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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인터뷰에서 자주 받는 질문 중에 하나가 자신의 연출 가운데 가장 아끼는 작품이 무엇이냐?라는 것이다.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은 어떤 인터뷰에선가 “차기작”이라고 간단하게 대답했다. 나도 가끔 그렇게 대답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한다. 지난 작품들은 이미 여러 사람에게 공개됐다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자랑스러운 마음보다 참담한 마음에 가깝다. 지난 시절의 한국 영화판처럼 연출자의 의도를 50%도 반영하기 어려운 척박한 문화풍토에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진실이다. 그래서 그게 최선이 아니라는 자존심이 고개를 든다. 차라리 불쌍한 작품이 어떤 것이냐고 묻는다면 여러 작품이 떠오른다. 흥행이 안 된 작품, 또 흥행은 잘됐지만 평자들에게 평가를 얻지 못한 작품, 관객에게 잘못 이해된 작품… 등 아쉬움이 있는 작품들이 더러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영화 <어우동>이다.
<어우동>은 내가 만든 영화 가운데 가장 관객을 많이 끌어낸 영화였지만 내가 바랐던 올
이장호 [48] - 안타까운 흥행작, <어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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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나라, 미지의 감성
올해 1월22일 일본에서도 개봉한 <쉬리>는, 한국영화를 일본에서 개봉하는 상식적인 방식(일단 도쿄의 1개관에서 상영하고, 그 다음에 다른 주요 도시에서 1개관씩 공개)을 뒤집으면서 전국 동시공개, 즉, 할리우드영화와 같은 방식으로 개봉하여, 관객동원에서도 같은 시기 할리우드영화들을 앞서는 등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런 성공은, 일본에 앞서서 지난해 11월에 공개된 홍콩에서도 실현됐다.
<쉬리>가 파격적인 대성공을 거둔 두곳의 외국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쉬리>보다 먼저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개봉했다는 것이다. 반면, <8월의 크리스마스>가 개봉하지 않았던 대만(타이베이영화제에서는 상영됐다)의 경우, <쉬리>가 일본이나 홍콩처럼 기록적인 대히트를 하지 못했다. 또한 홍콩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 이전에 개봉했던 강제규 감독의 데뷔작 <은행나무 침대>는 그
<쉬리>가 일본에서 대히트한 두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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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베이비 붐 세대 얘긴데, 지난해 9월, 베이비 붐 세대 남자들의 페이소스를 다룬, 은유로 충만한 작품 두편이 나왔다. 중년의 위기에 관한 음울한 코미디 <아메리칸 뷰티>, 그리고 신심 돈독한 전직 야구 선수가 등장하는 최루물 <For Love of the Game>이 그들.
줄거리는 똑같이 ‘이 양반아, 앞가림 잘해서 한번 회춘해봐’ 이런 얘기지만, 태도는 조금 다르다. <아메리칸 뷰티>는, 단박에 눈길을 끌어보자는 속셈에선지, 불만투성이 10대가 홈비디오에 등장해서 “딸 친구한테 군침이나 흘리는 별같지 않은 놈팡이가 아니라, 남보기 번 듯한 범생이 아빠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다”고 투덜거리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미짜’는 자기 아빠가 “살려두기엔 너무 창피한 인간”이라고 여기는데, 실제로 그 말대로 됐다고 황천길에 오른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전한다.
열없고 악취미적인 <아메리칸 뷰티>는 <Married… With Chil
징그럽게 차가운 샘 멘데스의 영화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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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이다. 매일"
감독 리들리 스콧 인터뷰
-피보다 눈과 흙이 날리는 첫 전투장면은 폭력적이라기보다 시적인 분위기로 인상에 남는데.
=별로 폭력적이지 않다니 재미있군. 눈은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전투 장면을 찍는데, 러셀이 눈을 보는 첫 장면부터 이미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겨울에 런던에서 찍었으니까. 불필요한 폭력은 감독으로서 내가 점점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문제다. 그래서 검투사를 내세운 로마시대 영화를 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었다.
-첫 영화 <대결자>도 나폴레옹 시대 두 병사의 결투를 그린 시대극인데, 그 경험이 어떤 영향을 끼쳤나.
=음… 뭐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난 그뒤로도 많은 영화를 찍었고, 2천여편의 광고를 찍었다. 광고는 영화만큼 제작규모가 크지는 않으니까, <대결자>를 찍었던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겠지만 직접적인 것은 아니다.
-전투 장면, 하늘에 대한 묘사 등 CF처럼 감각적인 시각
[현지보고] 리들리 스콧 신작 <글래디에이터> 시사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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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적 스타일리스트, 콜로세움에 서다
리들리 스콧의 신작이란 사실 하나만으로, <글라디에이터>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이미 20년이 다 된 얘기지만,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에서 본 스콧의 묵시록적 세계관과 어둡고 음울한 이미지의 교감이 워낙 매혹적인 자태로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에 작품 한편으로 비교적 과작의 행보를 보인 이 세기말적 스타일리스트가 91년작 <델마와 루이스>를 축으로 점차 내리막을 걸어왔다는 것도 궁금증을 부풀리는 하나의 이유. 콜롬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하는 92년작 <1492 콜롬버스>에 이어 <화이트 스콜>, 가장 최근작인 <G.I.제인>까지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스콧의 하락세는 신작의 공개무대에도 빛과 그림자를 드리웠다. 미국 L.A. 현지시각 2000년 3월11일 8시, 중심가인 산타모
[현지보고] 리들리 스콧 신작 <글래디에이터> 시사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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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 서덜런드가 이혼장을 냈다. 그는 3년 전 결혼한 아내 켈리 윈 서덜런드와 남남이 되기로 했다.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차이”가 이혼의 사유. 두 번째 이혼장 제출이라 안 그래도 껄끄러운 판에 그는 사소한 서류상의 실수로 한번 더 LA 법원에 발걸음을 해야 했다고. 부인에게 생계비를 요구하겠느냐는 서류란에 “그렇다”라고 대답해서다. 줄리아 로버츠의 약혼자이기도 했던 그는 배우 카멜리아 케스와 첫 번째 웨딩마치를 올리기도 했다.
키퍼 서덜런드 3년 전 결혼한 아내와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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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이 난생 처음 TV광고를 찍었다. 그리고 엄청난 비난에 직면했다. 홍콩 시장을 주요타깃으로 한 광고에서 아시아인 모델을 한명도 쓰지 않았다고 홍콩 언론이 발끈하고 나선 것. 이에 스톤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서 “유럽적인 얼굴을 원하는 광고주 하이네켄의 요구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어쨌거나 새로운 시도에 대해 스톤은 만족스러운 표정. “광고는 또다른 형태의 영화만들기이며,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했다.
올리버 스톤, 홍콩 TV광고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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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올드보이>에 매혹됐다. 지난 5월 초 이탈리아 70개관에서 <올드보이>를 개봉한 배급사 러키레드는 박찬욱 감독을 초대해 언론사 대상 이벤트를 여는 등 작품에 대한 큰 기대를 비쳤다.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러키레드의 대표 안드레아 오키핀티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드보이>를 배급하게 된 이유는?
=작년에 칸에서 처음 보고, 뇌를 찔리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일이 많아서 극장에서 산만해지곤 하는 나를 시종일관 사로잡은 드문 영화였다. 폐막 사흘 전, 나는 이미 이 영화의 이탈리아 배급권을 쥐고 있었다.
-박찬욱 감독을 초청하기 위해 개봉을 2주나 연기했다.
=종합적인 시장분석을 통해 연기한 것이다. 우리는 영화를 많이 배급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해 선보이는 모든 영화가 중요하고, 그래서 조심스럽게 다룬다. 재능이 뛰어나고 스타성이 있는 감독이 현지에 오는 경우, 우리는 언론을 통해 그를 알리
<올드보이> 이탈리아 배급사 러키레드 대표 안드레아 오키핀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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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마피아 보스에 관한 영화 <제이슨 리>에 ‘젊디젊은’ 배우들의 출연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가수 유승준이 제이슨 리로 출연하기로 한데 이어, <왕과 비>의 연산군 안재모(21)가 유승준의 적수인 켄 미호로 분한다. 켄 미호는 마피아 보스 제이슨 리에게 정신적 유대감을 느끼지만 적으로 맞설 수밖에 없는 인물. TV드라마 <학교>에서 모범생 김건으로 출연했던 안재모는 영화 <파란대문>에서 장항선의 막내아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칼잡이로 영화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안재모, <제이슨 리>에 유승준의 적수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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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리가 아닌 스칼렛 오하라를 상상할 수 있을까? 혹은, 조디 포스터 없는 클라리스 스탈링을 생각할 수 있을까? <양들의 침묵>의 속편 <한니발> 제작진이 봉착한 가장 큰 걸림돌은 클라리스 캐스팅이었다. 조디 포스터가 감독작 <플로라플럼> 연출에 전념하겠다는 ‘해명’과 함께 <한니발> 출연을 거절하자 유니버설과 리들리 스콧 감독은 애슐리 저드에서 기네스 팰트로까지 숱한 여배우들을 물망에 올렸다. 하지만 더러는 적합치 않았고 더러는 거절했다. 거절한 여배우들의 이유는 그거였다. 클라리스에게서 조디 포스터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겠냐는 것, 조디 포스터와 비교되는 걸 무릅쓰고 굳이 <한니발>에 출연할 이유가 있겠냐는 것. “좋은 감독과 시나리오만 있으면 나라고 클라리스 역을 해낼 수 있다”라는 올해 팔순의 제작자 디노 드 로레티스의 하소연은 캐스팅의 어려움을 잘 말해준다.
몇번의 여과과정을 거쳐 제작진은 4명의 후보를 추려냈다.
줄리언 무어, <한니발>의 스탈링 역에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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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그는 벌써 이 방에 와 있어야 했다. 지난 2월19일, 베를린 포시즌스 호텔 411호. 한국 기자 다섯이 덴젤 워싱턴(45)을 기다리고 있었다. 브에나비스타의 한 관계자 말이, 어젯밤 한 파티에서 누군가 그에게 “한국은 흑인이 주연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서, 예외없이 흥행이 저조했다”는, 어쩌면 인터뷰에 치명적일 수 있는 ‘정보’를 흘렸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그는 이틀 전에 열린 베를린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내 얼굴을 굳히고 앉아 있었다. 누군가 할리우드에서 흑인 스타로 살아가는 부담을 묻자, “부담? 이렇게 기자회견에 참석해 마이크를 앞에 두고 앉아 있는 것이 바로 부담”이라고 답했던 것을 보면, 그는 천성적으로 대중 앞에 나서거나 말하길 즐기지 않는 것 같았다. 과연 이 인터뷰를 탈없이 마칠 수 있을지, 걱정스레 15분 정도를 기다렸나보다. 테이블 뒤편 출입구쪽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크고 단단해 뵈는 체격에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흑인 하나가 걸어
spirit이 한국말로 뭐지? <허리케인 카터>의 덴젤 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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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다섯살 난 꼬마가 있었다. 꼬마는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극장을 쥐방구리(?)처럼 들락거렸다. 까까머리 중학생이 된 꼬마는 하루에 3개의 개봉관을 전전하며 영화를 섭렵했고 일본어판 <스크린> <로드쇼>를 정기구독했다. 일본어는 읽을 줄 몰랐지만 영어로 쓰인 영화제목, 배우와 감독 이름, 스틸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고등학생이 된 꼬마는 연극반에 들어가 연기의 마력에 빠졌고 고2 때는 동랑청소년연극제에서 상도 받았다.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꼬마는 ‘연극’과 ‘연애’에 20대를 몽땅 던졌고, 30대 중반에 이른 지금에는 영화와 TV, 연극을 넘나들며 연기와 함께 무르익어가고 있다. 이 꼬마가 바로 배우 김상중(35)이다. “영화가 뭔지도 모르면서 그냥 영화에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스타크래프트에 미치듯 난 영화에 미쳐 있었다.”
하지만 “…미쳤다”라는 표현은 왠지 김상중에게 어울리지 않아보인다. 줄담배를 피는 채 좀체로 목
모차르트? 살리에리! <산책>의 김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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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후예들이 재능을 겨루는 유서깊은 영국 연극무대는 때로 할리우드에 새로운 인재의 공급원이 되주곤 한다. 97년 아카데미 감독상의 앤서니 밍겔라(46)나 <아메리칸 뷰티>의 샘 멘데스. 영국인 영화감독들 가운데서도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눈부신 볕을 쪼이고 있는 이들은 모두 영국 연극계 출신이다.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아카데미 회원들에게서 높은 점수를 따낸 밍겔라는, 곧바로 미국 메이저 스튜디오가 탐내는 감독이 됐다.
물론 그가 하루아침에 스타 감독 대열에 오른 것은 아니다. 그는 영화 이전에 영국 연극무대의 희곡 작가, 그리고 TV 드라마 작가로 활동해왔다. 91년 영화 <정말로 미친듯이 깊이>로 연출 데뷔해 <미스터 원더풀>로 이어지는 잔잔한 로맨틱 코미디의 행진을 마치고, 안정된 구성의 원숙한 러브 스토리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관객의 감성 코드에
베를린에서 만난 <리플리>의 앤서니 밍겔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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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6월11일(토) 밤 11시40분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의 도입부는 인상적이다. 카드점을 치는 클레오와 점쟁이의 손을 비추고 있는데 여기서 화면은 컬러로 구성된다. 그런데 정작 인물들의 모습은 흑백이다. 도입부에서 주인공 클레오에겐 불길한 예언이 다가온다. 다시 보여지는 카드들은 마찬가지로 컬러이며, 그리고 인물은 흑백화면이다. 의미심장한 징조이다. <쉘부르의 우산>을 만든 자크 드미 감독의 동반자이자, 영화감독인 아녜스 바르다의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는 바르다 감독의 대표작이자 한 여성의 내적 불안감을 스크린으로 투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1961년, 낮 시간의 파리. 가수인 클레오는 의사의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타로점을 보는 여자를 찾아간다. 두 시간 뒤인 7시에 진단을 듣기로 한 클레오는 자신이 암에 걸렸다고 생각하는데 점쟁이의 점괘 역시 좋지 않다.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클레오는 검사 결과가 나올
누벨바그 대모의 대표작,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