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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다시는 오비완 케노비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어떤 마음에서 이 시리즈에 출연하겠다고 했나.
= 1990년대에 오비완 케노비 역할에 처음 캐스팅됐던 때로 돌아가보면 당시 나는 대니 보일 감독의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 시대 영국 영화산업의 주목을 받던 브리티시 그런지 시네마(X세대의 불안과 낭만을 그린 1990년대 영화들.-편집자)의 일원이고 싶었다. 그런데 <스타워즈>는 내 희망과는 다른 층에 있는 영화였다. 사람들은 내게 <스타워즈> 시리즈에 출연함으로써 커리어가 얼마나 달라질지 이야기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스타워즈> 시리즈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프리퀄 3부작에 출연했다. 그 경험은 내가 이전까지 영화에 출연하면서 겪었던 경험과 기술적으로 완전히 달랐고, 그때 영화 만들기가 어렵다고 느꼈다. 배우로서 자랑스러웠지만 그 3편이 내 경력의 대표작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그래도 “오비완 케노비 역할을
'오비완 케노비' 출연한 배우 이완 맥그리거 "스테이지크래프트 기술 덕에 몰입이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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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에서 6월8일 공개 예정인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실사 드라마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의 주연배우 이완 맥그리거와 시리즈 전체를 연출한 데버라 차우 감독을 만났다. <오비완 케노비>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이하 <스타워즈 에피소드3>)와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하 <스타워즈 에피소드4>) 사이에 놓인 이야기로, 절망과 고통 속에 놓였던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가 어떻게 새로운 희망을 찾아나서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거의 20년 만에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로 돌아온 이완 맥그리거는 시리즈에 출연하지 않았던 시간 동안 <스타워즈>와 오비완 케노비 캐릭터가 어떻게 자리를 넓혀왔는지 이야기를 들려줬고, <오비완 케노비>에 앞서 <만달로리안> 시리즈의 에피소드를 연출한 경험이 있는 데버라 차우 감독은 조지 루카스가 만든 세
디즈니+ 리미티드 시리즈 '오비완 케노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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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씨네21> 신년호 특집 기사 ‘한국영화 신작 프로젝트’에서 최진성 감독은 극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주진우 전 <시사IN>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을 추적한 <저수지 게임>(2017) 등 다큐멘터리 두편을 연달아 작업했던 그가 전작 <소녀>(2013) 이후 오랜만에 극영화 도전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계획처럼 되는가. 그가 내놓은 신작은 ‘n번방 사건’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 극영화를 준비하다가 다큐멘터리로 방향을 선회한 이유가 무엇인가.
=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극장 개봉을 목표로 하는 영화에 대한 투자가 멈췄다. 그러던 중 넷플릭스로부터 다큐멘터리 연출을 제안받았다. 보나마나 제작이 1년 이상 걸릴 건데 이 과정을 돌파하는 게 늘 만만치 않아서 또 해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OTT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정한 자본이 투입된 웰메이드 다큐멘터리를 작업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연출한 최진성 감독, "범죄자들은 우리 생각보다 치밀했고, 추적자들은 그보다 더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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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번방 사건으로 많은 언론과 인터뷰했고, 강연도 했고, 정부 부처 회의에도 참석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대와 지지를 구하기도 했고. 다큐멘터리에 출연하기로 한 이유는 그런 활동의 연장선인가.
= 아무래도 기사나 유튜브는 사건을 단면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텔레그램이라는 특수한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가 벌어지는 구조를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최진성 감독님으로부터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 넷플릭스를 구독하는 이용자 수가 많고, 나 또한 구독자인 데다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2020)를 재미있게 봤던 터라 넷플릭스라면 급하게 제작하지 않고 높은 완성도로 이 사건을 다룰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 촬영한 지 약 2년이 지난 까닭에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웃음) 사전 질문지를 포함해 150~160개 정도의 질문에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
- 넷플릭스가 글로벌 OTT 플랫폼이라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선보일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에 출연한 전 추적단 불꽃 단, “피해자가 보호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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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선배 인스타그램 없앴어?” 김완 <한겨레> 기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갑자기 사라져 이상하다 싶어 텔레그램에 들어가 그에게 물었다. 김완은 박근혜 정권 때 국정원이 ‘엔터팀’을 운영해 영화계를 사찰했다는 내용의 단독 보도를 함께했던 동료다. 그에게 짧은 답장이 왔다. “ㅇㅇ 신상 털려서 다 비활성.” 그는 “‘청소년 텔레그램 비밀방’에 불법 성착취 영상 활개”(<한겨레> 2019년 11월10일자) 단독 보도를 시작으로 텔레그램에서 벌어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사건을 연달아 보도하던 때였다.
수면 위로 올라온 텔레그램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는 생각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끔찍했다. <한겨레>가 지난 두달 동안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착취’라는 제하의 연속 기획으로 보도한 기사는 충격적이었다. <한겨레> 기자들이 텔레그램 익명 대화방에 잠입해 그 실태를 지켜본 뒤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범죄자들은 일자리를 주선한다는 명목
김성훈 기자의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취재기 (2019.12~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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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더 플랜> <저수지 게임> 등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넘나들었던 최진성 감독의 신작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가 5월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이 영화는 n번방 사건의 실체를 추적한 다큐멘터리다. n번방은 텔레그램에서 자행된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 사건으로, 당시 대학생이었던 불, 단 두명으로 구성된 추적단 불꽃과 김완, 오연서 <한겨레> 기자, 경찰 등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n번방 사건은 ‘박사’, ‘갓갓’ 등 범죄자들이 잡혔음에도 피해자의 고통과 상처는 끝나지 않았고, 여전히 잡히지 않은 가해자들이 많은 현재 진행형인 범죄다. 이 작품은 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도 극영화 못지않게 서사 전개가 무척 빠르고, 깊숙이 관객을 끌어들인다. 지난 3년 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기를 일지 형식으로 전한다. 전 추적단 불꽃의 단, 이 영화를 연출한 최진성 감독과의 인터뷰도
최진성 감독의 신작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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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나의 해방일지>
결국 끝까지 보게 되는 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 왜 더 예쁘고, 멋있고, 특별할 수 없는지 고민하는, 소소한 공감의 이야기.
<더 배트맨>
영화관에서만 두번을 봤다. 이 영화의 배트카를 영화관에서 한번 더 보고 싶었다. 지금까지 본 중 가장 투박하고 멋없고 대단한 첨단 기술도 없는, 그렇지만 날 제일 열광하게 만든 배트카.
<저주토끼>
정보라 지음 | 아작 출판사 펴냄
특히 <머리>와 <덫>이 마음을 끌었다. 히스테리가 가득 차서 넘실거리는 문장들에 묘한 쾌감이 있다.
마인드풀니스
요가도 하고, 명상도 하면서 내 호흡의 상태를 자주 인식하려 노력한다. 요즘엔 주로 ‘마보’라는 명상 앱의 도움을 받는다. 아직 초보자
[LIST] 홍성은 영화감독 '혼자 사는 사람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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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PD가 말했다. “이 프로그램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어.” 이서진도 말했다. “내가 제일 애매하지 않아?” 그렇긴 하다. 지난해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고 올해는 시상자로 참석하게 된 윤여정의 LA 여정을 따라가는 티빙 <뜻밖의 여정>은 <꽃보다 할배>와 <이서진의 뉴욕뉴욕>을 섞은 듯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다만 윤여정은 ‘꽃할배’들과 달리 외국 생활에 익숙하고 바쁜 일정을 도와주는 스탭도 충분하기에 제작진은 적극적 개입 대신 그를 보필하며 천천히 따라다니는 쪽을 택한다.
그래서 때로는 구성이 너무 느슨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윤여정이라는 사람을 지켜보는 것만은 지루할 수가 없다. “내가 76살인지 75살인지 맨날 까먹는다”라며 투덜대며 ‘최근’이라면 20년 전, ‘옛날’이라고 하면 40, 50년 전 기억을 꺼내오는 그는 신랄한 말투로 예측할 수 없는 위트를 발휘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단어가 한꺼번에 다가
[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뜻밖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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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모닝 쇼 시즌1 / Apple TV+
미국 어딘가에 일 때문에 신경쇠약에 걸린 여자들의 모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더 모닝 쇼>의 알렉스 레비와 브래들리 잭슨은 <드롭아웃>의 엘리자베스 홈스와 함께 이 모임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을 만한 인물들이다. 평일 새벽 3시30분 기상, 아침 뉴스쇼 공동 진행이라는 일정표를 공유하는 두 여성 앵커는 남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고 더 오래 일로 고통받는다. <더 모닝 쇼>는 알렉스와 아침 쇼에서 오래 호흡을 맞춰온 남성 진행자 미치 케슬러가 성범죄 혐의로 하차한 뒤의 방송국 내부를 배경으로 한다. 차기 앵커로 깜짝 발탁된 지역 방송국 기자 브래들리가 주류 방송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다면 알렉스는 미치 케슬러 사건에서 자신 역시 내부자로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돈 룩 업 / 넷플릭스
<돈 룩 업>은 지구가 망해가는 이야기다. 6개월14일 뒤 혜성 충돌로 지구가 박살날 거라는 과
[리뷰 스트리밍] '더 모닝 쇼 시즌1'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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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아웃>의 실존 인물 엘리자베스 홈스는 구글에 ‘Holmes’(홈스)를 검색했을 때 셜록 홈스보다도 상단에 표시될 만큼 유명하다. 스탠퍼드대학교를 중퇴하고 만 19살에 혈액 검사 기기 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차린 그는 미국에서 제일 젊은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로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테라노스의 기술이 허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사기범으로 전락한다. <드롭아웃>은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던 10대 후반부터 파산을 앞둔 30대 초반까지의 홈스의 인생사를 시간순으로 재현한다. 다만 초반부터 수사받는 장면을 초반부터 삽입해 그가 환자를 위험에 빠뜨린 범죄자임을 분명히 한다. 덕분에 시청자는 주인공의 거짓말에 현혹되지 않고 전 과정을 따라가면서 어떻게 이 대형 사기극이 10년 넘게 발각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풀게 된다.
그래서 얼마나 비슷하냐는 질문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나 시리즈에 따라붙는 질문일 것이다. 홈스를 연기한 어맨다 사이프리드는 홈
[리뷰 스트리밍] 스티브 잡스를 동경하던 누군가의 인생사 '드롭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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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크더니 변호사가 됐다고. 손녀를 낳았다고. 또 그러다 알츠하이머라고. 미안하다고….” 아버지 인우(안성기)는 알츠하이머 환자 가족을 위한 모임에 나가 딸 수진(서현진)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수진은 이혼한 뒤에도 변호사이자 엄마로 완벽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던 딸이다. 그런 수진이 교통사고 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았다. 손녀 지나(주예림)의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바쁘게 사는 딸을 돕기 위해 같은 집에 살며 손녀를 돌봤던 인우는 이제 치매에 걸린 딸을 보살펴야 한다. 무섭다고 말하는 딸을 “괜찮아. 아빠가 있잖아”라는 말로 다독이면서. <카시오페아>를 쓰고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섬세한 감정을 스크린에 펼치는 데 능한 작가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동주>의 각본을 쓰고 <페어러브> <러시안 소설>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던 신연식 감독은 어떤 부녀의 드라마를 보여줄까. 안성기 배우는 <페어러브> 이후 10
[Coming soon] 어떤 부녀의 드라마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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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명왕성(플루토)에서 파라마운트(베르몬드 산)까지 높은 곳에서 미디어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넷플릭스가 최근 멀티 계정을 지원하지 않는 광고가 포함된 상품을 만들겠다는 발표를 했다. 넷플릭스가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개발하면서 스포츠 중계도 하게 될 거라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이런 기사와 함께 우리는 이미 다 하고 있었다고 소셜에 포스팅을 한 회사가 있다. 바로 6월 국내 사업자 중 1위 OTT 플랫폼이 된 티빙 내에서 플랫폼 인 플랫폼(Platform in Platform, 플랫폼 내에 별도의 플랫폼을 내장하는 방식)으로 론칭하겠다고 발표한 파라마운트 플러스의 모회사 파라마운트 글로벌 이야기다. MTV, 니켈로디온, 코미디 센트럴, 쇼타임, CBS와 같은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비아콤CBS(ViacomCBS)가 최근 <트랜스포머> <스타트렉> <탑건> <슈퍼소닉> 등으로 유명한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다시 하나가 돼 OTT 시대에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힘주기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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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지역 카슈미르에서의 탈출을 그린 영화 <카슈미르 파일>이 극장가를 휩쓸었다. 32년 전 일어난 대탈출과 잔혹했던 학살을 다룬 묵직한 작품으로, <타슈켄트 파일>에서 또 다른 진실을 좇았던 비베크 아그니호리 감독이 제작, 각본, 감독을 맡았다. 이제껏 많은 제작자가 당시의 상황을 스크린에 담으려 했지만 이처럼 진실에 근접한 경우는 없었다는 평과 함께 찬사를 받고 있다. 고통스러운 이야기지만 관객은 진실을 직면하기 위해 영화관에 모였고, 현시점 올해 최고의 발리우드영화라는 결과로 화답했다.
한편 흥행의 맛을 제대로 본 것은 남인도영화다. 최근 힌디어 더빙을 한 남인도영화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푸쉬파> <RRR>에 이어 <K.G.F: 2장>이 인도 극장가를 점령했다. 인도의 엘도라도라 불리는 콜라 금광을 둘러싼 싸움을 그린 이 영화는 역대 최고 제작비를 투여한 칸나다어 영화로, 힌디어 더빙판을 동시 개봉해 발리우드 경쟁작
[델리] '푸쉬파' 'RRR' 'K.G.F: 2장' 등 인도 극장가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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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 2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월17일 하루 동안 약 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의 개봉작 중 최단기간 500만명 돌파로, 지난해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보다 빠른 속도다.
이어 한국영화에도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범죄도시2>가 개봉 당일 사전 예매량 30만장을 넘기며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실시간 예매율은 75.1%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기록을 보였다. 동시에 한국영화 역대 사전 예매량 4위에도 올랐다. 지금까지 개봉일 기준 한국영화 예매 신기록은 <신과 함께-인과 연>의 64만장으로, <군함도>(60만장), <기생충>(51만장)이 뒤를 잇고 있다. 관객은 <범죄도시2>에서 배우 마동석과 손석구가 보여줄 시원한
5월 개봉작,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순항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