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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4월2일(토) 밤 11시45분
‘누벨바그’ 일원으로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영화는 몇 가지 일관된 특징을 보인다. 그중 하나가 클로드 샤브롤 감독의 작품들이 범죄영화로서 고정된 패턴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의식>은 1990년대에 감독이 만든 작품 중에서 중요하게 거론되곤 한다.
이자벨 위페르와 상드린 보네르가 출연하고 있는 이 영화는 계급적 허위의식과 여성들의 연대라는 주제를 노출하는 문제작이다. 내성적 성격의 소피는 상류층인 릴리브르 가족을 위해 일하는 가정부다. 이 집의 부부와 버릇없는 두 아이를 위해 그녀는 매일 ‘의식’과 같이 식사를 준비하고 청소하며 집안을 돌본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이 글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애써 숨기고 있다.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소피는 우체국 직원 잔느와 친구가 되는데, 그녀에게 릴리브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잔느가 자신의 우편물을 훔쳐본다고
샤브롤의 후기 걸작,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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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 4월1일(금) 밤 12시55분
이번주에는 여성감독들의 단편이 방영된다. 김은경 감독의 <유리알>은 학교 오빠를 동시에 좋아하지만 표현방식이 다른 두 여고생의 각기 다른 짝사랑 속에 수줍은 소녀들의 좌절과 성장을 담고 있으며, 정소영 감독의 <동그라미>는 애정이 넘쳐 자칫 위태로워 보이는 모녀관계를 통해 그들만의 사랑과 연대를 도발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화배우 출신 방은진 감독의 단편 <파출부, 아니다>는 파출부의 하루를 통해 일하는 여성의 모습과 자신의 권태로운 삶에서 일탈하고자 하는 욕망을 동시에 보여준다. 개성 강한 이 작품들은 최근 여성감독들이 보여주는 절제된 형식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절제가 지나쳐 모호하게 처리된 점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자신의 주제를 놓치지 않고 전달하는 솜씨는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세 작품은 각기 학교와 집 혹은 직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표현되고 있는데, 어쩌면 그
[독립영화관] 여성감독들의 단편, <유리알> 외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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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4월3일(일) 밤 11시45분
제3회 백마상 신인여우상
오랜만에 유현목 감독의 코미디영화가 방영된다. 한국영화가 쇠퇴기로 접어드는 1967년경부터 연간 250여편의 영화들이 제작될 정도로 거품이 일었던 시기다. 그러다보니 흥행이 되지 않는 작품들은 거의 기획조차 힘들었고, 이 무렵 한국의 예술파 감독인 유현목도 <공처가삼대> 등 몇편의 코미디영화를 만든다. <몽땅 드릴까요>는 1964년 민중극장에서 초연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희곡작가 박조열의 <토끼와 포수>가 원작인 유현목의 보기 드문 코미디영화다.
노총각 화가 장훈(김진규)이 과부 민 여사(조미령)와 딸 미영(손방원), 가정부(안인숙) 등 세명의 여자가 사는 집에 세들어오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장훈과 민 여사는 내심 서로 좋아하면서도 겉으로는 항상 으르렁거리는 사이이고, 일찍 아버지를 여읜 미영은 장훈을 아버지처럼 따르고 좋아한다. 민 여사의
[한국영화걸작선] 유현목 감독의 코미디 감성, <몽땅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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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 시스템의 끌어당기는 힘은 지난 주 삼척에서 열린 <외출> 기자회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몇 년 전이었다면 100% 한국인 캐스트와 제작진이 100명의 일본 기자를 끌어 올수 있다는 생각은 정신 나간 환상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 스타 시스템은 할리우드 그리고 어쩌면 인도 외의 그 어떤 다른 나라 영화계의 것 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자랑한다. 홍콩과 일본의 스타 시스템은 강하긴 하지만 한창때가 지났으며, 유럽의 스타 시스템은 할리우드에서 나오는 눈부신 빛 때문에 위압당하고 있다.
좋은 일인가 나쁜 일인가? 퀜틴 타란티노는 작년 칸느에서 스타 시스템이 없는 지역이라면 효과적인 영화업계를 지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물론, 타란티노는 할리우드에서 일하니까 그런 말을 할 거라 기대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한국 영화업계에서 시스템에 대한 찬양 보단 불만이 더 많이 들리기가 나름이다. 제작자들은 큰 스타가 없는 영화는 투자를 끌어올 수 없다고
[외신기자클럽] 한국에 스타 시스템은 존재하는가 (+영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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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배우 공리가 할리우드 영화 두 편에 출연을 예약했다. 먼저 출연할 영화는 마이클 만 감독의 <마이애미 바이스>(Miami Vice). 1980년대 인기 TV시리즈를 영화화하는 <마이애미 바이스>에서 중국과 쿠바의 범죄조직을 이끄는 여두목 이사벨라로 공리가 캐스팅됐다. <콜래트럴>을 만들었던 마이클 만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다국적 범죄 조직의 자금관리 총책임자로서, 복잡한 심리상태와 미모를 겸비한 인물”이라고. 이 영화에서 콜린 파렐과 제이미 폭스와 함께 공연하는 공리는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색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이게 된다. 5월중 크랭크인 예정이다.
<마이애미 바이스>에 곧바로 이어서 공리가 출연할 영화는 새로운 ‘한니발 렉터 시리즈’ <가면 뒤에서>(Behind The Mask)다. 한니발 렉터의 어린 시절을 그릴 이 영화는, 인육을 즐길 정도로 반(反)사회적 이상성격을 가지게 된 배경을 보여주
공리, 할리우드 영화 두 편에 동시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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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의 십자군 전쟁 영화<킹덤 오브 헤븐>이 개봉하기도 전부터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제임스 레스톤 주니어라는 역사학자가 자신의 책의 상당부분을 이 영화에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서신을 제작사 이십세기폭스에 보냈다. 문제의 책은 2001년에 출판된 <신의 전사들>(Warriors of God: Richard the Lionheart and Saladin in the Third Crusade). 레스톤의 주장에 따르면,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피닉스 픽처스로부터 이 책을 각색한 작품의 연출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한 후, 비밀리에 이 책을 베껴 <킹덤 오브 헤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표절의 근거는, 영화의 메인 캐릭터인 발리안(올랜도 블룸)과 영화의 제목이 모두 책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작사는 레스톤에게 보낸 답신에서 “그 책을 읽은 적이 없다. 영화와 책은 실질적으로 유사하지 않으며 역사적으로 고증된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상 완전히 다
<킹덤 오브 헤븐> 표절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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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약속 어기고 연예인 띄우기”
담당PD "‘따사모’ 등 미담 소개할 터”
한국방송 2텔레비전 아침 프로그램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을 폐지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지난 29일 ‘시청자와 약속 어기는 <여유만만>, 차라리 폐지하라’는 논평을 발표한 것이다. 민언련의 ‘폐지 촉구’논평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1999~2002년까지 방송되며 저질 토크쇼로 악명이 높았던 <서세원쇼>에 대한 폐지촉구 성명을 문화연대 등과 함께 낸 기록이 거의 유일할 정도다.
민언련 쪽은 이 논평에서 지난해 <여유만만>을 ‘1월의 나쁜 방송’ ‘올해의 나쁜 방송’ 등으로 선정하며 자사 프로그램 홍보와 연예인 신변잡기 일색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으나, 전혀 개선의 노력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연예인 출연만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연예인 부부나 가족의 여행까지 동행취재하며 시시콜콜한 대화와 행동
KBS2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 폐지 촉구에도 ‘여유만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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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올해로 공무원 2년 차인 친구를 만났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년 동안 준비하여 시작한 공무원 생활. 그 생활도 벌써 2년째에 접어들었는데, 요즘 들어 부쩍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 좀이 쑤신단다. 야근을 밥 먹듯 하며 이 한 몸 다 바쳐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회사에 다니는 나로선 칼퇴근에 잘릴 위험부담 없는 직장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큰 복이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그러나 친구는 도리어 스트레스가 심하더라도 일반 회사에 다니는 내가 부럽다고 한탄한다.
다닐 직장이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 우리는 사회생활의 고단함을 주제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의 공통된 의견은 ‘쉬고 싶다’는 것. 뉴욕과 파리를 오가는 커리어 우먼 내지는 일과 살림을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슈퍼우먼을 꿈꾸었던 두 여고생은 어디로 간 것인지. 낯선 사람과 부대끼며 몇 년 출퇴근하더니 이제는, 아침잠 좀 실컷 자보는 게 소원인 나머지 전업주부를 꿈꾸게 된 서른 줄의 여자
[드라마 칼럼] <불량주부>, 모든 생활에는 씩씩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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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난해 아트하우스풍의 호러 영화 으로 주목을 받았던 송일곤 감독의 감성 멜로 영화. 10년 전에 연인과 맺은 약속 때문에 ‘우도’를 찾은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그렸는데, 실제로 편집을 마치고 휴식 차 우도를 들렀던 송일곤 감독의 자전적 경험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로 관심을 모았던 신예 이소연의 청순한 매력과 수준급 탱고 솜씨도 볼거리. 레터박스로 수록된 영상이 다소 아쉽지만 돌비 디지털 5.1 채널의 음향을 지원하고 있으며, 부록으로는 메이킹 필름과 뮤직 비디오 등을 수록했다. 깔끔한 디자인의 메뉴 화면이 인상적.
<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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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방영을 시작한 이래 10년간 최고의 인기를 모았던 TV 시트콤으로, 1998년 종영될 때까지 골든 글로브상, 에미상, 코미디 어워드 등 다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한 화제작. 뉴욕에서 제일 잘 나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제리 사인필드와 그의 괴짜 친구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다룬 작품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최악의 청춘사업가 조지, 초절정 미국형 빈대 이웃총각 크레이머, 전혀 근거 없는 공주병 환자 일레인 등이 시도때도 없이 벌이는 사건 사고가 주 내용이다. 풍부한 부록도 볼거리. 아쉽게도 부록에는 한글 자막이 지원되지 않는다.
<사인필드 시즌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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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포스터가 선정되었다. 포스터의 주제화는 이만익 화백의 “유화자매도(柳花姉妹圖)”이다. 이만익 화백은 황해도 해주 출생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88서울올림픽 미술감독을 맡았으며 지난 93년에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한바 있다.
유화자매도의 유화(柳花)는 고구려 건국설화에 등장하는 실제 여인으로 강의 신 하백(河伯)의 세딸 중 장녀이다. 고구려 건국설화에 따르면 유화는 동생 위화(葦花), 훤화(萱花)와 함께 자유분방하게 성장하여 젊은시절 해모수라는 청년과 사랑에 빠진 뒤 아들을 낳아 키우는데 이 아들이 바로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이다. 이만익 화백의 포스터는 유화자매 세사람의 꿈많던 처녀시절을 테마로 하여 자연과 어우러진 사랑과 기상을 표현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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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House of Flying Daggers
1/4분기 출시 DVD 중 과 더불어 가장 말이 많았던 타이틀이다. 작품 자체에 대한 엇갈린 평가와는 별도로 탐미주의의 정점에 달한 황홀한 영상으로 인해 DVD에 대한 기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출시사인 스타맥스는 이례적으로 출시 전에 국내 출시본과 홍콩판의 비교 감상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그 결과물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상 면에서 이 타이틀의 가장 큰 문제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낮은 해상도와 선명도였다. 특히 50인치 이상의 대형 디스플레이에서는 감상 자체가 조금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이 영화의 최고 장점으로 꼽히는 색감은 DVD에서도 충실히 재현되고 있지만, 기대 이하의 해상도로 인해 그 위력이 반감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이러한 치명적인 결점을 어느 정도 보완해 준 것은 바로 박력 넘치는 서라운드 음향이다
김정대의 레퍼런스 DVD - 2005년 1/4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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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는 매달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컨텐츠로서 그 달의 레퍼런스(화질, 음향, 부록 등에서 모범이 될만한) 타이틀을 엄선해, 주요 장면의 AV적인 우수성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을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처음 시작인만큼 1/4 분기에 출시된 DVD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4월부터는 그 달에 발매된 타이틀을 중심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DVDTopic)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in and the World of Tomorrow
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불가사의한’ 영상을 선보인다. 이 영화의 독특한 영상 질감은 이미 극장 상영 때부터 화제가 된 바 있는데, 레퍼런스급으로 선보인 DVD는 그 오묘한 느낌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과 와 같은 1930년대 스페이스 오페라극에 프리츠 랑의 고전 SF물 의 비주얼을 겹치고, 여기에 다시 할리우드 고전 느와르극의 분위기를 가미한다면 대체 어떤 영상이 탄생할까? 여기에 복고풍 미스터리극과 의 초현실적인 영상미
김정대의 레퍼런스 DVD - 2005년 1/4분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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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살에 찍은 첫 영화로 열네살에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아버린 소년은 약간 지루해 보였다. 3월22일 신라호텔에서 기자들을 마주한 야기라 유야(15)의 손가락은 목덜미와 앞머리를 끊임없이 방황했다. 머리칼 속에서 답을 적은 쪽지라도 찾아낼 기세였다. 누군가 ‘신데렐라 보이’라는 별명을 거명하자 엄청난 비방이라도 들은 표정으로 “신데렐라 보이? 신데렐라 보이라… 신데렐라…” 하며 되새김질한다. “한국에 오면 불고기랑 김치를 먹고 싶었다”는 대답만큼은 확신에 찼는지 또랑또랑하다. 알고 보니 전날 저녁식사로 불고기를 택한 야기라는 절묘한 타이밍에 불판을 갈아치우는 종업원의 묘기에 “이것이야말로 맛의 비결!”이라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5월 <아무도 모른다>가 그에게 안긴 호사스런 상은 축구선수가 될까, 영화배우가 될까 망설이던 이 소년의 로맨틱한 고민에 종지부를 찍었다. 중간고사 탓에 시상식에 앞서 도쿄로 돌아왔던 야기라는 뒤늦게 트로피를 받아들고 반
칸의 별이 된 소년,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