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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장을 박차고 나와 함께 버스에 올랐던 벤자민과 일레인은 그뒤 어떻게 됐을까? 1963년작 <졸업>의 후일담이 존재한다지만, 작가가 죽기 전까지는 그 내용을 알 수 없을 것 같다. <졸업>의 작가 찰스 웹은 최근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졸업>의 속편을 2개월 전에 완성했지만, 그 내용을 생전에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못 박았다.
찰스 웹이 <졸업>의 속편이라고 밝힌 작품의 제목은 <홈 스쿨>이다. 벤자민과 일레인은 제도 교육에 상처받은 자신들의 경험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살아가는데, 이들 삶에 여전히 로빈슨 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이야기. 실제 캘리포니아 히피 출신으로 아이들과 캠프에서 생활했던 찰스 웹은 <졸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토대로 한 <홈 스쿨>을 기존에 영화화한 적 없는 “현실 도피, 언더그라운드, 반문화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한
[What's Up] <졸업> 속편, 출판은 원작자 사후에나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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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감독들의 미국 프리미어와 오프닝 나이트 파티, 스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3주간 계속되는 연이은 행사들. 어느 유명 영화제를 묘사하는 것 같지만, 이 풍경은 지난 97년에 시작된 뒤 해마다 큰 호응과 명성을 얻고 있는 뉴욕어린이국제영화제 2005의 모습이다.
디즈니와 픽사 등 할리우드 패밀리영화를 배제하고, ‘어린이를 위한 독립영화’를 보여 주고 있는 이 영화제는 올해 대니 보일 감독의 첫 가족영화 <밀리언즈>를 오프닝작으로 시작했다. 보일 감독은 두 꼬마 주인공과 함께 이번 행사에 참여했고, 역시 미국 프리미어인 <스팀보이>의 오토모 가쓰히로 감독도 관객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밖에도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의 <고양이의 보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에서 제작된 장편애니메이션 <작고 긴 코>(Little Longnose) 등 많은 작품들이 뉴욕은 물론 미국에 첫선을 보이는 기회를 가졌다. <밀리언즈>
[뉴욕] 관객과 영화계의 환호, 9회 맞은 뉴욕어린이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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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MPAA)가 시상식 티켓을 무단으로 판매한 3개 회사와 암표상 50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MPAA가 LA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올해 시상식 티켓 2장이 3만달러의 가격에 암거래됐다고. ‘지상 최대의 쇼’인 오스카 시상식에서는 테러리스트와 스토커 등 위험으로부터 참석자를 보호하기 위해 삼엄한 보안이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불법이 자행된 것이다. 고가의 티켓을 구입한 이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힐러리 스왱크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하는 열성팬들이다. 이번 소송에 관련된 한 변호사는 티켓 가격이 4만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소된 암표상 중에는 샤론 오스본의 리무진 운전기사도 포함돼 있다. 샤론 오스본은 유명 록커 오지 오스본의 부인이다. 이 운전기사는 오스카 티켓을 500달러에 판 혐의를 받고 있는데, 샤론 오스본은 이런 운전기사를 둔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시상식 티켓은
MPAA, 오스카시상식 티켓 암표상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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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과 드림웍스가 공동제작한 <미트 페어런츠2>가 전세계에서 가장 흥행에 성공한 실사코미디영화로 등극했다. 이전까지는 4억8450만달러 수입을 올린 짐 캐리의 <브루스 올마이티>가 1위였다. 전편에 출연했던 벤 스틸러와 로버트 드 니로에다가 더스틴 호프먼,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까지 가세한 속편<미트 페어런츠2>는 전세계적으로 5억400만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4월4일자 외신에서 보도됐다. 미국 박스오피스 수입만 2억7700만달러에 달한다.
<미트 페어런츠2>는 2004년 크리스마스에 북미에서 개봉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영국,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각국에서 차례로 개봉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과 ‘결혼’과 ‘사돈’이라는 보편적인 소재의 내용이라는 점이 전세계 관객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4월15일 개봉하며 일본에서도 곧 상영될 예정이다.
이번 속편에서
<미트 페어런츠2> 흥행 신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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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 원작의 뮤지컬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패키지가 공개됐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화보집과 함께, 영화의 분위기에 걸맞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제작사인 아이비전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선착순 구매고객에 한해 포스터 2종을 증정한다고.
DVD는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앞서 소식으로 전한대로 북미판에는 없는 DTS 사운드와 함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출연했던 국내 배우들의 음성해설 등, 독특한 스페셜 피처가 수록될 전망이다. 출시 예정일은 오는 4월 28일.
<오페라의 유령> 럭셔리 패키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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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애니메이션들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스노우맨>.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방영된다는 고전 명작이다. 레이먼드 브릭스의 일러스트를 토대로 한 파스텔 톤의 영상은 차가워야 할 스노우맨에게 따스한 질감을 부여하여,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따사롭게 만든다.
특히 하워드 블레이크의 감미로운 주제곡 'Walking in the Air'가 흐르는 비행 씬은 뮤직 비디오 등으로 국내에 많이 소개되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어느덧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된 스노우맨과의 환상적인 비행. 보이소프라노의 청아한 음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영상은 소름끼칠 정도의 감동을 선사하면서, 결코 잊지 못할 장면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스노우맨> 잊을 수 없는 비행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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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순은 조용한 남자다. <가족>에 독하고 독한 깡패 창원으로 출연했던 그는 동정이라고는 모르는 사나운 눈빛과 마음속까지 칼날을 박는 야비한 말투를 걷어내고선 말없이 땅만 보고 있었다. <보스상륙작전> <가족> <귀여워>가 하나같이 깡패 역할만 내밀었던 배우, 그러면서도 인터뷰를 위해 모여 거친 호르몬을 내뿜는 배우들 틈에서 홀로 연못처럼 고요하던 배우. “어릴 적부터 내성적이었고, 양면성이 있다”고 말하는 박희순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수많은 반사각 중에서 지금껏 아주 작은 부분만 내비쳤는지도 모르겠다.
눈이 나빠 군대 면제 판정을 받은 박희순은 남들보다 어린 나이에 극단 목화에 들어가 몇년을 줄줄이 선배들만 맞았다. 덕분에 유독 오랫동안 마루를 닦아야 했고, 걸레질하는 손길에 맞추어 “두고 보자, 두고 보자”고 이를 악물어야 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끝끝내 버티게 해준 의지를 얻었다. 건달 특유의 두꺼운 근육과는 한참 거리가 먼
성격파 남자조연 5인 [6] - 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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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의 <사계>의 격렬한 폭풍 같은 악장과 맞물려 최민식이 오달수의 이를 장도리로 뽑는 액션은 배우 오달수를 세상에 알리는 서곡과 같았다. 그러나 아는 사람은 10년 저편 세월부터 유달리 크고 길며(그래서 카메라로 잡아내는 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듯한) 표현력이 뛰어난, 그리고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얼굴을 연극 무대에서부터 떠올린다. 연극쪽의 출세작인 <남자충동>의 건달로, <인류최초의 키스>의 죄수로, <흉가에 볕들어라>의 실성한 사람으로 그는 진작부터 관객에게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달콤한 인생>에서 무기 밀매상으로 나온 그의 모습은 앞서 나열한 이 모든 명장면을 무색하게 하며 당분간 배우 오달수를 떠오르게 하는 키워드 노릇을 하게 될 것 같다. 바람 부는 휑한 공터에서 그가 얼굴을 들이밀 때부터 전조가 이상하다. 이병헌과 무기 거래를 하기 위해 차창을 여는 순간부터 다리를 오므리고 기괴하게
성격파 남자조연 5인 [5] -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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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뢰하의 첫인상은 무섭다. 얼굴에 빛이 드리워 유난히 굵은 주름 사이로 그림자가 맺히면 그의 사내다운 풍모는 더욱 강해진다. 그런 탓인지 그는 10편 남짓한 영화 속에서 항상 강한 남성 역만을 맡아왔다. 굳이 그의 대표작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플란다스의 개>의 부랑자, <정글쥬스>와 <맹부삼천지교>의 조직폭력배 등의 역할은 그를 흉포한 남성성의 소유자로 인식하게 했다.
그의 신작 <달콤한 인생>에서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김뢰하가 이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 문석은 조직의 2인자 자리를 놓고 선우(이병헌)와 격하게 갈등하는 인물이다. 그는 달콤한 인생을 즐기던 선우를 지옥의 불구덩이로 쫓아내기 위해 야비한 짓을 서슴지 않는 전형적인 악당이다. 김지운 감독에 의해 “누아르의 얼굴”이라 불렸던 김뢰하는 머리 위로 떨어지는 조명 아래서 비열하고 악랄한 내면을 드러낸다.
관객에게 일말의 동정심도 허용하
성격파 남자조연 5인 [4] - 김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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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아톤>은 초원(조승우)의 이야기를 남김없이 풀어냈지만 코치 정욱에 대해선 많은 호기심을 남겨두었다. 창창했던 마라토너의 미래가 꺾인 뒤 술과 담배로 무기력한 시간을 위안하며 살아온 정욱은 초원과의 만남에서 어떤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을까. 초원을 만나기 전에 어떤 과거를 가졌던 사람일까. 정욱을 연기한 이기영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궁금증은 갈수록 더해간다. 알 수 없는 배타심으로 초원과 초원의 엄마를 냉대할 때 정욱의 눈빛에서는 사연이 읽힌다. 개봉을 앞둔 <달콤한 인생>의 백상파 킬러 오무성도 그렇다. 벙거지 모자를 눌러쓰고 뿔테 안경을 써 눈동자를 감춘 오무성은 평소엔 그저 시장바닥의 장사치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선우(이병헌)에게 경고를 날릴 때, 사람을 천장에 매달아두고 곁에서 커다란 칼을 갈고 있을 때, 무성의 그늘진 얼굴과 뒷모습은 전말이 궁금한 사연을 담고 있다. 이기영은, 영화가 설명하지 않은 부분에도 호기심이 일어나게끔 캐릭터를 연기
성격파 남자조연 5인 [3] - 이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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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록은 여백이다. 조연배우가 여백을 채우는 사람이라 믿는 사람들에게는 낯설 테지만, 오광록은 터질 듯한 긴장 속에 거꾸로 여백을 만들어 넣는다. 송강호의 가슴에 무심하게 칼을 쑤셔넣는 무정부주의자(<복수는 나의 것>)와 개를 안고 자살하는 남자(<올드보이>), 허허실실한 문화재 도굴꾼(<마지막 늑대>). 쉬이 손에 잡히지 않는 캐릭터와 골도에서 공명해 나오는 듯 독특한 음색은 뇌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오랜 연극무대의 삶을 즐기면서도 상업영화와 작가영화의 경계에서 작업해온 오광록은 <잠복근무>에서 어딜 봐도 정상이 아닌 조폭 두목을 연기했다. 친구들을 ‘동지’라 부를 만큼 투철한 철학을 지닌 그에게 상업영화의 희화화된 캐릭터는 조금 이질적이기도 하다. “고민이 꽤 많았다. 하지만 <잠복근무>는 리얼리즘을 다루는 영화가 아니니까. 그렇다면 나는 일루전(Illusion: 환상)을 관객에게 심고 싶었다. 현실과 환상 사
성격파 남자조연 5인 [2] - 오광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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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의 스타일리스트들이 사랑한 남자배우 5인
오광록, 이기영, 김뢰하, 오달수, 박희순
맏형 격인 <잠복근무>의 오광록부터 <말아톤>의 이기영, <달콤한 인생>의 김뢰하, <달콤한 인생>과 <주먹이 운다>의 오달수 그리고 <귀여워>와 <남극일기>의 박희순까지 한자리에 모여 서니 격한 기운이 뻗어나왔다. 최근 충무로의 큰 영화들 가운데 이들만큼 돋보이는 조력자들은 또 없는 듯하다. 수컷다운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툭툭 털어내면 저잣거리의 먼지들이 자욱할 것 같은 리얼리티가 뿜어나오고, 어딘가에 암흑가의 비정한 생리도 숨겨두었을 듯한 다섯 사내들. 박찬욱이나 김지운, 류승완 등 스타일리스트뿐 아니라 관객이 이들을 즐겨 찾게 된 데는 이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얼굴엔 이야기가 쓰여 있다.
다섯명이 촬영을 위해 각기 다른 동작을 취할 때마다 다른 이야기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했다
성격파 남자조연 5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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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는 주드 로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나를 책임져, 알피>를 5월중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클 케인 주연의 1966년도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뉴욕에 사는 영국 출신 바람둥이 알피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묻는 작품. 주드 로가 이 영화에서 공연한 배우 시에나 밀러와 연인 관계가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쉘 위 댄스> <로렌조 오일>의 연기파 수잔 서랜든과 <나의 사촌 비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마리사 토메이 등이 공연.
파라마운트는 이 밖에도 지난 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절찬을 받았던 저예산 코미디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와 MTV의 인기 시리즈 <잭애스>의 멤버들이 모여 만든 엽기 코미디 쇼의 진수 <와일드 보이즈 시즌 1>과 <비바 라 밤 시즌 1>, 그리고 지난 4월 3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일생을 다룬 CBS 제작 다큐멘터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파라마운트 5월 DVD 라인업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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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술가처럼 찍고, 장사꾼처럼 편집한 걸까?”
-제목을 <달콤한 인생>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는지.
=최종 제목으로 떠오른 후보들이 모두 기존에 있던 영화제목들이었다. <의리없는 전쟁> <트루 로맨스> <돌이킬 수 없는> 이런 식으로. 사실 다 제목으로 써도 어울릴 만한 것들이긴 하다. 그중 하나가 <달콤한 인생>이었다. 나는 공교롭게도 펠리니의 이 영화를 아직 못 봤다. 하지만 영화적 분위기와 뉘앙스가 가장 잘 살아날 수 있는 제목은 이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달콤한 자기 내부의 욕망에 의해서 달콤한 꿈을 꾸고, 달콤한 상상을 한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시사회장에서 “액션이 가미된 누아르풍의 피범벅 러브스토리”라고 했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누아르 장르를 하고 싶었고, 그중에서도 액션의 볼거리를 보여줄 수 있는 누아르, 거기다 하드
<달콤한 인생> [2] - 김지운 감독 인터뷰