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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아직 30대예요.” 딱 남들만큼 깜빡깜빡하는 변호사 수진(서현진)은 교통사고를 내고 찾은 병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받는다. 충격으로 굳어버린 수진 대신 의사에게 침착히 궁금한 점을 묻는 사람은 함께 온 아버지 인우(안성기)다. 유학을 앞둔 어린 딸 지나(주예림)를 혼자 키우며 일하느라 정신없는 수진의 부탁을 받고 손녀를 돌보러 딸의 삶에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하던 인우는 수진의 치매 판정 이후 딸의 삶에 아예 들어가기로 맘먹는다.
<카시오페아>는 아버지로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얻은 남자가 이제야 쓰는 육아 일지다. 장기 해외 근무로 수진의 인생 대부분에서 부재했던 인우는 속죄하듯 딸의 병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의 간병인을 자처한다. 밥을 챙겨 먹이고, 놀이 모임에 데려가고, 분리수거를 가르친 뒤 돌아오는 인우의 일상은 어린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치매를 겪는 중심인물이 발산하는 혼란한 에너지가 상당한데도 이 극은 전체적으로 차분
[리뷰] 아버지로서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얻은 남자가 이제야 쓰는 육아 일지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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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에서 현상금 사냥꾼 릭 데커드는 “안드로이드도 꿈을 꾸나?”라고 묻는다. <애프터 양>에서 코고나다 감독은 바꿔 질문한다. 안드로이드도 기억하는가? <애프터 양>이 그리는 근미래는 고도로 발달한 테크노 사피엔스가 보편화된 사회다. 이들은 다인종·다문화 가정에 보급되어 세계 각국의 유산을 일깨워주는 ‘세컨드 시블링스’로 활약하는 지성체이고, 고장난 채 오래 방치되면 부패하는 유기체다. 차(茶) 상점을 운영하는 제이크(콜린 패럴)와 회사 중역인 키라(조디 터너스미스) 부부 역시 입양한 중국인 딸 미카(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를 위해 중국인 안드로이드 양(저스틴 H. 민)과 가족을 이룬다. 영화는 원작인 알렉산더 와인스타인의 소설 제목처럼 어느 날 갑자기 ‘양과의 작별’이 가족에게 당도한 이후의 여파를 천천히 관찰해나간다. 수리업체를 전전하던 제이크는 양의 중심부에 숨겨진 기억 장치가 있으며,
[리뷰] 인간과 로봇 사이, 영화라는 기억 장치 '애프터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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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이 큰 성공을 거둔 이후로 현재까지 총 5편의 후속편이 제작됐다. 공룡을 지키려는 이들과 이용하려는 이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해가는 공룡들이 충돌하며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이 흥미롭게 다뤄져왔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개봉하기 전, 29년간 확장되어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스토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았다.
쥬라기 공원
1993년 |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존 해먼드 회장(리처드 애튼버러)은 중생대의 호박에 갇힌 모기에게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 공룡들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슬라 누블라 섬에 쥬라기 공원이라는 테마파크를 설립한 뒤 앨런 그랜트(샘 닐), 엘리 새틀러(로라 던), 이안 말콤(제프 골드블룸) 박사에게 안전 점검을 의뢰한다. 한 프로그래머가 공룡 샘플을 빼돌리기 위해 시스템을 마비시키면서 이들은 공룡들의 서식지에 꼼짝없이 갇히게
1993년 '쥬라기 공원'부터 2018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까지 스토리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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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시작된 <쥬라기 월드>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당신이 연기한 클레어는 3부작 동안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캐릭터다. 클레어의 어떤 점이 바뀌었나.
= 클레어 안의 불꽃같은 결단력과 용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클레어라는 캐릭터의 핵심은 시리즈 전체를 통해 드러났다. 하지만 시리즈가 이어짐에 따라 클레어 스스로가 깊은 곳에 있던 자신의 뜨거운 심장과 만나게 됐다는 것도 안다. 그 과정을 통해 양심이라는 감정에 반응하게 됐다. 그래서 클레어는 더 잘하려고 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한다. 과거에 저지른 실수에 대한 속죄이기도 하다. 그 속죄는 아마도 영영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클레어는 노력한다.
- 1편에서는 킬힐을 신고 공룡들의 터전인 이슬라 누블라를 종횡무진 누비더니 이번엔 워커 차림으로 늪에서의 잠수도 마다하지 않더라. 예전보다 더 용감해 보이던데, 모성애 덕일까.
= 시리즈를 통해 보여지는 클레어의 변화는 이기적인 사람에서 이타적인 사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배우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최애 공룡은 드레드노투스 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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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쥬라기 월드> 프랜차이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3부작을 마친 소감은.
= 9년간 멋진 영화 3편을 만드는 여정은 나로선 무척이나 감사한 경험이었다. 마지막 편이 그랜드 피날레를 선사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쥬라기 공원> 3부작의 전설적인 배우들과 <쥬라기 월드> 3부작의 출연진이 함께 만든 결말 덕분에 진정한 프랜차이즈로 연결될 수 있었다. 여러 감정이 봇물처럼 밀려오고 지금은 그 감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새 영화를 생각하면 흥분되다가도 이제 정말 시리즈가 끝났다는 생각에 슬퍼질 때도 있다. 3편의 영화를 만든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 전작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의 제프 골드블럼에 이어, <쥬라기 공원>의 아이콘인 샘 닐과 로라 던도 이번 영화를 위해 돌아왔다.
=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이 전설 같은 배우들 덕에 이번 영화의 스토리가 단단해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배우 크리스 프랫 "모든 면에서의 그랜드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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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현재 진행형의 블록버스터영화 중 가장 급진적인 화두를 던지는 연작일 것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극 말미 인간이 더이상 자연의 지배자가 아닐 수 있다고 서늘하게 되짚는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들이 멸종했던 것처럼 인간도 그럴 수 있다고, 인간이 영원히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일 수는 없다고 말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 중 하나지만 그만큼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 3부작의 대장정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지난 4월 초 화상 인터뷰로 만난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과의 대화를 옮긴다.
-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후 4년이 흘렀다. 그사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
= 공룡들이 세상 밖으로 풀려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 인간이 지구의 다른 동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이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는 엄청난 스펙트럼이 있다. 상당수는 우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공룡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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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쥬라기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이안 말콤 박사(제프 골드블룸)의 대사로 끝이 난다. 화산 폭발로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됐고, 섬 밖으로 옮겨진 공룡들이 지구 도처에 자리 잡았음을 감안하면 이안의 이 말은 실상 경고에 다름없다. 주인공이 섬을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던 전작의 해결책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인간은 공룡과의 공생 문제를 직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예고편에서 눈 덮인 설원과 도심의 건물 숲을 질주하는 공룡들의 모습은 꽤나 섬뜩하고 생경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풍경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제작팀은 전작의 2배에 달하는 112개 세트를 활용하고 다양한 지역을 로케이션으로 삼았다. 눈 덮인 태평양의 북서부 지역, 텍사스 서부, 샌프란시스코 몰타, 돌로미티 산 등이 촬영의 배경지로 이들은 전부 <쥬라기 공원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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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간 세계관을 확장해온 <쥬라기 공원> 시리즈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이 6월1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총괄 제작하고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이 연출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전 지구로 영역을 넓힌 공룡과 이들의 DNA로 유전자 조작 연구를 행하는 기업 ‘바이오신’ 그리고 이에 맞서는 인간들을 그린다. 오웬 역의 크리스 프랫, 클레어 역의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외에도 로라 던, 샘 닐, 제프 골드블룸 등 <쥬라기 공원>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색다른 지역을 로케이션 삼아 새로운 공룡들을 선보인다는 제작진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번 편을 위해 이제까지 달려온 것”이란 크리스 프랫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관람하기 전 참고하면 좋을 내용들을 정리해보았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미리 보기와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과 배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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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를 찾은 박찬욱 감독(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 2022년 칸국제영화제도 기대해봅니다.
[ARCHIVE] '깐느박'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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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북스, 제철소, 위고 세 출판사가 함께 펴내는 ‘아무튼 시리즈’의 신간 두권은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슬아 작가의 <아무튼, 노래>와 김겨울 작가의 <아무튼, 피아노>가 그것. <씨네21>의 칼럼 ‘디스토피아로부터’의 필진이기도 한 김겨울 작가의 <아무튼, 피아노>는 (고전)음악을 해석하는 철학과 그 철학을 소리로 옮기는 몸 쓰기의 기술에 대한 이야기다. “향유하는 사람보다 참여하는 사람이 그것을 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참여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을 다 쓰는 일이므로, <아무튼, 피아노>는 연주자가 갖는 어떤 구도자적 속성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이것은 공연을 직업으로 삼은 전문 연주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게다가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내가 포기한 세계’에 대한 기록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의 눈에 김겨울은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겠지만 그 자신에게는 ‘클래식 피아노를 커리어로 삼
<아무튼, 피아노> <아무튼, 노래> <마음이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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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Whack World》와 하이쿠처럼 짧은 노래들
요즘 티에라 왝의 곡들을 많이 듣는다. 그중에서도 전곡이 1분짜리 트랙으로 이루어진 《Whack World》(2018) 음반을 통째로 듣는 게 좋다. 우울과 분노, 우정과 성장에 관한 결코 가볍지 않은 테마들을 하이쿠처럼 딱 잘라내는 쾌감과 재능에 탄복하며. ※자매품: 《69 Love Songs》(1999) 마그네틱 필즈.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
1967 | 오프닝
범람하는 기능적 영상 콘티들로부터 마음을 정화하고 싶을 때 돌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시퀀스 하나로 필요한 모든 소개를 끝내버리는 빈티지한 즐거움이 있다. 피로 시작해서 피로 끝날 영화 속에 내내 여린 소녀의 마음이 느껴진다는 점도.
<변화하는 세계질서>
2021 | 레이 달리오
[LIST] 남궁선 영화감독 '십개월의 미래'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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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오승훈의 이 칸 저 칸] 고레에다 히로카즈 ‘브로커’
고레에다가 연출하고 송강호·강동원·아이유 출연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기 둘러싸고 모인 유사가족
기존 가족 이야기에서 생명에 대한 질문까지 나아가
외신 평가는 호평과 혹평으로 엇갈려…수상 여부 관심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26일 저녁(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브로커>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10분 가까이 이어진 박수 소리에 고레에다 감독은 목례를 하며 감격해했고, 송강호는 손을 흔들며 여유 있는 몸짓을 취했다. 아이유(이지은)는 눈시울이 촉촉해졌고, 강동원은 밝게 웃어 보였다. 이윽고 마이크를 건네받은 고레에다 감독은 계속 박수 받고 서 있게 만들었다는 점을 빗대 “티에리 프리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서스펜스를 잘 만들어 식은 땀이 막 났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코로나 기간 동안 영화를 찍느라 힘들었는데,
아이유, 강동원, 송강호의 유사가족 이야기 ‘브로커’…칸 “따뜻” vs “얄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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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해 <보이스4> 촬영 이후 투병
83년 연극 데뷔, 92년 영화 시작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 받아
<스토브리그> 윤성복 감독, <보이스4> 양복만 형사, <라이브> 이삼보 경위….
1992년 영화를 시작으로 30여년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40여개의 이름으로 불렸던 배우 이얼(본명 이응덕). 그가 지난 26일 오전 세상을 떠났다. 향년 58. 소속사 스타잇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그는 <보이스4>와 올해 초 개봉한 <경관의 피>까지 촬영한 이후 식도암으로 투병해왔다고 한다.
고인은 1983년 연극으로 데뷔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1992년부터 대중매체에서 활약했다. <짧은 여행의 끝>을 시작으로 1993년 <비상구가 없다>, 2001년 <와이키키 브라더스>, 2007년 <화려한 휴가>, 2019년 <82년생 김지영> 등 영화만 30여
배우 이얼, ‘식도암 투병’ 끝 별세…동료·팬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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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 왓챠, 웨이브, 넷플릭스 외
딸 뤼미르에게 파비안느는 나쁜 엄마다. “나쁜 엄마, 나쁜 친구일지라도 좋은 배우인 게 낫다”는 자백처럼 파비안느는 연기 생활을 위해 가족은 뒷전으로 미루고 홀대해왔다. 뤼미르는 남편 행크와 함께 파비안느의 회고전을 축하하려고 미국에서 프랑스까지 건너오지만, 영화 촬영에만 몰두하는 어머니에게 질색을 표하며 갈등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와 딸의 꼬인 감정을 풀어주는 것 역시 영화와 연기다. ‘내 어머니의 추억’이란 영화에서 딸을 연기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뤼미르가 보게 되면서 모녀는 자신의 진실보단 서로의 진심을 살피게 된다. 지구 반대편 유럽에서도 유효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가족 이야기는 곧 칸에서 선보인 후 국내 개봉할 <브로커> 속 한국 가족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한껏 기대하게 만든다.
벨파스트 / 웨이브, 티빙, Apple TV+ 외
어릴 적 살던 동네, 십수년 전 졸업한 모교를 찾아가면 ‘여기가 이렇게
[리뷰 스트리밍]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