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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68혁명의 대표작 <에로스+학살>과 <엄마와 창녀>는 혁명의 숨결을 가장 거칠게 내쉰 프랑스와 일본에서 태어난 슬픈 아이들의 노래다. 절망과 한숨으로 1970년을 시작한 그들은 에로티시즘이란 이름의 은밀한 사랑을 통해 시대의 불안과 혼란을 증언한다. 에로티시즘으로 스스로를 비판하고, 섹스가 사회와 영화에 전면적으로 노출될 시간을 예언했으며, 희망과 종말에 대해 질문한 두 작품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와 <감각의 제국>의 명백한 탯줄이다.
<에로스+학살>은 무정부주의자 오스기와 세 여자를 1969년의 시점으로 불러낸다. 아내 야스코와 지식인이자 돈줄인 이츠코 그리고 동지이며 연인인 노에 사이에서 그는 자유연애를 빌미로 셋을 착취한다. <엄마와 창녀>의 알렉상드르는 혁명과 자유, 여성해방을 이야기하지만, 기실은 세 여자- 동거녀 마리, 간호사 베로니카, 옛 연인 질베르트- 에게 기생하는 존재다. ‘창녀+연
[DVD vs DVD] 프랑스와 일본 68세대들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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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드리치 감독의 1965년작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민간인들이 탄 비행기가 고비 사막에 불시착, 열사와 혹한, 잔혹한 원주민 등의 난관을 겪게 된다는 재난영화. 비행기 추락 장면과 모래 폭풍의 비주얼이 뛰어나며, 의 데니스 퀘이드와 의 미란다 오토의 연기 앙상블도 볼 만하다. 감독과 제작진의 오디오 코멘터리, 제작 과정, 삭제 장면 등의 부록이 제공된다.
<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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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 DVD에는 두편의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펠리니 감독의 예술관을 다룬 <펠리니의 마법>은 별도의 해설이나 내레이션 대신 펠리니 자신을 비롯하여 그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와 스탭들의 인터뷰만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펠리니의 다른 영화와 같은 약간의 모호함이 부담스러운 관객도 있을 듯. 하지만 자신의 비전을 고수하기 위해 영화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거침없이 나아갔고, 그러면서도 배우들에게는 무한정 자유를 주었던 그의 독특한 창작 스타일을 파악하기에는 충분하다.
<달콤한 인생>에서의 씁쓸했던 ‘그래’라는 대사와 표정은 어떻게 나왔는가, <아마코드>의 음악은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도널드 서덜런드는 <카사노바>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가와 같은 재미있는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다른 하나의 다큐멘터리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이안니: 나는 기억한다>로, <달콤한
[서플먼트] 거장 펠리니와 그의 친구들,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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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임신과 출산을 소재로 하여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영화 . 화제성에 비해 극장에서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DVD로는 어떤 반응을 얻을지 궁금하다. 메뉴 화면은 영화의 주 타깃인 십대들의 감수성에 호소하는 팬시풍으로 디자인되었다. 부록의 양이 다른 평균적인 한국 영화 타이틀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영화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린 안명옥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제니, 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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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처럼 시작된 만남, 운명 같은 사랑 그리고 7년간의 이별. 하루도 빠짐없이 1년간 쓴 편지와 무의미해진 마지막 약속. 책 읽어주는 남자와 기억을 잃은 여자. <사랑의 블랙홀>의 실버버전이라 할 수 있는 <노트북>은 사랑의 존재를 믿는 영화다. 스와핑과 원조교제 등 자극적인 기사에 열중인 요즘 사람들에겐 또 한편의 뜬구름잡는 진부한 사랑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노트북>은 원작자 니콜라스 스팍스의 다른 소설 <병속에 담긴 편지>처럼 실화에 근거를 둔 이야기다.
스팍스 아내의 조부모들은 영화 속 인물들인 노아와 앨리처럼 절절한 사랑을 했고 두 사람의 사망 뒤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옮긴 것이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영화는 <스파이더 맨2>와 <아이, 로봇>이 미국을 점령한 서머시즌에 겁없이 개봉하였으나 기죽지 않고 중년관객의 사랑과 함께 늦가을까지 장기 상영되며 슬리퍼 히트 무비가 되었다. 닉 카사베츠는
중년 관객의 사랑받은 슬리퍼 히트작,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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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영화는 제대로 된 DVD로 선보인 적이 별로 없다. 한국은 물론 홍콩과 기타 지역에서도 그 사정은 비슷한데, 예외가 있다면 <화양연화> DVD 정도다. 판권자의 마스터 관리가 영화의 유명세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다. 할리우드 메이저사가 배급에 참여한 <2046>의 경우도 DVD의 완성도는 평균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별판의 이름이 붙은 두장의 DVD에 몇몇 부록이 있다고는 하지만, 볼 만한 건 ‘제작과정’밖에 없다. 왕가위 영화에 대한 열정은 DVD로 넘어오기 전에 소진되는 것 같다. DVD와 홈시어터의 적까진 아니라고 해도, 영화는 꼭 스크린에서 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사랑과 시간과 기억은 본능적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하지만 왕가위 영화는 몸에 밴 본능을 거부한다. 왕가위에겐 왕가위만의 ‘사랑의 기술’과 ‘고집스런 기억’과 ‘유영하는 시간’이 있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낯설다. 그 사랑과 기억과 시간의 종합이라 할 <2046>은, 단
스타일리스트 왕가위의 감각적 이미지, <2046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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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뻗은 팔다리로 조르거나 꺾는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브라질 유술의 달인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효도르의 등장 전까지 그는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격투가였다. 총 10경기를 수록한 타이틀은 효도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화끈한 타격의 묘미는 없지만, 순식간에 일어나는 기술을 접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특히 K-1의 강자 미르코 크로캅과의 경기는 그 무게감 때문에 손에 땀이 맺힐 정도. 화질은 효도르 경기 모음보다 조금 떨어지는 편이다. 간단한 프로필 정도는 넣을 만한데 역시 부록이 없다.
노게이라의 기술, <프라이드 FC Vol.2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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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의 열풍이 대단하다. 왜 사람들이 이 경기에 열광하는지는 현 프라이드 헤비급 챔피언 에밀리아넨코 효도르의 경기를 보면 이해가 간다. 이 타이틀은 세미 슐트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04년 8월15일 노게이라와의 경기까지 총아홉 게임을 수록했다. 국내 첫 발매되는 이종격투기 관련 타이틀이어서 경기 모음이 전부지만, 인간 흉기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살벌한 효도르의 경기를 보면 그런 불평은 어느새 꼬리를 내린다. 다행히 XTM에서 방영된 소스를 사용했기 때문에, 우리말 경기 해설을 들으면서 감상할 수 있다.
효도르는 인간 흉기? <프라이드 FC Vol.1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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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는 진정한 ‘희극지왕’은 찰리 채플린이라고 말하지만, 그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 희극지왕이 아니던가. 엑스트라 인생을 사는 한 남자가 겪는 희로애락의 세계를 담은 영화 <희극지왕>은 감독으로서의 주성치를 엿보는 데 손색이 없다. 이미 여기서부터 대가로서의 풍모가 느껴진다. 특히 이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장백지의 청초한 매력이 눈부시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기자 회견장에서는 특별 출연한 성룡까지 가세하는데, 영화 홍보 발언이 아닌 불법 VCD에 관한 심각성과 이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어 이색적이다. NG 모음도 놓치지 말 것.
주성치의 코믹+장백지의 상큼함, <희극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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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처럼 늘 주위에 보디가드를 병풍처럼 두르고 다니는 슈퍼스타가 어디 한두 사람일까. 얼마 전 방한한 르네 젤위거는 일개 소대 병력의 보디가드를 끌고 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시사회, 공연장, 호텔 등 이들이 다니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보디가드의 실체를 기자들이 느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진기자라면 한치라도 가까이 스타 곁에 다가서려다가 보디가드에게 제지를 받은 기억이 있을 테지만 그들과 직접 부대낄 일이 없는 취재기자들에게 보디가드란 유령처럼 스타의 주위를 떠도는 투명 보호막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예민한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감독과 제작자가 보디가드를 대동하기에 이른 <그때 그 사람들> 시사회 이후에야 기자들은 보디가드의 실체를 코앞에서 똑바로 보게 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봤지만 정작 존재감은 처음 느끼게 된 그들이 새삼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고현정의 보디가드 재희가 보여준 그 로맨틱하고 폼나는 세계는
보디가드의 세계 - VIP와 스타들의 보디가드 4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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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에나 비스타 홈 엔터테인먼트가 3월의 미국 DVD 판매 차트를 석권했다. 발매 첫날 500만장 이상이 팔린 을 포함, , , 와 같은 화제작이 연이어 터진 것.
이 네 편의 DVD들은 모두 순위 상위권에 나란히 올라 있는데, 특히 은 3월 15일 출시된 이후 2주 동안 1,400만장 이상이 판매되었고, 대여 수입만도 2,500만달러에 달해 현재 미국 DVD 판매 및 대여 차트 1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국내에서는 4월 1일 , 20일 이 각각 출시되며 나머지 작품들도 순차적으로 DVD로 선보일 예정이다.
브에나 비스타, 3월 판매순위 천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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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공개되어 대히트를 기록한 가 6월 14일 미국에서 DVD로 출시된다. 그동안 액션 블록버스터에서 활약해 온 윌 스미스가 성공률 100%의 데이트 코치로 변신하여 화제를 모았던 는 현재 국내 극장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니 픽처스에서 출시할 DVD는 삭제 장면, NG 컷, 아메리의 "1 Thing" 뮤직 비디오, 5편의 단편 다큐멘터리가 부록으로 제공되며, 특히 7분 가량의 미공개 오프닝 장면이 수록되어 관심을 모은다. 이 미공개 오프닝에는 팝 음악이 사용된 극장 공개 버전과 달리 조지 펜튼이 작곡한 영화음악이 삽입된다. 또한 삭제 장면 가운데는 극중 에바 멘데스가 분한 사라가 어째서 알렉스(윌 스미스)를 원하는가를 설명한 12분짜리 시퀀스도 포함되었다고.
는 최근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PSP(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의 발매에 맞춰 DVD는 물론 UMD 디스크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정가는 DVD, UMD 모두 28.95달러.
윌 스미스의 연애 코치는 계속된다 - DVD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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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함께 호금전 감독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명작 , 장철 감독의 가 하나의 패키지로 묶였다. 쇼브라더스의 전성기를 열어간 두 작품은, 의 푸른 여우로 분해 화려하게 무협 영화로 복귀했던 정패패와 전설적인 스타 왕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작품.
이 패키지가 흥미로운 것은 호금전과 장철 감독의 상반된 스타일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아함을 강조했던 호금전과 달리 장철은 비장미 넘치는 피범벅의 액션이 장기여서 비교해서 보는 맛이 특별하다.
부록으로 에서는 무협 영화광으로 소문난 류승완 감독과 주성철 기자의 음성 해설, 에서는 오승욱 감독과 주성철 기자의 음성 해설이 주목할 만 하다.
<방랑의 결투> <심야의 결투> 박스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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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만 832쪽, 해설을 포함하면 847쪽이 되는 엄청난 두께의 만화가 찾아왔다. 백화사전쯤 되는 위용을 자랑하니, 책꽂이의 한 자락을 차지해도 폼이 난다. 오랜 시간 작업해온 오세영의 단편이 한몫에 묶인 것이다. 예전에 출간된 책이 3권 분량이었으니, 그만큼이 오롯이 묶였다. 우선 한권에 여러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는 마음은 흐뭇하다.
이번에 묶인 단편은 거의 해방 전후 소설가들(북한 작가 림종상의 <쇠찌르레기>만 1990년 작품이다)의 단편을 만화로 옮긴 것이어서, 전근대와 근대가 만나는 미묘한 풍광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면이 흥미롭다. 보통 원작을 만화로 옮길 때, 이야기의 주요 맥락만 따라가고 세세한 묘사는 생략하게 마련이다. 특히 어른을 위한 책이 어린이 책으로 번안될 경우 때에 따라 개작에 가까운 변화가 있기도 한다. 이럴 경우 원작에서 느끼는 품격 대신 줄거리만 남고, 만화는 시각적 이미지로 앙상해진 줄거리를 보충한다.
그러나 오세영의
소설에 숨을 불어넣는 만화, 오세영의 <한국단편소설과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