그가 지나가는 길마다 향기에 홀린 여자들이 창수의 뒤를 쫓는 것이다. 버스 안에서 창수의 향기를 맡은 아라의 가슴도 뛰기 시작한다.
향기만으로도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의 판타지 로맨스 영화지만 단조로운 에피소드와 희화화된 조연 캐릭터의 남발로 로맨스도 코미디도 밋밋해졌다. 창수가 뿌린 마법의 향수를 맡은 여자들은 창수에게서 자신의 첫사랑 얼굴을 보게 된다. 사랑에 빠진 여자들은 흡사 피 냄새를 맡은 좀비 떼마냥 창수를 쫓는데 웃겨야 하는 몇몇 장면들이 우스꽝스럽게
[리뷰]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배우들의 열연에도 극복하지 못한 익숙한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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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메리(필리스 로건)가 세상을 떠난 얼마 뒤 톰(티머시 스폴)은 자신의 고향이자 메리와의 추억이 깃든 곳으로 향한다. 현재 그가 사는 곳은 영국 최북단에 위치한 존오그로츠. 남서쪽 끝인 랜즈엔드까지 오로지 버스로만 이동할 계획이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굳은 의지만이 끝에서 끝을 연결하는 이 여정을 가능하게 한다. 물론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폐암, 간암, 신장암 등 그의 신체를 독식한 질병이 시간을 재촉하고, 노인 탑승자를 위협하는 행인이나 더이상 무료가 아닌 탑승권은 메리와의 약속 이행을 힘들게 한다. 하지만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이 SNS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알리면서 어느덧 #버스영웅이 된 그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 국토종단을 마치게 된다.
영화가 조명하는 영국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은 톰의 로드무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시시각각 변하는 매서운 날씨 속에도 꿈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을 통해 잔잔한 희망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어느 기점부터 무조건적인 행
[리뷰] ‘라스트 버스’, 어떤 슬픔은 잊히는 법을 모른다는 듯 우리를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